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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08 21:23:59
Name ROKZeaLoT
Subject 09-10시즌 신한은행 프로리그 결승전 감상.


1. KT토스라인의 기적같은 3승

단순히 생각해보면 이번 결승전은 SKT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SK에서는 이영호 한명만 접고 들어가면 되지만 KT입장에서는 도택명 3명을 접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이번 결승에서 KT의 3명의 프로토스-우정호,박재영,김대엽-가 모두 승리를 거두는 기적아닌 기적이 일어나고 이영호의 1승이 추가되며 4:2로 KT가 승리하게 됩니다.

이번 결승전 KT토스라인 3승의 원동력은 바로 '초반 가위바위보 승리'입니다. 물론 1경기는 가위바위보 승리라기 보다는 우정호의 침착한 방어가 돋보인 경기였으니 패스하더라도 2경기와 4경기에서의 초반 가위바위보 승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가위바위보 승리 이후 김대엽과 박재영은 영리한 플레이로 그 유리함을 굳히는데 성공하고 승리를 가져갑니다.

2경기에서 김대엽은 김택용의 선다크 멀티빌드를 예측하고 그에 극상성인 원게이트 멀티이후 옵저버를 선택하며 굉장히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그러나 토스대 토스에서는 사이오닉 스톰이라는 변수가 있어서 불리한 쪽이 어떻게든 일정숫자 이상의 하이템플러와 지상군을 보유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수 있죠. 또한 다크가 막힌 후 김택용이 김대엽 상대로 유일하게 앞서는 부분이 바로 '스톰'이었습니다. 김대엽은 넥서스에 로보틱스 퍼실러티까지 지은후 템테크를 탔기 때문에 김대엽은 템플러가 없는동안 상당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이 때 김대엽은 다크를 쫒아낸후 몇기 되지도 않는 드라군으로 캐논을 박고 수비를 하는 상대를 공격해 스톰을 쓰게 만들고 추가멀티까지 가져가며 김택용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습니다. 그렇게 김대엽은 질 수가 없는 상황을 만든 후 김택용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4경기 박재영은 이보다 더욱 나가서 아예 정찰도 안하고 생더블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빌드선택도 귀신같이 맞아 떨어지며 박재영이 굉장히 기분좋게 시작했죠. 이후 공중장악->섬멀티 확보->한방병력 구성 순으로 차곡차곡 빌드조립을 해나간 박재영. 물론 이승석의 째는 판단 역시 좋은 선택이었고 하이브 타이밍만 어찌저찌 넘기면 토스도 자원이 그리 넉넉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승석은 한방병력 진출타이밍을 놓쳤고 투리버를 거의 공짜로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만 뚫려버리고 말았습니다.

2. 엔트리 싸움

프로리그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1~4경기까지의 엔트리 싸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KT가 3:1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5경기와 6경기를 놓고 벌이는 양팀간의 엔트리 싸움은 정말 볼만했습니다. 물론 1경기밖에 남지 않은 입장에서 누가 나오든 이영호가 이겨버리면 그만이겠으나 KT입장에선 되도록이면 정명훈은 피하고 싶었겠고 SK입장에서는 이영호를 정명훈으로 잡고 남은 경기역시 잡아서 에이스 결정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5경기에서의 고강민 투입은 바로 KT의 이런 마음을 잘 보여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SK역시 양자택일의 상황이었으나 5경기를 지면 6경기가 없기에 5경기 정명훈 투입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죠. 그리하여 5경기는 정명훈이 잡았으나 다음경기는 도택명 없는 SKT대 이영호가 있는 KT. 6세트 맵이 패러독스나 페르소나가 아닐바에야 KT의 승리는 자명한 상황이었고 이영호가 마무리하며 KT 우승. 만약 5세트에서 정명훈이 나오지 않았다면 SK코칭스텝의 배짱에 탄복했을 테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네요.

3.정말 오래간만의 이통사 더비.

SK대 KT의 이통사 더비는 프로리그 원년부터 정말 오랫동안 e판의 화제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세대교체 실패로 인한 KT의 몰락을 기점으로 이통사 더비는 올드팬들의 기억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그리고 이번 결승전에선 정말 오래간만의 이통사 더비가 성사되었고 처음으로 KT가 SK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창단 첫 프로리그 우승, 그것도 결승에서 SK를 이기고 얻은 우승 트로피. KT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올드팬 입장에서는 굉장히 의미가 깊은 우승입니다. 예전 KTF매직엔스 팬이었던 저역시 감회가 새롭구요.

우승한 KT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 여러분들 정말 축하드리고, SKT선수들과 코칭스탭분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ps)이번 KT우승으로 황신의 징크스가 깨진 줄 아셨던 분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SKT가 황신과 모종의 계약을 했을 뿐입니다. 그들의 유니폼 색상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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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은내꺼
10/08/08 21:34
수정 아이콘
1번은 솔직히 동의하기힘드네요
KT토스라인의 기적같은 승리라..충분히 KT토스라인이 도택명만나도 해볼만하다고 생각드는데요
박재영선수는 몰라도 나머지 두선수는 누굴만다도 충분히 승리가 가능한선수들입니다
KT토스를 좀 무시하는것같아 좀 그렇네요
개념은?
10/08/08 21:36
수정 아이콘
전 솔직히 우정호선수가 트랩카드라고 생각했거든요. 워낙 기복도 심하고 5라운드에 그렇게 기세가 좋은편도 아니였고요.
그런데 고인규선수가.. 말 그대로 그냥 1승 줘 버렸죠..
거기다가 박재영은 .... 리버 2기를 그냥 헌납하는 대 실수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명불허전 t1 저그.... 솔직히 t1이 스스로 자멸한거나 다름없었쬬.

물론 김대엽 선수는 무지하게 잘했습니다. 김대엽선수가 이긴것도 우정호선수가 1경기떄 이겨 주니까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친것 같고요.
zephyrus
10/08/08 21:40
수정 아이콘
사실 SK는 이영호 선수의 6세트 출전을 높은 가능성으로 예상했더라도 정명훈 선수를 6세트로 미루기 힘든 상황이었죠.

이영호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온다고 해서, 정명훈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으니까요.
특히나 남은 주축 선수들이 모두 저그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저전으로 승부를 던지기도 힘들고요.
일단 무조건 정명훈 선수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배짱을 부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긴 하지만, 당시 상황은 아마 어떤 감독이 와도
정명훈 선수를 내보냈을겁니다.
(오히려 다른 선수를 내보내서 이영호 선수를 만나든, 고강민/김재춘 선수에게 지든 정명훈은 나오지도 못하고 진다면
비판을 많이 받았겠죠.)
Go_TheMarine
10/08/08 21:47
수정 아이콘
경기 전에도 인터뷰했듯이 kt토스가 1위인가 2위인데 기적같은 3승이라뇨...
kt토스가 도택과 경기력 비교했을 때에도 별 차이 못 느끼겠던데요..
10/08/08 21:51
수정 아이콘
도택명이 케티 주전보다 나은건 네임벨류밖에 없죠
날아랏 용새
10/08/08 21:53
수정 아이콘
전 1경기 고인규 선수가 조금은 무리한 초반 전략을 걸고.. 우정호 선수가 그걸 너무 쉽게 간파하는 거 보고 KT의 승리를 직감했습니다.
발견하자마자 만세를 외치면서 머릿속으로는 박정석 vs 전상욱 in 레퀴엠전이 생각나더군요.
예전 긴장하여 경직된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다 언제나 SK의 노림수에 당하며 안타까웠던 순간들.. 지고나서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들을 보며 참 힘들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어제는 그 후배들은 달랐습니다. 결승이라는 그 큰 무대에서 황신춤을 추고 박을 깨고 경기 상대를 만나는 자리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자신감있고 즐겁게 결승에 임하더군요..
KT.. 정말 다시 한 번 우승을 축하합니다...T_T
10/08/08 21:54
수정 아이콘
저도 kt팬으로서 동의하기 힘든 1번이네요 기적아닌 기적이라니
기적이란 표현을 쓸정도로 우정호 김대엽이 약했나요?
10/08/08 21:57
수정 아이콘
팬심 빼놓고 이야기 합시다
다레니안
10/08/08 21:58
수정 아이콘
케이티토스는 현재 토스라인업중 가장 강합니다

오히려 시즌중엔 티원저그들이 부진한 도택을 먹여 살렸죠 -_-;
앵콜요청금지
10/08/08 22:26
수정 아이콘
이영호 우정호 김대엽이 정명훈 김택용 도재욱에 비해 딱히 밀리지 않죠.
단지 도택명의 네임밸류가 더 높을뿐 오히려 KT3총사가 더 많은 승수와 승률을 보여줬죠.
5라운드 양팀 토스 맞대결에서도 이겼고 결승전에서도 또 이겼죠.
우유맛사탕
10/08/08 22:58
수정 아이콘
KT토스는 09-10시즌 프로리그 토스부분 1위였습니다. 거기다 SKT상대로 무척이나 강한 모습을 보여줬죠.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찾고자 와이고수에서 찾아봤는데(비공식 포함, SKT 광안리 6멤버 기준 조사)

전체 성적(KT 3토스 기준)
19승 9패 승률 67.8%
약 1년간의 성적(09년 8월부터, KT 3토스 기준)
10승 2패 승률 83.3%

KT토스는 모든 팀의 토스중 09-10시즌 프로리그에서 상당히 강했지만..
특히 SKT 상대로 모든리그에서 무척 강한 모습을 그동안 보여왔습니다.
거기다 조사해본 결과 SKT 에이스 김택용 선수는 KT토스 상대로 5경기를 펼쳤지만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더군요.
ROKZeaLoT님은 KT토스 3인방의 승리가 기적이라고 보시지만 평상시 데이터 대로의 결과가 나왔을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10/08/08 23:06
수정 아이콘
KT 저그가 승리한게 기적같은 승리라면 맞는 얘기지만
KT 토스가 승리한건 팀내에서 이영호를 제외한 노림수였습니다.

KT가 3저그를 내서 승리를 바라다면 기적같지만
KT 3토스가 광안리 결승의 핵심이었습니다.
10/08/08 23:25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광안리 Key Point
1. 티원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던 KT- 도발로 기선제압하려던 티원 하지만 KT는 맞도발로 응수...
(조정웅감독님..기싸움 이렇게 해야 합니다...)
2. 고인규의 뻔한전략 - 기선제압용 전략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KT는 이미 알고 있었고 새로운 전략이 아니었다..
3. KT 3토스의 승리 - 최고라 생각하던 티원의 토스를 압도한 KT의 3토스...네임밸류보다 실력??
4. 정명훈의 불안한 승리 - 5세트 고강민을 압도하며 승리를 했지만 기쁘지 않았다.. 3-2로 지고있는 마당에 KT의 남은선수는 이영호였다..
5. 어쩔수 없는 박재혁카드
- 도택명을 내세워도 잡기힘든 이영호카드를 그의 1승재물 중 하나인 박재혁을 내세울 수 밖에 없었나? 차라리 테란맞불로 해보지..


결과적으로 KT는 심리전,전략 등등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지 노력함..
SKT는 포스트시즌에선 KT를 압도했기에.. 기존에 해왔던대로 한거 같음... 방심했음..

강도경코치 - 현역신분과 코치신분으로 광안리에서 티원을 제압..(티원의 광안리 2패에 모두 그의 이름이 있음..)
네이눔
10/08/09 00:48
수정 아이콘
물론 우정호, 김대엽 선수야 도택에 밀리지 않는 폼을 보여준게 사실이니 각 1승카드로 손색없는것은 분명하죠.
다만 1.우정호선수의 이변없는 승리확률 x 2.김대엽선수가 김택용선수와 붙어서 승리할 확율 x 3.박재영선수가 승리할 확율 이라고 봤을 때 3승을 고스란히 챙겼다는 점에서 기적까지는 아니라도 상당히 낮은 확률을 뚫은 것은 맞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대충 느낌으로 하자면 75% x 50% x 40% 정도 느낌이네요.)

결국 KT가 T1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준비를 잘한 결과가 이렇게 나온거라고 봅니다.
10/08/09 01:33
수정 아이콘
음 근데 어느정도 당위성이 있을땐 기적이라 표현하지 않죠... 3토스가 이기는게 힘들긴 하지만, 위메이드 4테란 이겼을때도
'기적'은 아니였듯.. 애당초 KT 토스는 이번 시즌 동안 티원 만나서 진적이 거의 없으니까요
우정호 4승 (vs 박재혁 도재욱x2 김택용) 김대엽 1패 (vs 정명훈) 박재영 1승 (vs 김택용)
기적이라기보단 그냥 이번 정규시즌 동안 KT가 티원에 승리한 모양새 그대로 결승도 흘러간거죠
티원은 예전처럼 내내 지다가도 포스트시즌에선 급 자기들이 유리할거라고 생각한건지;; 그냥 정규시즌과 똑같던데;;
10/08/09 09:58
수정 아이콘
KT는 자신들이 우승할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증명한 결승경기였습니다. 결승전 내용이 그만큼 좋았습니다. 반대로 티원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포스트시즌 모습을 생각하면 티원답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어쨌든 이견이 필요없는 KT의 우승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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