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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2/20 03:10:07
Name becker
Subject 하이브 저그, 패배하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정석이란 개념은 굉장히 모호하지만, 적어도 그 기원은 바둑의 정석과 비슷하기에 그 뜻을 빌려보았다. "바둑에서,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격과 수비에 최선이라고 인정한 일정한 방식으로 돌을 놓는 법." 이 정의에서 핵심은 '최선'이다. 전략을 펼치는데 있어서 수십, 수백까지의 선택권중에 최선이라 함은 그 어떤 다른 선택들보다도 더 안정적이고, 또 뛰어넘을수 있어야 한다.

저그vs저그전에서는 가장 크게 세가지의 카드가 존재한다. 9발업(혹은 9레어), 12풀, 12앞마당. 그러나 이중에 최선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12앞이 9풀에 무너짐은 말할것도 없고, 12풀역시 12앞마당에 비해서 심리적으로 큰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 하기에 최선이라고 이야기 할수 없다. 저저전은 이렇듯 모두가 잘 알다시피 가위바위보 싸움이다. 그래서, 저저전 빌드엔 최선이 없다. 최선이 없다는 것은 바꿔 말하자면, 사전적 의미로 봤을때는 지난 10년간 저저전에서는 정석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이브 저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다는것은, 저 세가지 빌드를 모두 제압할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되었을때만 이야기 해볼수 있다.


하이브저그의 실상

하이브저그는 그 이름과는 다르게 비교적 느린테크를 지향한다. 시작은 좀더 빠른 햇이다. 12앞은 앞서말한대로 9드론에게 상성빌드라 무시하더라도, 어쨌든 9드론도 비교적 잘 수비해낼수 있는 12트윈으로 더 많은 해처리를 만들 기반을 마련한다. 그러면서 원래라면 테크를 올리는데 썼을 미네랄과 가스를 저글링 생산 + 세번째 해처리건설에 투자하는것이다. 기존 저저전빌드와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곳에 있다.

더 많은 저글링의 생산 - 적어도 뮤탈이 뜨기 전까지는 주도권을 잡을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차하면 뚫을수도 있기에 상대방에게 성큰을 강요해 더 가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세번째 해처리 - 더 많은 해처리로 저그의 미학인 드론펌핑을 저저전에서도 할수 있게 된다. 넓은 수비범위는 스포어와 성큰으로도 충분히 막을수 있게 된다.

기존의 저그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 선택이 하이브저그로 이뤄지기 까지는 뮤탈숫자에서의 열세라는 큰 고비를 이겨내야 하는데, 이것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스파이어 타이밍을 완벽하게 알아차려야 하며, 동시에 스포어 콜로니의 심시티가 기가막힐정도로 완벽해야 한다. 고로 하이브저그를 한다는건 전략자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맵에대한 연구도 철저해야 한다는 이중고가 따르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이 단계만 넘어선다면 하이브저그는 큰 유리함을 점령하게 된다. 퀸의 인스네어를 활용한 드론털이, 디파일러+럴커를 이용한 공격, 그외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는 하이브테크의 저그 아닌가?



하이브저그, 패배하지 않았다.

의아해할수도 있겠지만, 이번 MSL 결승을 보고 나는 하이브저그에 대한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기 시작하였다. 어쨌든 2경기는 상대방의 뮤탈타이밍을 재지 못한것이 너무나도 큰 실수였고, 3경기는 하이브저그보다 더 실험적인 버로우저글링을, 4경기는 빌드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웠던건 4경기인데, 하이브저그를 생각했더라면 왜 9드론을 배제하면서 까지 앞마당을 가져갔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트라이애슬론의 뒷마당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다지만, 어쨌든 12트윈같은 멀티를 먹으면서 출발할수 있는 맵에서 왜 그랬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각설하고, 차명환이 패배한 세경기를 보면 모두 하이브저그가 부정당했다기 보다는 그 이외의 요소들이 승패를 갈랐다는 것이다. 오히려 눈여겨 볼것은 1경기다. 차명환이 이긴 단 한경기였지만 그 경기내용은 차명환과 신동원의 실력을 비교해봤을때 나오기 힘들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양상이 나와버렸다는것이다. 이는 마치 3.3에서 마재윤을 상대하던 김택용처럼 새로운 시도가 구시대의 정석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하이브저그의 미래

하이브저그가 기존의 세가지중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빌드는 12앞마당빌드라고 생각된다. 뒤쳐지는 빌드를 더 많은 해처리로 누르겠다는 기본 전제자체가 흐트러질수 있는 상대빌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대방의 12앞역시 빠른 테크를 지향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되는 저글링 싸움이라던가, 스포어위주의 방어를 하면서 역으로 굉장히 빠른 하이브를 올려 디파일러의 플레이그로 분위기를 뒤집는등 여전히 이론상으로는 가능성이 많이 존재한다.

또 다른 변수하나는 역시 최적화이다. 2경기의 패배는 사실 프로게이머로서는 있어서는 안될 패배였던것이, "최적화"라는 측면에서 아예 완전히 빗나간 경기였기 때문이다. 차명환이 하이브저그를 많이 준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이브저그를 만드는데 있어서, 또 그것을 우리가 지켜보는데 있어서 중요한것은 "정석"의 의미를 다시한번 곱씹는다는것이다. 내가 하이브저그를 쓴다고 이제동을 이길수 있는것이 아니듯, 정석의 확립이라는것은 결국 자신의 실력을 최선으로 나타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1경기에서의 차명환은 자신의 실력의 100% 그 이상을 보여줬었고, 이는 하이브저그가 또 하나의 정석이 되기엔 충분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식의 저저전이 등장하고 있다는것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 아닌가? 차명환의 새로운 시도는 유쾌했으며 비록 패배했더라도 어쨌든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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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힘내
11/02/20 03:27
수정 아이콘
1경기를 보면서 '가능성' 을 느꼈습니다.(비록 그 이후 내리 3경기를 패하긴 했지만...)
10년 이상 고정되다시피 하고있는 '저저전은 오직 뮤링 싸움뿐' 이란 기존 틀을 부수는 하나의 가능성을 차명환 선수가 열었다고 봅니다.
앞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이 '판' 자체를 재미있게 보는 요소중 '하나' 가 될듯합니다.

'하이브 저그' 분명히, 고정된 현 '저그 vs 저그(뮤탈 + 저글링)' 싸움을 깨는 '가능성' 을 보여줬습니다.
만약 이 '하이브' 체제를 극에 달할 만큼 완성해 안정적으로 꾸준한 승률로 승리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그것은,
기존의 '저그 vs 저그(뮤탈 + 저글링)' 전, '패러다임' 을 깨는 '대혁명' 적인 사건이 될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드디어 저저전도 기존의 뮤링싸움(뮤탈 + 저글링)뿐 아니라, 테테전이나 프프전처럼
다양한 병력(히드라, 럴커, 디파일러 등등)과 '다양한 양상' 의 전투가 나올것이고, 명경기와 장기전도 나올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한 선수' 만 이런 하이브 운영을 잘해서도 안되고, 좀더 '다수의 선수' 가 이런 하이브 체제를 잘하고 승률도 잘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기존의 뮤링만으로 좋은 승률을 올리던 선수들도 그에 맞춰가기위해 뮤링(뮤탈 + 저글링)뿐 아니라,
다양한 병력(하이브 저그를 잡기위한 디파일러 플레이그, 디바우어러, 울트라 리스크 활용 등)과 전술을 사용할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저전에서 뮤링싸움이 고정된것은 뮤탈의 존재가 크다고 봅니다.
이는 마치 스타 초창기 시절 테테전 레이쓰 싸움이 주로 일어났던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타 초창기 시절 테테전과는 다릅니다. 저저전 뮤링싸움은 10년이상 굳어져버렸고, 깰만한 방법이 거의 없다는것,
앞으로도 고정된 뮤링싸움을 깰만한 방법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것(결승 1경기에서 차명환 선수가
하이브 저그를 보여주긴 했지만)이, 스타 초창기 테테전과는 다른점이라면 다른점입니다.

저저전에서 워낙 뮤탈이 효율적이고 뮤탈에게 강한 천적 지상유닛이,
세 종족중 유일하게 '저그' 라는 종족에만 없다는것이 주로 '뮤탈 + 저글링' 싸움만 보게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뮤탈이라는 유닛 자체가 '공중 지상공격 모두 가능하고, 공격력도 괜찮고, 속도도 빠르고, 체력도 안정적이고, 뭉치면 한방 파괴력도 강하고'
거의 만능유닛 이다보니 말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로 비유하면 '5툴 플레이어' 라고 생각합니다.(추신수 선수가 생각나는군요^^)

그에 반해, 다른 종족인 테란과 프로토스에는 뮤탈을 상대할만한 지상유닛들이 존재합니다.
저저전과 같은 동족전인 테테전에는 '공중유닛인 레이쓰에게 강한 지상유닛 골리앗과 머린 + 메딕' 이 존재하고,
테란 지상유닛에는 뮤탈에게 강한 '머린 + 메딕 + 골리앗' 이 존재하며,
프로토스 지상유닛에는 뮤탈에게 강한 '하이 템플러 + 아칸' 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직 동족인 '저그' 라는 종족에는, 뮤탈에게 강한 '지상유닛' 자체가 없습니다.
그나마 '히드라' 가 저그 지상유닛중 '공중 공격' 이 가능한 '유일한 저그 지상유닛' 인데, 히드라는 뮤탈에게 약하다는게 문제입니다.
만약 히드라가 뮤탈에게 강한 지상유닛이었다면 이렇게 저저전이 하나의 체제(뮤탈 + 저글링)로 '10년 이상 고정' 되진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저그 vs 저그 전에서 뮤탈에게 강한 천적유닛이 아예 없습니다' ← 바로 이것이 '10년 이상 뮤링싸움으로 고정' 된 이유입니다.

과거 블리자드에서 뮤탈에게 강한 저그 천적유닛을 만들거나, 히드라를 뮤탈보다 강하게 만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종족(테란, 프로토스)과 경기에서 균형이 깨져버리니, 안될말이고 말입니다.

비록 1세트 한경기 뿐이었지만, 참 느낀게 많았습니다.
시청하는 내 자신 스스로가 '저저전은 오직 뮤링싸움뿐이고, 너무 빨리 끝나 그래서 재미없어'
이런 생각에 가득차 있었던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이번 피디팝 결승전 재미있었고 여러모로 의미있는 결승전이었습니다.
sHellfire
11/02/20 03:32
수정 아이콘
차명환선수의 하이브운영을 보니 저그전 패러다임의 변화까지는 무리더라도 상당히 강력한 전략중의 한가지로 자리잡을 수는 있을것같습니다.
앵콜요청금지
11/02/20 04:06
수정 아이콘
차명환이 오늘 하이브를 의도한 게임은 1,2 경기였다고 보고 그 결과는 1:1이였으니 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저전은 소위 빌드빨에 크게 구애를 받는다는것이 하이브저그전을 계속해서 자주 보기는 힘든 이유라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굳이 하이브를 갈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번리그에서 차명환이 하이브를 의도한 경기중에 하이브를 이용한 역전승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레어단계에서 뮤링승부를 해도 유리한 상황이 많았다는것이죠. 하이브를 의도했지만 진 경기는 레어단계에서 이미 불리한 상태라서 자원이던 유닛숫자던 극복하지 못했고 아니면 하이브를 가고싶었지만 가기전에 승부가 갈려버렸죠.
어찌보면 10년간 이어진 저저전의 당연한 이론이고 그런 벽을 깨고자 했던 차명환선수의 도전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저전을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초반빌드와 저글링 뮤탈 컨트롤인것 같네요. 오늘도 거기서 승부가 갈렸고요.
juckmania
11/02/20 04:12
수정 아이콘
전 저그유저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차명환의 2경기 뮤탈 타이밍 미스는 확실히 아쉽더군요.
한편으로는 차명환이 자신의 불리함을 알고 스포어를 최대한 늦춰서라도 저글링을 하나라도 더뽑기 위해 자원을 너무 빡빡하게 써써
스포어 지을 돈이 모자랐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분명 하이브 테크를 타려면 말씀하신 것처럼 기존 3가지 체제의 각기 다른 타이밍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뮤탈 타이밍이 가장 크겠죠. 레어가 저 세빌드에 비해 가장 느리니까 뮤탈도 가장 늦다는 것이고
4인용 맵이라면 각기 다른 스타팅 포인트 거리에 따른 뮤탈 타이밍도 알아야 합니다.
빌드가 3개니까 경우의 수라면 3*3 해서 9개 맞나요?
9발업 : 가로, 대각, 세로
12앞: 가로, 대각, 세로
12풀: 가로, 대각, 세로
2인용 맵이라도 3가지 타이밍을, 3인용 맵은 뭐..서로간 거리가 비슷할테니 이것도 3가지네요.

요지는 그만큼 어렵다는 겁니다. 성적이 우선시 되는 프로 세계에서 a급 이상의 저그들은
프로리그, 개인리그 뛰느라 시간이 부족할 것은 당연지사이고,
다음 상대가 누구이고, 어느 맵에서 하는지 미리 알아서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개인리그가 아니라면
완성도 높은 하이브 저저전은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엔트리를 당일에 알 수 있는 기존 프로리그 방식(으잉?)프로리그나, 위너스리그에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경기 수가 많아지고, 스케쥴이 바빠지면 저저전 하나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할 여유가 없어질테니
자연스레 뮤링 컨트롤의 극한 컨트롤 연마 하는 것이 더 효율적임은 당연할테니까요. 이건 맵 불문이니...
경기의 재미를 위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몇몇 선수들 가지고는 오래 못 갈 것 같습니다.
이직신
11/02/20 04:41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보았습니다.
오늘 결승 여러므로 2경기가 젤 아쉽네요. 1경기의 그대로 모양새가 나왔고 실제로 신동원선수가 상당히 궁지에 몰린듯 보였습니다.
정말 뮤탈 타이밍에만 기민하게 반응했다면 1경기 그대로 재판이 될수있는데 거기서 차명환 선수의 어긋남이 경기내내 이어졌다고 봅니다.
11/02/20 05:06
수정 아이콘
1경기에서도 나타났지만, 일단 차명환 선수의 트윈 후 앞마당 빌드는 아주 좋은 빌드입니다.
2경기도 스포어만 타이밍 맞춰서 제대로 지었다면 할만했고 무탈이 뜨기전까지 양상은 차명환 선수가 원하는대로 되었죠.
3해처리 강제와 앞마당 가스를 마음대로 캐지 못하게만 한다면 하이브까지 버틸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됩니다.
아직 하이브 저그가 많이 쓰이지 않아서 다른 빌드들과 비교가 불가하지만, 하이브저그를 가는 강력한 빌드중 하나로 볼수 있죠.
그런데, 이 빌드도 더블이면 상대가 맞춰갈수 있고 9드론이면 경기는 안끝날순 있겠지만 피해를 입을만한 빌드입니다.
물론 1경기에서 차명환 선수가 초반에 저글링 오바하다가 잃어서 그렇지, 12드론 상대론 저글링으로 충분히 끝내루도 있긴 합니다.
타이밍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10 2 빌드를 사용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10 2는 분명 12더블을 압박할수 있는 빌드니까요)

하이브 저그의 핵심은 레어 저그가 2가스를 빨리 캐지 못하게 하고 3가스를 최대한 늦게 먹게 하는 것입니다.
어느 선수들 경기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레어 3가스 저그가 다 이긴 경기를 하이브 2가스 저그가 뒤집은 경기도 있었으니
디버러까지 버티고 상대방 3가스를 최대한 늦추면 승산이 있는 빌드죠.
어제 결승전이 아쉬운점이 차명환 선수가 하이브 저그를 들고 나왔다고 공언은 했지만 소위 말하는 빌드빨을 노린 점입니다.
결과론이 될수 있겠지만 2번째 경기에 같은 빌드를 썼으면 안됐어요. 12드론으로도 갈수있어야 하이브 저그가 강력한거죠.
1경기를 경험했고 1경기 대처도 나쁘지 않았던 신동원 선수에게 똑같은 빌드를 쓰는 것은 무리수였다고 봅니다.
물론, 2가스를 빨리 가지 못하게 하려면 저글링 수로 압박을 해야하는데 12드론이 상대 더블과 맞물리면 저글링수가 부족한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면, 매번 이 전술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죠. 아쉽게도 본진 트윈 빌드는 12드론말고는 지고 들어가는 빌드라,
그렇다면, 레어 저그를 보여주거나 다른 빌드를 갖고 나왔어야 한다고 봅니다. 같은 빌드를 써주면 타이밍 읽기가 너무 쉽죠.

당장은 하이브저그 저그전의 정석이 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저그들이 레어 저그와 하이브 저그를 번갈아가면서 사용을 하다가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고착이 되면
그 다음의 저그전 정석은 하이브저그가 저그전의 정석이 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기본기가 되지 않으면 하이브 완성이 되기전에 상대 저그에게 4가스까지도 내줄수 있고 자칫하면 쓸려버릴수도 있는 것이라
기본기가 아주 좋은 저그는 계속 레어단계에서 부실 생각을 하고 하이브 저그의 필요성을 못느낄수 있다는 점이죠.
레어 저그로도 충분히 승리가 가능한 이제동, 신동원 선수 같은 선수들은 하이브 저그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그들을 하이브 저그로
잡아내기 힘들다는거죠. 그들의 저글링 무탈 컨트롤에 휘둘리다가 3,4가스 쉽게 내주면 하이브가도 힘드니까요.
린카상
11/02/20 10:38
수정 아이콘
1경기에서 차명환 선수의 전략이 완벽히 성공하긴 힘들었다고 봅니다. 스파이어 테러 이전에는 신동원선수가 유리했었고, 스파이어 테러도 위치상 유리함에 따라 쉽게 따라 왔었다고 봅니다. 뭐 그 이후에도 신동원 선수가 3개스가 빨라서 할만했었는데, 디바우어러+퀸+무탈 vs 무탈 +스커지 첫 싸움에서 신동원 선수가 왜 병력을 빼고 다 전멸했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그 화면 몇 번이고 다시봤는데, 스컬지로 디바우어러 1~2기빼고 전멸시켰고, 무탈수도 신동원 선수가 많았었습니다. 거기서 싸웠으면 무탈 한부대이상 남고 멀티밀었을텐데, 갑자기 겁먹고 무탈빼다가 인스네어 맞고 무탈 2부대정도가 무빙샷도안하고 움직이기만하다가 전멸했죠. 이 싸움은 정말 이해가 안되는 싸움이었습니다. 이 전투만 제대로 했어도, 하이브 이후에도 재밌는 경기가 펼쳐질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11/02/20 11:31
수정 아이콘
어제 새벽 졸린상태에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마구마구 적다보니까 글이 너무 엉망이네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두가지를 빼먹어서 추가시킵니다.

1. 위치운?

결승전을보면 차명환의 오버로드가 여느 오버로드와는 다르게 최단거리로 움직였다가 중간쯤에서 꺾는 모습을 종종볼수 있었습니다. 이는 "상대가 최단거리에서 9드론만 아니면 된다"라는 개념하에 하는 행동인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물음표입니다. 하이브저그의 가장 큰 약점인 "뮤탈타이밍"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오버로드는 무조건 상대본진을 먼저 파악하는데 주력을 둬야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상대방의 9드론이 무섭다면, 두번째 오버로드를 입구쪽으로 이동시켜서 상대방의 저글링 움직임을 확인한 다음 대각선(혹은 제 2기지)으로 정찰하는것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대각기준 500/600이 지어질무렵 챔버를 지으면 뮤탈을 막습니다 고로 스파이어 500타이밍을 알아야 하는것이 중요하겠습니다.

2. 패러다임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라는것은 사실, 그 종족의 최정상급선수들만이 누릴수 있는 특혜입니다. 같은 종족의 다른선수가 다른방법으로 특정종족전을 잘한다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뤄낼수가 없습니다. 그 선수가 하던대로만 하면 되니까요.

그렇기때문에 사실 차명환이 선구자로 나서고 있는 이 하이브저그가 성공할려면, 차명환이 저그원탑을 노려볼수 있을정도로 선전하거나, 혹은 저저전에서만큼은 경외로울정도의 승률을 보여줘야만 합니다. 물론 이제동, 신동원같은 저그들도 꺾을수 있어야 하구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차명환은 '하이브저그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노력많이 해야 할겁니다. 같은 몽상가 강민도 새로운 빌드를 위해서는 몇십시간이고 몇일이고 밤을새가면서 그렇게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구요. 신천지를 개발한다는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감당해볼만한 일이기도 하구요...
11/02/20 11:39
수정 아이콘
근대 하이브 저그는 차명환 선수보다 김명운 선수가 더 먼저 쓰고 잘 이용하지 않나요??
하이브 유닛들의 활용도도 더 뛰어나고요.

왜 자꾸 차명환 선수가 하이브 저그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4강에서도 하이브 대결은 김명운 선수가 승리했고요.
물론 그전에는 차명환 선수가 한번 이겼지만 말입니다.
Jeremy Toulalan
11/02/20 12:10
수정 아이콘
차명환선수의 하이브저그가 9드론 풀 < 12드론 풀 < 12드론 트윈의 정석을 깨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요..
어제 결승전만 해도 1경기 차명환 > 신동원, 2경기 차명환 = 신동원, 3,4경기 차명환 < 신동원 빌드 우세를 보였고 경기 결과는 모두 빌드 상성과 동일하게 갔습니다.
또한 계속해서 하이브 빌드를 써서인지 아니면 상대 선수의 실력이 더 앞서서인지는 몰라도 하이브 빌드가 이때까지의 저저전 패러다임을 뒤엎는 혁신적인 것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상대방이 알고 있으니 불리한 상황일때는 하이브 시도조차 못해보고 패배한달까요..
어제 경기를 본 제 느낌으로는 유리한 상황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중 한장으로 생각되었지 이때까지 저그전의 정석을 깨뜨리는 빌드라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1/02/20 13:16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하이브 저그의 가장 큰 단점은 빌드싸움이네요. 선택할수 있는 빌드가 굉장히 한정됩니다.
저글링으로 앞서면서 앞마당을 가져가야합니다. 12드론과 9드론을 하기힘든 전략이라는 거죠.
반대로, 빌드싸움이 이겼을때나 동등했을때 하이브 저그 -> 아니면 클래시컬하게 간다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빌드싸움에서 졌을때 클래시컬한 저그로 역전을 한다는 것은 기본기가 아주 출중해야 하는거죠. 이래저래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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