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6/14 08:33:28
Name 황태윤
Subject "직업" 이라는것..
어제는 토고전이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때문에 여자친구와 같이 응원을 가기로 하고 먼저 도착해 있었죠.
그런데 퇴근시간도 아닌데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더군요.

참고로 제 여자친구는 모 통신사의 고객센터에서 일합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고객중의 한분이 막말을 했나봅니다.
쌍시옷이 들어간 육두문자부터 시작해서 인신 공격성 발언까지
입에서 흘러나왔다더군요.

사실 이런일은 비일비재하지만 오늘만큼은 참기 힘들었나 봅니다.
다독이면서 전엔 괜찮다 하더니 오늘은 왜그래? 하면서 물어봤습니다.
다른건 참겠는데 그 고객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가 자기 마음속에
비수처럼 꽂혔다더군요.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울컥해서 어찌 어찌
전화 끊고 다른 고객의 전화를 받기 힘들어서 저한테 전화 했다구요.
그 울컥한 한마디 말이 이거였답니다.
"나 때문에 먹고사는 것들이 어디서 X랄이야 X랄이.."
어찌 보면 별거 아닌듯한 그 한마디였지만 참 자신이 그리 작아보였답니다.
제가 생각해도 어찌 보면 맞는 말이지요. 그런 고객들 하나 하나가 모여서
회사를 지탱하는 것일테니까요. 하지만 그 고객이 내는 한달 30000원 가까이
되는 요금중에 자신에게 들어오는 100원도 안될 그 돈때문에 그 사람에게
그런 욕부터 시작해서 인신비하성 공격까지 받아야 할까라는 자괴감이
그렇게 힘들게 했나 봅니다. -물론 그 100원의 돈이 작은 돈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어찌 어찌 달래고 퇴근후에 기분 좋게 해줄려고 노력했죠. 다행히 한국이
이겨줘서 좋은 기분으로 집에 바래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힘내라는
한마디도 해 줬구요.
집에 돌아와 PGR을 눈팅하는 도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주간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해설자나 맵퍼 그리고 프로게이머와 옵저버들도 여기 있는 댓글을
보며 제 여자친구가 느꼈던 것 같이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하구요.

참 말이라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당연한 말일지라도 받아 들이는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게도 들릴수가 있으니까요. 당연한 요구일지라도 그 요구를 듣다
보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어떤게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습니다. 각자 다른 생각 속에서 사는게 인간일테니까요.
그저 어제는 내가 한 말이 혹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여간 어제 여자 친구에게 이 한마디를 해주었더니 피식 웃더군요.
" 야 그 고객한테 한마디 해줘라!! 고객은 왕이 맞는데 나도 머슴은 아니라고!!"


ps1.혹시나 제가 올린 글이나 댓글중에 맘 상하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본의는 아니었으니
    용서해 주세요. 헤헤.. (혹시 이 웃음도 기분 나쁘신 분들이 계실려나..)
    서로 사랑하는 PGR식구들이 됩시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6/14 08:40
수정 아이콘
정말 안하 무인에 나쁜 인간들 많죠..
언제나
06/06/14 09:02
수정 아이콘
안하 무인이 통하니까 ... ...
좋은 말로 하면 절대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ps. 여자친구분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구요.
06/06/14 09:18
수정 아이콘
언젠가 봤던 식당 사진이 기억나네요..
'손님은 왕이다.. 하지만 주인이 머슴은 아니다..'
황태윤
06/06/14 09:28
수정 아이콘
^^ 제가 해준 그말이 바로 여기서 본 글중에 있었어요.. 한번 잘 써먹었네요
Pusan[S.G]짱
06/06/14 10:00
수정 아이콘
소외노동을 하는 현대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yurayura
06/06/14 10:08
수정 아이콘
1:1로 만나면 아무말도 못할것들이 꼭 안보인다고 그 ㅈㄹ 을 ..-_-

온몸으로 위로해주시길..

제 여친도 S 모 사에서 전화상담 알바로 했는데.. 얘기 들어보면 별 미친 사람들 진짜 많답니다.. 나이도 자기랑 얼마 차이 안나는데 전화 받자마자 쌍욕을..-_-
06/06/14 10:20
수정 아이콘
세상은 넓어서 그런지 별 사람이 다 있답니다..
전 아직 학생이라서 경험이 적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별별 희안한 경우가 다 있죠..
역지사지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조금의 배려가 세상을 윤택하게 하겠죠.
폴로매니아
06/06/14 10:38
수정 아이콘
이분 여자친구분은 아니겠지만 특히 통신사 고객 상담원중에 네가지가 없는분들이 많죠 저도 그러면 화가나서 욕을하는편인데 아무래도 고객이 약자라는 사실은 변함이없기때문에 그런식의 대응이 많은것같습니다
FuroLeague
06/06/14 10:45
수정 아이콘
그쪽일에 관해서는 저는 잘모르지만요..
남의 돈받아먹기가 힘들고 드러운건 어디나 마찬가지더군요.
여기가어디냐
06/06/14 10:53
수정 아이콘
저도 직장다니기 전에는 애꿎은 상담원분들한테 화풀이도 하고 그랬는데(욕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월급쟁이 신세가 되어보니 참 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나라도 친절하게 통화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뭔가 불만이 있어도 그냥 좋은 말로 하는 편입니다. 단, 상대가 남자분이면;;;;; 좀 격하게 말을 하는 경우도...
WizardMo진종
06/06/14 10:58
수정 아이콘
남의돈 벌어먹기 쉽지않죠;;; 간이고 쓸개고 모두 내줘야해요...
아레스
06/06/14 11:04
수정 아이콘
서비스업은 그런일이 비일비재하죠..
한쪽귀를 열어놓고 바로바로 내보낼수밖에없어요..
여자친구분도 머지않아 면역이 생겨야될텐데요..
GrandBleU
06/06/14 11:09
수정 아이콘
정말 열받는 일 많습니다.
하루에도 줘패버리고 싶고 때려치고 싶은 경우 많지만
그러면서 견디는 겁니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는 반드시 풀어야죠
안그러면 오래 못 삽니다~
힘내라고 전해주세요
Spiritual Message
06/06/14 11:14
수정 아이콘
고객이 약자라니요? 이통사는 강자일지 몰라도 상담원은 약자입니다.. 대부분 계약직에다 나이도 어리고 상담원 앞으로 고객 불만이라도 접수되면 상당히 괴로워집니다..
06/06/14 11:14
수정 아이콘
목소리 큰 사람이 유리하다는 정서가 팽배하다는 게 문제죠. -_-;;
06/06/14 11:25
수정 아이콘
근데.. 가끔.. 웃으며 요청할때는 늑장부리다가..
약간 차갑거나 화가 난 듯이 이야기를 하면 바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어요.. 참 난감~.
snowstock
06/06/14 12:53
수정 아이콘
아예 작정하고 이상하게 전화하는 변태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리스트 관리하는 회사들도 있더군요.
threedragonmulti
06/06/14 13:19
수정 아이콘
음식 배달 시킬 때 음식 빨리 안 왔다고 배달원에게 막말로 항의하지 맙시다.
주문을 잘못 알아들어서 다시 질문하는 점원에게 짜증의 말을 내뱉지 맙시다.
종교를 전도하러 조심스럽게 말을 건 사람을 쓰레기 보듯이 쳐다보지 맙시다.
현혈하시라고 붙잡는 자원봉사자분들을 거칠게 밀어버리고 지나가지 맙시다.
인터넷 안된다고 인터넷 서비스 업체 상담원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지 맙시다.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돈을 내던지듯이 주지 맙시다.
옷가게에서 점원을 하인부리듯이 반말로 대하지 맙시다.
그리고... 구체적인 자료 제시도 없이 모방송사의 누구는 다른 방송사 직원보다 무능하다며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비난을 토해내지 맙시다.
WizardMo진종
06/06/14 14:37
수정 아이콘
종교를 전도하러 조심스럽게 말을 건 사람을 쓰레기 보듯이 쳐다보지 맙시다.-> 이건 예외처리좀...
먹고살기힘들
06/06/14 14:57
수정 아이콘
종교를 전도하는 사람들은 예외죠.
거의 일방적인 강요 비슷하게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도 예전 알바하러 가다가 잡혔는데 안놔줘서 결국 늦은 적이 있었습니다.. ㅠ.ㅠ
06/06/14 20:31
수정 아이콘
그런건 있는것 같네요..회사 내부사정은 잘 모르지만 정중하게 요청했을때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던 부분이 ISP업체와 이동통신사였습니다...
대놓고 욕은 안하지만 강하게 들어갔을때 처리가능성과 속도가 빨라지더군요...-_-..
그리고 집에 부모님만 계실때 이상한말로 현혹해서 부가서비스 가입하게 하는 분들도 참...뭐 팀장이 시켰을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는 성과급이 적용될것 같지만 솔직히 방해물로 밖에 생각이 안드네요..해지한다고 할때 서비스가 엄청 좋게들어온다던가 하는..
종교관련된 부분은..정신적 시간적 피해가 너무 많았기때문에 여기서 하소연하기는 그렇구요..(외국까지 나와서 피해보고 난 이후로는 특정종교단체가 더 싫어지더라구요...그 분들이야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홀홀단신으로 건너오셨겠지만)
06/06/15 10:08
수정 아이콘
돈 한푼 안내고도 자기가 고객이랍시고 욕을 바가지로 해 대는 사람들도 있지요. 바로 '오픈베타 온라인게임 유저'. -_-;;
아주 미칩니다. 메일로, 게시판으로, 전화로...
전화해서 다짜고짜 "팀장새X 바꿔 이 개X끼야. 니네는 월급을 X구멍으로 X먹냐..."로 시작하는 사람들 꽤 됩니다 -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3836 화이팅 박찬호! [14] 그를믿습니다4840 06/06/14 4840 0
23835 신한 마스터즈, 그리고 시드 결정전에 관하여 [10] Nerion5024 06/06/14 5024 0
23833 아 변은종........슬럼프 오나요. [19] Adada4869 06/06/14 4869 0
23831 어느 부부이야기2 [29] 그러려니4680 06/06/14 4680 0
23830 2006.06.13 PGR의 자게 [17] 김연우4846 06/06/14 4846 0
23829 "직업" 이라는것.. [22] 황태윤4352 06/06/14 4352 0
23826 PGR스러운 글이란........... [23] Pride-fc N0-13669 06/06/13 3669 0
23825 전통과 상술(월드컵과 관계있지만 축구이야기가 아닌..) [11] 나고리유끼3900 06/06/13 3900 0
23824 월드컵 일본-호주전을 보고 느낌 한일의 문제, 그리고 언론 [127] 윈디7856 06/06/13 7856 0
23823 [조금은 쓸데없는]06.6월 1주차 스타관련리그 리뷰 및 2주차 경기일정 [3] 명랑3840 06/06/13 3840 0
23821 서울 사는 시청자가 느끼는 엠겜과 온겜 [82] 낭만토스6591 06/06/13 6591 0
23819 당신 마린의 목숨의 무게는 어느정도입니까? [29] 볼텍스5133 06/06/12 5133 0
23818 다음주 토요일날 CJ Entus와 MBC Hero의 대결........ [21] SKY924248 06/06/12 4248 0
23817 [윈디생각] 다빈치코드 이야기 ( 스포일러 살짝~) [20] 윈디4534 06/06/12 4534 0
23816 운영진이 말하는 "리플을 닫겠다."의 의미해석 [127] NKOTB5552 06/06/12 5552 0
23815 삼성전자 VS 이네이쳐 엔트리 공개 [21] 초보랜덤4181 06/06/12 4181 0
23813 그분들을 기억하자.. [32] 달려라투신아~4334 06/06/12 4334 0
23811 6.15공동선언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이 광주에서 열립니다. [20] 에헤라디야3986 06/06/12 3986 0
23809 퍼펙트 트리플 크라운의 가능성. [195] 4thrace10726 06/06/12 10726 0
23808 6월4일 에딘버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다. [12] intothestars4044 06/06/12 4044 0
23807 [펌] 우리나라 월드컵 열기.. 이대로는 안된다.. [49] iloveus6515 06/06/12 6515 0
23806 [잡담]WP-AWP 1위가 바뀜과 동시에...재미있는 통계 이야기 [15] Davi4ever4582 06/06/12 4582 0
23805 서경종선수가 당한 건 아마추어 레벨에선 꽤 알려진 전략입니다 [24] 7679 06/06/11 767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