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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29 18:40:31
Name my immortal
Subject [기타] 콘솔 게이머의 작은 트라우마
편의상 반말체로 작성하였습니다.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언제부터 게임을 즐겨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집에서 쉴 때에는 어김없이 조이패드나 스틱, 혹은 키보드 마우스를 붙잡고 있는게 일상이다.

지금에야 나이도 먹었고 전자 및 정보통신 분야의 눈부신 발전으로 엄청나게 편리하게 설치, 게임 실행이 가능해졌지만
어린시절에는 그러한 것들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고, 시스템 탓인지, 각종 짝퉁과 복사가 넘치던 환경 탓인지,
콘솔이건 PC건 지금보다는 게임실행에 있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꼬맹이 시절 잘 실행이 안되던 패미컴 팩의 아랫부분을 후~후~ 불어가면서 끼워서 플레이했던 추억은 누구나 있을 것..

필자가 아직도 갖고있는 자그마한 트라우마는
아버지가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오셨던 북미판 슈퍼패미컴 (북미 명칭은 SNES) 부터 시작 된다.





닌텐도 정품도 아닌 짝퉁 패미컴으로 주로 열혈시리즈를 플레이하던 나에게 아버지가 사오신 슈퍼패미컴의 자태는 어마어마 했다.
특히나 동키콩 컨트리 동봉판이라서 당시에 그래픽적인 면에서 찬사를 받았던 동키콩의 게임화면은 정말 눈이 돌아갈 지경이였다.

저것을 내가 직접 플레이 해보는 건가?? 두근두근...

골드스타 볼록이 TV에 대충 선을 연결하고 소위 도란스라 불리는 변압기에 전원코드도 잘 물렸다.
그 TV는 외부입력이란게 따로 없고 그냥 채널3번에 맞추면 플레이가 되었는데..

그런데 이게 왠 걸??

동키콩의 신나는 음악과 특유의 울음소리가 반겨 줄 것을 기대했지만 내 눈앞에 보이는 건 그냥 텅 빈 검은 화면 뿐 이였다.

두근거리는 맘으로 패드를 잡고 있던 자그마한 비디오게이머 꼬맹이는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울고 말았다.

고작 게임하나 안된다는 이유지만 괜스레 우울해져서인지 그냥 힘이 없었다. 게임기박스를 그냥 쳐다만 보고 있어도 우울해졌다.
그렇게 내내 풀이 죽어있는 아들내미를 보니 아버지도 맘이 아프신지 주말에 모처럼 시간을 내서
나와 함께 북미판 슈퍼패미콤을 들고 시내의 게임샵으로 향했다.

아버지께서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점원과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점원은 게임기를 직접 꺼내서 이것저것 만져보았다.

그렇게 잠깐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나는 동키콩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절로 입이 귀에 걸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때 패드를 잡고 시연 플레이 하던 그 점원 형의 말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야.. 너 하마터면 이 재밌는걸 못해볼 뻔 했네~"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 오자마자 게임기를 다시 연결 해봤다.
뭐가 바뀐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버지가 이것저것 만져 주시면서 연결을 했다.

두근두근 전원을 넣고 채널을 3번에 맞추는 순간 보여지는 화면!

신나는 리듬의 배경음악!

동키콩의 울음소리를 드디어 우리집에서도 듣게 되었다!!
초대 동키콩 컨트리는 정말 그 점원 형의 말대로 못 해봤으면 큰일 났을 뻔한 엄청난 게임이였다. 약간 어려웠다는 점 정도만 빼면...

뭐 이 뒤로도 이 북미판 슈퍼패미콤은 몇가지 악재가 있었는데,

일판 슈퍼패미콤하고 생긴게 달라서 일판 팩은 뭔가에 걸려서 슬롯에 들어가지 않았다 던가..
그래서 어린나이로서는 과감하게도 팩을 뜯어서 안에 들어있는 기판칩만 꽂아서 하다가 팩을 날려먹거나..
그래서 나중에는 아예 일판 팩이 들어가는데 방해가 되던 팩 슬롯 안에 있는 플라스틱 요철을 니퍼로 끊어 버렸다.





이때부터였을까.. 게임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점점 커져갔지만 한 편으로는 뭔가... 작은 트라우마가 된 듯이
지금도 새로운 게임기를 사서 전원을 넣으면 왠지 오류가 나서 안될 것 같은 그때의 희미한 느낌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안 될 이유가 없다. 설령 안 되도 요샌 네이버에 물어보면 다 처리 방법도 나온다.

하지만 왠지.. 지금도 장식장에 박혀있는 저놈의 콘솔 게임기는 어쩐지 연약하게만 보인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오늘도 듀얼쇼크4의 PS 버튼을 누른다.
자그마한 트라우마가 된 북미판 슈퍼패미컴의 그 아련한 추억을 희미하게 떠올린채..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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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쥴레이
16/03/29 18:50
수정 아이콘
새턴이나 플스 빌려달라는 친구들에게
항상 변압기 커다란것도 같이주면서 110V 이야기를 해도
항상 뻥 하고 터트려오는 쌍노무X키들... 이 있었죠.

ㅠ_ㅠ
분해매니아
16/03/29 18:56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랬습니다. 친구랑 같이 돈 모아서 산 플스1 친구동생놈이 220V에 꽂아서 산지 3시간만에 사망했었죠.
my immortal
16/03/29 23:24
수정 아이콘
크.. 비교적 최신기기인 위유는 돼지코만 껴도 잘 되더라구요. 하지만 최근 한국닌텐도 상황보면 위유 정발은 그냥 물 건너 간 듯해서 아쉽습니다. 마리오카트8하고 슈퍼마리오3D월드 진짜 꿀잼이였는데.. ㅠㅠ
지나가다...
16/03/29 18:56
수정 아이콘
패미컴은 국내에 미국판으로 정발이 되어서 아예 컨버터가 있었는데 슈패는 컨버터가 없었나 보군요. 그러고 보니 닌64도 약간 규격이 다른데, 팩 끼우는 곳의 플라스틱을 인두로 지지면 해결이 가능했다고 합니다(제가 산 중고가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my immortal
16/03/29 23:15
수정 아이콘
따로 구매하는 컨버터가 있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저는 과감하게 안쪽 플라스틱을 분질러서... 흐흐
즐겁게삽시다
16/03/29 18:59
수정 아이콘
동키콩 너무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나네요.
2까지 재밌게 했던 것 같고 3부터 좀 시들해젔죠.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어린이날 팩 바꾸러가자고 하셔서
차에 탔다가 팩을 집에 두고와서 황급히 차 문을 열었는데 뒤에 오던 차가 문을 그대로 박아버렸죠;;;
다행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 뒤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차 문열 때는 항상 후방을 살펴봅니다;
이 글 읽고 나니 슬픔과 큰 잘못을 했다는 기분에 집에 돌아와 처박혀있는 저를 다친데 없어서 다행이라고 혼내지도 않고 걱정해주시던 부모님이 생각이 나네요.
my immortal
16/03/29 23:21
수정 아이콘
동키콩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약간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어쨌든 다 클리어 하긴 했으니.. 그만큼 재밌었던 거죠. 저 슈퍼패미콤 시절에 재미난 게임들이 워낙 많기도 해서 지금도 참 애착이 가는 기기예요. ^^
16/03/30 05:05
수정 아이콘
게임 실행에 대한 트라우마는 콘솔보다는 pc가 더 심했던거 같습니다.
콘솔이야 기계 자체 고장이 아닌 이상 안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pc는 호환성을 너무 탔었죠.
my immortal
16/03/30 08:56
수정 아이콘
그렇죠. 관련 내용도 약간 추가하려다가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이쪽으로 맞췄는데, PC는 요즘 스팀도 있고 뭐 너무 좋아졌는데 과거엔 사양도 사양이고 시스템마다 호환성 문제가 엄청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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