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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3/12 05:14:37
Name 목마른땅
Subject [잡담] 맵핵을 사용하는 이의 심리..
이 게시판에 계신 분들 중 맵핵을 쓰시는 분은 있나요? 물론 없겠죠?
매너겜을 하시는 분들이니까, 분명히 맵핵을 사용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 어제 한 번 맵핵을 사용하게 되서 간단히 맵핵을 사용할 때 든 기분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사용하신 적이 있다면 간단히 리플달아주세요..

-- 1.09B 맵핵 사용기 --
PC방에서 일하다보면, 자신이 싫어하는 일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물론 어느 직장에서 일하든 다 그렇겠지만,,

스타를 시작한 이래, 나는 맵핵을 사용한 적이 손을 꼽을 정도이다. 그것도 동기들과 같이 아시아 서버에서 팀플을 할 때(아시아 서버는 상당수가 맵핵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어쩔 수 없이 사용한 것이었고, 1:1 게임에서 맵핵을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어제는 어쩔 수 없이 맵핵이란 것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피씨방은 손님을 위한 곳인만큼 손님이 원하면 맵핵이든 캐릭핵이든 미네랄 치트든 설치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개인적인 신념을 내세우 면서 한 때 버틴 적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사장님의 강요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1.09b 패치용 맵핵을 설치하게 되었다. 근데 그렇게 깔기 싫어하던 맵핵을 막상 설치내 놓고 보니 기분이 이상 야릇해지는 것이었다. 과연 사람들은 왜 맵핵을 그렇게 사용하는 것일까? 맵핵을 사용했을 때 과연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스쳐가는 것이다.
결국 악마의 유혹에서 난 벗어나지 못하고 맵핵을 한 번만 사용하기로 맘을 먹게 된 것이다...

"그래, 한 번 1:1 로템전에서 맵핵을 써보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평소 게임아이에서 게임을 하는 편이지만, 테스트를 위해 웨스트 서버에 들어갔다. 숨은 강자가 많은 웨스트에서 맵핵을 쓰고 스스로의 실력을 검증하고 싶은 마음에 '고수만 조인'이라는 대담한 제목도 달았다.. 결국 나는 1500승이 넘는 1:1 테란 고수와 한 판 대결을 하게 되었다...

맵핵은 정말 우수하다.. 상대 테란의 러쉬 타이밍, 게릴라전 타이밍을 전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나름대로 맵핵이란 걸 최대한 들키지 않기 위해서 앞마당 멀티 견제에 일부러 늦게 반응하기도 하고 벌쳐 게릴라에 몇기의 프로브를 내주기도 했지만, 역시 맵핵의 위력 덕에 원팩 더블 컴맨드의 타이밍을 늦추게 할 수 있었고(다템 드랍을 적절한 곳에 해서 시간을 끌었죠,) 이 후 대등한 힘싸움을 전개할 수 있었다..

프로토스와 테란의 경기에서 게릴라전을 당하지 않고 정직한 힘싸움이 벌어질 경우(물론 플토가 트리플 컴맨드를 피해 없이 하고 첫 러쉬에 밀리지 않았을 때) 질럿 드라군 컨트롤이 어느정도 받쳐준다면, 상당한 시간을 버텨낼 수 있다. 아울러 맵핵으로 마인의 위치와 적 병력의 이동경로를 읽어낸다면 포위 공격도 훨씬 수월해지는 것이다.

적절한 시간을 끌면서 상대방의 제3 멀티를 견제하고 캐리어를 띄워 게릴라전에 사용,, 상대의 섬멀티를 원천봉쇄하면서 40분여를 밀고 당기는 싸움을 전개했다..

결국 상대방의 자원 고갈로 천금같은 승리를 거두게 된 나는 처음에는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아... 이것이 맵핵의 위력이구나.. 나도 이제 고수의 반열에 들 수 있을까나.... 하하하...

하지만 막상 상대방이 GG를 치고 U gosu란 메시지를 보내자, 양심에 걸려서 미안한 마음이 들게되었다. 결국 내가 보낸 내용은 'Sorry me Maphack..... 하지만 상대는 맵핵이란 것을 잘 알았다는 듯이 'I know it, but u play good^^'이라는 대답을 하는 게 아닌가..

이기고 난 뒤에 기분은 크게 두 가지 였다.. 맵핵을 쓰면 정말로 승률을 높일 수 있지만,, 참으로 찝찝하다는 점이다.. 승리를 도둑질하는 기분이알까.. 또 한가지는 고수들은 맵핵을 쓰는 상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아마 평소에도 이 친구는 수많은 맵핵커들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겠지..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해버렸다.

하지만 더러 손님들 중에서는 맵핵을 써서 이기면서 너무나 즐거워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의 대화를 몰래 옅들으면 심지어는 이런 말까지 한다. "맵핵 안쓰면 넘이 바보지, 혼자 매너겜 한다고 잘난척하는 넘들은 맵핵으로 확실히 눌러줘야 한다니까..."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부아가 치밀지만 어쩌랴,, 가끔씩 PC에 맵핵이 안깔려있다고 화내는 손님들 역시 날 가슴아프게 하는 분들이다.. 심지어는 맵핵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사이트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분들도 있으니.. ^^

처음 스타를 배우려고 베넷에 들어갔다가 맵핵커들에게 무자비하게 유린당하는 초보유저들도 가끔 눈에 띤다.. 이들은 자신이 진 이유도 모른채 쉽게 스타를 접기까지한다. 반대로 맵핵을 사용한 이들은 양심에 걸려하기는 커녕, 이것을 더욱 즐긴다... "손님 맵핵을 쓰면 실력이 늘지 않아요.." 가끔 충고의 한마디를 던지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승리기 때문에, 나의 말은 안중에도 없다...

아 이들은 오직 이기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는 경쟁 사회의 희생양인가..아님 어릴때부터 지기만 하고 자라와서 생긴 열등감이 낳은 오기인가... 단지 게임은 즐기기위한 것, 윤리는 없다라는 무책임함인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맵핵을 사용해서 승리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사용하고 싶다는 데에 있다.

이 중에는 뻔뻔한 구라장이들도 눈에 띤다. "Maphack off"라고 치면서 자신은 F11키를 누르는 이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런 분들을 직접 뒤에서 보면, 웬지 꿀밤을 한대 먹이고 싶어지기 까지 한다... 하지만,, 어쩌랴.. 이들은 네트워크라/익명성이라는 보호막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인걸... 다만, 승리의 쾌감만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너무나 아쉽다.. 빌드를 배워가며 그 결과물로 승리를 낚는 것과 맵핵을 사용해서 승리하는 것의 기분,, 과연 어느 쪽이 더 좋을까? 그들에게 묻고 싶다...

맵핵을 쓰는 사람들의 심리.. 참,,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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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으로 맵핵을 사용한 적이 있었지요. 동생이랑 젤다 하다가 서로 멀 뽑나 보려고..그리고 로템에서 서너번.. 승리를 쟁취할때는 강력하지만 분명 찝찝합니다. 그리고 맵핵 안키고 까만 미니맵을 보는 것이 더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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