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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7/03 01:46:01 |
Name |
ds0904 |
Subject |
[기타] 돌고도는 축구 역사 + 네덜란드-브라질 경기 감상평 |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첫만남은 74년 서독 월드컵이었습니다.
브라질은 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3회 우승을 차지하며 줄리메컵을 영구소유하게 되었지만 이후 펠레, 토스탕, 제르손 등의 연이은 국가대표 은퇴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상태였습니다.
반면에 이전까지는 유럽의 축구 변방에 불과했던 네덜란드는 리누스 미헬스 감독의 토털사커를 내세워 1차 조별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대회 최고의 인기팀으로 부상하였습니다.
2차리그에서 이뤄진 두팀의 첫 대결은 네덜란드의 2:0 완승이었습니다.
기존의 축구계를 지배하던 화려한 공격축구의 브라질이 끊임없는 압박과 포지션 체인지의 네덜란드에 무너진 이 시합은 기존 축구전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꼽힙니다.
이전까지 월드컵에서 3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최고의 축구강국으로 군림하던 브라질은 이 패배 이후 무려 24년간이나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절치부심하게 되고 네덜란드도 만년 2인자의 신세를 면치 못하며 월드컵 우승을 들어올리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두팀의 다음 대결은 94년 미국 월드컵 8강전입니다.
브라질은 호마리우, 베베토의 투톱을 갖추었지만 기존의 공격축구를 버리고 철저한 수비위주의 전술을 추구하는 팀으로 변모한 상태였으며 네덜란드는 베르캄프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앞세워 스피디하고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팀이었습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할만한 이 시합은 3:2 브라질의 승리로 끝이 나고 이 대회에서 브라질은 결국 우승을 차지하며 24년간 이어져온 무관의 한을 풀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진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두팀은 4강전에서 재격돌하게 되지만 이번에도 브라질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승리하며 네덜란드는 또한번의 분루를 삼키게 됩니다.
이후 또다시 긴 세월이 흐르고 12년 뒤 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 두팀간의 4번째 맞대결이 성사됩니다.
36년전과 마찬가지로 브라질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2:1 충격의 패배를 당하게 되고 네덜란드는 4강에 진출하며 사상 최초의 월드컵 우승을 넘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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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94년 당시에 베르캄프의 멋진 모습에 반해 네덜란드를 응원하다가 브라질에게 석패하는 것을 보고 아쉬워했습니다. 이후 98년에 두팀간의 재대결이 성사되지만 네덜란드는 또다시 패배하게 됩니다. 승부차기 패배 이후 흐르던 베르캄프의 눈물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데 결국 12년만에 네덜란드가 복수에 성공하게 되는군요. 많은 사람들이 브라질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던 상황이라 네덜란드의 승리가 더 통쾌하게 느껴집니다.
경기력 자체는 브라질이 좀더 나았다고 보여집니다. 브라질이 6:4 정도로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고 보이는데 수비와 골키퍼의 판단 미스로 내준 첫번째 실점 이후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진 것이 패인인것 같습니다. 네덜란드는 첫실점이후 오히려 수비를 더욱 견고히 하며 브라질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구요. 네덜란드한테 운이 따랐다고도 볼수 있지만 못이길 팀이 이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브라질이 약간 더 우세했을뿐 네덜란드도 충분히 승리할 실력과 자격이 있는 팀이었습니다.
다만 브라질은 역전이후에도 좀더 집중력있게 몰아부쳤으면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몰랐을텐데 멜루의 어처구니 없는 퇴장으로 그럴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브라질 선수들의 멘탈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멜루의 퇴장도 그렇고 경기초반부터 호비뉴는 심판의 판정에 필요이상으로 강하게 어필하더군요. 경기 막판 알베스도 쓸데없는 파울을 범했구요.
특히 막판 15분 정도의 경기내용은 양팀 모두 개그수준이더군요. 경기를 포기한 듯한 브라질과 니들이 포기했으니 우리도 봐줄께 모드로 나오는 네덜란드.... 제가 그동안 봐오던 축구경기중에 최악이었습니다.
어찌되었든 많은 축구팬들의 우승설레발을 받던 브라질이 탈락하게 되었으니 이번 우승팀의 행방은 다시 오리무중이 되었군요.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이나 네덜란드가 우승해서 둘중의 한팀은 무관의 한을 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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