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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9/26 18:20:39
Name 赤香
Subject [잡담] 햄스터...
항상 댓글만 달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햄스터 얘기를 해볼까 해서요...

음... 저희 집에서 키우던 햄스터가 오늘 새벽에 죽었습니다.

처음에 동생이 햄스터 사자고 했을 때... 참 많이 반대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햄스터 귀여워서 좋아하지만, 이렇게 죽을 거라는 게 싫었거든요.

저희 가족은 엄청나게 불어날 아기햄스터가 두려워서;

...수컷 두마리를 키웠었답니다;

결국 사와서는 너무 귀여워서 계속 들여다 보기도 하고 그랬죠...

얼마나 조그만지 우리 안에 있는 집 지붕 한쪽 위에 두마리가 사이좋게 올라가서 자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둘 다 커갈 때즈음 싸우기 시작하더군요;

싸운다기 보다는 한 녀석이 다른 녀석을 아주 괴롭혔달까요...

그래서 괴롭힘 당하던 녀석을 임시로 종이박스에 옮겨 놓았었어요.

어느 날 외할머니께서 부엌에 이상한 게 재빨리 지나간다면서 혹시 햄스터가 탈출;한 것이 아니냐고 저와 제 동생을 부르셨을 때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가보니 종이박스를 이로 갉아서 구멍이 나 있고 햄스터는 간데 없더군요...

결국 찾아서 몰아몰아 우리가 있던 다용도실에 넣고는 문을 닫았습니다.

나중에 아버지께서 오셔서 잠자리채로; 잡아서 이번엔 도망칠 수 없는 양동이 안에 넣어 두었지요.;

조그만 플라스틱 우리를 하나 사서 집을 청소할 때 마다 두 마리를 원래 우리, 조그만 우리에 번갈아 가며 넣었지요.

그런데, 저희 가족이 모두 미국에 가게 되었답니다.

그 때가 햄스터를 키우기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지났을 때였어요.

외할머니께서 저희 가족이 없는 몇주일 동안 햄스터를 돌봐 주셨는데,

저희가 미국에서 돌아오던 날 한 녀석이 죽었습니다.

저는 먹이를 주고 오지 않은 제 동생을 구박했지요. 많이 가슴 아팠답니다.

그렇게 다른 녀석을 괴롭히던 녀석이 먼저 죽다니 참 모를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계속 남은 한마리만 키웠어요.

나중엔 우리 천장에 매달려서 구름사다리 타기도 했는데...

어제 밤, 12시 넘어서 사과를 먹이려고 나가 보았더니 전에 없던 모습으로

집 앞에 누워 숨을 간간히 쉬고 있더군요.

처음엔 그렇게 챙겼는데, 오랫동안 키우다 보니 먹이도 제때 안주고, 청소도 잘 안해주고...

참 미안하네요.

그래서 밤중에 울고 말았어요.

숨이 잦아드는 햄스터를 두고 자고 일어났더니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더라구요.

학교 다녀와서 잘 처리;하고 이렇게 글씁니다.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다시는 동물 안키울 겁니다; 원래 이런 기분 느끼기 싫어서 햄스터도 안키우려고 했지만...

아무튼 한 3년 반을 같이 살아서 정이 들어버린 녀석을 떠나보내며, 그나마 나이들어 죽은 거라고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이런 글로; pgr분들의 시간을 빼앗은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그치만, 이제 지나가 버리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겨서라도 기억해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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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새
03/09/26 18:44
수정 아이콘
제가 국민학교 5학년때, 문조 한쌍을 키웠더랍니다. 이름까지 붙여 가면서 애지중지 길렀는데..어느 겨울날 찬바람에 둥지 속에서 얼어죽고 말았더군요. 그 후부터 가슴이 아파서 동물을 키우지 않으려고 하는데..길가면서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보면 또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더군요. 이별을 두려워해서는 사랑을 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정을 쏟아부었던 가족같은 동물들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은 정말 견디기 힘들죠.. 힘내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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