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11/25 13:59:03
Name 마치강물처럼
Subject (잡담) 여러분 행복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까 떨리고 긴장되고 그러네요 ^^;;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한가지 물어볼려구요.

여러분 행복하세요?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고 계신가요?

저만 그런지 몰라도, 전 항상 제가 행복하지 못하게 산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냥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불만이 많았었죠.

난 왜 생계를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직장생활에 얽매여야 하는걸까?, 왜 난 내가 하고 싶은일을 하지 못하고 사는걸까? 왜 난 키크고 잘 생기지 못한 걸까? 왜 내 여자친구는 왜 맨날 나만보면 잔소리만 하는걸까? 왜 내 여자친구는 내 친구들 여자친구만큼, 이쁘고 애교스럽지 못할까? 왜 나는 스타를 해도 늘지를 않는걸까?...........

위와같은 어찌보면 조금은 유치스러운 이유로 난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을 하고 살아왔더랬습니다.

생각이 더해가면 갈수록 점점 더 난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오랜만에 후배 녀석들과 만나서 술 한잔을 했습니다.

올해 20살인 여자후배 하나가 갑자기 물어보더군요.

"영감님!(이 녀석은 항상 저를 영감이라고 부릅니다 -.-;) 영감님은 행복해요?"

갑자기 술 먹다 말고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했습니다.(저랑 후배들은 술 먹으면 주로 형이하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관계로 이런 질문을 들으면 몹시도 당황하고는 합니다.)

그래서 그냥 느끼는 그대로 대답했죠.

"세상에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난 별로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거 같은데.... 지x이 넌 행복하냐?"

후배가 웃으며 대답하더군요.

"나도 얼마전 까지는 영감님처럼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했죠. 근데요 책에선가 TV에선가 이런말을 들었어요. 현재 자기가 사는 삶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불행한 사람이라고요. 그래서 사소한 것에서라도 행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뭐 그럭저럭 나도 참 행복한 x(이 후배 나이에 안 어울리게 말투 터프합니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데요. 내가 보기엔 영감님도 생각해보면 행복한 점이 많을건데..."

후배의 말을 듣고선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름대로 저도 행복한 사람이더라구요.

우선 열심히 일할 직장이 있어 행복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기다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실력이 늘지는 않아도 즐겁게 즐길수 있는 게임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세요.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불행한 사람이니까요.

다시 한번 행복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나서 제 물음에 대해 스스로에게 답해보세요.

여러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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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저도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정 불행
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강물님처럼 진정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분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자기가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장 행복한거고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
02/11/25 14:25
수정 아이콘
" 행 복 하 니?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명대사죠..
이동익
02/11/25 14:29
수정 아이콘
네 ^^*
아트 블래키
02/11/25 14:48
수정 아이콘
행복은
우리집 화롯가에서
자라는 것이지
남의 집 정원에서
따오는 것이 아니다.
-- P. 제랄디
컴을 켤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 행복하답니다.^_^

@ 고운말쓰기 캠페인 아트 블래키협회에서...( ')
02/11/25 14:51
수정 아이콘
신체 건강하다면 그것 만으로...직장이 있다면 또 그것 하나만으로...거기다 좋은 애인 또는 부인이 있다면....그 거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 아주아주 힘들때면...봉사활동 다닐때 뵈었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고아들을 떠 올린답니다...그 분들을 생각하면 하루 세끼 잘 먹는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고 생각해야겠지요...*^_^*
02/11/25 15:09
수정 아이콘
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현재 pgr 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하는 (__) kid 올림..
우헤헤..
고자마린
02/11/25 15:17
수정 아이콘
kid님은 저 밑에도 그렇고..
애인이 생기셨거나 복권에 당첨되신듯...
부럽기 한량없네요
02/11/25 15:24
수정 아이콘
흐억.. 복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은 아니구요..
요즘은.. 행복합니다.. 오늘의 배틀넷 전적 7패 1 승.. 그래도.. 흐흐흐..
행복한 kid 올림 (__)_v
우오옷 저는 7승1패로 읽었다는 ^^; 저는 게임아이 섭에서
온리 프로토스로 저그만 상대로 10연승을 한적이 있었뜨랬죠. 험험 ^^v
하지만 그게 900점에서 10연승 해서 1000점 되던거라는 -_-v;;;
Nang_MaN
02/11/25 15:58
수정 아이콘
사랑하는 사람들(가족,친구,애인)이랑
같은 하늘아래 있는것 만으로도 행복한게 아닐까요? ^^
하지만 요즘은 많이 외롭답니다...
but always-happy 낭+_+만 입니다 ^^
02/11/25 16:21
수정 아이콘
사람은 행복할수없다라는 철학적인 말이있죠..
아무리행복하려고노력해도 여기분들처럼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해도.. 욕심이란것때문에 마음한구석에서는 절대행복할수없다라는건 사람이기에 어쩔수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철학적으로살것없다는 저는... 그말을한이에게 보여줄것임니다.. 나는 사람이고 나는행복하다는것을..
비록 내가 가진게아무것도없다고해도..
02/11/25 16:32
수정 아이콘
마치강물처럼님... ^^ 부끄럽습니다. 강물처럼님의 글 제목 읽고... 전, 그저...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게다가... 요 며칠간은...
어느 게이머의 승패에 별로 연연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이 당분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그저께 패배는 좀 아쉬웠더랫습니다.
그래서 조금 울울한 기분을 풀려고 어느 분께 전화 드려서 밥이나 한끼 먹자고, 만나자고 했습니다.
이 위에 댓글 다신 분과, ^^ 그 연인분과 함께 셋이서 점심 먹었었는데...

덕분에 해피 ^^ 해졌습니다. 항상 글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쓰시기에 외모도 혹시 개그맨 ^^;;; 처럼 장난 끼 많게 생기시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전 사람을 만날 때 외모를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글 잘 쓰는 분들은 대개 외모가 거의... 보통... 평범하시잖아요?) 그런데 kid님과 연인 분은 어떻게 그렇게 두 분이 다 잘 생기셨지요? 전 깜짝 놀랐습니다~
키드님과 연인님, 두분 덕분에 기분 확 풀렸구요. 덕분에 새로운 주, 즐겁고 힘차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물님과 pgr 가족 여러분, 여러부운~ 모두 모두 즐거운 연말 되십시오.
paintman
02/11/25 17:25
수정 아이콘
이제 4개월 된 아이가 있습니다. 분유를 먹죠. 분유를 사러 가 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정말 여러 종류의 분유가 있죠. 가격도 천차만별이구요. 아내랑 맞벌이를 하니까 그나마 경제적인 사정이 좀 나아서인지 다른 것보다 비싼 편에 속하는 분유를 먹입니다.(외제 아닙니다--;;)
분유를 살 때 마다 생각합니다. 어느 부모라도 다 같은 마음일 텐데 제일 값 싼 분유를 사야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하구요. 분유를 살 때 마다... 좀 비싼 분유를 살 수 있는... 제게 주어진 만큼의 행복에 감사 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 했더니 그러시더군요. 제가 제 아이만 할 때 형편이 좀 어려웠나 봅니다.
집에 돈 없는데 분유 떨어져 갈 때가 제일 조마조마 하셨다는군요. 어쩌다 돈 생겨서 분유 두 통을
사 둔 날엔... 집에 분유 두 통 외에 아무 것도 없어도 그렇게 마음이 푸근하시더랍니다.
옆에 있는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찾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밤에 잠든... 스타크래프트 못하게 하는... 잔소리꾼 아내의 작은 코골이 소리에도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더군요.
(제 아내가 한 성질 합니다 --;;;)
아! 그리고 부모님께 효도들 하시구요.(혹시나 부모님 여의신 분들에게는 너무 죄송합니다)
IntiFadA
02/11/25 17:34
수정 아이콘
스스로가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늘 저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저보다 열심히 그러면서도 즐겁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항상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저같은 이는 어쩌면 함부로 행, 불행을 말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두들 열심히 사시고...더불어 행복하세요~^^
마치강물처럼
02/11/25 18:49
수정 아이콘
역시 PGR 식구 여러분들은 모두 가슴속에 따뜻함을 지니고 계시기에, 살아가는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계시는군요.
역시 흐뭇합니다.
분유 한통에서, 좋은 사람과의 식사에서, 주변에 여러분들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스타크래프트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저도 행복해집니다.
p.p님 글로서 나마 연락드리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_ _)
동수님에 대해 언제나 초연하시던 p.p님 께서도 그저께는 약간 서운하셨다는 말씀을 하시니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역시 p,p님은 제가 닮고 싶은 아버지 상입니다.(과연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요?)
02/11/25 19:44
수정 아이콘
저는 행복해요.. 스타할떄 게임할떄.. 사랑하는 사람이랑 있을떄
그리고 밤에 침대에 누워 라디오 들을때... 그래도 가장 행복한건
많은 분들이 말씀 하시지만 역시... 내가 살아 있다는게 아닐까요..
언뜻 유재석
02/11/25 22:03
수정 아이콘
약속 어겨서 죄송합니다... 1등으로 댓글달기로 결심했는데....
역시나 강물처럼님 무한한 가슴을 보여주시는군요...글쎄요...
제가 지금 행복한걸까요? 대책없는 질문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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