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4/11 08:47:57
Name netgo
Subject 미국 실리콘 밸리 - 첫 이야기 - 정리해고, 퇴직
정리해고

정리해고. 섬찟한 이야기이지요. 자기가 원해서 회사를 퇴직하는것이 아니고, 어느날 갑자기 회사에서 '너 나가라 우리는 너 더 이상필요없다' 이런다면 섬찟하지요. 한국에서도 고용유연성이니 해서 말들이 많은데요. 그 고용유연성이 가장 잘 확보되어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정리해고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아침에 출근을 합니다. 매니저가 자리로 찾아오지요. 별일없니? 잘살어? 그러면서 자기 오피스에 가서 이야기좀 하자 그럽니다. 그래서 따라가보면 Human resource (인사과)에서 한명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시작입니다. 불행하게도, 회사가 어려운 환경에 쳐했기 때문에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너는 정리해고 되었다라고 통보합니다. 그리고 인사과가 서류한장 내놉니다. 그자리에서 싸인하라고요. 한국의 경우 해고나 퇴직시 퇴직금이란게 있읍니다. 그러나 미국 대부분의 회사는 한달치 월급, 혹은 두달치 월급을 해고시 지불합니다. 퇴직시에는 아무것도 없고요. 그 싸인하라는 종이쪽지는 그 한달치 월급을 받고 나는 이 회사 나간다 그런데, 나가서도 회사기밀을 지킬것이며 어쩌구 저쩌구 뭐 그런 종류입니다. 그거 싸인안해도 상관없지만, 그대신 한달치 월급을 못받게 되지요. 그럼 싸인합니다

싸인후 자리로 돌아옵니다. 매니저가 따라옵니다. 거기서 짐을 싸야합니다. 매니저는 무엇을 싸는지 감시합니다. 컴퓨터에 좋아하는 여자애가 보낸 편지나 사진같은게 있어도, 그거 가져나올수 없읍니다. 왜냐면 철저히 개인 사물 이외에는 다 회사 소유니까요. 컴퓨터 안의 내용도 회사소유 입니다. 짐 다싸고, 회사 뱃지 반납하고 나면, 매니저가 정문까지 안내합니다. 혹시 중간에 어디로 샐까 걱정하는거죠. 그리고 그정문을 나서면, 그 회사와는 빠이빠이가 된것입니다. 아침에 매니저가 자리로 찾아와서부터 정문나가기 까지 한시간정도 걸립니다.

정리해고 당한후 직장의료보험은 한달간 유효하며, 만약 팔수 있는 스탁옵션이 있을경우 한달안에 다 팔아야 합니다. 아니면 회사가 다시 가져갑니다.

퇴직

퇴직은 그래도 좀 나은편입니다. 보통 통상적으로 퇴직시 약 2주전에 매니저에게 알립니다. 그러면 면담을 하게되지요. 왜 그러니? 뭐가 문제니? 붙잡아야 될사람 같으면 그 면담이 좀 길어지기도 하지만, 나가겠다는 사람 붙잡는다고 안나가겠읍니까? 그러면 일에대해서 이야기 하게 되지요. 지금 하는일이 뭐고 뭐니까. 뭐는 어떻게 끝낼것인가? 어떤것은 어떻게 인수인계 할것인가  계획만듭니다. 그리고 나면 인사과에서 exit interview를 하게 됩니다. 한국의 소원수리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2주지나면 역시 빠이빠이 입니다.

퇴직후 퇴직금은 없고, 직장의료보험은 당장 정지되면, 스탁옵션은 정리해고의 경우와 같습니다.

환송회. 실리콘밸리에서 회식문화란건 없읍니다. 팀에서 그래도 인기 있었으면, fairwell lunch (안녕 점심)을 같이 먹지요. 보통 퇴직후 날짜가 잡히면 다 같이 점심먹으러 갑니다. 점심값은 퇴직자 제외하고 점심값 나누기 참가자 해서 부담합니다.

싸늘한 내용을 썼더니 문체도 싸늘해지는것 같네요. 댓글 보고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시면 실리콘밸리 다른것도 소개해 드릴게요.

오늘의 피지알러들을 위한 영어공부

lay off - 정리해고 - (I've got laid off : 나 정리해고 당했어)
resignation - 퇴직 - (letter of resignation : 퇴직서)
human resource - 인사과
welcome lunch - 신입사원 환영 점심
fairwell lunch - 환송 점심
stock option - 입사시 주게되는, 자회사 주식을 정해진 수와 가격에 그리고 정해진 시기에 살수 있는 권리
FTO - flexible time off - 휴가
severence - 정리해고시 주는 한달치나 두달치 월급을 뜻하는 말






* 천마도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12 23:41)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4/11 09:21
수정 아이콘
실리콘 밸리에 계신가 보네요. 제 첫 직장이 실리콘 밸리 쪽에 본사가 있는 미국 회사라 저도 미국 본사 트랜스퍼를 생각했었지요.
처음에 트랜스퍼 할 경우 받는 연봉 듣고는 한 번 노려 봤는데 나중에 세금이랑 집세의 무시 무시무시 함을 알고 보니 빚 좋은 개살구인지라 포기해 버렸습니다.
연봉 7-8만불 받아도 텍사스에서 4만불 받는 것 보다 생활 수준이 못 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연봉이 10만 불이 넘으면 괜찮다고 하긴 하던데.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미국 회사가 사람 자르는 건 인정 사정 없지만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주고 일 시키는 건 좋더군요.
아무튼 실리콘 밸리에 계시다니 한 편 부럽기도 하고 나름대로 힘든 일도 많으실 것 같기도 하네요. 건승하시길 빕니다.
06/04/11 09:47
수정 아이콘
어디 쪽에 있으시죠? 전 예전 Fremont 에 1년 정도 있었는데...

그 당시 그쪽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죠...
06/04/11 10:09
수정 아이콘
실리콘밸리 출장가서 들은 현지 한국 엔지니어의 얘기와 똑 같네요.
몇번 출장가다보니 미국 엔지니어 연봉과 생활수준에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현지의 적나라한 얘기를 들으니 제 취향이 아니라는 판단이 딱 들더군요. 생활 수준, 연봉(세금떼고)은 한국과 비슷하고, 업무 강도는 타이트하고, 대신 개인 생활이 자유롭고, 확실한 장단점이 있죠.
전 장점으로 좋은 주거환경(현지 사람들은 기후가 좋다고 하더군여), 자녀 교육문제(영어~!)를 들고 단점으론 너무 삭막하다는 겁니다.
가족하고만 타국에서 버틸 자신 있으면 도전해볼만하다고 합니다.
The Drizzle
06/04/11 11:04
수정 아이콘
아, 영단어 상당히 도움되었습니다.^^
The xian
06/04/11 11:28
수정 아이콘
정리해고... 꽤 많이 봤습니다.-_-;;

한번에 50명이 - 그것도 제가 가르치다시피 한 직원들이 - 잘려나가는 것도 봤던 저로서는 정말 저 이야기 와닿는군요.
(문제는 그때 50명들은 위 사례에서 주어지는 한두달치 월급도 받지도 못하고 퇴직했다는 거지만...)
IntiFadA
06/04/11 11:56
수정 아이콘
음....

실리콘 밸리와는 별 상관없지만... 그래도 일종의 IT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흥미진진하네요.
가끔 실리콘벨리 이야기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봐야 보답해드릴건 없겠지만...

"netgo의 실리콘밸리 통신" GoGo~!! ^^
항즐이
06/04/11 12:3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0+
실리콘밸리 통신 고고~
06/04/11 12:39
수정 아이콘
정말 유용한 글이었습니다. ^^
제 지인 중 한 분도 실리콘 밸리에 있는데.. 저런 식이라더군요;;
06/04/11 12:5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
06/04/11 14:55
수정 아이콘
용용님, 고맙습니다.
lovehis님, 저는 MountainView 살다가 작년에 San Jose로 이사했답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들 댓글 고맙습니다. 생각나는대로 실리콘밸리 통신 고고 하겠읍니다. 다음번에는 채용에 대해서 한번 써볼라구요
김치원
06/04/22 20:54
수정 아이콘
Apple社에서 인턴을 했었습니다.
제 생각으로 제가 일할 때보다 한 4배 정도 몸집이 커진 것 같습니다.
저 같으면 지금 직장(삼성전자)에서 계속 일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키 디바이스 없이 CEO의 창의성만으로 혁신 기업이
되었습니만,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조직 분위기 자체가 한국인은 '절대' 안 맞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76 舊4대토스, 新4대토스 비교하기 [17] ROSSA10874 06/04/21 10874
175 프로토스의 한(恨), 그리고 Nal_ra [35] Zera_10451 06/04/21 10451
174 이영표선수 이야기... [14] 이의용8697 06/04/21 8697
172 조금 늦은 관전기] 제우스의 벼락과 아이기스는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 [20] Wayak8702 06/04/19 8702
169 YANG..의 맵 시리즈 (5) - Blue Diamond Final [9] Yang8377 06/04/19 8377
168 맵의 새로운 패러다임... 백두대간(白頭大幹) [30] 라구요12225 06/04/16 12225
167 바둑과 스타크래프트 - 위기십결 (圍棋十訣) [14] netgo8237 06/04/15 8237
166 자신이 한말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것. [8] 제네식10075 06/04/13 10075
164 스타크래프트 esports 팀 운영방안에 대한 제언 [11] netgo8089 06/04/12 8089
163 사형제도에 관하여... [76] IntiFadA8175 06/04/11 8175
162 미국 실리콘 밸리 - 첫 이야기 - 정리해고, 퇴직 [11] netgo9352 06/04/11 9352
161 이번 신규맵을 해보고.. [11] 하늘하늘9744 06/04/11 9744
158 [잡담]스틸 드래프트가 만들어지기까지. [36] Davi4ever9404 06/04/08 9404
156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61편(BGM) [29] unipolar8342 06/04/07 8342
153 최연성의 스포츠서울 스타고백 모음집 + 최연성 선수에 대한 나의 생각 [57] 말코비치19957 06/04/03 19957
150 온게임넷 스타리그 24강 대진방식 정리(베타버전) [66] http12535 06/04/01 12535
149 프로토스로 저그를 이기는 법. [71] 4thrace16021 06/04/01 16021
147 "이윤열, 개선이 아닌 개혁으로" [31] Frank Lampard14501 06/03/29 14501
146 하드코어 질럿 [17] legend9348 06/03/29 9348
145 #유즈맵세팅 개론, 그리고 생산과컨트롤 [15] Ase_Pain11836 06/03/28 11836
144 [yoRR의 토막수필.#19]일상다반사. [18] 윤여광7675 06/03/28 7675
143 동네 오락실 격투게임의 고수들과 박지호 스피릿!! [20] 마음속의빛10972 06/03/26 10972
142 사진 몇 장과 기억들.... [6] 네로울프8018 06/03/27 801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