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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03 17:24:26
Name 네로울프
Subject 처우개선을 위한 프로게이머들의 방송출연 거부를 지지합니다.
1. 감히 누가 그들에게 순수를 강요하는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게임계의 여러가지 본질적 문제들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게 됩니다. 게이머들이나 구단, 방송등 기타 게임 관계자들 모두가 아직은 이제 갓 시작한 길의 초입에 들어서 있을 뿐임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로서 입맛이 씁쓸해 짐을 느낍니다. 물론 여기에는 게임 방송 시청자로 대변 될 수 있는 게임팬들도 포함되겠죠. 그런데 이 과정의 진행을 팬으로써 함께 하면서 가장 마음 깊이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몇몇 팬들의 태도입니다. 그들은 시청자의 권리를 주장하며 게이머들에게 순수를 강요합니다. 아직은 미숙한 게임계의 판 자체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먹이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그들에게 더 참으라고 더 희생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쉬움을 떠나 화가 치밀기 까지 합니다. 그들은 대체 어떤 순수함을 말하는 것입니까?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하는 것이 그들에겐 순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봅니다. '돈' 이야기만 나오면 무조건 순수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렇다면 저 '돈'이란 단어를 '밥'이란 단어로 바꿔보십시오. 그리고 '권리'란 말로 바꿔보십시오. 아니 그 뿐만이 아닙니다. '희망','미래', '생존', '삶'. 이 모든 단어들로도 바꿔보십시오. 대체 이 것들만큼 순수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2. 판은 어떤 경우에 깨지는가?

판을 깨지 말자고들 합니다. 이렇게 자기 이속만 챙기려 하다간 아예 모두가 함께 망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말들이 정당한지 의심이 갑니다.
구성원 한 축의 과도한 희생으로 존속되는 판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유지될 수 있는 판이라면 그 판은 언제고 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젠가의 미래의 안정을 위해 판 구성원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 희생은 구성원 모두에게 고루 나누어 짐지워져야 합니다. 어느 한 쪽에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해선 안되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희생을 전제로해서 판이 커진다면 그 판은 결국 무게 중심이 기형적인 형태로 변해서 결국 성장 후에도 그 판은 허물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판이 깨지는 진짜 이유는 한쪽으로만의 과도한 하중 집중 때문이지 더 진 짐을 나누자고 하는 움직임 때문이 아닙니다.
그건 마치 이런 상황과 같습니다. 7을 지고 그 무게에 버티기 힘들어 짐을 좀 나누려는 이에게 3을 진 자가 움직이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게 자꾸 움직이면 무너진다구요. 그러니까 힘들더라도 니가 참고 견디라구요. 하지만 정말 판이 깨지는 것은 과도한 7의 무게를 진 자가 결국 힘이 빠져 쓰러질 경우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프로게이머들의 방송출연 거부는 짐의 고른 분배를 위한 정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몇가지 더 하고 싶은 말이 싶지만 일이 좀 생겨서 나중에 또 쓰겠습니다.

*** 어쨌든 전 몇달간 스타리그를 못보는 한이 있더라도 분명 프로게이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라면 그들의 방송출연 거부를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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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marion
03/07/03 17:33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합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은 조금은 우려가 되는 군요.
아무쪼록 조속한 사태의 해결[선수들의 정당한 권리가 찾아지는 방향]을 바랍니다.
안전제일
03/07/03 17:40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합니다.
반목이 아닌 합의로 해결되었으면합니다. 공존해야할 파트너입니다.
이카루스테란
03/07/03 17:52
수정 아이콘
저도 지지합니다. 정말 프로게임계가 성숙하고 발전해나가길 원한다면 게이머들의 안정적 생활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만약 이게 불가능하다면 게이머들는 더 이상 직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직은 때가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때라는건 당사자들이 정하는 것이지 우리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닙니다. 안정된 기반을 만들고 그 후에 게임에 더욱 매진한다면 게임계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짧지만은 않은 프로게임의 역사. 상금사냥꾼으로 시작한 프로게이머들이 진정한 프로로 거듭하기 위해 어처피 겪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지지합니다.
03/07/03 18:24
수정 아이콘
저는 다릅니다.
그들이 진짜 프로라면 자신들의 상품가치를 알려서 기업들로부터 구단을 만들게끔 해서 연봉으로 말을 해야지요.(AMD가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것도 알고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책임을 게임방송사측에 다 떠넘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토론분위기가 기업대 노동자의 상황처럼 나타나는데 현재 게임방송사가 기업의 위치에 있습니까? 게임방송사 자체는 기업이지만
프로게이머와의 관계를 보면 기업이 아닙니다.(게임방송사는 프로그램 스텝들과의 관계에서 기업이지요.) 서로 동업하는 관계입니다.
제 생각에 게임방송사측은 스폰을 대신 받아오는 스폰 대행사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들이 스폰을 받아오면 그 스폰의 상금을 따기 위해
프로게이머들이 멋진 게임을 보여주고 그러면 게임방송사측은 그것을 방송으로 내보내며 광고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로가 도와가는
동업관계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물론 극소수 프로게이머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게이머들의 수입이 너무 적다는 것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모두 방송사에게 전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크고스트
03/07/03 19:20
수정 아이콘
저역시 프로게이머가 살수있는길이 파업(?)외에 없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파업이 정당한행위라고 했을경우에 그 대상이 틀렸습니다.

몇몇분들이 게이머를 힘없는 노동자에 비유하고 방송국은 거대자본에 비유합니다. 아니죠, 여기서 거대자본은 각게이머의 소속팀(KTF, 동양, AMD, 삼성 등..)이 되어야합니다. 차라리 소속팀에 "우리가 하는만큼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달라" 라고 목소리를 높이는게 정당한 파업이라 할수있겠죠. 거대자본은 커녕 게이머와 공존상황에 있는 방송국과 줄다리기를 하기때문에 다른사람들눈에 "밥그릇챙기기"로 보이는겁니다.

그리고 정말로 게이머의 권익을 위한 파업이라면 그것을 시청자들, 대중들에게 그 정당성을 알릴수 있어야합니다. 그런면에서 스타리그를 시청자들이 몇달간 볼수없다는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사람들은 그리 미련하지 않기에 스타리그가 열리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이유가 돈에 의한 요구라면 반드시 사람들은 한번쯤은 이렇게 생각할것입니다."과연 게이머들이 먹고살기위해서는 파업의 길밖에 없는가?" 라는거 말입니다.

만약에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미 파업은 정당성을 잃어버리고 아무리 혼자 정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그 목소리가 시청자들, 대중들을 납득시킬수있는 설득력이 없다면 결국 비난의 대상만 될뿐이라는거죠. 그런면에서 "리그거부"는 정말 모험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도 빨리 초강수를 둔다는게 좀 의문스럽습니다.
이카루스테란
03/07/03 19:42
수정 아이콘
물론 모든 책임을 방송사에 전가시키는건 옳지 않겠죠. 저도 방송사와 게이머의 관계가 기업주와 노동자의 관계와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엄격하게 말하면 상부상조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주수입원이 방송사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면 방송사에서 어느 정도 처우개선을 해주지 않는다면 프로게이머들의 생활이 위협받을 수 밖에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물론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게이머들의 수입이 2개 방송사 리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의 수입원은 방송사가 아닌 구단에서 나오는 형태가 되어야겠죠.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해나가야할 과제이지 지금 풀어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게임계가 당당한 e-프로스포츠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길고 어려운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과정을 서로 나눠가야하는 것이지 한쪽에 좀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서로 간의 입장을 확인하고 양측이 최대한으로 만족할 수 있는 타협안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타협안은 지금보다는 더 게이머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타협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지지하는 과정입니다.

방송사 측에서도 게임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원한다면 이번에는 게이머 입장에서 긍정적인 타협을 봤으면 합니다. 물론 방송사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이미 올라온 글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게이머들의 요구 중에 받아드리기 어려운 부분, 타협을 통해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방송사 측에서도 특정 부분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번 사태는 게이머 입장에서 타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계속 밥그릇싸움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양쪽다 기득권을 갖고 있다면 밥그릇싸움이라는 말이 적당할지 몰라도 최소한 이번 사태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공존관계라고 해서 부당한 점을 참고 넘어간다면 그건 공존관계가 아니라 종속관계겠지요.
03/07/03 23:37
수정 아이콘
아아. 그랬군요. 처음부터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뭔가 엇나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프로게이머의 처우는 방송사가 아니라 구단에 의해 나아져야 한다는 게 그 해답인 거 같습니다. 물론 이 부분이 단기간 내에 해결될 부분은 아니겠지만, 장기적으로라도 구단 - 게이머의 관계 정립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의 소규모 자본을 토대로 한 구단들은 어느 선까지만 유지되고, 결국은 대규모 자본을 토대로 한 구단들로 프로게임계가 유지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겠군요.

개인적으로는 일단 AMD식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온게임넷 팀리그에서야 선수층이 얇다는 소리를 듣습니다만, 인원이 소수인 덕분에 팀을 구성하는 선수들 하나하나가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프로게이머 생활을 해나가지 않습니까. 결국 게이머들에게 적절한 수입을 보장하지도 못하면서 선수만 영입하고 몸체만 키운 구단들에게도 어느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일단 이 부분은 차차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이고, 지금 당장으로선 방송사와의 문제를 매듭짓는 게 우선인데 계속 올라오는 글들을 보니 어느정도 타협점을 찾아나가고 있는 거 같아 다행입니다. 계속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결승전 유료화라던가 본선 리그 이상 모든 vod 유료화라도 찬성하고 싶어지는 요즘이군요. ^^
03/07/04 00:29
수정 아이콘
저도 프로게이머들의 입장과 행동을 지지합니다..

제가 하고픈 말을 네로울프님과 이카루스테란님이 모두 해주셨기에 몇가지 사족만 달겠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프로게이머와 방송사와의 관계가 근로관계는 아닙니다..양자간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일도 없을 뿐더러 사용종속관계 내지 관리감독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오히려 법적으로는 일반적인 방송출연 계약 정도로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양자간의 관계가 동업관계일 수도 없습니다..동업관계의 핵심은 당해 사업을 통해 얻는 이익의 분배인데 게이머들에게 게임리그로 파생되는 이윤의 분배는 없기 때문입니다..단지 일정액으로 정해진 출연료나 상금만이 지급될 뿐입니다..

만일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공도동망할 수 있는 - 이른바 '판이 깨질수도 있는' - 관계라는 의미라면 그러한 공존관계는 일반 근로관계에도 존재하는 것입니다..그러나 그러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로도 그것이 근로자와 사용자의 불평등한 종속관계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일 수는 없으며 그렇기에 노동3권이 보장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게이머들의 지위는 일반 근로자들의 그것과 다를바 없습니다..게이머들의 방송경기를 통해 파생 창출되는 이익의 분배가 주된 쟁점이고 그 칼자루는 적어도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게임구단이 아닌 방송사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이 주수입원을 양방송사에 의존하고 있고 아직 다른 대안이 없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실질적으로 양자간의 관계는 불평등한 관계이며 그 불평등의 정도는 일반 계약법의 원리를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게이머들의 이번 방송출연 거부는 자신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근로자의 파업권 행사와 궤를 같이 하며 그 대상 또한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방송사와의 협의를 통한 원만한 해결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후의 수단인 방송출연거부도 가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항즐이
03/07/04 00:29
수정 아이콘
꺄아 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다소 축소된 형태이더라도, 개인별로 스폰서를 구해 생계를 안정시키는 AMD는 나름대로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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