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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4 20:39:10
Name 왕은아발론섬에..
Subject 프로게이머의 정찰을 통해서 본 스타크 이야기.
스타크래프트는 운영이나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의도를 캐취하는 능력이 없다면 제 아무리 고수라도 상대의 노림수나 전략에 걸려서 간혹 허무하게 경기를 내줄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변수를 줄이기 위해선 맵과 종족에 특화된 정찰이 필요하겠고, 더불어서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의 고수가 되기 위해선 자신만의 고유의 정찰 방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죠.


먼저 테프전!

테프전에선 토스의 앞마당 타이밍을 체크하는게 가장 중요하죠.
국민맵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이썬의 경우 러쉬거리가 가까워서 패닥이나 빠른 리버가 상당히 강력하기에 토스의 앞마당 타이밍을 체크해서 상대가 견제를 도모하는지, 멀티를 생각하는지 어느정도 가늠 하는게 중요합니다.

저같은 경우 파이썬에서 절대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는 정찰 타이밍을 찾았는데 테란의 팩토리에서 탱크가 나온시점에 토스의 앞마당을 확인 했을때 넥서스가 소환되고 3기의 드라군이 있다면 100프로 원겟 더블임을 확신합니다. 이 경우 FD병력을 부담없이 진출 시키면서 커맨드를 짓고 마인을 공격적으로 박으면서 엔베도 배제한채 팩을 추가합니다. 만약 토스의 앞마당에 넥서스가 소환되지 않는다면 약간 수비적인 포지션을 취하면서 커맨드를 올리죠.

그리고 이영호 선수의 이상한 정찰 방법...

이영호 선수의 경우 대게 배럭을 앞마당에 짓고 배럭 더블을 합니다. 그리고 정찰은 각 스타팅의 앞마당만을 다 확인 후에야 본진을 정찰하죠.
이 경우 상대가 노겟 더블일 경우 아주 효율적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노겟 더블이 아니라면 맵을 두번을 돌아서야 상대의 위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주 비효율적으로 보일수 있죠.

이런 부분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은 이영호 선수가 실수를 하고 있지 않는가 싶었었죠.
저도 과연 저런식으로 정찰을 할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곰곰히 따져보니 토스에게 상당히 까다로울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대게 토스가 드라군이 생산되면 테란의 정찰 일꾼을 끈어준 후에 테란의 입구로 압박을 갑니다. 본진 테크나 앞마당 타이밍을 노출하지 않아야만 테란이 수세적으로 하면서 터렛을 많이 짓거든요. 하지만 이영호 식으로 정찰을 하게되면 SCV가 토스의 시야에 늦게 도달합니다. 이렇게 되면 토스는 딜레마에 빠지게 돼죠. 테란이 배럭 더블을 하는 상황에서 드라군을 무작정 자신의 입구에만 놔둘수는 없거든요.

토스의 경우 조급해지겠죠. "이놈의 SCV자식은 왜케 늦어"라고 왜치면서 인내력에 한계를 느끼고 드라군을 테란의 입구로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참 웃긴게 그 타이밍쯤 되서야 이영호 선수의 SCV는 토스의 진영에 와서는 앞마당 넥서스의 타이밍이나 테크를 확인합니다.

위의 상황이 그대로 연출된게 DSL 단테스피크전 이었습니다.
비록 SCV가 김택용 선수의 본진에 입성하진 못했지만 디늦게 앞마당을 따라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리버나 다크 드랍류가 아님을 알수 있었죠.

어떻게 보면 이상해 보이지만, 토스 유저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이영호 선수의 정찰법이 아닌가 싶네요.


음 그리고 프저전!

프저전의 경우 김택용 선수가 혁명을 일으켰죠.
더블넥을 하는 동시에 정교한 프러브 컨트롤을 이용해서 커세어가 생산되기 이전까지 저그의 상황을 관찰하므로써 최소한의 방어타워 만으로 테크와 게이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프러브 정찰의 경우 저그의 스포닝 타이밍과 가스 타이밍. 그리고 저글링을 얼마나 생산하느냐와 레어는 언제 가느냐? 그리고 3번째 해처리를 어디에 피느냐를 체크하는게 아주 중요합니다. 이런걸 아주 잘해주는 게이머가 김택용 선수죠. 김택용 선수의 경우 프러브를 통해서 저그의 의도를 거의 다 체크해주기 때문에 저그유저들이 저글링이나 히드라를 통한 다른 변수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김택용 선수와는 다르게 송병구 선수의 경우 유독 저그 유저들이 저글링이나 히드라를 이용한 변수를 많이 씁니다.
대표적인게 MSL 김명운과의 서킷브레이커 히드라 러쉬, 벤젠 노스포닝 3해처리 저글링 러쉬, 그리고 오늘 경기등등..

왜 유독 저그 유저들은 송병구 선수를 하던대로 안하고 변수를 줘서 착한 송병구 선수를 괴롭히는지...
정석대로 해선 송병구 선수를 못이겨서? 라는 생각도 해볼수 있지만 송병구 선수의 정찰이 주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얼마전부터 송병구 선수의 경기를 유심히 본 결과 송병구 선수는 저그의 레어 타이밍 체크를 잘 안하더군요.
비록 오늘 경기는 프러브가 일찍 잡혀서 못보긴 했지만 저번에 제가 본 경기에선 레어를 확인도 하지 않고 프러브가 저그의 제2멀티의 위치를 확인하러 빠지더군요. 그 후에 저그유저가 어김없이 히드라덴을 올렸고요.

몇경기만을 보고 섣부르게 판단하기엔 경솔할 수 있지만 제가 느끼기엔 송병구 선수는 저그의 레어 타이밍 보다 제2멀티의 위치 확인을 우선으로 하지 않는가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저그의 히드라 러쉬나 저글링 러쉬 같은 것쯤이야 다 막을 수 있어!라는 마인드라면 그럴수도 있지 싶은데...

하지만 제 아무리 수비에 자신 있어도 계속 수세에 몰리다 보면 실수가 나오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기에 송병구 선수의 경우 프러브 정찰에 더 신경쓸 필요성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김택용선수가 DSL에서 아쉽게 탈락하면서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김택용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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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없이못살아
11/04/24 21:13
수정 아이콘
이영호선수는 몇번 정찰 실수처럼 보이는 상황이 나온후 인터뷰에서

자기만의 방식이라고 했죠 항상 드라군이 나가면 자연스레 들어가는 scv;
웃어보아요
11/04/24 21:24
수정 아이콘
이영호는 정말 10년도에 깨닳음이 있었던거 같았는데..
개인적으로 요즘들어 몇몇빌드나 운영방식으로 이영호를 종종 이기곤 하는데,
작년이었으면 그런 방식으로 이기기 더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이선수가 자신의 깨닳음안에서 상대방에게 맞는 최적화된 빌드,운영으로 상대하다보니 상대들이 다 비슷비슷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무난하게 상대하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니 상대들이 그 가장 무난하게 하는 방식에 대한 파해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장 무난하게 가장 무서운게 될 수도 있는데.. 정말 그것에 대한 파해가 나온다면..
이영호가 작년의 깨닳음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장 무난한것에 익숙해져서 잊었을지..

다른선수 팬이라도 이영호의 깨닳음은 '진짜'라고 보기에..
근데 김택용의 저그전은 아직이라고 봅니다. 더 진화가 가능해보여요.. 진짜 더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어휴..
왕은아발론섬에..
11/04/24 21:34
수정 아이콘
문득 든 생각인데 이영호 선수의 저 정찰법을 역이용 할 수도 있지 않을가 싶네요.
단테 같은 맵에서 앞마당이 아닌 십자형의 지역에다가 더블넥을 하는 겁니다..
일단 앞마당에 넥이 없는 걸 확인하고 이영호 선수는 다른 스타팅으로 정찰을 갈테고 그러면 일단 벙커 러쉬 타이밍을 넘기죠.
한번쯤 통하지 않을까 싶네요.
율곡이이
11/04/24 21:48
수정 아이콘
이영호 저 정찰방법은 초반에 승부 볼 경우 낭패 볼 확률이 높은 것 같아서...
송병구, 전태양이 초반 승부 걸었을때처럼...
11/04/24 22:33
수정 아이콘
정찰이란게 변수를 하나하나 줄여가는 과정이라... 프로게이머들 이거 하고 끊고 하는거 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죠;
S급 선수들의 정찰에는 무언가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이영호 선수는 SCV는 별로라도 스캔 타이밍과 장소가 기가 막힙니다.

특히나 프로브나 드론이 SCV 무빙으로 잡아버리는 신컨은 정말....
태연사촌동생
11/04/24 23:15
수정 아이콘
이영호의 정찰법은 아마 초반에 배럭더블을 할때 에시비로 앞마당만 확인하면서 노겟더블인거만 알면 바로 치즈러쉬하려고 쓰는 정찰법인거 같은데 아닌가요
11/04/24 23:34
수정 아이콘
잠시 배틀넷 게임에서의 정찰을 이야기해보자면...

요즘 테란으로 토스를 상대하면서 느낀 게 테프전에서의 정찰은 프저전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점입니다. 국민맵이라는 파이썬 투혼에서 테프 밸런스가 깨진 느낌이라 테란은 어떻게든 정보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정찰에서 빌드예측으로 이어가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더군요. 전진게이트 더블넥 패닼 전진로보 셔틀리버 다크드랍 등을 생각하며 빌드를 짜맞추고 터렛타이밍, 병력구성 등을 검토하는데 토스애 비해 너무나 많은 자원과 주의를 요구합니다. 프로들은 빌드예측 및 배제를 어찌 그리 잘하는지 참. 아무튼 그래서 요즘 상대가 원겟더블하면 경기승패에 관계없이 내심 고마울 정도입니다.

아 그리고 파이썬에서 테란 본진을 첫서치로 찾아낸 프로브는 정찰병이 아니라 악마입니다 악마.
그런 의미에서 토스 유저분들은 좀 반성하세요(?)
사람two
11/04/25 00:02
수정 아이콘
프테전에서 정명훈 선수와 이영호 선수의 게임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점이 정찰이죠
요즘엔 아니지만 작년정도까지만 해도 정명훈선수의 정찰타이밍은 굉장히 늦었습니다.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는 정도로 끝났죠. 반면 이영호선수의 정찰은 굉장히 꼼꼼합니다. SCV컨트롤도 프저전의 프로브마냥 오래 살려둡니다. 이는 곧 빌드로도 나타나는데 정명훈선수는 정찰을 거의 안하는 대신에 다크 리버 멀티에 모두 대처할수 있는 빌드를 사용합니다. 아카데미 스타포트를 빠른 타이밍에 올려서 다템이면 스캔 리버면 레이스 멀티면 드랍쉽견제로 나가죠. 반면 이영호선수는 정찰을 통해서 상대의 체제를 파악하면 바로 이를 배제하고 타이밍에 힘을 팍 줍니다. 다크가 아니다 싶으면 투팩을 빨리올려서 8마린 5탱크 타이밍러쉬를 하기도 하죠. 반면 정찰이 어긋나면 손석희선수와의 경기처럼 다크에 후루룩 썰려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두선수의 패러다임의 차이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명훈선수는 상대가 뭘 하든 내 빌드빨(?)로 다 씹어먹겠다는 것이고 이영호 선수는 상대의 체제에 철저하게 맞춰가겠다는 것이죠. 재미있게도 이러한 스타일은 정명훈선수의 스승격인 최연성 선수와 이영호선수와 유사한 스타일인 이윤열 선수의 차이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최연성선수는 빌드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자신은 한번도 같은 빌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적도 있고 발리오닉이란 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반면 이윤열선수는 한창 전성기때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이 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뻔한 빌드로도 자신의 천부적인 게임센스로 승부볼수 있다는 마인드겠죠.
이영호 선수는 자신의 게임센스에 대한 믿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이를 더욱 세련되게 갈고 다듬은 반면 정명훈 선수는 소위 말하는 테러류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지금은 이영호 선수처럼 상대방에 맞춰가는 플레이를 하더군요. 보는 사람입장에서는 좀 아쉬울 따름이죠. 작년까지만 해도 정명훈 선수와 이영호 선수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각각 강력한 토스전을 구사하였지만 요즘엔 그냥 전부다 이영호 스타일로 따라가다보니깐 다양한 맛이 좀 줄어든것 같아서...
11/04/25 14:38
수정 아이콘
제가 본 최고의 정찰은.. 이영호 선수의 2번째 멀티 먹을 때까지 정찰하지 않았던 경기였습니다.
정찰따위 안 해도 내가 이긴다.. 이런 마인드였는지 해설자들도 어이없어할 정도로 정찰이 늦었는데
경기를 이겼지요...
juckmania
11/04/25 18:46
수정 아이콘
그러고 이기면 최고의 정찰이지만..
그거랑 비슷하게 해서 지면 최악의 정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크크..
갑자기 도재욱vs이영호 in 콜로세움 의 경기가 생각나서요.
한창 안티캐리어 33업 빌드를 즐겨쓰던 이영호가..
정찰도 안가고!
정찰도 안가고!
멀티 먹고, 투아모리 짓고..
스캔으로 상대가 몇 시인지 정찰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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