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5/11/27 13:24:06
Name 워크초짜
Subject [공모] 만월로 달려가는 소년...(7) - '회상'
나의 이름은 이중헌...

처음에는 쥬라기 원시전이라는 게임으로 게임방송계에 발을 내딛었다.

그 게임으로 대호형,인호형을 알게 되었고...

나름대로 성적도 괜찮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자체에 흥미를 가졌다.

그런데 어느 날 워크래프트3라는 게임이 나왔다.

사실, 별로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인호형과 대호형이 같이 해보자면서 나를 유혹하는 것이었다...

뭐.. 못 이기는 체 하고 같이 했는데, 하면 할수록 중독이 되는 것 이었다...

워3에는 총 네 개의 종족이 있는데, 왠지 오크라는 종족이 이끌렸다.

가장 남자다운 종족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잘 안 하더군...

어려우면서 이기기도 힘들다던가?

그래도 나는 꾸준히 연습을 했고, NangManOrc라는 아이디로 래더 1위도 먹었었다.

남들은 나를 오크의 최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나를 워3의 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생겼다...

기분은 좋았다...

1달 뒤에 방송에서 CTB라는 대회를 연다고 했다.

나랑 인호형 말고도 동료가 필요했다...

인호형은 모집광고를 냈고, 사람들은 줄지어서 까지는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신청했다.

그러나 인호형은 많은 사람은 필요 없다면서, 몇 명만 뽑았다..

그 때...

"형, 그 녀석 있어?"

"아.. 그래... 있다. 그렇게 궁금하냐?"

얼마 뒤, 인호형은 몇 명의 사람을 숙소로 데리고 왔다.

키는 180이 조금 안 될려나? 얼굴은 작으면서 스포츠 머리에 눈매는 날카로운 사람...

"안녕? 이진섭이라고 해. 잘 부탁한다."

체격은 인호형 처럼 뚱뚱하면서 눈빛은 타오르는 사람...

"형이 중헌이 형이야? 나 피파하던 형주라고 해. 잘 부탁!"

몸은 보통 청소년들이 가지는 형태에 안경을 쓴 아이

"안녕하세요? 박세룡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그리고...



...


"뭐? 세룡아 방금 뭐라고 한거야?"

"뭐긴, 너 정인호 라고 알지? 쥬라기 원시전에서 초초초초 고수!!!"

"아... 그 동네형 같은 사람? 근데?"

"말을 들어보니 지금 워크래프트3라는 게임을 하는데, 동료를 찾고 있대."

"근데?"

"근데라니!!! 야, 솔직히 말해서... 우리 실력 이대로 썩기에 아깝지 않냐? 맨날 온라인 상에서만 고수라고 듣는 소리 지겹지 않아?"

"... 뭔 소리냐? 내일 모레가 시험인데, 공부나 해라. 너랑 다르게 나는 이과라고... 수2 저번에..."

"어허... 형님이 말하시는데 조용히 해. 내가 너보다 빨리 태어난 것 알지? 그러니 조용!!!"

"참... 빨리해..."

"그러니까 우리 프로게이머 목표로 그 쪽에 가보는 게 어때?"

"뭐?! 말이 돼냐? 우리가 하면 얼마나 한다고..."

"에구... 넌 인터넷도 안 뒤져보냐? 리플레이넷에 니 리플 쫙 올라와 있다. 며칠 전에 솔라 삼요랑 한 경기. 그 경기에 댓글이 무려 500개가 달렸어. 니 녀석이 대 역전한 그 경기."

"... 야.. 솔직히 운 이였지..."

"야, 그러지 말고 가자... 나 혼자 가면 좀 그렇다... 이형주라고 내가 예전부터 알던 형이 있는데, 그 형도 간대... 응? 가자~~"

"평상시에 하지도 않던 애교까지 떠는거냐?"

"이 형님이 이렇게 까지 하는데 안 갈거냐?"

"근데... 동문이 형이..."

"응? 너 나보다 동문이 형이 좋다는 거냐? 실망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죽마고우를 이렇게 무시하다니..."

"하나만 묻자... 왜 나냐? 다른 사람도 많은데?"

"NangManOrc... 니 녀석, 만난 적 있지?"

"아... 다섯 번 정도? 내가 다 이기긴 했는데.. 왜?"

"바로, 그거야!! 그 아이디의 주인공이 이중헌! 바로 니 얼굴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가장 궁금해 하는 인물이지..."

"그 말은 그 중헌이라는 사람도 인호라는 사람과 같은 소속?"

"그래, 예전에 배넷에서 채팅을 하는데, 너랑 꼭 같이 게임을 해보고 싶단다... 니 녀석한테 진 경기 전부 저장했대.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플레이에 당했다면서... 그러니까 같이 가자... 너를 보고 싶어하는 현존하는 오크 최강자가 기다린다. 응? 가자~~!!"

...

결국 나는 세룡의 뜻에 따라 Pooh라는 숙소로 향했다...

솔직히, 별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관심도 없었고...

지금 성적 유지해서 의대나 약대로 가서 무난히 살고 싶었다...

게임은 그저 취미로...

그저 취미로...


....

"반갑다, 내가 NangManOrc 이중헌이다."

"네, 제가 MyLady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장재호입니다..."

이 녀석인가?

호리호리한 몸매에 힘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말투...

그런데 이 녀석에게 느껴지는 이 오라는 대체 뭐지...

"아, 잠깐 게임하는 모습 봐도 될까?"

"네?"

"인호형 한 판 해줘, 맵은 트랭퀼 패스로 하고 서로 주종으로, OK?"

정말 궁금하다...

이 녀석의 플레이가...

래더에서 만났을 때, 도저히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인호형은 7시에 재호는 1시에 위치했다...

보통 나엘이 오크를 상대할 때는 정말 막말로 뭘해도 이긴다이다...

나도 나엘전이 제일 싫다... 정말 이기기 힘들 뿐 아니라,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직결되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

인호형은 선파시어에 빠른 홀업을 가져가면서 투 비스터리를 올렸다.

내가 지금 개발중인 온리 레이더 전략을 쓸 모양이다.

레이더라는 유닛은 공성데미지가 강해서 건물파괴에 좋을 뿐 아니라, 기동성도 받쳐줘서 상대방을 약 올리는데도 상당히 좋다. 또 인스네어라는 기술으로 상대를 묶을 수가 있는 효과도 가질 수가 있다.

재호는 근데 뭘 하는거지?

이 녀석 아직까지 홀업을 안 가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거야?

이 곳, 저 곳 트리만 짓고 있다...

있는 것은 일꾼인 위습과 영웅인 데몬 헌터 뿐이다...


...


"자, 이제부터 모두들 한 식구이니 사이좋게 지내기로 하자. 컴퓨터는 곧 사올테니 걱정하지 말고, 당분간은 PC방을 좀 왔다 갔다 해야 할거다. 나랑 중헌이 컴퓨터 가게에 갔다 올테니, PC방에서 연습 하고 있어. 진섭이 니가 책임 져라."

"네!"


인호와 중헌은 숙소를 나서서 가게로 가기 위해 버스 정거장으로 걸어 갔다...

"형, 많이 놀랬지?"

"아... 진짜 그런 플레이는 처음 본다... 레이더로 아무리 트리를 파괴해도 저곳을 파괴하면 여기에 있고, 여기를 파괴하면 그 곳에 있고... 건물만 파괴하다가 자원 말라서 GG를 치다니..."

"게다가 그 녀석 뽑은 유닛은 오로지 드라이어드..."

"드라가 그렇게 사악하게 보이다니... 한기 한기씩 점사하면서 사람 미치게 만들어... 진짜 니가 인정한 녀석 답다. 1달 뒤가 기대된다..."

장재호...

나도 기대한다...

녀석과 같이 싸운다는 기대감...



...


졌다...

졌다...

방송만 나가면 진다...

다른 사람들은 이기면서 팬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나는 대체 뭐지?

연습처럼 도저히 손을 움직일 수가 없다..

대체...


...


이 바보 녀석...

왜 이기지를 못하는 거야...

지는 모습 볼라고 너를 데리고 온게 아니란 말야...

컥...

손이... 손이...

윽...

젠장...

손이 왜 이러는 거야...

윽....

"중헌아!!! 왜 그러는 거야? 중헌아!!!"

인호형...

"소란피우지마! 나 안 죽었어!"

"이중헌!"

"헉헉... 조용히... 다른 애들 알면 괜히 시끄러워진다고... 알겠지?"

젠장...

할 수 없군...


...

"(재호의 멱살을 잡으면서) 그러면 보여줘 보시지? 보여보라고!!! 니 녀석이 자랑하는..."

제발 보여보란 말야...

제발...

내기도 싫은 화를 만들게 하지 말라고...

장재호!!!


...

달이 환하게 비치고 있다...

너무나도 황홀하다고 해야 할까?

첫 승리...

기쁘다...

하지만...

아직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

보여줄게 더 있으니까...

이길거야...

이긴다...

차오르는 나의 플레이를 기대하라고...

다들...

더 이상 패배는 없을 테니까...

보여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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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3
05/12/12 23:27
수정 아이콘
이건 이중헌 선수의 독백인가요;
현실감이 확실히 있네요 =ㅗ=;
중헌선수화이팅입니다T_T!!
05/11/27 14:41
수정 아이콘
7편 나왔군요. ^ㅡ^b
유신영
05/11/27 14:55
수정 아이콘
음.. 시간이 없군요, 이중헌 선수에게는..
05/11/27 15:03
수정 아이콘
이제 확실하게 구도가 정립이 되었군요 ㅇ_ㅇ~
아케미
05/11/27 16:06
수정 아이콘
이중헌 선수 너무 멋있어요!!! (심하게 현실감을 느끼는 중-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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