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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23 08:46:33
Name 지옥의마검랑
Subject [선비와 구렁이 11편]
11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선비는 피곤했던 오늘 하루의 여정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답답해진 느낌에 선비는 눈을 뜨게 되었다.
“어헉~~! 다… 당신들은 누구요!!”
“쉿~! 조용히 해! 안그러면 죽여버릴꺼다.”
선비는 산적으로 보이는 두 남자에게 포대로 쌓여 어디론가 끌려갔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도대체 이들은 누구란 말인가… 왜 날.. 도대체 왜 날…’
선비는 속으로 자신이 어찌하다가 이런 상황까지 이르렀나를 생각하며 울먹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선비는
3번째 과거에 낙방을 하고 이번에는 기필코 붙겠다는 생각으로 비장하게 한양으로 가고 있던 길이었다. 그러나
여러 우여곡절은 겪게 되었고 결국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다달은 것이다. 마누라와 자식들은 아직도 입안
에 풀칠조차 못하고 선비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테고 그런 자식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났다. 그렇게 한
참을 끌려갔다.
“자~! 여기쯤이 좋겠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선비는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들은 선비의 눈을 가린 채 몸을 감싸고 있는 포대를
풀어주었다. 산적 중 한명이 말했다.
“우리는 너를 죽이라는 사주를 받았다”
“헉.. 누.. 누가 저를?”
“그건 너가 알 것 없다. 하지만 살려줄 터이니 이 산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말아라. 만약 나온다면 그 때는
정말 너를 찾아서 죽이겠다.”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월매의 부탁을 받았다. 어찌된 경우인지는 모르겠으나 워낙 월매의 평판이 좋지 않아서 괜히 선한 사람
죽이는 거 같아 이리 살려두는 것이다. 그러니 너는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말고 월매의 사주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도 말하지 말아라. 알겠느냐~?”
“예~ 예”
산적들은 선비의 눈을 가렸던 띠를 풀어주고 황급히 산을 내려갔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선비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으나 보이는 것은 나무와 돌 뿐이었다.
“일단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찾아봐야겠다.”
그도 그럴 것이 선비는 어제 밤부터 먹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선비는 먹을 것을 찾아 이리저리 걷기 시작했다.
“엇! 저 집은 머지?”
한참을 걸어 발견한 곳은 이쁘게 꾸며진 조그마한 집이었다.
선비는 먹을 것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 집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이리오너라~ 이리오너라~”
한참을 불러봐도 안에서는 기척조차 없었다. 선비는 예의에 어긋나는 일인 줄 알면서도 그 집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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