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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27 12:38:02
Name 깐따삐야
Subject 영화 "파리대왕"을 보고...(영화보신분들만 봐주세요)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2005년 겨울 대학 정치강의시간이었다.
그리고 2006년 9월이 끝나가고 10월이 돌아오는 이 시점.
이 영화가 잊혀지지않아 다시 한번 보았다.




알수 없는 무인도에 떨어져버린 소년무리들.
보장 된 사회에서의 생활이 익숙했던 그 소년무리들은 그 외딴 무인도에서 구조될때까지 원만하고 합리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도시에서 하던 생활을 표본으로 하여 몇가지 규칙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전에 있던 사회에서 지위가 가장 높았던 랄프가 대장으로 선출되고 한 동안은 랄프의 명령을 따라 잘 이행하는 듯 보이지만 잭의 새로운 방식으로
점차점차 소년들은 잭에게로 마음이  기울고 하나둘씩 빠져나가더니
끝내 랄프와 그의 합리적이고 박식한 친구 피기 둘만이 남게 된다.
사회를 통제하기위한 권력이 사라져버린 바탕에서 획득한 자유는
잭의 잔인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나게 하였고 잭의 무리의 공격적인 성향은
거듭되고 거듭되어서 끝내 사람을 죽여도 무덤덤한 상태로까지 가게 된다.
잭의 무리의 파괴적인 모습에 대항하여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지킬려던 랄프는
급기야 잭의 무리에게 쫓기게 되고 쫓기고 쫓기던 중에 구조대를 만나 극적으로
생존에 성공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었던 것은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구조가 될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 랄프
합리적이며 박식한 랄프의 친구 뚱뚱한 피기.
면허도 없는 어린나이에 차 몰고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여자랑 자본 경험도 없는데
여자랑 자는 게 좋다고 말하며 아무런 제한이 없는 무인도에서 자신의
공격적인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잭.
그리고 잭에게 동조하는 소년들.


이들은 랄프가 정한 규칙에 따라 생활을 지속하는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거에 대항하는 잭의 등장으로 처음에 정한 규칙들은 무참히 깨져버리고
잭에게 동조하게 된다.
처음의 잭도 랄프를 대장으로 임명하는 것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잭은 파괴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어 랄프에게
너를 따르지 않겠다는것을 공포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새로운
집단을 결성한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규칙과 행동이 정해질 수 있다.
잭이 무인도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규칙을 정해 살아남으려는 행동은 정당하다.
잭의 공격적인 성향으로의 변모가 나쁘다는것은 아니다.
아마 잭은 전에 있던 사회에서 자신의 공격적이고 파괴적이고 이털하고 싶은 본능 억제해왔던 것 같다. 그걸 억제하지 못해 터진게 무면허 고속도로 사건인 듯 하고.
문제는 이게 아니라 왜 소년들은 랄프를 따르지 않고 잭을 따르는 것일까?
잭의 그런 방식에 대항하지 않고 동조하는 것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첫째로는 이들이 구조될 희망을 버렸기 때문이고.
둘쨰로는 이 영화에서는 인간은 원래 공격적이고 망각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그렇게 설정한것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솔직히 아무것도 제약할수 없는 무인도에서라면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본능적으로 생각의 여과 없이 행동하는 것이 더 편하지 않을까?




인간이 얼마나 망각적인 동물이라는 것은 아이들의  어른 기장의 존재 인식을 보면
알수 있다.  이들은 막 처음 떨어졌을때는 이 어른 기장을 보호하며 보살핀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어른 기장의 존재를 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왜? 인간은 자기 중심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돌보게 우선인게 인간이다.
그것을 마치고 여유가 있을때나 남들을 돌아볼 수 있는 거지. 소년들에게는
자기 자신 돌보기도 어려운 마당에 어른 기장 돌 볼 여유가 없었던 거다.
어른 기장이 캠프를 이탈하는데도 소년들은 이것의 인식을 하지 않는다.
끝내 어른기장은 한 동굴에서 기거하게 되고. 초중간에 한 소년과 어둠속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한 소년의 첫 말로 소년무리들은 그 첫 말을 의심을 하긴 하나 끝내 이 첫말 그대로 인식하게 된다.
"괴물"이라는 말. 이 처음의 말로 이 어른기장은 괴물로 잘못 인식 되고 이 말은
퍼지고 퍼져 이 동굴에 들어가서 직접 보지 못한 소년들도 그 동굴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고 인식을 하게 된다.
어느 누구도 기장 아저씨가 아닐까라는 의심을 품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그 때 한 소년이 이러한 소문에 속지않고 자신이 직접 가보기로 결심한다.
아마 이 소년이 거기에 가게 된게 직접확인 하고싶은 호기심인지 아니면 기장아저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의 느낌상으로는
후자 쪽이 아닌가 싶다. 이 소년은 동굴에 들어가 그 괴물의 정체가 사실은
어른기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러 가지만
이 우매한 소년무리들은 진실을 알고 이것을 모두에게 알릴려고 온 그 소년을
있지도 않은 괴물이라고 매도하여 죽이게 된다.
여기서 이 소년무리들은 또 하나 망각하고 있다.
뛰어오는 저 소년을 보며 저것은 누구야 하는 의심을 가진 소년이 하나도 없다.
한쪽은 고기뜯으며 잔인하게 놀기 바쁘고 다른 한쪽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바빴으니....


여기서 재미있었던 것은 소년들의 자기 합리화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진실을 알고 알리려 온 소년을 괴물이라고 매도하여 죽인 후의 모습을 보면
죄책감을 드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이내 그것은 괴물이었어라면서 자기합리화
하는 모솝을 보여준다. 거기에 한 술 더 떠 랄프의 친구 피기는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랄프앞에서 그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어둠이라서 다 공포에 질린 상태였다면서
그럴수 밖에 없었다라는 그럴 듯한 자기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의 개죽음 앞에서 그것은 어쩔수 없었다라든가 그것은 괴물이었어라는 자기합리화 하는 모습을 보며 섬뜩하기도 한데 이런 모습이 더 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기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박식한 소년이지만. 영화에서는 이 피기의 모습을
요즘 흔히 말하는 비호감 주는 외형을 형성하고 있다.
뚱뚱한데다가 안경까지 쓴 피기는 바르고 합리적인 말을 하지만
빈번히 소년들에게 무시를 당한다.
이들에게 해를 가하는 말이나 행동을 한건데도 아닌데 말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기억이 남는다.
돼지의 사냥으로부터 시작해서 사람을 죽여도 무덤덤한 모습으로 변화한 그들은
끝내 마지막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아직 되돌릴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랄프를
해할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랄프는 한 구조대원으로 보이는 군인에게
발견되고 그 상황에서에서의 랄프를 뒤쫓던 소년들의 표정은 뭐랄까?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한 표정이랄까? 마치 전에 있던 사회로의 귀환을 하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이 영화가 끝나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은.
마지막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잭의 무리들이 랄프를 죽이려고 하는 사건으로의 전개가 너무 급작스럽게
전개되어 좀 의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 과정을 개연성있게 표현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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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업까먹은질
06/09/27 12:48
수정 아이콘
이거 책이 원작인데 꽤나 재밌엇죠.
06/09/27 12:57
수정 아이콘
책만 읽었는데...충격받았습니다-_-사실은.
쏙11111
06/09/27 12:58
수정 아이콘
파리는 등장하나요...?
06/09/27 12:58
수정 아이콘
무한의 리바이어스도 재밌어요.
알케미스트
06/09/27 12:59
수정 아이콘
혹시 KUT 다니십니까 저도 정치학의이해에서 첫시간에 이걸 봤는데 ;
김군이라네
06/09/27 13:04
수정 아이콘
파리대왕.. 학교에서 읽고 토론한 기억이.. -_-;; 물론 비디오도 봤습니다;
06/09/27 13:21
수정 아이콘
책으로만 읽었습니다. 독서평설 추천 도서라 읽어봤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쏙11111 님// 소설에서 등장하는 사냥후 꽂아놓은 멧돼지 머리에 파리떼가 득시글 거립니다. 이 돼지머리를 보고 악마의 환상을 보게 되는데, 판타지등에 자주 나오는 이름의 악마인 "베엘제붑"이 언급됩니다. 이 "베엘제붑"이 "파리들의 왕" 이란 뜻이라더군요.(어설픈 기억에 의존하는지라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동네노는아이
06/09/27 13:25
수정 아이콘
파리대왕 자체가 악마의 왕이죠.
성경에 나오는...
그나저나 인간은 무서운 존재란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영화죠
이거랑 엑스페리먼트 ..쿨럭(근데 제목이 맞나?-_-;;;)
Saturday
06/09/27 13:30
수정 아이콘
저기 퍼기가아니라 피기아닌가요?
음..제가 영어로만 읽었었는데 이름이 Piggy 였는데..
마술사얀
06/09/27 13:47
수정 아이콘
엑스페리먼트 맞죠. 독일 영화... 거기 나오는 여자는 아마 글루미 선데이에 나왔던 그 배우 맞죠?
깐따삐야
06/09/27 13:59
수정 아이콘
어라 퍼기가 아니라 피기네요.
잃어버린기억
06/09/27 14:05
수정 아이콘
Piggy가 맞습니다.
그리고 파리대왕 자체가 패러디성, 크리티컬성, 패러독스성등 ㅡㅡ;
후.. 이 글 자체가 원체 머리아픈 글이라..
그때 토론 한번 하고 진빠져서 생각도 못하겠어요...
잃어버린기억
06/09/27 14:05
수정 아이콘
그리고 베엘제붑이 벨제브브로 잘 알려진걸로 압니다.
그를믿습니다
06/09/27 14:10
수정 아이콘
으음... 파리대왕...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고 또 읽고 나서 '허걱!' 하면서 놀래기도 한 책인데요... 인간의 정치적인 욕구라 해야하나 그러니까 권력욕이라 해야할지... 하여튼 인간의 속성에 대해 소름끼치게 표현된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엑스페리먼트는... 실험은 미국에서 헀던 실험인데 영화는 독일산(?)이라 좀 의아했던 영화였죠...

파리대왕이나 엑스페리먼트 둘다 인간이 얼마나 무서워 질 수 있는가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봅니다.
PenguinToss
06/09/27 14:23
수정 아이콘
무한의 리바이어스도 재밌죠 (2)
abyssgem
06/09/27 15:00
수정 아이콘
무한의 리바이어스도 재밌죠 (3)

무한의 리바이어스... 파리대왕의 SF애니메이션 판이라고도 불리워지는 작품이죠. 스토리 라인이나 구성, 주제의식도 비슷하고요. 파리대왕을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이 애니도 한번 구해서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

덧붙여 무한의 리바이어스의 덤이라면... 우리나라 현대사 (해방후 이승만~노태우까지)의 흐름을 연상케 하는 묘한 권력구조의 변천이랄까요. 하핫.
BuyLoanFeelBride
06/09/27 18:28
수정 아이콘
일군의 소년들이 따로 버려진 외딴 섬에 떨어진 상황을 그려낸 두 개의 소설... 극단적으로 긍정적인; 예는 '15소년 표류기'가 되겠고(결국 아무도 죽지 않았고 악인(?)들도 회개했고 심지어 악당들과의 결투도 소년들이 완승하는 그야말로 적절한 갈등 후 해피엔딩의 절정) 현실적인 예가 바로 파리대왕이겠죠.
어린 시절의 제게 무척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 영화였습니다.
06/09/27 21:22
수정 아이콘
중학교 때 처음으로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던 책, 파리대왕..
충격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이 잔인무도하고도 권력욕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소년들이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머리 속에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습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제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었죠.

영화도 있다라니..한 번 봐야겠네요..
06/09/27 23:09
수정 아이콘
전 중학교때 영화로 봤는데 크게 충격을 먹었었죠;
한동안 후유증의 빠졌었는데....;
아이들에게도 이런 악함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인간이란!
06/09/28 00:47
수정 아이콘
무한의 리바이어스도 재밌죠 (4)

마지막에 그 함장(?)이 리바이어스에 있는건 그냥 아이들이니 구조하라 그러고 자살하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간장종지
06/09/28 03:38
수정 아이콘
너도 책만 본지라..기억이 가물가물.
당시로선 참 충격이 컸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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