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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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31 02:40:16
Name 구름비
Subject 리플없는 PGR, 너무 적막하군요.
이제 8시간 정도 남았군요, 리플없는 PGR이.
리플이 없는 PGR은 적막함,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리플없는 게시판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논쟁이 없는 PGR은 어쩐지 PGR이 아닌 것 같군요.

저는 2002년 스카이배부터 스타를 보기 시작해서 그 뒤로 완전한 매니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후 게임방송 게시판을 자주 들락거리면서 스타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주로 이용했었던게 모 게임방송 게시판이었는데
게시판 관리의 미흡과 유저들 간의 상호 네티텟을 지키지 않으면서
갈수록 익명성을 이용한 게이머에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욕설, 그리고 유저들간의 다툼이 끊이질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점차 스타 관련 커뮤니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할 때 즈음, 그 때 PGR을 알게되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게임방송 게시판에서 말입니다.

PGR을 알게된건 2003년 초여름이었습니다.
그 때가 아마 PGR이 한번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던 시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PGR이 다시 문을 열었다고 알리는 한 유저의 글을 보고
'저게 뭐지?'
하는 호기심으로 처음 PGR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바로 PGR의 가입 버튼을 눌렀습니다.

처음 들어가 PGR의 글들을 통해 제가 느끼게 된건,
'게임을 이렇게 진지하고 심도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놀라움이었습니다.
스타를 단순한 오락으로, 그리고 게이머의 외모를 좋아했었던 저로서는,
-물론 스타라는 게임자체엔 흥미를 느끼긴 했지만 스타라는 게임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했었기에-
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전략이 나오면 거기에 대해 논의하고 분석하는 PGR의 유저분들이 충격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게이머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깊게 느껴지는 응원글들,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비판의 글들 마저도 그 선수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나온다는 걸 저는 그때 알게되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게임방송을 좋아하긴 했지만 베틀넷에 접속할 줄도 모르는 왕초보였고
그건 지금도 별반 다를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 저는 스타크래프트란 게임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라는 것입니다.
선수들 간의 전략적 요소를 예전보다 훨씬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거기에서 스타크래프트의 묘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즐겨찾기 목록에 PGR이 제일 윗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게 또한 달라진 점이겠지요.

요즘 PGR이 달라졌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글쎄요, 정말 그런가요?
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쓸데없는 논쟁이 많아졌다는 말도 나오는데,
저는 PGR에서 일어난 논쟁중 적어도 스타크래프트와 E스포츠와 관련된 논쟁 중 쓸데없는 논쟁은 없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외의 것들은 논외로 하고요.

PGR의 핵심은 E스포츠입니다.
그 외의 다른 사담들은 PGR의 성격 자체를 결정짓는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PGR은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사이트지요.
하지만 우리의 공통점은 E스포츠와 게이머들에게 애정을 가진다는 것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 외의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논쟁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하여도 저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서로 부딪치고 싸우더라도 E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점에 변화는 없을거니까요.
적어도 제가 이때까지 보아온 PGR 유저분들 중에 E스포츠를 싫어하거나 게이머들에 대한 애정이 없으신 분은 없었습니다.
비판의 글들 또한 깊은 애정에서 나온 글들이었으니까요.

물론 최근들어서 속칭 '찌질거린다' 라고 말하는 유저들이 생겨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PGR의 분위기 자체를 바꿔놀 이들은 아니었습니다.
양적으로 팽창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사람들이 섞이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여타 다른 사이트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PGR은 그런 부분에선 필터링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GR만의 고유한 분위기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PGR의 분위기를 너무 진지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PGR은 진지한 사이트입니다.
하지만 진지한게 나쁜 건가요?
그리고 PGR 유저들이 점잖은 척은 다하면 서로를 더 신랄하게 비난한다고도 얘기하는데,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물론 점잖은 '척'은 아니지요.
PGR의 규칙을 모두 지켜가며 글을 쓰면 점잖은 글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외눈박이 나라에선 두눈박이가 병 - 신이라고 했습니다.
PGR에는 PGR만의 규칙이 있습니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PGR은 그런 곳이라는 겁니다.
그러한 PGR의 분위기를 다른데서 비꼬고 비난하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PGR에 와서는 그 분위기에 스스로가 적응을 해야지 '여긴 왜 이래'하고 비난할 건 아니라고 봅니다.

쓰다보니 너무 긴 글이 되어버렸고 시간이 벌써 1시간 가까이 지나 버렸네요.
물론 다른 PGR의 토박이 분들에 비하면 제가 PGR을 얼마나 알고 이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PGR의 이런 적막감이 싫어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그간 맘에 담아놨던 말들을 늘어놔봤습니다.

결론은 전, 논쟁으로 북적북적한 PGR을 더 좋아한다는 겁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총알이 모자라.
05/08/31 08:48
수정 아이콘
홍승식님의 글을 리플로 옮깁니다.

리플없는 pgr21을 보며...

이 글은 호미님에 의해서 구름비님 글에 리플이 되겠죠. ^^

최근들어 생동감이 너무 넘쳐 약간은 시끄럽다고도 생각되던 pgr21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제 오늘 리플없는 게시판을 체험하다 보니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쓰기 단추의 무거움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등록된 글 중에서 ArcanumToss님의 글과 Kai ed A.님의 글을 보면서 리플을 달아 두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은 맘이 간절했습니다.
pgr21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게임플레이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분석이었습니다.
아직도 웨스트 공방 승률 40%를 못 넘어가고 있는 초하수지만, 두 분의 글을 보면서 게임을 보는 눈을 약간이나마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략적인 유닛 활용에 대한 시각을 키워주셨습니다.

글을 읽고나서 다시 한번 두분의 지식에 감탄했고, 좋은 글을 써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쓰기 단추를 누르기가 너무나 어렵더군요.
이렇게 좋은 글에 어줍잖은 글로 감사를 드리는 것이 죄송하달까요? ^^

리플이 없어서 정말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보다 자세히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리플이 있을 때는 본문을 빨리 휙 보고 리플을 보면서 이렇게 받아들이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리플이 없으니 본문을 더 자세히 보게 되더군요.
내가 혹시 빼먹은게 없지 않을까?
행간의 의미는 이렇지 않을까?
등등 말입니다.

사실 어제 오늘의 무리플 이벤트 동안 좀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리플을 달 수 없으니 게시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 조회수가 높은 글은 많은 리플이 달리는 글이었고, 많은 리플들을 보기 위해서 다시 보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무리플 이벤트 동안의 평균 조회수는 오히려 더 많아졌습니다.
정말 신기한 일이지요.
어제 오늘이라고 그 전주보다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것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한번 읽은 글을 다시 읽는 다고 새로운 리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왜 평균 조회수가 더 많아졌을까요?

글 등록 수가 적어져서 관심이 분산되지 않은 이유도 있을 수 있겠고,
새 글이 없으니 이전 글이라도 다시 읽어서 일 수도 있겠죠.
아니면 정말로 더 많은 분이 오셨을 수도 있겠구요.

어쨌든 어제 오늘의 무리플 이벤트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리플을 달 수 없어서 좀 아쉬웠던 부분도 있지만, 리플을 달 수 없어 본문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이런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pErsOnA_Couple
05/08/31 09:48
수정 아이콘
리플 달기가 이제 가능해진건가요?
방독면 쓰고 달리기하는거 같이 답답했습니다~
GgU_Diaa
05/08/31 09:55
수정 아이콘
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놀라운 본능
05/08/31 09:59
수정 아이콘
휴.. 답답하군요 리플없음은..
카르디아
05/08/31 10:22
수정 아이콘
휴.. 갑갑했어요 얼마나 달고싶던지 . 호미님의 의도가 몬지 알것같네요 .
김연우
05/08/31 10:22
수정 아이콘
리플이 없으니 너무 답답하긴 했지만, 리플없음으로 얻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너무 아깝습니다.

리플 달 수 없는 게시판을 따로 만드는건 어떨까, 했지만, 어차피 리플 가능한 게시판에 의견글이 하나 달리고 나면 그 글에 관련 리플이 쏟아짐으로써 리플 없는 게시판이 가진 의미를 퇴색시킬 것 같습니다.

대신 리플을 단 이후 한시간 동안 리플을 달지 못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리플에 무게추를 달아보는건 어떨까, 합니다. 채팅에 가까운 실시간 리플이 없다면 논쟁글의 위험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줌의재
05/08/31 10:25
수정 아이콘
여기리플
05/08/31 10:26
수정 아이콘
흠 제 생각엔 월단위나 분기단위로 이런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해보는게 어떨까 싶은데요? 뭐 하루 정도 이런 이벤트가 월단위 정도로 이뤄지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걸 고정적으로 할지 가변적으로 할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대신 확실히 리플이 없으니 글 올라오는 갯수도 주는 것 같긴 하던데요. ^^
제갈량군
05/08/31 10:27
수정 아이콘
리플없는것이 참으로 불편하군요
핸드폰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이런 뜻있는 이벤트 가끔! 했으면 좋겠네요.
포르티
05/08/31 10:38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의 아이디어 괜찮군요. 1시간 제한 리플이라...
룰루~*
05/08/31 10:44
수정 아이콘
시간제한도 좋고, ID별 숫자 제한은 어떨까요? 대부분 논쟁이 되는 글을 보면 소수의 몇명이 끝없는 리플을 달고, 마치 마지막에 다는 사람이 이기는듯 한 느낌으로 한번 시작한 리플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를 진정으로 설득 할 수 있느냐? 그건 또 아니거든요..껄껄. (앗..이런 -_-) 나중에는 충분히 쪽지로 전해도 될만한, 세상에서 관심있는사람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까지, 자기가 지지 않았음을 강조하기 위해 리플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논쟁이 필요한 글이 있습니다. 그런 글을 위한 게시판도 있지 않습니까, 토론게시판이라고. 발제자가 논쟁을 하고 싶다. 라던지 운영자가 논쟁이 생산적이다. 라고 생각하면 토게로 옮기고, 리플 제한을 달지 말고. 자게에서는 비생산적인 논쟁을 줄이기 위해 ID당 3개 정도의 리플 제한을 제안합니다. 그 이후에 이야기 하고 싶은 분들은 쪽지를 이용하심이 어떨까요. 아 물론 커뮤니티성의 약화등 부작용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Dr.Tenma
05/08/31 10:51
수정 아이콘
리플도 15줄제한을 두는건 어떨까요? 그러면 리플(짧은답글)의 형태라기 보다는 진짜 답글의 형태가 되는게 옳겠지요..
05/08/31 11:20
수정 아이콘
이벤트 시작한다는거 알고 있었는데.. 잠시 깜박했습니다.. 리플다는게 없어져서.. 내가 뭔 잘못을 저질러서 리플 못달게 막아노셨나.. 잠시 헛된 고민을 했었네요.;;
공안 9과
05/08/31 11:23
수정 아이콘
질게에 'OOOO번 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라는 글들이 올라오니깐, 그 옛날 ATDT 01410 시절의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더군요. ^^:
05/08/31 11:31
수정 아이콘
리플 읽기 싫은분은 본문만 읽고 리플은 무시하고
리플 관심있으신분은 본문도 읽고 리플도 읽고 개인차 아닌가요?
그걸 왜 억지로 금지하고 제한하려하는건지 --;
게시판 이용자들끼리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게시판이라..
그걸 원하는 분들이 있을까요?
강은희
05/08/31 11:36
수정 아이콘
잠깐의 이벤트였죠.저는 리플없는 게시판 괜찮다는 생각입니다.글을 더욱 자세하게 보고 글 쓰는분도 논쟁의 부담없이 글을 쓸 수있으니까요.
김종민
05/08/31 12:21
수정 아이콘
논쟁이 왜 위험한것인지 모르겠네요.. 실시간으로 리플을 못달면 사실상 커뮤니티로서의 의미가 없죠
스타벨
05/08/31 13:06
수정 아이콘
금번 이벤트의 의도를 파악하셔야 할 겁니다.
PGR 은 당연 커뮤니티 사이트로서 리플을 없앤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겠죠.
다만, 소수의 생각없는 리플로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또 그걸 즐기는 사람들 때문에 터무니없는 싸움이 많이 일어났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토론도, 논쟁도 좋지만, 좀 더 글을 쓸때는 소신있고 진지하게, 그렇지만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그런 리플을 달자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스타벨
05/08/31 13:07
수정 아이콘
참고로... 저도 처음으로 쓴 글에 나름대로의 상처를 지닌 사람입니다. ㅠㅠ
05/08/31 13:11
수정 아이콘
이번 이벤트를 겪으며 느낀점



글쓸떄 리플이 없는건 참 글쓰는 동기를 많이 감소시킨다는것...
회원들의 리플이라는게 참 글쓰는 동기유발을 강하게 하는 요소라는 걸 느꼈습니다.
네오크로우
05/08/31 16:19
수정 아이콘
별 쓸말이 없다가도..리플을 보다가.. '아 맞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런거였지.. 란 영감을 얻을때도 많죠... ^^ '
영어야놀자
05/08/31 18:00
수정 아이콘
아....이게 이벤트 였었나여?? 전 어제 간만에 들어온 pgr에 리플이 없어서 깜짝놀랬음....-.-
05/08/31 18:48
수정 아이콘
pgr에서 리플을 올린다는건 상당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게 당연한듯 합니다.
간혹 언어의 선택이나 주제에서 벗어나 엉뚱한 방향으로 글을 올리게 되면 회원님들의 따끔한 충고와 채찍질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
저또한 pgr에 하루에도 서너번씩 접속하고 글을 읽고 그에 따른 리플을 읽습니다. 리플에 동감을 표하고 싶은 마음도 많고, 잘못된 글이나 회원님들간의 논쟁이 격렬해지면 조금은 진정해야 하는건 아닐까, 그런 리플을 달아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pgr에서의 리플은 또 다른 나를 많은 회원님들 앞에 내보이는 것이 되기에
항상 조심스럽기만 한 pgr사이트거든요. 글을 다 써 놓고도 write 버튼을 누르는게 더욱 조심스럽기만 하네요.
05/08/31 23:33
수정 아이콘
논쟁이 없는 pgr은 pgr이 아니라니요~ 'ㅅ' 전 이런 적막함과 평화로움 그 속에 깃든 고요함(?)과 잔잔한 감미로움에 흠뻑 심취해서 황홀경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에 저도모르게 탄성을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ㅅ'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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