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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6 22:27:02
Name 잃어버린기억
Subject 제가 쓴 글인데 제목을 좀 붙여주십시오.
학교 독서 토론회에 나가게 된 원고인데, 본 파일이 날아간 관계로 급하게 치다보니,

오타나 문장의 오류가 있을법도 합니다.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해 도움을 청합니다.

그리고 오타와 문장의 오류에 대한 지적은 대!! 환영입니다.

  정유년 초봄, 나는 체포되었다. 체포되어서 우의정 윤 두수와 같은 서인들에 의해 문초를 받았다. 내가 어렸을 때의 서애(西厓, 유 성룡)와의 친분 때문에 서인들은 나를 동인취급하며 나의 관직을 박탈하려고 하는 것 같다. 나는 동인, 서인 따위의 당파엔 관심이 없다. 오직 이 나라 조선, 나의 조국 조선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나의 체포에 대한 전하의 결정에 매우 당혹스러웠다. 나는 전쟁에서 죽을 각오로 싸웠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하의 그러한 결정에 처음에 나는 승복할 수 없어, 의금부 도사가 나를 체포하려 했을 때 이리저리 발버둥을 치며 극히 저항했었다. 더욱 나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것은 그 죄목이다. 도사가 말하길, “삼도수군통제사 이(李)는 들으라. 과인은 경상 우병사 김 응서의 보고에 따라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의 조선침입을 바다에서 요격하라는 명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조정에 대한 능멸이며, 과인에 대한 기만이다. 늦었지만 이 죄를 지금 물어 이(李)를 벌하려 함이니, 순순히 의금부 도사의 명에 따르라.” 라고 했다. 나는 이를 듣자마자 경상우수사 원균과 그를 지원하는 서인세력의 모함일거라 생각은 했으나, 어명을 따르지 않을 순 없었다. 그러나 어명을 따르는 순간에도 나는 임금의 무력함을 원망했다.
도성에서 나는 가혹한 고문을 받았다. 가령, “네가 부산 왜영을 불태운 사실을 조정에 허위 보고하였느냐?”나 “네가 적을 빤히 보고도 군사를 몰아가 토벌하지 않고, 바다를 건너오는 가토를 요격하지 않은 의도가 무엇이냐?”와 같은 심문을 받았지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우의정 정 탁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해 도원수 권 율의 막하에서 백의종군의 지위로서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정유년 7월, 나대신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원 균이 적의 유인전술에 의해 거제에서 전멸되어 나의 함대, 조선의 함대를 잃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는 다시 복직되었다. 난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이 억기가 통제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 말이다. 이 억기는 종친이다. 아마 임금은 그가 통제사가 되면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를 버린것이라고, 마치 나의 전공이 한순간에 죄가 되듯 말이다. 이 억기가 통제사가 됐더라면, 적어도 조선 수군의 전멸이란 없었을 것이다. 난 또 임금의 무능에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도구에 불과했다. 임금의 나라 조선이 전쟁에 휘말리면 사용되는 도구요, 전쟁이 종료되면 버려지는 도구였다. 그렇다. 임금은 적을 무서워하고, 충신 또한 무서워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겠지만, 임금은 그랬다.
내가 다시 수군통제사로 복귀했을 때, 나에게 남은 것은 단 12척의 배 뿐이었다. 그렇다. 단 12척 일 뿐이다. 일본은 육지로는 가토와 고니시의 육군이 한성을 향해 진출하고 있고, 또한 해양으로는 명량의 길목을 건너 서해를 통해 한성으로 진격한다고 한다. 나는 벽파진 근처의 올둘묵에서 적을 맞고 싶었다. 벽파진 바깥쪽은 나의 사지이고, 올둘묵은 적과 나, 둘의 사지였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세워 적을 맞을 준비를 했다. 백성, 군사 모두 합쳐서 일을 거들었다. 우리가 최선이라고 선택한 전략은 상대를 올둘묵으로 유인하면, 쇠밧줄로서 상대의 진격을 멈추게 한 후 상대보다 우리의 포 거리가 더 긴 것을 이용하여 적을 맞는 것이었다. 적은 예상대로 이 함정에 빠져들었고, 우리는 한 척의 손실도 없이 적을 물리쳤다. 종사관 김 수철이 적병 10만중 8만이 죽었고, 100여척을 깨뜨렸다고 조정에 올릴 서류를 작성했다. 나는 임진년의 전투 보고에 대한 임금의 부당한 명령으로 내가 당한 고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그 초안을 적병에 관한 내용을 지우고 단지 30척만을 깨뜨렸다고 대폭 바꾸었다. 임금에 대한 무의식중의 공포였을까? 내 손은 전과를 과장하기는커녕 더욱 축소시키고 있었다. “만약 임금이 조금의 건수라도 잡는다면, 전쟁이 끝나고 나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휘감았다. 임금은 나의 충심을 언제쯤 해서야 알아줄까. 전란의 과정이 임금으로 하여금 김 덕령 같은 여러 충신들조차 죽이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어찌 되었던 현재 나는 임금에 대해 충심을 다 바치고 있지만, 언제 임금이 나에게 숨겨놓은 칼을 꺼낼지에 대해선 의문과 걱정만이 쌓일 뿐이었다.
전란은 일본의 태합 히데요시가 죽자 상당히 호전되어서, 일본군 전부가 퇴각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싸움은 단 한번이다. 그 한번에서 우리는 일본군을 모두 섬멸시켜, 이 나라 조선의 백성이 가진 원한을 갚아주어야 한다.
명군의 제독 유 정이 전란을 극복하고자 명의 군사를 더 요청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명군이 오히려 왜군보다 포악했으면 포악했지, 덜하지 않다는 것을. 임금은 천군만이 우리나라를 구할 수 있고, 조정의 대신 모두 그런 줄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명군이 우리에게 가담한다는 것만으로도 일본군에겐 크나큰 위협이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긴 하다.
명국의 도독 진 린이 명나라 수군의 책임자로서 우리의 원군이 되었다. 그와 함께 전쟁을 치는데, 그가 우리나라의 물길을 잘 알지 못하면서, 앞으로 돌격하는 바람에 우리 희생자가 예상외로 많이 났다. 고니시의 적선 또한 상당한 피해를 입어, 승리와 다름없긴 했지만 나의 이복형 황 첨사가 진 린을 구하기 위한 결사대로 파견되었고, 결국 전사했다. 그리고 나는 간략한 승전보를 임금께 아뢰었다.
허나, 임금은 나의 교지에 대해 반감을 품고 있는 듯 했다. 마치 나의 전투가 패전이었고, 패전에 대한 교지를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금은 아직 전란중이니, 나를 체벌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임금의 칼날이 나를 겨눌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나는 정말 마지막 전투를 치러야 했고, 도독 진 린과 노량으로 나아갔다. 노량에서 적선 500척 중 400척이 넘는 배가 침몰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승리했다. 나는 임금의 칼에 죽긴 싫었다. 나는 또한 임금이 나를 가만히 살려두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알았다. 내 칼은 나의 배를 갈랐다. 내 칼은 나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는 내 배를 배는 동시에 백성을 지킨 칼로서의 영혼을 버리며 말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데 대한 임금의 대우가 고작 이런 것이란 말인가.”라고.


◎ 에필로그 - 비록 김 훈의 ‘칼의 노래’와 같이 이순신이 적탄을 맞고 죽었다고 하려고도 생각해 보았지만, 여러 정황을 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이 순신 다운 죽음’을 소설처럼 각본해서 써 보았다. 내가 쓴 이 임금에 대한 비판은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는 것도 아니고, 친구나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아닌, 자신이 홀로 쓰는 일기를 통해 여러 전황들을 설명하면서 이순신의 내적 심리를 표현했다. 이순신이 임금과의 불화로 인해 겪었던 여러 가지 고초를 한편의 소설을 통해 나름대로 묘사해 본 것이다. 인터넷이나 다른 서적, 정보를 통해 이순신이 생각 했을 법한 임금에 대한 불신과 비판의식을 말해보았다. 이 글을 쓰면서 또한 도움이 되었던 것은 TV프로그램 ‘불멸의 이순신’이었다. 마지막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순신은 우리나라 최대의 성웅이다. 중국에 관운장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충무공 이순신이 있다!”

그리고 아직도 기억나는 이순신의 명언이 있다.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삼도 수군통제사 신(臣) 이(李)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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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박사
05/10/26 22:41
수정 아이콘
자신이 있는 것은 띄어쓰기밖에 없어서, 몇 가지 고쳐드릴게요. -_-
동인취급하며->동인 취급하며, 모함일거라 -> 모함일 거라, 버린것이라고 -> 버린 것이라고, 내쉴 수 밖에 없었다 -> 내쉴 수밖에 없었다, 배 뿐이었다 -> 배뿐이었다, 10만중 -> 10만 중, 어찌 되었던 -> 어찌되었던, 단 한번이다 -> 단 한 번이다. 확실해요^^
라구요
05/10/26 23:13
수정 아이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

저게 가장 적절해보이는 제목이네요.
저것이 좌우명인 모그룹회장도 있죠.. 정말 멋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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