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28 20:24:29
Name jyl9kr
Subject 저그는 이렇게 잡는 거다. =서바이버 리그 김택용 vs 김정환=
토스에게 있어서 저그는 '재앙' 그 자체 입니다.
저그의 능수능란한 체제변화, 재빠른 기동성 등등... 이 모든 것들이 토스의 약점을 너무나
도 아프게 파고들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토스가 다전승제에서 저그를 이길 때는 무언가 특
별한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오늘 김정환 선수를, 스코어 상에선 2:1이었지만 경기 내적인 측면에선 2:0이라고 해도 이
상하지 않게, 그야말로 압도적으로 밀어붙인 김택용 선수 역시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었
습니다.

-저그를 머리 끝부터 잡고 뒤흔들어라.

저그에게 시간을 주면 그만큼 게임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왜냐하면 저그에게 시간
을 준다는 것 자체가 곧 저그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기동성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상
태를 만들어준다는 뜻이 되는 것이거든요. 일단 기동성이 한번 발휘되기 시작하면 기동성
이 떨어지는 토스는 이리저리 흔들리다 결국 올멀티를 먹은 저그에게 무너지게 되는 것이
프저전에서 토스가 패하는 전형적인 스토리이지요.

그렇기에 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손쉬운 승리, 압도적인 승리를 따내기 위해선 시종일관
게임의 주도권을 지고 저그를 뒤흔들어야 됩니다. 저그가 기동성을 발휘하기 힘들게끔요.

오늘의 김택용 선수의 플레이는 전성기 시절 박용욱 선수의 vs저그전을 연상시켰습니다.
초반부터 타이트한 압박으로 시작하여, 점점 더 그 압박의 강도를 더해가 저그가 뭘하기
도 전에 게임을 끝내버리는 박용욱 선수의 vs저그전을요.

초반을 하드코어로 시작하지만 않았을 뿐이지 초반부터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저그의 모든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시종일관 저그를 가두어두는, 저그를 들쑤시는 플레
이를 펼쳤습니다.

저그의 기동성은 특히 공격에서 그 빛을 발합니다.
그러나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고 저그를 뒤흔드는 플레이에, 상대 저그는 저그가 갖는 최대
장점인 기동성을 방어로 활용하는 비효율적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결국 압박 뒤
에 이어지는 스트레이트-한방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눈을 떠라.

토스에게 있어서 저그가 재앙인 데에 가장 큰 이유는 어찌보면 정찰의 어려움 탓일 겁니
다. 저그는 초반에 오버로드 정찰을 통해 토스가 무얼하는지 뻔히 다 알고 시작할 수가
있지만 토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첫 정찰 프로브가 잡히는 것을 시작으로 토스
는 끊임없이 고민에 시달려야 합니다.

기초유닛인 마린부터가 지상, 공중 공격이 모두 가능하여 상대적으로 저그가 무엇을 택하
든 적어도 그 유닛 자체에 게임이 무너지는 경우는 적은 테란과는 다르게 토스의 경우엔
저그가 뮤탈이냐, 히드라냐 에 따라 그것만으로도 곧바로 게임이 끝나버리기도 합니다.
기초 유닛인 질럿은 공중 공격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토스의 입장에선 언제나
레어 이후 저그의 선택에 대해 노심초사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김택용 선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첫 정찰 프로브로 레어 이후의 테크, 멀
티 체킹 등등 그 모든 것을 다 해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저그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했
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그가 무엇을 하는지만 안다면 토스의 입장에선 딱히 저그가 무섭
지 않습니다. 토스는 테크가 딱딱한만큼 서로 간에 상극인 테크가 토스 쪽에 유리하게 맞
물릴 경우 타 종족에 비해 족히 2배 이상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저그의 의도를 모두 파악한 프로토스에게 더이상 저그는 재앙이 아니었습니다. 상성대로
인 테란보다도 더 잡기 쉬운 껌에 불과했습니다. 김택용 선수는 저그의 틈을 시종일관 찔
러대 저그의 기동력을 완벽하게 봉쇄시킨 뒤 깔끔한 승리를 따내었습니다.


오늘의 김택용 선수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토스가 저그를 잡는 교과서적인 플레이 그 자체
였습니다. 플레이 하나 하나에 잘벼려진 칼과 같은 예기가 감돌더군요. 이와 같은 추세라
면 당분간 김택용 선수의 파죽지세는 계속 될 듯 싶습니다.

p.s. 쓰는 사이 볼펜이...으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9/28 20:28
수정 아이콘
으으 착각을...OTL...

-수정했습니다.
지수냥~♬
06/09/28 20:29
수정 아이콘
볼판 중계 게시판에 있어용 ㅇㅁㅇ;
06/09/28 20:35
수정 아이콘
여기에 하나더 추가하고 싶네요. 아껴라! 라고. 역대 저그전 승률이 좋은 플토들의 특징이었죠. 질럿을 내 목숨처럼 여겼던... 모습들...
후회하지마
06/09/28 20:36
수정 아이콘
참 부드럽게 게임합니다. 쓸데없는 움직임이 없네요.
06/09/28 20:43
수정 아이콘
운으로 이겨야함
메디쿠
06/09/28 20:54
수정 아이콘
요즘 종족간 트렌드가 역상성이던데.. 토스도 한건 해내나요;
먹고살기힘들
06/09/28 21:02
수정 아이콘
이 경기와는 상관없지만 최연성 선수 ief에서 마재윤 선수를 2:0으로 이겼습니다.
그래서 스갤에선 이재호 선수 또 묻히는 분위기... 안습이네요 ㅠ.ㅠ
06/09/28 21:03
수정 아이콘
저그를 상대하는 새로운 트랜드인가요? 이렇게 올인도 아니면서 저그한테 압박을 느끼게 하는 플토 패턴이 있었던가요? 그리고 수비가 장난 아니네요. 저그전 플토 수비는 강민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김택용이라고 말해도 될듯. 정말 저글링을 프루브로 예술적으로 막는거 하며 캐논 깨는 타이밍 딱 재서 아콘 생산 및 하이템플러 마나 채우는거 하며 한 단계 기술이 높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빨리 마재윤이나 김준영 선수와 싸워봐야 정확한 실력이나 아님 압박 전략의 강력함을 측정할 수 있을듯 합니다.
06/09/28 21:05
수정 아이콘
수비형이 갔으니 다시 압박형의 시대가 올 때가 되었죠. 2003년도 후반, 2004년도 초반 프로토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시대에서 대 저그전 트렌드는 강민 선수를 제외하곤 전부 다 압박형이었습니다.
연아짱
06/09/28 21:10
수정 아이콘
김택용 저그전 연습상대는 투신 박성준이거든요... 덜덜덜

어지간한 공격은 우습지도 않을 듯 하네요

김택용 선수의 놀라운 점은 뛰어난 공수밸런스입니다
더블넥을 하는데도, 하드코어질럿러쉬 느낌의 압박을 합니다(평점 코멘트에도 썼어요 ^^;)
그렇게 시종일관 압박을 하는데도 수비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2경기 때는 그 밸런스가 잠깐 무너졌지만, 1, 3경기는 그야말로 제대로 수비했지요

보통 토스들이 초반에 압박스타일이거나, 수비하다가 모아서 한방러쉬의 두 패턴으로 크게 나뉘기 마련인데
김택용 선수는 그 패턴을 경기 중에 아주 유연하게 넘나듭니다
진짜 놀라운 프로토스에요
06/09/28 21:16
수정 아이콘
저그의 공격력이 극대화된 지금 같은 시절에 압박으로 올인을 하지 않으면서도(멀티 따라갈만큼 따라가면서) 줄기차게 압박이 들어가는 패턴은 잘 못 본듯 합니다. 옛날의 압박은 올인성 압박이거나 초반 압박후 중반부터 멀티 시작하며 수비(박용욱 선수가 한창 잘 나갈때 패턴) 이지 않았나요? 이렇게 멀티하면서도 계속 압박해 나가는 패턴은 저는 꽤 낯서네요,
06/09/28 23:37
수정 아이콘
멀티하면서도 압박해 들어가는 경기를 간혹 공방에서 겪게 되지요. 그리고서 그 게임을 지고 나면... 그냥 담배 한개피 입에 물지요.
저그 유저로서 지고나서 가장 기분 안좋은 경기가 김택용선수가 오늘 보여준 그런 경기죠;;
06/09/28 23:54
수정 아이콘
이 선수 진짜 물건이네요..
다음주 OSL기다려집니다.
06/09/29 01:18
수정 아이콘
박용욱선수는 초반 압박으로 얻은 이득을 '절대' 놓치지 않고
계속적으로 이어나가다가 중후반쯤에 악마같이 저그를 발라버리는 스타일이였지요...
박용욱선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원게이트에서의 원프로브원질럿푸쉬
투or쓰리 게이트 질럿 찌르기,.. 제가 가장 사랑하는 그의 플레이는
역시나 원프로브 원질럿 푸쉬 입니다요.ㅣ
모또모또
06/09/29 06:27
수정 아이콘
하여튼 피지1등들은 다들 잘하네요 오영종, 고인규, 김택용까지;;
sway with me
06/09/29 15:45
수정 아이콘
엄청 강력한 압박~!! 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게임 중 시종일관 적절한~ 수준의 압박을 유지합니다.
적절한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마지막에 끝장을 낼 수 있는 한방이 준비됩니다.
오~ 정말 잘 하는데. 이런 얘기가 계속 머리 속에 맴돌게 만들더군요.

소위 운영이 좋다고 회자되는 저그들과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프로토스가 이기기 힘든 건 운영에 능통한 저그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970 '차라리 댓글을 달지 말던가.' [18] K.DD5353 06/09/28 5353 0
25969 제대로 보여주는군요! 슈퍼테란!!! [21] Kori5273 06/09/28 5273 0
25968 MBC게임, '임요환 V120' 방송 경기리스트 미리보기? [19] Altair~★5537 06/09/28 5537 0
25967 저그는 이렇게 잡는 거다. =서바이버 리그 김택용 vs 김정환= [16] jyl9kr4659 06/09/28 4659 0
25966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열번째 이야기> [31] 창이♡4820 06/09/28 4820 0
25964 서바이버 진행되고 있습니다. [44] SKY924058 06/09/28 4058 0
25963 세 가지 질문. [3] Sohyeon4286 06/09/28 4286 0
25962 웨스트 클랜 목록 [59] 메타루13272 06/09/28 13272 0
25961 스타크래프트리그 역대 지방투어 기록 총 정리 [27] Altair~★4781 06/09/28 4781 0
25960 한국은행 운전사와 경비원의 평균 임금이란 기사를 보고.. [10] [NC]...TesTER5349 06/09/28 5349 0
25959 임요환 선수에 대한 인터뷰 방송 참가를 포기하며.. [1] GutsGundam4037 06/09/28 4037 0
25958 [proposal] the Real 종족 최강전 [16] 크리스4307 06/09/28 4307 0
25954 10월 8일에 예매했을껄 ... ( __)y-~ [7] Lunatic Love4762 06/09/28 4762 0
25953 [소설] 殲 - 12.結 (결) 퉤퉤우엑우엑4135 06/09/28 4135 0
25952 버스에서의 에피소드 [12] Timeless3971 06/09/28 3971 0
25951 MMORPG유감... [26] 그를믿습니다3960 06/09/28 3960 0
25950 글쓴이의 책임 그리고 읽는자의 책임 [3] 황태윤4616 06/09/28 4616 0
25947 태란아!! 다시 태어나!! (그리고 최총 테크트리, 확장, 역상성..) [14] iloveus4288 06/09/28 4288 0
25946 스타에서 과연 상성이라는건 있을까? [13] 왕초보로템매4513 06/09/28 4513 0
25945 신한스타리그 2 16강 1주차 - 오프감상후기 [7] 여자예비역4068 06/09/28 4068 0
25944 또 하나의 스타를 보는 재미- 치어풀 [12] 플토는 나의 힘4200 06/09/28 4200 0
25943 흔들리는 테란 ... [23] 5263 06/09/28 5263 0
25942 PGR 3대 저널리스트. [19] K.DD5060 06/09/27 506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