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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7/07 00:39:51
Name 펠쨩~(염통)
Subject Zergology 13-2. - 라바의 예술과 양산형 저그.
http://sininus.egloos.com/4469038
전 '꾸에에' 현 '이악물기'님의 글입니다.

왠만하면 프린트 한 후 정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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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저그의 핵심을 물을 때 등장하는 의견 중 하나는 '맞춰가기의 강조'이다. 저그는 스포닝풀을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늦게 건설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도발을 하기 어려우며, 대부분은 상대방이 던진 공을 먼저 한 번 받고나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의 저그는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팡질팡할 때가 많다. 드론을 생산할 때는 언제인가, 성큰은 언제 어느만큼을 지어야 하는가, 레어로 돌입할 때는 언제인가, 저글링은 몇 기까지 뽑는가와 같은 수많은 질문에 대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답할 수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가서는 대답을 포기한다. 굳이 답을 요구한다면 누구에게든 이 한 마디 이상을 듣기 힘들 것이다. '상대방이 뭐하는지 보고.'

맞춰가기라고 할 때 생략된 부분은 '라바의 회전력을 이용한' 맞춰가기이다. 라바를 유닛이 아닌 화폐로 파악하는 이 방식은 '지금 라바의 가격이 얼마냐'에 집중하며 흔히 라바관리라고 부른다. 당연히 라바 자체는 가격이 정해져있지 않다. 그것은 상대방의 병력과 자원보유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질럿을 상대로 무탈리스크를 뽑으면 극단적으로 라바 하나는 질럿 몇 부대와 같은 가격으로 바꿀 수 있다. 자리잡은 테란의 병력을 밀어내기 위한 병력을 구성할 때 디파일러가 추가되느냐 마냐에 따라 필요한, 또는 지불해야 하는 라바숫자는 극적으로 달라진다. 메딕 2기를 동반한 마린의 진출에 대응하는 성큰콜로니와 저글링 조절이나 게이트웨이 하나만을 짓고 어시뮬래이터를 소환하는 프로토스의 빈틈을 찌를 수 있는 타이밍까지의 드론생산 등은 일류저그가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덕목이라 하여 언제나 수많은 이들에게 있어 연구대상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이며 어떤 면에서는 탁상공론이기도 하다. 라바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결코 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른 테란이나 프로토스는 먼저 자신을 숨기고 또 비튼다. 그 경우에 어떻게 맞춰가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나왔을 때도 '상대방이 뭐하는지 보고'라고 이야기한다면 상대방의 병력이 해처리를 공격하기 시작할 때에 가서 라바변태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대처를 했다면 라바 두 개로 바꿀 수 있는 병력을 라바 수백 개가 있어도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원론적인 수준의 라바관리를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은 병력운용이라는 답으로 나온다. 테란이 2배럭스 이후 아카데미를 짓는 경우와 1배럭스 이후 아카데미를 지으며 배럭스를 추가하는 경우에 대응하는 드론의 숫자는 분명히 다르다. 맞춰간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틈은 허용할 수밖에 없으며, 언제나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리라 기대하기도 힘들다. 결국 라바의 가격은 확정되지 않고 어느 정도의 범위를 갖고 움직인다. 이 상황에서 유익한 대처는 두 가지이며, 이들은 단계적으로 등장한다. 첫째는 라바가격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오버로드나 저글링과 같은 유닛을 이용한 정찰, 버릴 생각으로 던진 미끼에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따른 예상은 상대방의 상황을 상당히 정확하게 전달하고 그순간 라바의 가격이 확정되며 올바른 대응도 정해진다. 그런데 라바 가격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바른 하나의 정답만이 나오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정찰을 통해 특정타이밍에 공발업질럿이 진출할 것을 예상했다. 이때 대응방안은 양극만 놓고 보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다수의 저글링을 이용하여 막아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수의 러커나 무탈리스크와 같은 유닛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전자는 저글링 대 질럿으로 파악한 자신의 라바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에 다수를 보유하여 바꾸는 것이고, 후자는 자신의 라바 가격 자체를 높혀서 적은 라바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나 자원이 무한정이면 둘 다 정답이다. 그런데 질럿의 진출타이밍은 상당히 자신에게도 특정된 것이기 때문에 저 양극에서 어느만큼의 저글링이나 러커/무탈리스크가 확보될 수 있으며, 이들의 교환에 따른 탄력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실제 경기에서는 저 양극의 중간 어느 정도에서 대처가 정해지는데 이때 라바가격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저그마다 대처하는 법도 다르다.

어느 정도의 범위가 좁혀지면 두번째로 바꿀 타이밍을 찾아내야 한다. 저그로서는 라바가 자신이 원하는 가격이 될 때가 대결을 끝낼 때이므로 타이밍을 잡아내는 이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타이밍이라 하나 이는 전장선택까지 포함하는 시공간적 개념이다. 물론 상대방이 저그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의도한 타이밍까지 전장을 몰고 가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병력운용을 통해서 드러나며 김준영의 2챔버하이브에서 중앙교전을 회피하는 술래잡기가 대표적이다. 시간을 번다고 해서 단순히 교전을 회피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박태민은 잦은 교전을 통해 자신의 타이밍인 하이브를 강요하는 저그였다. 이 둘은 어느 쪽이든 라바 가격이 원하는 수준이 될 때까지 전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라바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전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특성 때문에 라바관리와 연계되어 있는 저그의 운영은 수동적인 것으로 이해될 때가 많다. 그러나 병력운용을 통해 라바관리는 상당히 능동적인 것이 된다. 비유하자면, 고백을 했을 때 자신의 교제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달려있으나, 어느 정도의 이벤트나 사전조작을 통해 미리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병력운용의 수준이 극에 달하면 오히려 자신이 타이밍을 창출하는 지경에 도달한다. 보통의 저그는 교전을 피하며 점수를 쌓는 타이밍에 오히려 교전을 통해 점수를 따는 것이다. 대부분 박성준을 예상할 것이나 이를 굳이 박성준만의 영역이라 할 수도 없다. 저그의 병력운용에 대한 수준이 낮았던 초기를 놓고 보면, 강도경은 쌈싸먹기라고 부르는 대규모병력의 포위섬멸을 제시하며 여전히 대규모의 병력이나 이전에 비하면 적은 병력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보통은 더 많은 물량을 위해 교전을 피하는 타이밍에 싸움을 걸었다는 점에서 타이밍의 창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많은 저그들에게 보급되고, 그 타이밍이 테란이나 프로토스에게도 알려지고 이들이 대처법을 찾으며 강도경만의 타이밍은 사라졌으나, 굳이 소수유닛의 미세컨트롤이 아니라도 충분히 타이밍은 창출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이다.

가끔 이 두 가지가 단계적이 아니라 순식간에 일어나기도 한다. 홍진호가 자주 보여준 2러커 빈집털이는 아주 좋은 사례인데, 정확한 정보는 물론 테란병력의 진출을 무위로 돌리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2러커빈집털이는 라바가격확정과 시간벌기가 아닌 것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자신의 러커확보타이밍과 테란의 진출타이밍-시간은 물론 둘이 엇갈릴 수 있는 전장선택까지 고려된 것이기에, 이미 라바가격의 확정과 가격에 따른 대응이 끝나야만 가능한 움직임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13.4.

라바의 관리, 그 이전에 필요한 라바가격의 인지, 그리고 이를 실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병력운용의 기술을 싸잡아 「저그의 운영」이라고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불확정적인 것을 확정적으로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처음부터 불확정적인 상황을 제어해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른 저그가 등장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앞마당 멀티기지에 해처리를 짓는다는 발상이 등장한 이후 저그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으나 그들 대부분은 우월한 자원력이라는 이점을 제거하고 나면 주목할 부분이 없는 저그였다. 1.08패치와 저그에게 비우호적인 맵의 지속적인 등장 이후에 이들 대부분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저글링의 가격은 누구나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 라바의 시세는 얼마이며, 전황이 유지된다면 2분 후에는 얼마가 되며, 5분 후에 라바 하나의 가격을 템플러 반 기와 같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와서 이것을 대답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다. 아니, 그런 질문을 생각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매뉴얼도 없는 저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경기를 진행시킬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저그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답을 갖고 있었다. 스타일이 판이한 저그라면 어느 정도의 비교도 할 수 있다. 레어 단계에서 박성준의 라바는 박태민의 것보다는 확실히 비싼 것이었다. 그러니 레어 단계에서 모두 바꿀 생각을 하고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답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의미하는 바가 많은데, 그 중의 하나는 「저그는 완성형으로 등장한다」는 명제와 관련이 있다. 매뉴얼로 정형화하기에는 너무도 방대한 라바의 모든 것은 동시에 저그의 모든 것이었다. 라바의 관리, 가격의 확정, 병력운용 등은 무의식적으로 인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그에게 본질적인 것이며, 또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말이 있다. 2003~2005년 정도에 나오던 말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는 어느 정도의 이질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각 종족에 수장이라고 부를만한 이가 있을 때, 그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 종족의 차이이다. 테란은 인구숫자와 병력구성까지 똑같이 맞춰서 따라한다. 프로토스는 따라할 수도 있으나, 자존심 때문에 절대 따라하지 않는다. 저그는 따라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대로 한다. 쉽게 바꿀 수도 없으며, 따라하기도 어려운 저그의 운영은 그래서 저그를 '고수 아니면 하수'로 나눠버렸고, '감각'이라는 말을 자신의 수식어로 만들었다.

그러나 정체불명의 종족 저그가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종족으로 뒤집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물론 그를 위한 시도는 오래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용호가 대표적이며, 그는 수많은 패턴에 각각 대응하는 저그의 여러 패턴을 정립하며 저그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많은 빌드를 만들어냈다.(각주 1) 물론 한계도 있었는데, 조용호 스스로가 자신이 제시한 빌드대로 경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그럼에도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정도로 경기양상이 가지각색이었다. 게다가 정립된 빌드 대부분을 보면, 러커나 무탈리스크와 같은 레어유닛이 등장한 이후 하이브 직전까지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상대방이 뭐하는지 보고'였다. 이 약점을 보완한 것은 박성준이었다. 박성준의 타이밍이란, 특히 대 테란전에서는 그를 몇 번만 지켜본 사람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고정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성준은 이겼고, 그 기반에 있는 것은 다른 이는 따라할 엄두도 못내는 유닛미세컨트롤이었다. 이것이 서경종의 무탈리스크 뭉치기 발견과 연계되어 대부분이 박성준의 무탈리스크를 자신의 것으로 녹여낼 수 있었으며,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빌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에 구애받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열렸다. 여기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마재윤이다. 그는 롱기누스-리버스템플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이전의 저그들의 유산 상당부분을 집대성한 무탈리스크-러커-하이브-디파일러-울트라리스크라는 공고한 승리공식을 만들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따라할 수 있는 쉬운 저그였다. 나아가서 이 시기에는 테란의 발전이 최연성 시대와 같이 근본을 뒤틀어버리는 대전환이 아니라 마린메딕병력의 중앙운용과 사이언스베슬의 적극적 활용과 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경기양상 자체도 상당 부분 고정되어버렸다. 이윤열부터 시작하는 더블커맨드의 발견 초기는 이에 자극받은 테란들이 수많은 연구를 했고, 그래서 전장은 라바가격이 시시각각 뒤바뀌는 혼돈 속의 난장이었다. 그러나 마재윤 이후에 와서는 모든 것이 미리 정한 약속대로 이뤄지는 시나리오의 일부가 되어버렸으며, 이 시대의 저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뛰어난 유닛컨트롤 하나밖에 없었다. 승부는 수많은 변수들이 각각의 가중치를 갖고 간섭하는 거대한 함수인데, 경기양상 자체가 고착화되며 이전의 변수 대부분이 상수화 되었고, 변수라고 할만한 것은 무탈리스크 게릴라나 교전의 결과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저그 대 테란에서 양산형 시대의 시작이다.


13.5.

저그는 홍진호 이전과 이후로 나누면 간단하며, 거기서 나아가면 마재윤 이전과 이후를 추가할 수 있다. 마재윤 이후란 저그가 완성형으로 등장하지 않고 성장형으로 등장하는 시대이며, 그것은 드디어 저그에게 매뉴얼이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정석을 통해 강해지며, 이를 통해 응용을 하게 되는 수순을 저그도 밟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빠른 손이 그 선수의 강점 중 하나였으나 성장형 저그에 와서 이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되었다.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라바에 대한 것이야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으며, 그 이전에 그런 걸 몰라도 이길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라바관리와 병력운용의 우월함으로 경기를 압도하던 마재윤마저도 무탈리스크 컨트롤에 집중하게 만들어버린 저그와 테란의 양산형 교전은 수많은 저그를 묻어버렸고, 또 수많은 저그를 태어나게 했다.

새시대에 태어난 저그 중 하나로 한상봉을 들 수 있는데, 그는 대표적인 양산형 저그이다. 성장형 저그의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양산형 저그는 이전의 저그와 달리 라바에 대한 이해 없이 오로지 빠른 손 하나만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랐으나 거기서 그쳐버린 저그를 의미한다. 딱히 특별한 것도 없으며, 라바에 대한 이해는 이전의 저그들에 비하면 저급하기까지 하다. 양산형 저그라고 지적한 한상봉에게는 무탈리스크 컨트롤, 그것 하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방송사의 토너먼트에서 이름을 볼 수 있는 저그의 강자였다. 그러나 상위 라운드 진출에 끊임없이 실패하며 양산형 저그로서는 부딪힐 수밖에 없는 벽을 실감하게 했는데, 그것은 어쩔 수 없이 넘어야만 하는 라바의 벽이었다. 굳이 양산형 저그의 시초를 따지면 박성준을 들 수 있는데, 다만 박성준은 양산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독보적으로 빠른 손을 갖고 있었다. 그 정도 컨트롤이면 라바관리고 뭐고 다 무시해버릴 수 있다는 건데, 아쉽게도 양산형이라는 말처럼 한상봉의 무탈리스크 컨트롤은 뛰어났으나, 결코 독보적인 것은 아니었다. 한상봉이 부딪힌 벽을 라바의 벽이라 하였으나, 더 높은 컨트롤의 벽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결국 성장형 저그의 다른 이름인 양산형 저그가 양산형 딱지를 떼기 위해서는 최소한 둘 중 하나를 만족해야 했다. 라바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가, 혹은 그런 걸 몰라도 문제없을 정도로 컨트롤이 뛰어난가. 이 시기의 대표적인 저그는 이제동으로, 그는 이 두 조건 속에서 양산형 저그가 성장형 저그로서 완성형 저그에 도달하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13.6.

이제동에 대해서는 「양산형 쓰레기들에게 내리는 양산형 천벌」이라고 묘사한 적이 있다. 마재윤 이후의 저그들 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이제동인데, 그의 위치와 능력에 대한 평가는 마재윤에 비하면 극과 극이라고 할 정도로 상반된 것이었다. 마재윤은 프로리그 중심의 협회가 보기에는 반체제적인 인물이었으며, 고인규 MVP 사건이나 케스파 랭킹 조작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폄하당하고 억압받는 쪽이었다. 이 사태에 분노한 팬들이 적극적으로 마재윤을 옹호했으며 수많은 리뷰를 통해 마재윤이 갖는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려 했다. 이에 비해 이제동은 협회의 시스템이 주는 여러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프로리그 아래 성장했고 어느순간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게 되는데, 커뮤니티 내에서 이제동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다. 온실저그, 메카닉저그라는 평가가 보여주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이제동은 프로리그 전용으로 재배되어 프로리그 바깥을 나가면 바로 부러져버리는 연약한 저그이자, 오로지 연습한대로만 하고 연습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혔을 때는 블루스크린을 보내버리는 저열한 알고리즘을 가진 저그로 평가받았다.

이것은 프로리그의 시스템에 기인하는 부분이 큰데, 현행 프로리그 아래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1111체제」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맵'을 '한 명'이 '하나의 종족'을 상대로 '한 분기'동안 담당하는 체제"인 1111체제는 약체팀이었던 삼성전자 칸이 2005 후기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을 때 확인된 것이며, 지금에 와서는 모든 팀이 그 체제를 기본적인 운영기조로 선택할 정도로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당연히 저그는 저그가 유리한 맵에서 출전하며, 상대방 역시 같은 전략으로 응수한다. 저그가 프로리그에서 주로 만나는 종족은 저그였으며, 이제동은 가장 먼저 저그 대 저그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제동은 저그가 유리한 맵에서 저그 잡는 것밖에 할 줄 모른다는 비난은 비판이라고 하는 것이 어울릴만큼 타당한 것이었으며, 실제 이제동의 다른 맵에서 전적은 전무하다시피했고, 다른 종족을 상대로는 어정쩡한 운영을 하다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저그 대 저그전에서 인정받은 것은 앞으로 그의 성장에 있어서 행운으로 작용했다.

저그의 실력을 보고 싶으면 저그 대 저그전 성적을 보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한데, 초기 이제동의 저그 대 저그전은 조용호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다. '빌드에서 이긴다, 빌드에서 비기면 컨트롤로 찍어누른다'는 중기 저저전의 테마는 여러가지로 이제동에게 유리했는데, 무엇보다 저그가 가진 빌드 대부분이 저그 대 저그에 몰려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빌드싸움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경기양상을 가늠하는데 있어 저그 대 저그전의 접근성이 가장 높았다. 라바에 대한 이해가 없는 저그라고 할지라도 몇 가지 빌드의 상성관계만 가르쳐주고 연습을 시키면 바로 써먹을 수 있었다는 말인데, 여기서 이제동의 빠른 손은 저그 대 저그전에서 아주 유효한 것이었다. 조용호의 저그 대 저그전을 그대로 답습한 이제동의 그것은 결론만 놓고 보면 이제동 본인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용했는데, 초고속으로 이루어지는 저그 대 저그전을 끊임없이 연습하며 그 속도에 익숙해졌고, 이는 이후 다른 종족을 상대하면서도 속도전에서 밀리지 않을 기량을 연마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아가 안정적인 기량이 뒷받침되었기에 라바에 관한 여러 실험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재윤 이후에 와서는 저그 대 테란의 경기양상도 고정되었으며, 이때 이제동의 기량은 더욱 빛을 발휘하며 저그 대 테란전에서도 강자로 떠오른다. 한 시대에 저그 중 누구의 컨트롤이 가장 뛰어난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무탈리스크 컨트롤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무탈리스크를 나눠서 스커지를 요격하고 산개를 통해 아콘까지 잡아내며 많은 이들을 경악시켰던 봉준구, 건맨무탈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천적인 아콘까지 농락했던 조용호, 무탈리스크만으로 경기를 끝낼 능력이 있었던 박성준에 이어 이제동은 무탈리스크 컨트롤의 계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무탈리스크 게릴라로 딴 점수가 승부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양산형 저그 대 테란전에서 이제동의 성적은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제동은 온실저그였으며 메카닉저그였다. 상대방이 더블커맨드를 배제하며 경기를 뒤틀어버릴 때 이제동에게는 면역이 없었으며, 무탈리스크 게릴라가 실패하면 그 시점에서 패배확정이었다. 상대방이 강요한 양상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라바관리의 묘이자, 저그가 시전하는 마술인데 이제동은 그 부분에서는 확실히 수준이 낮았다. 실력이 뛰어난 건 알겠으나 딱히 대단한 건 없다. 이 평가는 변은종보다 이제동에게 더 어울리는 것이었는데, 워낙 뛰어난 컨트롤이 뒷받침되었기에 눈치채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이 부분에서는 박성준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으나 프로토스를 상대하는 경우에는 박성준에 비유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였다.

유닛의 컨트롤로 득점하기가 힘든 프로토스전에서 이제동의 약점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아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준 이하의 경기를 펼칠 때가 많았는데, 이제동이 자랑하는 무탈리스크도 커세어 앞에서는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을 나쁜 방향으로 경악하게 했다. 스스로 필살기라고 꺼내든 것이 1해처리러커였을 정도이니 이제동에 대한 어떤 비난이든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물론 이제동의 프로토스전은 승률만 놓고 보면 괜찮은 편이었으나, 이제동이 상대한 프로토스 대부분은 이 시기에 급증하기 시작한 양산형 프로토스들이었다. 강민의 더블넥서스를 기반으로 박지호가 틀을 잡은 프로토스의 운영은 김택용과 송병구에 와서 그 효용이 증명되었고 프로토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양산형이라는 라벨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들은 자신이 하는 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제시되고 정립되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다. 커세어를 뽑고도 3cm드랍에 당하거나, 소울라인에 돌격명령을 내리는 등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미친 짓을 생각없이 보여주는 프로토스, 이제동이 상대하며 승리를 얻은 프로토스 대부분이 이런 부류였으며, 그래서 이제동이 자신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기까지는 여러 번의 뼈아픈 패배가 필요했다.

양산형 저그가 부딪히는 벽은 라바의 벽일 수도 있고, 컨트롤의 벽일 수도 있다. 이제동은 보통의 저그는 좌절하는 컨트롤의 벽을 뛰어넘었으나, 결국 라바의 벽에 다시 한 번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양산형 저그는 성장형 저그의 다른 측면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동은 수많은 패배 속에서 확실히 성장했고, 어느 시점에 가서는 분명히 이 벽을 넘어갔거나 아예 부숴버렸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저그 대 저그전에서는 1해처리레어를 조용호에 이어 다시 한 번 등장시키며 경기 양상 자체를 뒤틀어버리는 시도가 등장한다. 나아가 라바관리의 묘를 살리며 빌드에서 뒤지고도 이기기 시작했으며, 탄압에 가까울 정도의 연승을 시작한다. 대 테란전에서도 공격타이밍을 분산시키며 수많은 테란을 흔들기 시작한다. 비록 박명수/박찬수와 같이 마재윤 이전 시대에 투쟁했던 다른 저그에 비하면 아직까지 부족함이 있고, 메카닉 테란과 같은 이질적인 테란에 대한 대처에서는 하자를 보였으나 이 시기의 이제동은 예전의 이제동과 같은 저그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박성준의 진화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제동의 성장은 저그의 새로운 완성형이 등장하는 것을 의미했는데, 새로운 완성형 저그는 경기양상을 고정하고 강요하는 것으로 이득을 보는 저그였다. 이는 특히 김택용의 등장 이후 약세가 시작된 대 프로토스 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마재윤이 몰락하고, 조용호와 심소명이 제거된 저그 진영에서 프로토스를 막을 수 있는 저그는 없었으며, 저그는 프로토스가 강제하는 경기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참한 패배만을 반복했다. 이 시기에 이제동은 이전의 비난이 무색할 정도로 프로토스를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저그로서 지지받았으며, 이제동의 성장은 괄목상대할만한 것이었다. 바로 네오 사우론의 등장이다.



각주 (1)
저그의 유산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용호를 적통으로 놓으려는 시도가 있다. 이는 저그의 완성자로 마재윤을 놓고 계보를 작성하려는 이들에게서 나온 것인데, 안타깝게도 여러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 무엇보다 조용호의 유산이라고 등장하는 것들도 여러가지인데, 이 중 무엇이 저그의 유산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가 있은 적이 없다.

이 장에서 적은 것처럼 저그의 초심자도 사용할 수 있는 빌드를 여러 가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남긴 것이 없는 홍진호와 대비하여 저그의 계보에서 조용호를 중요시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홍진호를 저그의 유산 논쟁에서 배제하는 건 옳지 않다. 애초에 조용호의 패턴이라고 부를만한 건 있으나, 빌드라고 제시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나마 나오는 것들도 레어에서 하이브까지는 공백이다. 그리고 조용호가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저그들의 강점을 자신 안에 녹여내려는 저그로서는 이색적인 시도 덕분이었는데, 그렇다면 조용호는 유산의 수혜자이지, 남긴 자는 아니다. 성장형 저그와 조용호, 그리고 박성준은 상당히 닮은 부분이 있어서 계보로 이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나, 마재윤과 관련해서는 타이밍의 고착과 같은 부정적 요소가 오히려 겹친다.

여러 선진적인 실험을 제시하고, 레어마스터와 하이브마스터를 대비하며 본격적으로 하이브에 대해 탐구한 최초의 저그였다는 점에서 조용호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한다. 분명히 마재윤 이전에 하이브를 자신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도입한 이는 조용호와 박태민밖에 없었으며, 글쓴이는 박태민의 하이브가 조용호에게서 왔다고 본다. 그렇다면 하이브로 마재윤을 파악할 때 조용호의 적통 논의는 타당할 수 있다. 그러나 홍진호가 제대로 보여준 라바관리의 묘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가야 한다. 마재윤의 라바관리는 동시대의 저그들 중에서도 최상위급이었다. 나아가 마재윤의 하이브 도피는 실력만 놓고 보면 그의 전성기가 지나가던 시점에 이루어진 것으로, 스타리그 입성 이전에 본좌 마재윤이라고 불렸던 저그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설명을 포기해야 한다.

그외에 저그의 유산 논쟁은 언제나 테란 앞에서 무너진 홍진호와 테란을 격파한 마재윤을 대비하여 관련성을 끊어버리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홍진호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저그의 한'이라는 것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예를 들어 KT 왕중왕전에서 그는 임요환, 김정민, 조정현을 모두 격파하고 우승했다. 정규리그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다. SKY 2001스타리그 상위입상자 대신 왕중왕전 상위입상자에게 시드 4장을 모두 준 네이트 스타리그를 떠올리면 네이트 스타리그 이전 리그는 SKY 2001 스타리그가 아닌 KT 왕중왕전이다. 이외에 출전선수는 스타리그 우승/준우승자 또는 상위입상자였는데, 본선인 왕중왕전의 출전자를 가리기 위한 예선으로 스타리그를 이해할 수도 있다. 이전에도 기욤 패트리를 2회우승자라고 소개하고, 우승자 홍진호를 이야기하던 온게임넷이 뒤늦게 저그의 한이라는 스토리를 위해 자신의 말을 뒤집고 멀쩡한 우승자의 지위를 박탈한 것은 유감이다. 굳이 마재윤을 칭송하기 위해 홍진호 대신 조용호를 가져올 필요는 없다. 홍진호는 지금의 평가도 상당히 폄하된 것으로 어떻게든 복원되어야 하는 저그이며, 홍진호와 어떤 관계로 설정이 되든 마재윤이라는 저그가 갖는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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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형 저그. 테란의 양산형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최연성이라는 걸출한 전략가의 존재 덕분입니다. 임요환, 김대건, 이윤열의 성과를 집대성해 완성한 테란완전 정복. 사실 이후 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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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7 00:59
수정 아이콘
요즘 제일 흥미있게 보는글입니다.
글쓰신분의 안목에 정말 감탄하고있습니다.
할루시네이션
08/07/07 01:04
수정 아이콘
저도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싶어요ㅠㅠ
08/07/07 01:13
수정 아이콘
필력과 통찰력에 참으로 감탄 합니다. 아마도 오랜기간 저그를 봐온 사람만의 내공이 엿보이는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허나 글쓴이의 이제동에 대한 평가는 조금 이르다고 생각 합니다. 무엇하나 대단할 것이 없는 저그...아직 이제동은 끝에 다다르지 못했고 모든 것을 보여주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그의 역사의 중간쯤에 와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05년 중반의 마재윤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고 생각하면 그 평가는 어떨까요...? 누군가를 평가 한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이라는 것은 정의 내린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업적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아직 이제동은 이릅니다. 마재윤 이후의 저그들은 최연성 이후의 테란들 처럼 어쩌면 끝에 다다랐을 메뉴얼의 정형화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듭니다. 특히나 테란전에 있어서 만큼은 마재윤이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 마재윤 보다 더 잘 할 수는 있을 지언정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는 없다. 는 것이 마재윤 이후의 저그들의 업 입니다. 이제동은 마재윤 이후의 시대에 무엇 하나 부족 할 것이 없는 자원을 가지고 살아가는 진보된 세대 이겠죠. 그렇다고 그것이 그를 폄하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재윤이 마지막으로 감당하지 못한 비수류 만큼은 이제동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는 저프전의 전투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 하고 있습니다. 테란전에 비하여 폄하 되지만 현대의 저프전 양상은 토스쪽이 앞서고 있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최상위 저그 몇몇을 제외하고는 토스와 5:5도 힘든 시점에 이제동 만큼은 아직 정형화 되진 않았지만 해법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후에 하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언젠가 네오 사우론 저그가 대프로토스전 저그의 정석이 될 날도 오지 않을까요? 뭐 지금이야 이제동급 피지컬이 아닌이상에야 네오사우론 저그의 구사는 힘들긴 하지많요.
마음의손잡이
08/07/07 01:14
수정 아이콘
이런 유저가 피지알러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타까울 뿐입니다.(아니 였었음으로 위로해야 하나요?)
펠쨩~(염통)
08/07/07 01:38
수정 아이콘
창천님// 네오 사우론은 이미 현대 저플전의 메인스트림이죠.
그리고
'이 시기에 이제동은 이전의 비난이 무색할 정도로 프로토스를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저그로서 지지받았으며, 이제동의 성장은 괄목상대할만한 것이었다.'
이 문장 하나로 이제동이 주인공인 다음편을 기대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저도 기대가 되구요.
코파지마
08/07/07 04:33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쓰려면 뭘 먹어야되는지.. 한 오천년먹은 산삼?
信主NISSI
08/07/07 07:0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약간의 이해를 위한 '딴지'를 하자면, 네이트배에서 시드는 KT배 우승-준우승자와 Sky2001의 우승-준우승자, 총 4명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스카이배 상위입상자라고 하기엔 조정현선수는 스카이배에서 예선탈락했으며, KT배 상위입상자라고 하기엔 임요환선수는 6명중 5위였죠.

사실 왕중왕전은 2000년만하더라도 정규리그와 '동일한 가치'로서 연속선상에 있었습니다. 프리챌배 우승-준우승자인 김동수-봉준구선수가 한빛배에서 시드를 받지 못했던 사건이 있었죠. 당시 커뮤니티에선 굉장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이것에 대한 반향이 네이트배에서의 '시드배정'이었는데, 시드를 2장에서 4장으로 늘린대신, 챌린지리그를 도입하면서 리그의 확장을 계획,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었습니다.

챌린지리그 체제가 완전히 '정착'되고, 이윤열선수에 의해 천하가 통일되면서 '왕중왕전'에 대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온겜에선 과감히 그전까지는 '매년'치뤄진 정기대회였던 왕중왕전을 치루지 않음으로서 정기대회로서의 맥이 끊겨버립니다. 굳이 '저그우승의 한'때문은 아니구요. 저그유저들은 기억하겠지만, 분명한 '한'은 있었습니다...
08/07/07 07:37
수정 아이콘
펠쨩~(염통)님// 네오 사우론 저그를 제대로 구사하는 선수가 몇이나 있는 지 궁금 합니다. 지난번에 한상봉 선수도 그런 식으로 경기 하다가 무난한 힘싸움에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구요. 아직 박성준 선수의 대 프로토스 전은 클레식 한 면이 있구요. 비수 더블넥의 자원력과 악랄한 견제를 다 받아 내면서 생산과 전투 확장을 반복 하며 그렇게 많지 않은 드론수를 유지하여 엄청난 지구력을 보이는 네오 사우론 저그는 현재까지 이제동 말고는 제대로 하는 선수는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네오 사우론 저그라고 불리고는 있지만 정형화 된 무언가가 있는 방법론은 아니죠. 다음편이 이제동 편이라면 정말 기대가 되긴 하네요.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이제동에게서 무언가를 쓰기란 참 애매한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彌親男
08/07/07 10:01
수정 아이콘
네오사우론은 아직 이제동의 전유물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동 선수도 아직 100% 네오 사우론 저그를 구사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꼭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는 참 잘 구사하더군요. 곰TV MSL S4 결승전이라던가..)

결국 전략이라는 것이 돌고돈다는 게 참 재밌네요. 사우론을 잡기위해 나온 고급 유닛의 활용, 더블넥. 그것을 잡는 전략인 소울식 수비형 저그.(뭐라 불러야 할지...) 그것을 잡아먹는 전략인 비수더블. 그것을 잡아먹는 네오사우론.
08/07/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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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섬세한 분석력과 엄청난 필력이네요.
영화 평론가, 시사 평론가 등 각종 '평론가' 분들이 이 정도의 분석력을 가진다면 좋겠군요...
arq.Gstar
08/07/07 10:50
수정 아이콘
그러나 병력운용을 통해 라바관리는 상당히 능동적인 것이 된다. 비유하자면, 고백을 했을 때 자신의 교제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달려있으나, 어느 정도의 이벤트나 사전조작을 통해 미리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안생겼으므로 이글 무효..ㅠㅠ
Legend0fProToss
08/07/07 13:37
수정 아이콘
아무튼 지금 현시점에서 이제동은 조금 독보적... 박성준은 테란전 못본지가 오래되서 좀 그런데... 이 둘을 빼면 찬수/명수형제가 있을텐데 둘다 테란전은 괜찮은거 같은데 토스전이 이렇게 계속 극복안된는게 신기함... 저그들은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가면다들 테란전보다 토스전이 더 쎄지던데
08/07/07 15:26
수정 아이콘
WizardMo진종 //안녕하세요~

저 블로그 원문 주소에 답변이 적혔더군요

가서 읽어보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WizardMo진종
08/07/07 15:47
수정 아이콘
Man님// 글쓴이가 저한테 원한이있는듯 하니 댓글은 지울랍니다. 나이먹고 열받아서 뭐하겠습니까흐흐
08/07/07 16:07
수정 아이콘
이런 말도 있죠. 홍진호를 잘못 이해한 저그 투신.
08/07/07 17:20
수정 아이콘
TeO님// 처음 들어본 말은데 어떤 내용인지요. 궁금합니다.^^
은은한페브리
08/07/08 12:5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이제동 선수 나올때 저그대 저그를 워낙 잘해서 그렇지 테란전도 무난한 운영으로 압살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던거 같은데..
물론 그때는 테란들이 뮤탈리스크에 무지 휘둘렸지만..
변칙으로 이제동 선수가 테란한테 진게 그렇게 많았나요? 전 이제동 선수는 테란전도 등장때부터 잘했단 기억이 있어서..
구리땡
08/07/09 02:54
수정 아이콘
창천님// 저도 물론 글쓴분의 애독(?)자 중 하나일뿐 임을 우선 밝힙니다.
이전 몇몇글을 보다보면 이제동에 관련된 부분에서만 유독 예민한 반응을 보이시는것 같은데요.
창천님께서 일전에 말씀하셨던 타인의 사견으로 좋게좋게 보시는 방편도 괜찮을것같습니다.
그간 있어왔던 특정 선수들의, 그 당시 여론형성등에 따른 일종의 데미지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선수 평가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부딪혀가며 예를들면 어떤때는 급물살도 타고, 어떤때는 대세에 잊혀져 조용하게 묻혀가며
그렇게 그렇게 이루어져 가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냉혹한 평가절하가 있을수도 있고
편견과 지나친 물타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모든 것들은 그간 경험에 미뤄보자면.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정립되고 자정되어 갔지 않던가요. ^^
("그 선수 아직 잘나간다고 생각한다, 어찌될지 모르니 진정 끝나고 나서 평가해라!!" - 약간 딱딱하게 표현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모드로 글쓴분께 약간 돌려 주창하시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좀 어긋나는 부분이 없지않지는 않은지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다음편 이제동선수 스토리 정말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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