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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07 03:00:37
Name 주영헌
Subject 각종 대회맵에 대한 나의 단상...

요즘 비프로스트에 대한 여러가지 공방이 오고가고 있다.
그 협소한 지형에 탱크가 내려지는 것으로
앞으로의 경기가 기울어질지 아닐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은 맵의 불공정성이 검증된 결과인 것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아직 알 수 없다.
우선 그 협소한 지형에 탱크를 내리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일로 보인다.
그것 하나에 신경을 쓰다가
그대로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비프로스트의 다변화되고 복잡한 지형은
프로토스에게 어떤 어드밴테이지를 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그러므로 정말 밸런스가 어긋난 맵인지 아닌지의 속단은 이르며
설사 밸런스가 어느정도 기울어졌다고한들
대회맵이 1개가 아니고 4개인 이유로 인해 밀고 당기는
밸런스 조종이 가능하리라 본다.
적어도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는 온겜넷 결승에서는 말이다.

비프로스트에 대한 말은 여기까지 하기로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음이다
왜 김진태씨는 '비프토스트'와 같은 복잡한 맵을 기획한 것일까?
그저 편하게 일반적인 지형으로 제작을 했다면
욕도 먹지 않고 험난한 세상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편하게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김진태씨는 대회맵마다
파격적인 면을 도입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김진태씨의 맵기획은 다름아닌 로템에 대한 반발이라고 본다.

로스트템플
현재 몇가지 변형이 있지만 로스트템플은 가장 보편적인
스타크래프트의 대전맵이다.
방어와 공격 게릴라와 센터 힘싸움 자원전과 러쉬
그 모든 조합을 이맵에서 만끽할 수 있다.
위치에 따른 유불리가 어느정도 존재하면서도
그 유불리가 승패를 완전히 가르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그러므로 '운'에 대한 어느정도의 기대감도 가지게하는
참으로 기적과도 같은 맵이다.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스타크래프트 맵은 존재한 적이없다.
그러나
이러한 로스트템플이 이제는
그러한 스타크래프트 구속하는 전형성이 되는것도 사실이다.
언제나 앞마당이 당연히 존재하고 본진은 제대로 막히고
앞마당 앞에 미네랄 멀티가 존재하는 그런 유형의 지형이
비단 로템이 아니라 대부분의 대회맵이
이러한 로템의 컨셉을 따르고 있다.
상당히 파격적인 맵인 사일런트 볼텍스 역시
로템의 컨셉에서 변형된 것이고
겜비씨의 리버오브플레임은 로템의 컨셉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기타 입구가 있고
앞마당이 있는 맵이라면 일단은 로스트템플류의 변형이라고
생각이 된다
로템이 스타의 시작에 선 래더맵이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이런 로템류의 대전맵 지형으로 인해
스타크래프트 게임은 몇가지 작전의 제한을 설정하게 된다.
일단 작전수립에 있어서 상대의 앞마당 멀티 견제를 최우선 목표로
하게되고
각종빌드오더 역시 로템의 기준으로 설정하다가 보니
다른맵에서도 로템에서 정하는 빌드오더를 변형시켜서 사용하게된다.
그러니 똑같은 게임은 한번도 이루어 진적은 없지만.
어느정도의 패턴에 의해서 게임이 진행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패턴에 비추어 경기를 전망하고 그 전망은
곧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가 계속되었을 때 우리가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동어반복적인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스타를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마우스 클릭 하나하나가 변수로 작용하는 매력적인
게임의 설정과 뛰어난 플레이어의 새로운 전략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잘라말하면
비프로스트가 밸런스가 무너진 대회맵이라고 해도
그것은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래부터 밸런스가 완벽하게 맞는 맵은 존재하지 않는다.
밸런스가 무너졌다면 이번시즌만 사용하고
폐기해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말했듯이 대회맵은 그런 점을 감안하고 복수로 구성된다.
또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판정이 나는 그 순간까지
불리한 종족이라도 1회용으로 사용할 전략은 나올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심리적인 허점과
상대가 유리한 전략으로만 파고들었을 때
예상하지 못할 치명적인 허접과 같은 것일 것이다.
예를 들어
테란에게 유리한맵인 시미트리오브사이2.00버젼에서
기욤이 김완철에게 기습적인 질럿드랍을 해서 승리했고
홍진호선수가 라그나로크에서 감행한 성큰러시는
예상하지 못했다면 분명히 필살기가 될 수 있는 전략이었던
점을 들수가 있겠다.

또한 어느정도의 맵테스팅은 가능하나
대회이전에 완벽한 맵테스팅 역시 불가능하다
그 경기 하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연구하지 않는이상
맵의 키워드와 필살기를 대회 당일의 프로게이머만큼
제대로 발견할 맵테스터는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대회이후에도 맵의 숨겨진 사각은
역시 존재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프로스트란 맵을 더욱
관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맵테스팅 대회를 겸하는 피지알 대회의 취지에
대견함을 느낄수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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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kestra
주영헌님의 '로스트 템플에 대한 파격적 반발'이라는 측면에서의 접근에 대해 깊은 지지를 보냅니다. 저도 김진태님의 그런 측면을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밸런스가 무너질 때까지 1회용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측면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유료시청자의 입장에서, 아니 돈을 낸다는 치사한 개념을 떠나 스타리그를 사랑하는 매니아의 입장에서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여론이 우세한 맵에서의 경기를 보는 심정은 짜증 그 자체이며,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라그나 로크와 같은 맵에서 홍진호의 성큰 러쉬가 짜릿한 쾌감을 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 전의 라그나로크에서의 수많았던 경기들은 스타리그의 수준과 공정성을 많이 떨어뜨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임요환 선수의 우승마저 다소 빛바랠 보일 정도였죠. 밸런스 측면에 있어서 테란 우세로 점쳐지는 대부분의 맵들이 언덕이 많은 맵이며, 특히 본진 뒷쪽이 언덕으로 구성된 맵이라는 상식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런 좁은 공간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제작자의 의도가 아니라면, 너무나도 부주의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기에 많은 시청자들의 반발이 있는 것입니다.
불멸의저그
주영헌님은 정말 정말 기가막히게 멋있는 말만 고르고 골라서 하십니다. 그게 그런 의미로 보니까 새로운 관점이 되네요??.
로템은 기적과도 같은 맵이라~~
그런 로템의 파격적 반발이 맵제작 포인트라~~
훌룡하십니다. 스타로 대학 박사학위를 준다면 위의 글 수정해서 학위논문으로도 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야 밸랜스가 무너졌다는 판단은 아직은 이른 것 같습니다.. 프토토스 프로게이머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분명 신같은 컨트롤과 전술로 이 난관을 이겨낼 것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글링글링
한가지 맵에 대한 이런 계속되는 공방들이 한편 짜증이 나는듯 하면서도 그런 공방들이 이런 좋은 글들을 내놓게 하기위한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짜증마저도 어느정도는 즐겁게 느껴지는 군요. 많은 분들이 하시는 말씀입니다만 김진태 님의 맵을 만드는데 들인 노력, 시즈탱크가 그곳에 내려진다는것을 발견하고 실전에서 실수없이 사용하기 위한 조정현 선수의 노력을 우리가 생각할수 있다면 이제는 이를 파해하기 위한 다른 프로게이머들의 노력을 우리가 기대해볼수 있을겁니다.
맵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멋진 분석...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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