1. 왜 VR 을?

나이먹고 늦게 콘솔 게임에 입문해서 플스4 프로, 스위치도 사고
메타크리틱 점수 90이 넘는 게임들은 거의 다 해본 것 같네요.

콘슬 게임 입문 후 몇 달 동안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멀티에 지친 심신이 위로가 되더군요.

그러다... "젤다 야생의 숨결"을 기점으로 모든게임들이 시시해지고
남들 다 재미있다던 레데리2도 꾸역꾸역 엔딩을 봤네요.

이른바 현탐이 온거죠. 게임불감증이라는 녀석이요.

게임의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노가다를 통해 성장시키며
스토리를 진행해서 감동을 얻는다는 전형적인 틀이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놓고 안한 스팀/플스/스위치 게임들이 이미 십수개이고
숙제하는 기분으로 게임을 할바에는 차라리 하지 말자고 결심하고
최근 몇 주 동안은 가끔 익숙한 격겜이나 돌리고 인방이나 보던 와중에...

이 영상을 보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1&v=3uxBXLm5i14

태어나서 리듬 게임은 해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너무 땡겼습니다.
이번에 글카도 업글하고 아마존에서도 세일이라 $350에 오큘러스 리프트를 질러버렸죠.


2. VR 게임 후기

며칠동안 비트 세이버(위 영상에 나온 게임)만 한 것 같아요.
귀찮아서 운동을 안한지 몇 년이 되어가는데
VR 사고는 매일 땀 1L씩 흘리면서 몇 시간 동안 하고 있네요.
더 하고 싶은데 허리랑 손목이 너무 아파서 멈춥니다.

VR은 그야말로 신세계입니다.

직접 껴보지 않으면 느낌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아마존은 환불을 잘 해줘서 해보고 별루면 바로 환불하려고 크게 기대를 안했거든요.

해상도가 FHD수준인데 시야전체에 뿌리다보니 영상은 스캔라인 쳐져있는 것처럼 또렷하지 않습니다.
현실감을 느끼는데는 충분하긴 하지만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에요.
처음에 껴보면... "읭? 이게 뭐야....."
시야각은 110도인데 리듬게임 말고 총쏘는 게임을 해보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광시야각에 4k, 8k VR도 나온다고 하니 기대되네요.
물론 이 녀석들은 무지막지한 글카성능을 필요로 할 겁니다.

암튼 구린 해상도라도 내가 그 공간 안에 있다는 현실감이 생기기 때문에 엄청나게 몰입됩니다.


3. VR 우동/성인 컨텐츠

VR로 우동 영상을 한번 보면 앞으로 평면 영상들은 못보게 됩니다.
양쪽 (혹은 위아래)으로 화면이 갈라져 있는 영상이면 SteamVR Media Player로 다 볼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VR성인 게임인 VR 그녀 (VR Kanojo)도 사서 해봤는데
더 이상 민망해서 못쓰겠네요. 그냥 야겜 깎는 장인인 일루젼다운 게임입니다.
성인 컨텐츠 만으로도 VR을 구매 할 만한 이유는 충분히 된다는 느낌...

영화는 아직 못봤는데 해상도가 낮고 오래보면 눈이 피로해서 별로일 것 같아요.


4. 오큘러스 리프트

제가 구매한 오큘러스 리프트는 안경을 전혀 고려 안하고 디자인되어있습니다.
억지로 안경을 넣으면 확실히 화질이 좋아집니다. 근데 콧잔등이 아파서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참고로 제 시력은 0.4, 0.5 근시입니다.

오큘러스의 렌즈와 눈 사이에 특수 제작해서 안경렌즈를 넣을 수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10만-20만 정도. 안경 쓰는 분들 참고하세요.

경쟁 제품인 바이브에 비해서 저렴하면서도 손에 쥐는 "터치"라는 녀석이 정말 물건입니다.
물건을 집고 주먹을 쥐거나 검지로 포인팅하는 등의 동작을 너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요.

오큘러스 리프트의 그래픽 설정에 대해...
슈퍼샘플링(SS)을 1.0~2.0 사이에서 설정할 수 있는데 화질을 조금 더 올려줍니다.
고해상도에서 랜더링해서 오큘러스 해상도로 다시 다운샘플하는 원리.
제가 쓰는 RTX 2070은 최대치인 2.0가지 무난하네요. 1.5 추천합니다.
이 수치의 제곱에 비례한 글카 사양이 필요합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USB 3.0 포트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센서2개+헤드셋. 이 중 센서 2개를 서로 다른 USB 3.0 컨트롤러에 연결해야 됩니다.
이건 메인보드 메뉴얼이나 BIOS를 보고 확인해야 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본체 후면 USB3.0에 센서 1개, 전면 USB3.0에 센서 1개씩 꼽는겁니다.
같은데 연결하면 데이터 병목이 생겨서 화면이 흔들리더군요.
센서가 PC로 전달하는 데이터량이 무지막지 한가봅니다.


5. VR 구매 도움글

VR 기기가 여러가지 있는데요. 사실상 3개 (1, 2, 3)로 압축됩니다.
이 이외의 제품들은 기계스펙이 좋다고 해도 단점이 너무 많아서 안 좋습니다.

기계를 구매할 때 헤드셋 단품만 사면 안되고 손에 드는 장비도 반드시 구매해야 됩니다.
패드로 할 수도 있긴 한데 완전 재미없어요.

오큘러스 리프트만 사용해봤기 때문에 나머지 항목은 제가 조사한걸 적었습니다.
한국 가격은 잘 모르겠는데... 아마존이랑 비슷하겠죠?

1. HTC 바이브 ($500): 좀 비쌈. 가장 많은 유저층. 안경 가능.
2. 오큘러스 리프트 ($350): 가장 무난. 안경 불가, 특수 안경 제작해야 됨. 구린 스토어 앱.
3. PS VR ($280): 해상도가 아주 약간 낮음. 안경 가능. 플스4가 있다면 추천. 아스트로봇 같은 독점작 플레이 가능.
4. 오큘러스 고 ($250): PC필요없는 스탠드 얼론 제품. 센서가 없어서 터치 컨트롤러 못쓰고 패드 써야됨. 구림.
5. 카드보드 ($1~10): 구글 카드보드나 중궈 플라스틱에 렌즈만 달린 제품. 휴대폰 필요. 그냥 VR 이 이런거다라는 느낌 정도만 전달.

4, 5 는 VR 의 참맛을 느끼기 너무 힘들어서 비추천.
1, 2 의 경우 PC와 글카 성능이 어느정도 되어야 됩니다.
3의 경우 아스트로봇이라는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플스 독점 VR 게임이 있네요.
3으로 비트 세이버도 가능하긴 하지만 커스텀 노래를 넣을 수 없음. DLC로 추가곡 팔아먹는 답니다.

현재 VR 들은 해상도가 FHD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인데요.
90프레임으로 재생해야 하기 때문에 글카 성능이 좀 필요합니다.
최소 GTX 1060 3GB 이상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