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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10/31 02:12:26 |
Name |
JokeR_ |
Subject |
깨어나세요, 용사들이여! |
전 프로리그를 그닥 챙겨보는 편은 아닙니다.
유일하게 즐겨찾는 피지알에서 소식통만을 보는 편인데 역시 대부분의 성토는 티원(그리고 케텝)의 부진인 것 같네요.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티원에 대한 애정은 그 분과 악마를 계기로 시작되었는데 점점 암흑기에 젖어있는 모습을 보자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네요. 그 분의 군입대 이후로 급격히 추락하는 성적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티원. 전상욱, 고인규, 최연성, 오충훈이라는 극강 테란을 가지고도 기합이 빠져있는 모습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됩니다.
박성준 선수의 입단으로 양박시대가 다시 도래하는가에 대한 기대도 이제는 무의미해진 것도 아닌가 합니다. 마무리박이라 불리던 박용욱 선수는 프로리그에서의 소식조차 들을 수 없고, 이병민 선수를 상대로 SCV올킬이라는 경악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김성제 선수도 2군으로 밀려 올라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괴물스러운 경기를 보여준 최연성 선수도 어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게임에 흥미를 잃은듯 승리에 욕심이나 경기에 열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리빌딩의 과정이라고 하기엔 좀 지나치게 부진이 오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충훈 선수나 도재욱 선수의 재발견이 있었다지만, 있으면 뭐합니까? 티원은 여전히 부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만 높아져갈 뿐인데요.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명예로운 영광과, '티원을 어떻게 이겨?' 라고 말하던 타팀의 원망섞인 목소리도, '티원이 최고다' 라고 자랑스러워하던 팬들도, 저 멀리 시간 속으로 사라져가는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듭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걱정됩니다. 그나마 선수들의 마음을 달래주던 팬심마저 사라지면 어떡하시렵니까? 주훈 감독님. 부탁합니다. 마음 속 어딘가에서 잠들고 있는 용사들을 깨워주세요. 광안리에서 관객들의 수많은 함성 속에서 일구어낸 영광들이 그저 반짝거린 것 뿐이었다고 말하긴 너무 아쉽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기고 싶은 마음이야 팬들보다 훨씬 많겠지요. 하루하루를 모니터 앞에 앉아서 아파오는 눈과 목을 참고, 패배의 눈물을 삼키면서 연습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어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까? 팬심이라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과거가 영광으로 가득했던만큼, 그 기대감이 컸던만큼, 선수들에 대한 애정만큼,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면 실망하고 욕하지만 그래도 좋아하고 응원하는게 부정할 수 없는 팬심입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더 부담감을 준다고 마음 속으로 외치고 싶으실겁니다.
그래도 팬들은 티원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실날같은 희망을 안고 집에서 보든, 경기장을 찾든, 무조건 티원 파이팅! 을 외칩니다. 힘드시더라도 주훈 감독님의 능력은 과거에서부터 검증받아오지 않았습니까? 수년간 티원의 감독으로서 영광을 일구어낸 선수들을 이끈 사람은 주훈 감독님입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선수들을 격려해주시고, 때로는 호랑이처럼 선수들의 잘못을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그래야 잠들고 있는 용사들이 조금이라도 눈을 뜨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최연성 선수에게 한마디 하고싶습니다. 연성 선수, 사실 전 연성 선수를 예전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티원은 좋아해도 최연성은 싫다라고 말하던 저였습니다. 과거 박성준 선수, 이윤열 선수, 강민 선수까지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만 압도적으로 이기는 연성 선수를 당연히 좋아할 순 없었죠. 하지만 현재 티원에게 있어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연성 선수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성운수로 유명했던 관광전문 운전기사가 아니십니까? 운전기사가 버스를 운전하면서 마음껏 관광시켜 드려야지 이렇게 맨날 당하기만 하면 어떡합니까? 운전이 지겹다구요? 그래도 당신은 운전을 해야합니다.
물론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그닥 유쾌한 여행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티원의 대부분 팬들이 연성운수를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는걸 알아주세요. 연성 선수는 이미 그 분이 발굴했다는 소리를 받았던 청년이 아닙니다. 당신은 어느새 수많은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동기를 부여해야하는 짐을 어깨에 짊어진 기둥이 되었단 말입니다. 승리하면 '괴물이 부활한다!' 라고 외치다가도 어느새 허무하게 져버리는 당신을 보며 한숨을 쉬고, '부활은 개뿔' 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나 아직 안죽었다' 라고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나요? 조금 늦은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박성준 선수와 한팀이고, 티원의 부활을 바라는 팬으로서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깨어나세요, 티원의 용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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