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5/02/21 22:51:29
Name 저퀴
Subject [기타] 토탈 워 : 아틸라 리뷰
최근, 아마도 작년 말까지 포함해서 가장 재미있게 즐긴 작품이 생겼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랜차이즈인 토탈 워 시리즈의 최신작인 토탈 워 : 아틸라(이하 아틸라)입니다. 사실 걱정이 앞서선 작품이라서 출시 전에는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만, 오히려 그래서 기대 이상으로 다가와서 기쁜 작품이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최저 설정이 추가되는 등, 가장 신경 쓰였던 PC 최적화도 나쁘지 않아서 더욱 좋았고요.

요즘 나온 게임들 중에서 도전적인 인디 게임들을 제외하고, 플레이어에게 도전을 요구하는 작품이 없어서 심심한 느낌을 주곤 했는데, 그 점에서 아틸라는 꽤 거칠 정도로 난이도를 두었네요.


1. (서)로마 멸망의 시대

아틸라의 배경은 제국인 로마가 동서로 나뉘고, 이민족들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몰락하는 시대입니다. 이는 로마1의 확장팩이었던 바바리안 인베이전의 계승이기도 하지만, 대신 아틸라는 제목처럼 훈족의 지도자였던 아틸라가 주인공이란 차이점이 있고요. 그래서 게임은 아틸라가 탄생하는 순간부터 그에게 집중될 정도니까요. 게임 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훈족의 침입을 신의 재앙인냥 묘사합니다.

훈족 같은 유목민들은 마을에 정착하지 않고, 군대가 곧 본거지인 독특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나왔던 수많은 시리즈의 유목민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플레이용 진영입니다. 마을을 점령하면 약탈하거나 속국으로 삼거나, 아니면 다시는 재건할 수 없도록 불태워버리죠. 아틸라에 가장 필요했던 추가점이고, 훌륭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중간인 이민족들은 유목민 생활을 하다가도 마을을 가지고 정착할 수도 있게 해서 플레이용 진영마다 차별화를 이루는 것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훈족이 주인공이긴 해도, 서서히 몰락해가는 서로마 제국은 역대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를 가진 진영입니다. 1턴을 넘길 때마다 반란과 침략이 이어질 정도로요. 오히려 전 훈족보다 로마 제국을 어떻게든 이어 가는 게 더 재미있더군요. 이민족들도 처음에는 몰락하는 로마 제국을 잡아 먹다가도 슬슬 훈족이 다가오면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는 등, 시대 배경을 잘 살렸습니다.


2.  캠페인의 깊이

아틸라도 로마2처럼 멀티플레이에 있어서는 쇼군2보다 못합니다. 쇼군2가 보여준 아바타 컨퀘스트는 이제 부분 유료화 모델의 온라인 게임까지 개발될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부분이었죠. 그에 비해서 로마2나 아틸라나 멀티플레이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싱글플레이 캠페인까지 그런 건 아닙니다. 로마2는 물론이고, 역대 시리즈의 장점을 대부분 흡수했습니다.

쇼군2에서 보여준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육성 시스템이 아틸라로 돌아왔습니다. 장군과 요원, 군단까지 최정예로 육성할 수 있습니다. 로마2에서 보여준 흥미로운 정치 시스템이 더해졌고요. 내 가문과 날 견제하는 귀족들 간의 파벌 싸움은 아틸라에도 있습니다. 만일 통제하는 데 실패한다면 늘 내 제국은 내전에 시달리게 되죠. 심지어 이젠 군단의 충성도까지 관리해야 합니다. 꽤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시대적 배경과도 잘 어울리고요.

거기다가 내정도 더 좋아졌습니다. 로마2에서 확립된 '한 화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내정 시스템은 간단하고 깊이 있는 요소였죠. 여기에 종교가 추가되고, 식량 시스템이 더 복잡해지면서 좀 더 깊이 생각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을 늘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깊이의 절정은 전투에 있습니다. 공성전은 토탈 워 시리즈만의 개성이자 장점이긴 했습니다만, 그게 꼭 재미있는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AI의 문제도 있었고, 밸런싱 면에서 형편 없을 때도 많았죠. 아예 쇼군2처럼 간략화시켜서 무시할 때도 있었고요. 그에 비해서 아틸라의 공성전은 재미있습니다.

공격군이 도시를 불태우면 불길이 서서히 도시 전체로 번집니다. 불길 속에서 수비군이 타 죽을 수 있고, 불타는 도시 안에서 수비군은 사기가 떨어집니다. 반면에 수비군은 간이 벽과 투석기를 설치하는 등, 그럴 듯한 공성전을 만들어놨습니다. 예전부터 문제점이었던 수비하는 쪽은 점령지만 지키면 되서 구석에서 버티는 현상과 공격 측은 사실상 좁은 길목에서의 야전을 치루게 되는 단점을 고친 셈이죠. 그리고 AI에 대해서도 궁금하실텐데, 로마2부터 서서히 개선되서 최소한 이제 AI가 우회로로 돌아올 줄은 알게 되었고요.


3. 문제점

인터페이스는 초반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긴 해도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건물 인터페이스만큼은 아이콘이 더 알아보기 힘들게 바뀌었네요. 같은 계열의 건물을 비교하면 그림만으로 구분하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간단하게 색깔과 그림으로 쉽게 구분이 가능하던 로마2에 비해서 훨씬 좋지 못합니다.

전투에 있어서도, 인터페이스 개선으로 구분하긴 쉽습니다. 그런데 병력들의 복장이 지나치게 밝은 원색으로 채워져 있어서 구분하기 어렵고, 칙칙한 배경과 어울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역사적 고증이란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건 그렇게 세련된 부분이라 생각되지 않네요.

그리고 염려되는 부분입니다만, 앞서 언급한 바이킹 DLC도 그렇고, 최근 CA가 토탈 워 시리즈에 내놓는 DLC 상당수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예약 특전인 바이킹 DLC부터가 인상 깊지 못하고요. 최소한 돈을 받고 내놓을 것들이라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밸런싱 면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훈족의 기마 부대가 헤엄쳐서 로마 제국의 함대를 쳐부술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대표적이죠. 육군이 함대 없이 수송이 가능한 부분은 쓸데 없는 간략화라고 봅니다.


4. 총평

훌륭합니다. 싱글플레이 캠페인의 완성도는 딱히 단점을 거론할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로마2의 확장팩격의 작품이 아닙니다. 모든 면에서 발전했고, 깊이는 그 이전작들보다도 나은 점이 많습니다. 단지 뼈대만 남은 멀티플레이를 구작인 쇼군2보다 여전히 떨어진다는 사실이 걸릴 뿐이죠. 물론 멀티플레이를 즐길 생각이 없는 분이라면 크게 고려할 부분이 아니니 사람에 따라선 단점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싱글플레이 캠페인은 정치, 내정, 전투까지 모든 부분에서 발전했습니다. 심지어 AI마저 나아졌습니다.(딱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외교 시스템은 더 고쳐야 합니다.) 여태까지 토탈 워 시리즈를 즐겨온 분이라 할지라도, 아틸라를 처음 시작하시면 방대한 양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깊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국내에선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만, 아틸라는 사실 45달러 가량의 일반적인 스탠드 얼론 확장팩 수준으로 나와서 가격 면에서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고요.

이게 로마2에서 팬들이 원했던 모습이었을 겁니다. 딱 쇼군2의 아바타 컨퀘스트까지 부활했다면 아마도 아틸라는 시리즈 중 최고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거기다가 CA가 본격적으로 팬들을 위해서 더 나아진 모딩 환경을 제공한다고 하니, 모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좋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2/22 00:09
수정 아이콘
문명할때 종종가던 아프리카 방송 bj분이 토탈워 출시전부터 노래를 부르셔서 기대를 해보고 있었습니다.(전작은 하나도 모름)
오늘 처음 토탈워방송하는걸 봤는데 재밌어 보이더라구요. 물론 영어+잘 이해가 안가는 인터페이스 때문에 잘 이해는 안갔지만...
초심자를위해 잘 설명해놓은 동영상이나 글같은것이 있으면 추천 좀 부탁드려요
15/02/22 00:33
수정 아이콘
아마 언어 문제는 앞으로 유저들이 한국어 패치를 만들 겁니다. 스팀 작업마당에 생긴 이후로 쓰기가 쉬워졌고요. 기초 공략 같은 건, 유튜브에 보면 개발사가 직접 튜토리얼을 등록하기도 했고, 게임 내에도 기초 튜토리얼 임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초 공략 영상은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사티레브
15/02/22 00:10
수정 아이콘
평 잘봤어요 확 땡기네요 나온다고 트레일러만 보고 까먹고 있었어요
엠토-나토 롬토2-아토(?) 가 비슷한 느낌인가보네요
15/02/22 00:31
수정 아이콘
로마2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국내에선 가격이 비슷해도 해외에선 45달러 가량으로 사실상 스탠드얼론 취급이죠. 물론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대로 완성도 면에선 로마2의 개선판 이상입니다.
도로시-Mk2
15/02/22 13:59
수정 아이콘
한글만 나오면 구입해야징 헤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6348 [기타] DOA5 LR - 플4 유저용 일본계정 팁 [8] Leeka12213 15/02/25 12213 1
56347 [스타2] IEM 월챔 아시아 예선 막장운영, 심각하네요(내용 약간 추가) [22] 삭제됨18099 15/02/25 18099 1
56345 [LOL] 이번 시즌 롤챔스 한국팀은 롤드컵 우승을 할 수 있을까? [113] aura11038 15/02/24 11038 4
56344 [기타] 좋아하는 리겜노래들 [60] 진성7293 15/02/24 7293 1
56343 [스타2] 2015년 2월 넷째주 WP 랭킹 (15.2.22 기준) - 폭풍전야 [1] Davi4ever4741 15/02/24 4741 1
56342 [기타] 모바일 게임 Hitman GO 리뷰 [8] IEEE10006 15/02/24 10006 1
56341 [LOL] 팀리퀴드 스탭이 피글렛 벤치행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79] 행복한인생14315 15/02/24 14315 1
56339 [하스스톤] 전설 - 평범한 클린 사제덱 _ 기법 카운터? [31] Wade9449 15/02/23 9449 0
56338 [기타] 순위권 밖 게임 소개 시리즈 (1) - 트라이얼스 프론티어 [4] 즐겁게삽시다10318 15/02/23 10318 0
56335 [LOL] 피글렛 스크림 거부? [54] Rated15458 15/02/23 15458 0
56334 [LOL] 북미발 Team Liquid 다큐멘터리 EP01 (피글렛) [17] Lustboy13025 15/02/22 13025 6
56333 [기타] Ataraxia의 매직 더 개더링! - 소개 [37] Ataraxia15826 15/02/21 5826 4
56332 [기타] 토탈 워 : 아틸라 리뷰 [5] 저퀴14660 15/02/21 14660 0
56331 [기타] [프로게이머 장민철] - 1 - 결심 도전 첫번째 성공 [21] 삭제됨12668 15/02/21 12668 16
56330 [LOL] EL Wickd AMA [2] Rated5140 15/02/21 5140 0
56329 [LOL] 반환점을돈 EU LCS [18] MoveCrowd6273 15/02/21 6273 1
56328 [하스스톤] 정확히 1년만에 다시 달아보는 전설등급! [33] 커피소년7450 15/02/21 7450 0
56327 [스타2] 김민철과 이승현, 신구 최강저그의 명품 동족전. [15] 민머리요정7624 15/02/20 7624 13
56326 [기타] E-Sports가 가지는 "오프닝"의 의미 (스압) [49] Forwardstars13909 15/02/20 13909 6
56325 [기타] 디오더 1886 테마 공개 및 초반부 후기 [10] Leeka8869 15/02/20 8869 0
56324 [LOL] ??? : 왜 오늘은 다 닥쳐? [36] 세계구조12488 15/02/20 12488 2
56323 [디아3] 오랫만에 다시 해보는 디아블로3 [32] 엔타이어9210 15/02/20 9210 1
56322 [LOL] 1라운드를 마친 롤챔스 [21] 삭제됨6697 15/02/20 6697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