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3/03 21:02:20
Name Jonathan
Subject 정보를 얻어오라!!
프로토스와 저그의 경기에서
항상 거론되는 프로토스의 딜레마.

"네가 뭘 하는지 알 수 없다".

오늘 김택용 선수의 승리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오늘 경기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정보력'에 있다는 것을
김택용선수는 실제로 보여주었습니다.


1. 초반 프로브 정찰.

초반 일꾼 정찰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입이 아플만큼 경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김택용 선수의 프로브는 참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그는 자원채취를 하는 상대방 드론을 건들이거나 하는 불필요한 행동은 거의 취하지 않았죠. 오직 마재윤 선수의 앞마당 해처리를 방해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척 하며, 마재윤 선수의 빌드를 확인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 경기에서 두번째 해처리가 지어진 이후 김택용선수의 프로브는 상대방의 본진을 끊임없이 돌게 됩니다. 육상트렉을 돌듯이 상대방의 본진 주위만을 도는 모습을 보이죠. 이 프로브는 결국 레어이후의 테크까지도 확인하고 미네랄 50의 값어치가 아닌 500이상의 값어치를 해내고 죽는 첫 영웅이 됩니다.

2. 질럿 하나 찌르기.

초반 프로브의 활약은 그냥 '적 본진에 살아있음'입니다. 쓸데없는 행동없이 그저 본진 크립 반경근처를 맴도는 것과는 달리 처음 생산된 질럿은 굉장한 활약을 하게 됩니다. 질럿 하나 찌르기. 이것은 저그의 입장에서는 저글링 2마리를 뽑을 것을 4마리로, 4마리를 6마리로 늘려야 하는 부담감을 주며, 그 보다는 일꾼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도록 유도하여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초반 원 프로브와 같이 그냥 죽어도 되는 그 질럿의 역할은 사실 그 이상의 목적이 있죠. 그것은 본진 주위를 돌고 있는 프로브와 마찬가지로 앞마당 및 삼룡이를 먹고 있는 크립안 저그의 테크트리를 파악하는 것이었죠. 오늘 김택용 선수의 원 질럿은 역시 100이 아닌 1000의 값어치를 해내고 산화하는 두번째 영웅입니다.

.. 이렇게 본진과 그 외의 저그 크립에서 지어지는 건물을 보게 되면서
프로토스는 마치 상대방이 비젼을 켜주고 경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라 김택용 선수는
그 이상의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합니다.

3. 커세어 정찰.

초반의 원 커세어는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본진 근처의 오버로드 한기 정도를 잡아내면 성공이죠. 그러나 그 커세어는 다른 임무-정찰이라는 임무를 가지고 스타게이트에서 생산됩니다. 김택용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생산되는 커세어를 상대방 진영에 찌르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오류를 완전히 무로 돌립니다. 오늘의 경기를 보면 커세어로 상대방의 상황을 확실히 알아본 후, 자신의 본진에 포토캐논을 짓는 침착한 모습을 보이죠. 확실하지 않은 정보에 미리 반응해서 자신이 준비하고 의도하는 계산된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모습, 그것이 오늘의 김택용 선수였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아 동료 커세어와 같이 무한의 힘을 발휘한 첫 커세어가 오늘의 세번째 영웅입니다.

4. 빠른 한방병력 진출.

김택용선수는 몇마리의 드라군, 몇마리의 질럿, 소수 템플러, 아칸, 커세어 등의 조합으로 이상하게 한 타이밍 빠른 공격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병력은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마재윤 선수의 체제변환 타이밍을 알고 있어서 그 약한 타이밍을 찌르는 것이고, 둘째는 삼룡이 멀티를 먹기 위한 시간 벌기이며, 셋째는 상대방의 병력을 파악하기 위한 선봉대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 3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기 직전의 선봉대를 투입하여 많은 효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병력은 김택용선수의 입장에선 죽어도 되고, 실패해도 되는 병력이었고, 마재윤선수의 입장에선 갑자기 들이닥친 급습이었습니다. 어쨋든 그 소수조합의 한방병력은 마재윤선수의 병력상황을 체크하는 세번째의 훌륭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였으며 장렬히 싸움을 이끕니다. 이 실미도에서 키워진 듯한 첫 병력이 오늘의 네번째 영웅들입니다.

5. 다크템플러, 보이지 않는.

이리저리 이끌림을 당하게 되는 저그의 입장에선 평소에 잘 하던 플레이도 꼬이기 마련입니다. 김택용 선수는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 마재윤 선수에게 잽이 아닌 강력한 펀치로 다크템플러를 사용하게 됩니다. 초반 생산된 다크템플러는 상대방의 멀티체크 및 교묘한 기동으로 일꾼견제의 목적으로 상대방의 여러 지역으로 각기 파병됩니다. 이 다크템플러의 등장은 가뜩이나 바쁜 저그에게 또 다른 컨트롤을 요구하면서 심리적인 압박을 주게 되죠. 이 뿐만이 아닙니다. 김택용 선수는 다크템플러를 공수부대의 용도로까지 쓰게 됩니다. 병력싸움에 한창인 상대방의 후미에서 일꾼을 죽이고, 스포닝풀을 깨는 등 보급기지를 무력화시키면서 결국 주력과 주력의 한방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죠.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다크템플러, 오늘의 다섯번째 영웅입니다.


그 이후에 계속되는 공격.
러쉬. 그리고 마재윤 선수의 GG.
김택용 선수의 승리.
오늘의 1,2,3경기에서 보여준 김택용 선수의 승리 공식이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상대방을 아는 것'
'프로토스인 내가 저그인 너를 아는 것'

아주 간단한 진리였죠.
그리고 김택용 선수는 보란 듯이 이를 증명합니다.

'비젼을 켜준 너는 나를 이길 수 없다'
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초반 프로브부터, 다크 템플러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닛 하나하나에
'정보를 얻어오라'는 임무를 계속해서 부여하는
김택용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 임무를 확실하게 이행하는 그의 부하들을 보면서..

김택용 선수는 프로토스의 한 축이 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프로토스의 군대.
지칠줄 모르는 승리의 연속.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으로 인해 프로토스 제국의 백성들은 기뻐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도 혁명가 당신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군요.

"정보를 얻어오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루비띠아모
07/03/03 21:09
수정 아이콘
프로브로 해처리를 못피게 방해도 많이 했지만 드론을 계속 건드려주기도 하던데

어쨌든 프로브가 승리의 주역중의 하나인것은 분명합니다.
평소에 마재윤선수에게 붙어있던 정찰의 신이 이번에는 김택용선수에게 붙은 느낌이랄까요

특히 프로브정찰-프로브가죽자질럿정찰-질럿이죽자커세어정찰로 이어지는 정찰콤보는 정말 대단합니다
파에톤
07/03/03 21:10
수정 아이콘
예전 박용욱선수의 악마의 프로브가 겹쳐보이는 듯했죠.
큐리스
07/03/03 21:13
수정 아이콘
더 훌륭한 점은...
위의 것들을 다 수행하면서도 물량이라던가 빌드 올리는 타이밍이라던가 하는데에 소홀함이 없었다는 거죠.
정찰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정찰하느라 생산이 안 된다거나 건물을 늦게 짓는다거나 하면 정찰 안 하느니만 못 할 때가 많은데...
오늘의 플레이는 완벽 그 자체였다고 봅니다.
솔직히 다시 해도 그만큼 잘 할 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어요.
(물론 다시 해도 잘 하겠죠!!)
프로브무빙샷
07/03/03 21:21
수정 아이콘
프로브와... 다크템플러....
오늘같은 경우에는 왜 지금껏 토스가 대저그전 정보전에서 밀렸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경기대부분의 순간에 김택용선수는 마재윤선수를 보고 있었죠..
07/03/03 21:21
수정 아이콘
갑자기 경기분석글들속에 김택용선수 축하글이 뜸해졌네요.김택용 선수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최연소 우승, 그리고 로얄로드, pgtour 저그전 승률이 장난이 아니었다는점, 그리고 결승전 이전의 저그전 자신감 등등을 볼때 절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고 보입니다.
프로토스의 본좌의 길을 걸어 플토의 한을 풀고 스타 춘추전국시대가 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9805 몽상가, 마에스트로, 체게바라, 버서커, 소닉 부스터... 플레이만큼 진화하는 별명들 [4] 에브리리틀씽3741 07/03/04 3741 0
29804 택용선수 미안~ [3] bandit3915 07/03/04 3915 0
29803 마재윤이 거품이라느니..그런말좀 삼가했으면.. [37] 바이폴라4996 07/03/03 4996 0
29802 2.69%가 100%가 되는 순간...... [11] 골든드라군3676 07/03/03 3676 0
29801 기욤의 현신이 돌아오다. [4] rakorn4080 07/03/03 4080 0
29800 마재윤 선수 괜찮습니다.. [11] 아린셜이움4178 07/03/03 4178 0
29798 마재윤선수, 그리고 화룡 점정;; [4] 냠냠^^*4098 07/03/03 4098 0
29797 아아.. 다들 지금 저 재수생이라 컴 못하니 낚는거죠 =ㅁ=;;;!!?!! [15] lxl기파랑lxl4344 07/03/03 4344 0
29796 살을 주고 뼈를 친다, 뼈를 주고 숨을 끊는다. [22] Kai ed A.4827 07/03/03 4827 0
29794 전 마재윤선수 팬이지만 그다지 좌절먹진 않았습니다. [7] 고인돌4220 07/03/03 4220 0
29793 마재윤에 대한 오해. [21] S&S FELIX5651 07/03/03 5651 0
29792 기사만 보고도 전율이일다.... [2] 2초의똥꾸멍4536 07/03/03 4536 0
29790 마재윤의 패배 이유 [25] 김성진5497 07/03/03 5497 0
29789 절대 본좌, 역대 최강 본좌란 수식어는 잠시 보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149] 김주인7464 07/03/03 7464 0
29786 김택용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정말 무서운거였군요.;;; [6] 김호철4771 07/03/03 4771 0
29785 결승전을 보고 나서.. [7] 매트릭스3734 07/03/03 3734 0
29784 마재윤, 그에겐 약이 된 결승전, [19] 4410 07/03/03 4410 0
29783 산왕........ 그리고 마재윤 [3] 미소속의슬픔4299 07/03/03 4299 0
29782 곰TV MSL 결승전 시청후기 [1] 그를믿습니다3688 07/03/03 3688 0
29781 정보를 얻어오라!! [5] Jonathan3935 07/03/03 3935 0
29780 아아.. 김택용.. 아아.. 마재윤.. [8] 블러디샤인4456 07/03/03 4456 0
29778 아, 이 복잡한 심경. 아무도 이기길/지길 원치 않았는데.. [4] e-뻔한세상3871 07/03/03 3871 0
29777 믿고싶지 않습니다. [2] Black_smokE3817 07/03/03 381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