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비싼 돈을 들여서 5년마다 대선을 치르는 것일까요.
대선을 세금으로 치르는 이유는, 앞으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논쟁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논의하는 장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출근하는 버스에서 창 밖 풍경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달콤한 말들만 내걸린 형형색색의 현수막들...

지난 5년간 많은 것들이 탄압받았지만 공론장으로서의 인터넷 역시 무참하게
탄압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미네르바가 잡혀가고, 실명제가 실시되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짤리고 조사를 받고, 고소를 당하고...
이렇게 그들은 우리를 겁주고 논쟁을 막고 알바를 써서 공론장을 무참하게 짓밟는 동안
인터넷의 자정기능은 사라지고, 일베와 같은 사이트는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진실의 정보가 가려진 곳에서 모순과 위선은 진실의 가면을 쓰고 왕처럼 행세합니다.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은 대선이지만 경마를 보듯 여론조사의 추이에
일희일비하며 논평하지 않겠습니다.
  
월급쟁이로 힘들게 살아가는 삶이지만, 답답한 마음에 새벽시간을 쪼개어
PGR에 글을 올립니다.
남은 대선 기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가치와 그 이유에
대해 말하고 또 가치를 논쟁했으면 합니다.

민주당 못한다고 욕해야 달라지는 것 없습니다. 그들 역시 정치 개혁의 대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욕만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2002년 네티즌 ‘앙마’는 촛불시위라는 방식을 제시하고 정치인들이 하지 못하면
우리가 직접 요구하겠다며 시대의 흐름을 바꾸었습니다.

지금 많이 아쉽고 답답하면 우리가 제안하고 제시해 봅시다.
선거 게시판을 통해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왜 내가 후보를 어떤 지지하고 어떤 후보는 아니어야 하는지 인터넷의 공론장을
다시 열어 보았으면 합니다.

쌔근쌔근 잠들어 있는 딸을 보면서 다시 다짐합니다.
‘너에게는 조금더 희망있는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구나’

남은 기간 시간을 쪼개고 잠을 줄여서라도 저의 부족한 재능을 보태서
대한민국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선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이 땅의 정치가 더 이상 저주의 대상이 아니도록 하는데
대선 기간 만이라도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