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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3/05/27 04:09:11
Name A.디아
Subject [미술] 나도 저건 그리겠다
몇 년 동안 pgr을 드나들었지만 글쓰기버튼이 워낙 무거운 관계로 눈팅회원으로 살아오던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아무래도 지나치기 어려운 일이 있어 이렇게 무모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었네요.
필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을 사랑하기에 이를 많은 분과 함께 나누고자 도전합니다(?!)

발단은 아래 Neandertal님이 올려주신 먹고 살기도 힘든데 그림이라도 한 점 팔아서 애 기저귀 값이라도...라는 글입니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028

허세빨이네 돈x랄이네 하시는 분들이 있어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분들을 비하하고자 함이 아니니 이 점을 잊지 말아 주시길...)
하지만 반대로 저 역시 잘 모르는 분야에 제 사고만으로도 판단하려다 꽤 곤혹스런(?)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속된 말로 남 말할 처지가 아니라는 거겠지요.

제 글이 그림을 아름답게 보는 시각에 0.1%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해보겠습니다.
(지식이 흘러넘치는 피쟐러들이 많으시니 부족함이 많겠지만 미술은 나와 너~무 거리가 멀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무척이나 쉽고 간단하게 풀어나가 볼까 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막연하게 '예술'이란 세계에 대한 동경과 감옥 같은 학교(학업)생활의 탈출구로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아무것도 모르고 덤벼들었던 철없음이 기억나네요.

저 역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는 추상화나 입체파 등의 그림들이 참 싫었습니다. 알기 어려웠으니까요...
피카소의 이름은 지겨워서 더는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대단하다 대단하다' 하는데 어디가 대단한지?
내가 그려도 그리겠고 우리 어머니가 그려도 그릴 것이며 하다못해 나이 차가 띠동갑이 넘는 제 사촌 동생이 그려도
저건 그리겠다 싶었습니다. 허세 좋게 말만 번지르르하면 다냐? 생각했었죠.

이런 제 생각이 와장창 박살 난 건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자율적인 붓질이 가능해진 때였습니다.

잠시 그때가 오기 전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자율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단어로 설명드리자면 빛과 그림자, 질감묘사 그리고 색채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한마디로 '스킬'인 셈이지요.

어느 방향에 빛을 '주'로 잡아서 그림자를 설정할 것이며 명암은 어떻게 분포되고 공간 설정은
어찌해야 조금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시선의 분산은 어떻게 커버하고 효율적인 구도인지 다시 고려하고
색의 탁함과 맑음, 까끌까끌한지 부드러운지의 질감표현 등등 따져야 할 건 왜 이렇게 많고 뭐 이리 체계적인건지!
'예술'의 '예'자에 접근하기 전에 과학에게 눌려 죽는 기분이였습니다. 이 모든 게 알고 보니 참 과학 of 과학 이란 생각까지 했었죠.

'나도 저건 그리겠다!'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려내는 사람에게
'잘 그렸다!'라는 칭찬을 합니다. 하지만 알고 계십니까? 그들은 단지 '과학'의 원리를 종이 위에 그리고 캔버스 위에
나무판 위에 펼쳐낸 사람들입니다. '과학'과 '예술'이 선으로 이어져 있다면 그들은 '과학'에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극사실주의를 모함하고자 적은 것은 아닙니다. 극사실주의에는 그들만의 '신념과 생각'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저 '똑같이' 그리는 사람들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그들은 화가라고 명명되어 집니다.)

'과학'을 어느 정도 돌파해온 저에게 드디어 제 머리 안에 있던 '가설'을 '현실'로 꺼낼 기회가 왔습니다.
어떤 가설이냐구요? '나도 저건 그리겠다!' 라는 가설이지요. 모작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실X이란 말이 요즘 유행하고 있지요. 예. 제가 그 꼴을 당했습니다. 현실은 가차 없었습니다.
100%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분명 비슷하게 그렸습니다. 주위의 반응도 제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너무나도 어설프기 짝이 없어 정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교수님께 잘 그렸다 칭찬도 받았건만
전혀 기쁘지도 우쭐해질 수도 없었습니다. 제 그림 앞에 한없이 작아져만 가는 저를 느꼈습니다.

답을 알게 된 건 그 이후 리포트를 쓰기 위해 보러 갔던 화가의 작은 전시회였습니다.
참 별스러울 것 없는 그림이었습니다. 단촐하기까지 한 전시장 안에 있는 그림들은 그저 먹으로 붓으로 크로키 하듯
달리는 사람이나 달리는 말 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함께 갔던 선배가 한마디 합니다. "이런 걸 필력이라고 하는 거다. 잘 봐둬"

빛은커녕 그림자도 없습니다. 묘사는커녕 선이 지렁이 기어가듯 춤을 춥니다. 심지어 그 선이 깔끔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달리고 있습니다. 고작 선 몇 줄 직직- 그었는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십니다. 표현이라고는 탁자에 술병과 술잔 앉아있는 사람들의 형체만이 거칠게 직직-
그걸 보며 술을 좋아하시는 저의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제 눈앞에 계시는 듯 점점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그제야 제 그림이 어설펐던 이유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깨닫습니다.

제 모작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던 겁니다. 그저 똑같은 형태로 선을 긋고 똑같은 색을 칠했을 뿐이죠.

충격을 받았던 저는 그다음부터 그림 안에 모든 걸 '쏟았습니다' 선 하나에도 의미를 담으려고 기를 썼고
색 하나에도 나를 담으려 들고 사람을 담으려 하며 종국엔 세상과 우주까지 담으려고 쇼를 했죠.
매일 두통에 시달려 진통제를 항상 들고 다녔습니다. 온 세상의 모든 것이 제 안에 그리고 제 그림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있었죠.
제 생각이 절대적이라 평하진 않았으나 제 그림은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그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느냐고 물으면 책 한 권의 분량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호랑이로 유명한 교수님의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어떤 수업보다도 열심히 그리고 또 의미를 '쏟아부었죠'
그 교수님의 불호령을 피해 갈 자신이 있었습니다. 스킬만을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고 장난치려 들지 않고 동기들 술 먹고
탱자탱자 노는 시간에 전 밤새가며 그림을 그렸으니까요. 정말 학과 내에 누구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아니야!!!!!!!!!!!!!!!!!!"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가차없는 비난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메아리를 칩니다. 왜????????????????
아직 전 미숙하니 원숙한 교수님이 보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리라. 스스로를 달래며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합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고치고 또 고치고 또 고칩니다. 이번에는! 이라며 다시 교수님께 작품을 봐달라 청하면

"아니야!!!!!!!!!!!!!!!!!!!!!!!!!!"

라면서 또 불호령과 잔소리 폭탄이 떨어집니다. 쉴새없는 지적사항 외우기도 힘들어서 받아적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고쳐서
내밀면 또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매주 반복되는 불호령 속에 저는 암흑 속을 달리는 기분으로 "뭘 어쩌라고!!!!!!"를 외치기 바빴습니다.

어느 날 저녁 교수님이 전공실에 들르셨습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하십니다.
"XX XX이란 작품 누구거냐"
제 작품이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의 교수님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또 혼날 걸 생각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긴장했지요.

"너는 이 자식아! 그런 그림 그릴 줄 알면서 내 시간에는 왜 맨날 그 모양이야?"
"네?"
"그렇게 그려보란 말이다. 폼잡으며 X랄하지말고"

그리고 휑하니 나가버리시는 겁니다. 혼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뒤통수 맞은듯한 충격에.. 어찌나 벙찌던지...
교수님이 말씀하신 그 작품은 그냥 음악을 듣고 받은 느낌을 그린.. 소위 말해 '삘' 받아 그린 거였습니다.
대단한 의미도 담기지 않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그린 그림이었죠. 스스로 만족감은 높았기에 공모전 출품작을 내놓으라 할 때
'상이야 뭐...' 이러면서 내놓은 작품이었습니다. 교수님은 그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가셔서 그 작품을 보게 되신 거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제가 하던 것이 '예술가 놀이' 였음을 깨닫습니다. 교수님 수업시간에 하던 작품을 꺼내어 쳐다봅니다.
참으로 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걸 내가 그렸을까....' 싶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림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스킬도 다 버리고 의미도 다 내려놓은 순수한 느낌으로...
굉장히 어렵고 어려워서 항상 제게 두통을 안겨주었던 모든 것들이 단순해집니다. 이때서야 비로소 제가 자율적으로 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때다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앞길은 다시 암흑이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사실 알고보면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실을 감기 시작하는데 더 많은 실을 감기 위해서 부지런히 손을 놀립니다. 그러다 실이 엉키어 버립니다.
풀고 감고 다시 풀고 감고 하다가 결국 실을 왜 많이 감으려 했는지 잊어버리게 되지요. 그냥 실몽당이 하나가 남을 뿐입니다.
빨간색 실몽당이, 파란색 실몽당이, 노란색 실몽당이...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무슨 색이더라? 몇 뭉이나 있었지?하다 생각 없이 빤히 바라봅니다. 그냥 실몽당이 입니다.

전 이렇게 '왜 추상화라는 장르가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밖의 저와 굉장히 멀다고 여겨졌던 작품을
가까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건 저야 미술 전공해서 스킬도 배우고 가르침도 받고 두통 친구삼아 살아가며 고민하고 고민해서 어렵고 난해한 작품을
'아 그렇구나!' 하게 되었다지만 아닌 분들은요? 몇년 쏟아부어 그림을 배워야 하는 것인지요?
모두가 그럴 수 없기에 제 입장에서 저리 멀리도 빙- 돌아왔던 길을 적은 것이고 결과론적으로 제가 깨달은 것을 이야기하여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쉽고 부담스럽지 않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쉽고 부담스럽지 않게 감상하냐구요? 사실 이건 방법이라기보다 정답의 수정이라고 해야 옳다고 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어렵고 난해하고 부담스러운 미술작품이란 건 없습니다. '이해'가 어렵고 난해하실 수는 있어도 '감상'이 어렵고 난해한
작품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살바도르 달리가 말하기를 "잘 그림 그림은 어린아이들이 잘 그렸다 말하는 그림"이라고 했습니다. 애들이 뭘 알아서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이유 같은 건 필요없이 '그냥 좋으면 좋은 것' 입니다.
감상은 감상자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작가의 의도와 생각에서 나오는 것을 '감상'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요.

마르셀 뒤샹의 '샘'이 이상하시다구요? 네. 그냥 이상해하시면 됩니다. 그게 솔직한 감상이니까요.
혹시 남들이 "무식하기는..." 이럴까 봐 걱정이셔요? 괜찮습니다. 그 사람이 무식한 거니까 쿨하게 웃어주세요.

'이해'하려 하지 말고 '감상' 하기. 그게 작품을 대하는 첫 번째 자세입니다.

그런데 '나도 저건 그리겠다'는 감상이 아닙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 말하는 사람의 '가설'인 거지요.

빛의 흐름을 손안에 쥔 연필로 담아낼 수 있으십니까? 붓으로는요? 아기 피부의 보드라움을 종이에 담으실 수 있으십니까? 캔버스에는요?
왜 이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린애 장난마냥 연필로 직직- 붓으로 휙휙- 그린 둥 만 둥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지요?
진짜 할 줄 몰라서 그런 걸까요? 설마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없으리라 봅니다.

왜 마르셀 뒤샹이 변기를 작품이라고 했을까? 저 선 하나 긋고 작품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뭔가?
왜 피카소는 저렇게 그렸을까?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작품을 접하신다면 우선 물음표를 갖게 됩니다.
이 물음에 답을 구하는 과정이 작품을 대하는 두번째 자세이며 이 과정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록으로 딸려옵니다.
(이때 많이 그리고 깊게 알아서 나쁠 것은 없겠습니다만 굳이 그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생기시는 물음표에 답을 내는 정도만으로도
작품을 접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시고 '이해'가 부록으로 생성되신다면 '나도 저건 그리겠다'라고 말 할 수 없게 됩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직접 그려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똑같이 그리셔도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실 겁니다.
잭슨 폴록의 그림이 그냥 물감 마구잡이로 뿌려댄 것처럼 보여도 그게 구도와 색감 그리고 선의 율동과 조화를 다 고려해서
그리고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담아 태어난 겁니다. 뭐가 대단하냐구요? 단순합니다. '아무나 할 수 없으니까' 입니다.
진정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작품의 가치가 몇 억이란 금액으로 환산될 수 없겠지요.

작품을 대하는 세 번째의 자세는 '내 느낌을 잃지 않고 감상하기'입니다.

제가 첫 번째에 '이해'는 필요 없고 '감상'하라고 해놓고 두 번째는 '이해'하라고 하니 '쟤 뭐라는 거냐' 하시겠네요.
피카소의 그림을 처음 본 사람이 피카소의 미술사적 업적과 그의 그림의 '심오함'을 알게 되면 시각이 180도 바뀌게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피카소가 '대단' 하다고 해서 그의 작품을 '좋다'라고 평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그가 대단한 건 대단한 거고 그의 작품이 심오한 건 심오한 거고 좋은 건 좋은 거고 이상한 건 이상한 거란 겁니다.
아주 많은 분들이 이걸 섞어버리십니다. 오히려 못 섞으면 무식인증하는 꼴이 되어버리기도 하지요.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그건 그들이 무식한 겁니다. 쿨하게 웃어주세요!
음악에서 장르의 우열같은 것은 없다고 말하지요. 미술이라고 다를 것이 뭐 있겠습니까~ 매한가지입니다.
미술사에 큰 흔적을 남긴 화가들의 작품보다 이름 모를 화가의 풍경화가 더 가슴을 즐겁게 해주신다면 가슴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미술작품에 허세와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지금 시대에서 작품을 순수하게 감상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만 '억지로' 이해해서 감상하는 일과 '작가의 의도'는 스킬만도 못하게 취급되며 '어린애 그림' 대우 받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별것 아니게 보이는 그림이 비싼 이유는 (미술사의 업적을 무시할 수 는 없겠지만) 여러 사람에게
좋은 느낌을 주고 그 작품의 좋은 느낌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남에게 '좋다'는 이유로 나에게도 '좋다' 일 필요도
없겠지요. 취향은 존중이잖아요?


뱀발.솔직히 왜 겁 없이 글쓰기 버튼을 눌렀냐!!!라고 자학하며 머리를 쥐어뜯었습니다만.......(지금도 뜯고 있습니다.)
       쓰느라 투자 한 시간이 아까운 게 더 컸습니다. 하하하하 T_T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6-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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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5/27 04:30
수정 아이콘
미술학도로서의 고찰과 경험이 담긴 글 잘읽었습니다. 쓰신 내용 일부와 비슷한 맥락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작정하고 그린 정밀화보다 딱히 고민없이 느낌가는대로 쓱쓱 그린 스케치가 전달력이나 느낌이 확 살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이걸 의도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을 대가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현대미술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들에겐 참 어려운듯 해요...
A.디아
13/05/27 04:47
수정 아이콘
음. 세상살기 참 어렵지요. 10년전보다 저는 지금 더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10년전보다 두통을 더 자주 호소하지요. 현대미술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어렵다고 말씀하셨지만 알 수 없는 복잡함 이라고 느끼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의 하루하루처럼 말이죠. 사람이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생각하는 만큼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일이 사실 쉽지 않지요. 현대 미술에서도 나와 맞는 그런 작품이 있을겁니다. 단지 좀 많기에 찾기가 어려울뿐인거죠 ^^; 취향이 존중인만큼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건 100개중에 1개만 좋아해도 상관없잖아? 랄까요. 많은 작품을 수용하기 어렵거나 요즘 시대의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해서 나쁜건 아니니까요~ 조금 더 즐겁고 오픈된 마음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5/27 08:00
수정 아이콘
음.. 어려워서 나쁘다는 의미로 쓴 건 아닙니다. 말이 짧다보니 다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거 같은데 좀 더 길게 풀어써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현대미술은 어렵다 내가 그려도 저렇게 그리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어찌보면 본문글의 반복일 수도 있는데, 현대로 오면서 미술 작품들은 그 형식과 내용에 큰 변화를 겪은 반면 관람객의 감상법은 르네상스시대와 별 다를게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현대 미술도 "사람"과 "자연물"이 소재로 쓰인 작품은 사람들이 수월하게 받아들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든 관람객들에겐 해석의 여지가 있죠. 인상주의 시대 그림들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뒤샹 이 후의 현대 미술은 그런 "정보"를 그림 내에서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를 통해 해석"하기 보다는 작품 그 자체와 의도를 "고찰하고 느껴야"하죠. 글쓴 분이 말씀하셨듯요. 작품에 따라 감상법도 달라져야 합니다만, 많은 사람들은 아직 그런 것에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이해가 어렵네 나도 저건 그리겠네 이런 말이 나오면서, 미술과 기술경연을 혼동하는 것이죠. 물론 이런 인식은 많은 작가들의 노력(훌륭한 작품들과 A.디아님의 이런 좋은 글들)과 전반적인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많이 개선되었습니다만, 더 좋아질 여지는 아직 있다고 봅니다. 분명 희망이 있는 건 사실이죠.

개인적으론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제 동생은 그림이 누더기 같다고 별로라하지만 저에겐 애잔하고, 따뜻함 그리고 해방감이 느껴져서요. 그림 한장 딸랑 보고 눈물을 흘린 건 그의 작품이 처음일겁니다. 물론 요즘에 나오는 작품들도 찾다보면 저의 이런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들이 많을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말씀대로 저에게 현대미술이 큰 의미가 있겠죠.
A.디아
13/05/27 14:05
수정 아이콘
대부분 '어렵다' 말하시는 분들은 '멀다'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 제가 너무 일반론적으로 해석한 듯 싶네요. 죄송합니다; 감상법의 변화라...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눈을 사로잡는 이야기네요. '본질' 적인 것은 순수하게 '보고 느끼는 것'을 생각해오던 저에게 또 다른 시사점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 (저도 구스타프 클림트 참 좋아합니다. 많은 대중을 사로잡은 좋은 화가라고 생각합니다)
히히멘붕이
13/05/27 04:35
수정 아이콘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다" 문화유산을 감상할때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말 같습니다^^ 가끔 몇몇 화랑에서 전시중인 화가의 작품집이나 달력을 집으로 보내주는데, 화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미술에 관한 지식도 미천하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나게 되는 그림들이 있어요. 분명 누구나 그릴 수 있는 평범한 네모 세모 동그라미인데 제 눈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름다움 중 하나를 딱 잡아서 캔버스 위에 고대로 붙여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하기야 저는 길가다가 예쁜 옷만 봐도 '어머 이건 예술이야!'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동받는 지나친 감성종자이긴하지만-_-;;
A.디아
13/05/27 04:49
수정 아이콘
저는 '보다 보면 정든다' 라고도 생각합니다. 가슴을 따라 맘 맞는 작품 하나 둘 셋 넷 하다보면 어느새 미술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거든요-
13/05/27 05:05
수정 아이콘
저는 그림을 전혀 모릅니다..그러나 글쓴분의 이야기처럼 분명 아는만큼 보이리라 확신해요..
직접 해봐야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게 될 거 같습니다. 그게 예술인거 같아요...
미술이야 말로 진정 대단한 예술인거 같습니다. ^^
A.디아
13/05/27 05:49
수정 아이콘
대단한 것은 좋은 거지만 사실 그리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것이 있는 거니까요 ^^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샨티엔아메이
13/05/27 05:18
수정 아이콘
강풀이 그린 고우영에대한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A.디아
13/05/27 05:51
수정 아이콘
마지막 멘트가 저에겐 꽤나 인상적이였습니다
몽키.D.루피
13/05/27 05:25
수정 아이콘
사진이 없을때야 사진처럼 그리는게 최고의 그림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사진기가 발명되고 회화만의 길을 찾다가 요즘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사진과 회화의 경계마저 모호해지니까 다시 극사실주의 회화가 등장하는 거고.... 간단한 흐름만 알고 있으면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전문가처럼 기법이나 알레고리를 분석한다거나 시대적 배경까지 세세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해서 추상회화를 일반인 수준에서 받아들이기에는 그 정도만으로도 괜찮죠. 개인적으로는 그냥 딱 봤을 때 오~ 멋진데, 혹은 이야~ 좋은데, 와 같이 감탄사가 나오거나 흠... 하면서 골똘히 쳐다보게 만드는 그림이나 예술작품이 좋습니다.
A.디아
13/05/27 05:5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13/05/27 05:33
수정 아이콘
미술이 만만해 보이는 건 눈으로 볼 수 있는 위대한 대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연'이죠.
게다가 현대미술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이 배우고 보면 보이겠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이상해보이는 작품들이 비싼 건, 그게 그 사회의 문화의 힘을 총체적으로 나타내주기 때문입니다...라는 해석을 본 적 있습니다.
우리나라 작품 중 젤 비싼 게 얼마 전 점 하나 찍은 작품? 하여튼 그거던가요? 17억이라고 들었는데, 그정도 가치가 현대 한국의 가치라는 거죠.
외국의 비싼 작품에 비해 터무니없이 싸죠. 아직 우리나라의 가치는 그정도밖에 안 되는 거 같네요. 갈 길이 멉니다.
A.디아
13/05/27 05:56
수정 아이콘
제 글을 읽어보신건지(.........) 저는 남들 시선이나 평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감상자의 '느낌'이 중요한 것이라 글을 썼는데
댓글에는 현대 한국의 가치가 17억이라 타국에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있네요(...........)
미술작품에 금액적 가치를 매기는 사람은 '감상자&구매자'입니다. 전문가의 견해가 있을수는 있으나 저는 이 것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와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100억을 주고도 사고 싶으면 사고 아니면 마는 겁니다. 나라에서 미술 작품 가격 책정하고 구매하는건 아니잖아요?
굉장히 미술에게서 멀리 가시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jjohny=Kuma
13/05/27 06:59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고가 미술품의 가격이 외국 고가 미술품보다 싸다면, 그것은 '미술적 가치'가 아니고 '돈의 규모'의 차원에서 접근해야죠.
jjohny=Kuma
13/05/27 07:00
수정 아이콘
미술 문외한의 입장에서 무척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글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국싸이코
13/05/27 07: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우고 저를 반성하게 하네요.
라방백
13/05/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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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봤습니다. 우리가 미쳐느끼지못한 가치가 예술작품에 숨어있는경우가 참 많죠.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도 그런맥락이겠죠?
그림을 잘 알지 못해도 책에서만 보던 그림을 직접보니 실제 작품이 주는 느낌이 엄청나더라구요.
다만 현재 미술작품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그 작품이 담은 가치가 그만큼 대단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래글에도 썼지만 부자들이 재산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거나 세계대전으로 흩어진 예술품들을 다시 모으는 과정에서 박물관들끼리 혹은 미술상과 옥션하우스간의 경쟁이 지금의 엄청난 가격을 만들었죠.
A.디아
13/05/2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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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이 미술시장의 허세와 거품인거겠지요. 다만 역설적으로 생각해보았을때 가령 예시적으로 폴록의 그림이 모두 억대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 지라도 '그의 작품 중 어떤 한 작품이 굉장히 가치있게 많은 감상자에게 받아들여졌다' 라는 것이 전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돈 놀이'로 생각되어질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먁삼보리
13/05/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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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그림이 다수의 공감을 얻기 때문이라는 말씀은 일정 부분만 동의할 수 있네요.
갑부층 극소수에게만 어필하는 그림이 있다면 다수의 감동이나 공감과는 무관하게 값은 올라가니까요.
그 이후에는 그림의 가격 자체가 하나의 평가잣대가 되어 오히려 그림의 가치가 평가절상되는 경우도 있을테구요.

뜬금없는 여담인데... 전 마크 로스코 그림을 참 좋아합니다. 리움미술관에서 특별전을 할 때 가서 봤는데 머리가 멍해질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진품 하나쯤 방에 걸어두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로또를 한 달 내내 당첨돼도 살 수 없는 가격이더군요 흐흐. 그 때 생각했던게 해외 작가의 전시회는 유명 작가 위주라 대체로 너무 비싸고 내가 살 수 있을만한 가격대의 그림은 듣보잡이라고 한국에 소개가 안되는 슬픈 현실ㅜ
A.디아
13/05/2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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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부층 극소수라는 부분이 조금 걸립니다. 그들은 작품의 가치를 자신의 기준으로 책정하지 않습니다. 전문가(?)의 견해와 작가의 네임밸류를 보고 선택합니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감동주고 공감된 작가의 작품을 고르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이 부분이 어긋나는 곳이 있다면 저는 미술평론가들의 오만함에서 비롯된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자신의 입에서 작품이 태어난다는 큰 착각을 하고 있더군요.) 뭐 결과적으로 허세와 거품인 거겠지요. 해외 작가의 작품중에도 좋은 작품이 많지만 국내 작가의 작품들도 좋은 작품이 많습니다. 슬픈 현실을 이겨내시고 가까운 곳에서 진주를 찾아보심은 어떨런지요?
13/05/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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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술에 문외한이고 한때는 '저런 누구라도 하겠다'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렴풋이 그게 아니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미술을 전혀 모르는 제가 프랑스 오르셰 미술관에 간 적이 있었는데 무조건 암기 대상이었던 그림들이 뭔가 느껴졌달까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미술이 점점 달라졌다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그 뒤로는 뭔가 예전보다는 친해진 느낌입니다.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좋은 예술가 되세요.
A.디아
13/05/2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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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이야기지만 저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화가가 되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답니다 ^^; 지금도 변함없어서 화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크크 단지 그리는 일을 무척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작품이 하나 둘 늘어가다보면 더욱 친해지실 수 있을거에요.
인생의 마스터
13/05/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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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과 전공이신 교수님에게 교양수업을 들은적이 있었는데 그 수업시간에 교수님 본인의 견해를 이야기하시더군요.

아는 만큼 아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보다 몇배더 예술을 잘 느낄 수있는게 사실인 것과는 별개로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에게조차도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예술은 그저 안좋은 예술이랍니다.
A.디아
13/05/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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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술은 대중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는 분야인데 알고보면 대중에게 거리가 멀어지면 이 것이 '예술'로 성립할 수가 없어집니다. 아이러니하지요. 교수님의 말씀은 굉장히 본질적이고도 무서운 가르침이네요. 하지만 저게 예술의 진리라고 배웠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를 사로잡을 수 없다면 그 예술의 가치는 0에 수렴하는 것이죠.
13/05/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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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아는 만큼 더 잘 보이겠죠. 그림을 자기가 보고 느끼는 느낌으로 이것은 좋다 나쁘다 어떤 느낌이 든다, 아니면 이런 시대상에서 이것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어 라는 정보보다 이것이 얼마짜리래 하고 돈을 먼저 듣고서 이것이 그정도야 하며 선입관을 갖고 처음 접하는 그림이 많아서 더 괴리감이 느끼는 것 같아요.
Je ne sais quoi
13/05/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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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저는 미술 문외한이라 현대미술은 책을 읽고 가끔 미술관 가서 봐도 이해 & 감상이 여전히 잘 안되더군요. 그래도 몇 년간 반복하니 예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거 같습니다. 0에서 0.000001 정도는 된 거 같네요 -_- 언젠가는 느껴질 날이 오겠죠? ^^;
A.디아
13/05/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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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언젠가의 그 날을 접하시고 '이건 운명이야!' 하시면서 감동할수도 ^^; 하핫 가슴이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단지 만나시지 못한거지요. 너무 멀리 생각치마시고 계속 둘러보시면 운명의 날이 옵니다~
안철수대통령
13/05/2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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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이 "그림이 비싼건 다 허세이고 네임벨류 때문이야" 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참 좋은 글 인것 같네요.
앞으로 그림을 볼 때에 관점이 많이 달라질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3/05/2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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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실제로 보지 않고 화면으로만 보면 이게 뭐? 라고 할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림은, 미술 작품들은 반드시 '실제로' 봐야 합니다. 그림에 완전 문외한이었던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의 전시회에 가서 한 그림을 만났을 때 발도 못 떼고 그 자리에서 멍 하니 한참을 서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그림을 보던 그때의 그 느낌이, 그 작품을 화면에서 봤을 때는 잘 들지 않습니다.

미술작품의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에 대해 자본주의적인 시장가격이 너무 크게 매겨지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매겨진 가격 조차도 부족하게 느껴질만한 작품들도 많은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A.디아
13/05/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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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흐전에 갔다가 실제로 작품을 보고 충격을 어마어마하게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친한 지인이 소감을 묻기에 제가 이렇게 답했죠.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고흐의 그림은 다 가짜야. 난 고흐그림을 한 작품도 모르고 있었어..." 살면서 그렇게 카메라가 원망스러워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엷은바람
13/05/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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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버튼에 절로 손이 가네요.

저는 이쪽 미술/예술 쪽에 너무 너무 문외한이라 그림을 보고 감동이나 어떤 특별한 것을 느껴본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죠. 견학으로 미술관에 가면 이게 뭔가.. 싶고, 미술쪽 과목은 아예 흥미가 없어서 남들 다 대충공부해도 수, 우 받을 때
저는 언제나 미.. 정도 받으며, 점점 난 이쪽하고 전혀 안맞는구나 생각해왔죠.

커가면서 나도 뭔가 알고싶고 느끼고 싶은 욕망이 자리잡으면서, 이곳저곳 작품을 좀 보러다녔습니다.
뉴욕에서 1년정도 공부할 기회가 있어서 MOMA도 여러번 찾아갔었죠. 그 때 마다 느낀건, 아 잘 모르겠다. 이게 뭐가 대단해서 벽에 걸려 '작품'이라고 칭해질만 한건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해서 알고 싶은 열정까지는 없었죠.

그러다보니 어떤 열등감의 발로였을까요. 주위에서 대단하다. 감동이다. 하는 사람들이 '본인도 쥐뿔도 모르는데 느끼는척, 아는척 하는거아냐? 허세일 뿐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스타 경기를 예를 들어서요.
스타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사람들에게 게임방송을 틀어주면 그저 이상하고 징그럽게 생긴 괴물들이 꾸엑~ 꾸엑~ 하며 날라다니고 두두두 총쏘고..
정신이 하나도 없고 저걸 왜 쳐다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겠죠.
강민의 할루시네이션 아비터 리콜 경기를 보며 온몸에 전율이 돋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는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될테지요.
근데 만약 '스타를 이해하는게 교양의 척도가 되고, 뭔가 있어보인다.' 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면, 스타를 볼 줄 모르는 사람들도 자신에게는 아무 의미없는 유닛들의 움직임에 느껴지는 바도 아무것도 없으면서 오? 대단한데? 예술적이야!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란 말이죠.

제가 혐오했던 건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하면서 뭔가 대단한 것 같으니 대단해하긴 해야겠고, 그러다보니 본인의 솔직한 감정을 기만하면서 아 나는 대단함을 느꼈어 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스타경기와 예술은 다르죠. 예술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도 어떠한 영감을 주거나 무언가를 느끼게끔 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나이먹고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 그 쪽 방면에 관해선 선을 긋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미술작품을 보며 '감상'을 할 수 있을만한 사람은 못되는 것 같다.
(뇌에 그걸 인지하는 기능이 아예 없는, 일종의 장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걸 인지하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작품을 보며 내가 못느끼는 희열이나 위대함 등을 느낄 수 있는거겠지. 라구요.
A.디아
13/05/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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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야기하지만 '감상'이 어려운 작품은 세계 어디에도 없고 '감상'이 불가능한 사람 역시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타인의 감상'에 너무 비중을 두신 건 아닐런지요. 사실 동네 미술관에 (나에게 있어서) 세계 최고의 보물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는 법입니다. 알면 더 잘 보일 뿐이지 모른다고 해서 안보이는 건 아닙니다.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아무생각 없이 작품을 접해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그래도 가슴이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을 못 만나실 수도 있지만 적어도 0.000001% 이상 친해지실 수 있다 저는 확신합니다.
베이루트카페
13/05/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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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할 것들도 있습니다. 바로 '자본주의+그림(작품)' 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작(그림에 한정)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정의가 내려졌고, 사람들이 판단을 했을까요? 물론 모든 작품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자본주의의 결합을 통한 물질적 가치가 탄생한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가령, 고흐를 비롯한 많은 대가들은 당시대에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왜 후대가 그들의 작품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그 작품의 가치를 산정할까요?

시대를 앞선 기법, 작가의 고뇌가 담긴 느낌 등은 일반인이나 신인 작가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넘사벽의 수준이 바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책정하는 기준일까요?

작품으로 재테크를 하는 것인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각종 세금이 없죠) 이런 것이 어쩌면 순수한 작가의 고뇌와 끊임 없는 자기 성찰에 금을 그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본주의의 결합을 통한 금액의 산정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맞는 것 같습니다.

화가로 등단한 지인이 한 분 계시는데, 이런 말을 예전에 한 적이 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작가가 그린 그림을 가령 모 그룹 회장이 1억에 샀다면, 그 작가의 다음 그림은 1억 이상이 된다. 그리고 다른 모 그룹 회장이 그 작가의 그림을 10억에 사면 그 작가의 그림은 10억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A.디아
13/05/2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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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자신의 후원자를 네임밸류로 만들고 작품가격을 우롱하는 짓을 저 역시도 본 적이 있습니다. 미술작품에 돈이 들어가게 되면 더러워지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죠. 허세와 거품. 있습니다. 꽤 쎄기도 하지요. 그런데 굳이 이걸 따라갈 필요도 알아야 할 이유도 없는 거지요. 많은 이들이 이를 의식해서 허세와 거품이 더 크게 부풀고 심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거칠게 말해서 감상자는 나니까 남들이 뭐라던 알게 뭐야. 라는 마인드가 필요한건 아닌가 합니다.
베이루트카페
13/05/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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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앤디워홀전에 갔었을 때 큐레이터 하시는 분이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앤디 워홀 그 분이 워낙 미디어 플레이를 잘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외부에 알려지거나 유명인사와의 연계도 중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이런 부분이 순수 예술 하시는분의 가치와는 별개로 비춰질 수 있는 것 같구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단순히 시대를 앞서가서 동시대에 가치를 못 평가 받았다는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한 구석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작품 자체 하나하나보다는 그 작가의 인생, 예술관 등이 묶여야 비로소 작품의 빛이 나는게 지극히 맞다고 생각드네요.
A.디아
13/05/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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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인생, 예술관을 아시는 일은 작품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근데 그것도 결국 '감상'을 넓고 크게 하는 일에 속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감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미디어 플레이, 외부의 노출, 유명인사와의 연계로 인해 작가의 급이 올라가고 작품의 가치가 더욱 올라가는 이런 일들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 주위에 앤디 워홀의 작품을 좋아하는 한 친구 녀석은 뭐가 그리 좋냐고 물은 제게 그냥. 예쁜데? 라는 대답을 들려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감상태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거지요.
겨울愛
13/06/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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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도 회사에 취업후 자신의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경우는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같은 능력이면 비지니스(언론플레이든 샤바샤바든) 잘하는 사람이 승진에서든 성과를 내는데서든 유리한게 당연하듯이 미술계도 마찬가지 이지요.
아무 능력없는 망나니가 아빠가 어디 회사 회장이랑 사장 다는 거랑 똑같은 정도로만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니닷
13/05/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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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내내 미술은 '미'를 못벗어 났기 때문에.. 졸업이후에는 전혀 담쌓고 지내던 제가..
이전글에서 많은 분들의 반응과 같이 '그건 다 돈지x일 뿐이야, 그냥 허세와 허영에 투자가 짬뽕된' 이란 생각만을 가지고 있던..

그러다 2008년 뉴욕에 출장갔다가, 메인 디쉬로 자연사박물관 갔다가 사이드메뉴도 아니고 그냥 디저트 먹는다는 생각에 들렸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도대체 왜 저 화가의 그림은 비쌀까.. 아니 맨날 자기 얼굴에 해바라기에 밤하늘에 사이프러스나무만 그린 귀 자른 정신병자의 그림이 왜 비쌀까..
삶에 드라마가 있으니 다 포장이고 허세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고흐의 그림 한점 앞에서..
30분이였는지.. 한시간이였는지.. 아무말도 못하며, 정말 애잔한 마음으로 멍하니 서있게 되었죠..

여전히 미술은 몰르지만, 항상 저랑 비슷한 눈높이들인 주변 공돌이들에게.. 애기하곤 합니다.
그냥 어디서 특별전 한다고 하면 우선 가서 보라고.. 글쓴분께서 애기하신 첫번째 단계에서 여전히 머물러 있지만..
부지런히 어디서 특별전 한다고 할때마다 돌아댕기다보면, 가끔식 절 멍하게 만드는 그림들을 만날때가 있어 즐겁습니다.
A.디아
13/05/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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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스로의 부족함을 뻔히 알면서 건방지게 감상의 순서를 정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감상'과 '이해'의 순서는 절대로 '감상'이 먼저 '이해'가 그 다음이 되어야 합니다. '이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굳이 억지로 '이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감상'하며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그 즐거움 항상 잊지 말고 간직하시면 더 즐거운 날이 옵니다^^
사악군
13/05/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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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흐 그림은 정말 실제로 보니 강한 충격을 받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미술책에서 많이 봤던 그림들인데 정말 다르긴 다르더라구요..
Neandertal
13/05/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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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 미술이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면 미술관이 대중들에게 좀더 편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런던에 있을 때 제가 가장 좋아하던 곳이 바로 내셔널 갤러리였죠.
정말 훌륭한 그림들을 실컷 감상하는데 드는 비용이 0 파운드...
드나드는 것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이 전혀 없으니 생각 날때마다 부담없이 방문하게 되더라구요.
미술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힘을 높게 평가했기에 가능한 정책이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미술을 더욱 더 친근하게 느끼게 되고 미술 작품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많이 줄어들겠다 싶었습니다...
괜히 문화 강국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거기서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미술관에서는 꼭 진품만을 전시해야 하는 걸까요?...
인상주의 걸작선 같은 거 복제품으로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살다보니 이런 문화적인 갈증 같은 것도 좀 있네요...
A.디아
13/05/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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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돈 비싸게 줘야 가치 짱짱맨' 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 참 피눈물나는 일이지요. (미술품 구매가 아니라 전시회도 저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어 정말 울고 싶은 기분이였습니다)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도 팁을 좀 드리자면 우리나라에도 공짜 미술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단지 발품이 많이 든다는 것이 문제랄까요; (사실 교통비가 전시회 티켓보다 더 나갈때도 있습니다만;;;) 미술관 찾아다니기도 꽤나 즐거운 취미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라고 저는 주장합니다:) 그리고 복제품에 있어서는... 우선 문제가 많아진다.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쉽게 설명해보자면 Neandertal님과 똑같은 머리 똑같은 옷과 신발 악세서리를 한 사람이 옆에 있다면 아무래도 유쾌할 수가 없겠지요?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신다면 조금 쉽게 납득되시지 않을까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일이여도 누군가에게는 불쾌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거지요.
베이루트카페
13/05/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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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전시회하면 원본 소장 박물관이나 전시관 아닌 다릇 곳에서 하면 대부분 카피본입니다. (크롬에선 계층형 댓글이 안 되네요)
A.디아
13/05/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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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소장 박물관이나 전시관 아닌 다른 곳은 어디를 말씀하시는건지?;;; 카피본이 오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이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런지요?
베이루트카페
13/05/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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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로 가령 피가소전이 대한민국에서 열리면 원본이 오나요? 카피본이 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끔은 원본이 오는 경우에 이슈라이징이 되죠.
A.디아
13/05/27 14:20
수정 아이콘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의 카피본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단지 '유명한' 작품이 원본으로 들어오는 일이 어렵고 그렇기에 원본작은 유명하지 않거나 작은 작품들이 주류가 될 뿐이죠.
王天君
13/05/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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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잘 모르는 제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을 보고 느꼈던 충겨이 떠오르네요. 엄청나게 폭력적이고 피폐하고 야만적인 그 느낌이 당시 제 상황과 맞물려서 속으로 떨면서 그림들을 봤던 기억이 있네요. 미술을 감상하고자 하는 사람도 조금 공부를 하고 어떤어떤 점에서 특별하다는 걸 미리 숙지하고 가면 그 그림들의 특별함을 체감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곡물처리용군락
13/05/27 10:08
수정 아이콘
보통그림도 제대로 못그리는 저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
A.디아
13/05/27 13:38
수정 아이콘
멀게 생각하시니 멀어 보이는 것 뿐입니다 ㅠㅠ 안 멀어요~
13/05/27 10:21
수정 아이콘
예전에 암것도 모르고 끌려(?) 갔던 피카소 특별전에서, '게르니카' 앞에 서서 뭔가 알수 없는 전율에 한참동안 멍하고 서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확실히 사진으로 보는거랑은 달라요. 캔바스 앞에 서서 보는 그 느낌은...
애플보요
13/05/27 10:5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3/05/27 11:58
수정 아이콘
그 글에도 적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개소리라고 주장하고 싶으면 일단 좀 알고서 말했으면 좋겠네요.
예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아보고자 노력하지도 않고 똥이라고 정의하는 그 자신감에 대해서는 놀라울 뿐입니다 그냥.
A.디아
13/05/27 13:41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습니다 ^^; 단지 '똥'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들은 '감상' 이 아니라 '남의 감상'을 쳐다 보고 있어 작품을 제대로 보려하지 않는 다는 점이 문제겠지요. '이해'는 '감상'을 넓고 크게 해줄뿐 '감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피자21
13/05/27 13:03
수정 아이콘
진짜 종종 이런글 보는 맛에 피지알을 끊을수가 없네요. 추천드립니다.!
뒹굴뒹굴
13/05/27 13:24
수정 아이콘
사실 현대 미술은 즐기기가 귀찮죠.
RTS 도 접근성이 AOS 대비 떨어져서 과거보다 인기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앞으로 대중적인 여가 장르가 되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엄청난 가격을 이용한 탈세 창구로써의 역할에 의한 반감까지..
저는 사실 게임도 할 시간이 없어서 굳이 현대 미술까지 즐기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미술품 과세 문제는 좀 빠르게 진전이 됐으면 좋습니다.

어쨌던 잘 모른다고 그 그림을 폄하할 필요도.. 그림을 즐기지 못한다고 무식하다고 할 필요도 없는것 같습니다.
현대 미술도 여가의 한 종류일 뿐이니까요.
낚시의 즐거움을 모르는지 아는지로는 딱히 안 싸우는것 처럼요.
A.디아
13/05/27 13:48
수정 아이콘
게임에서 접하시는 캐릭터 일러스트라던지 집에서 뒹굴뒹굴하시면서 보는 만화도 '미술' 인거 아니겠습니까? '현대 미술'이라 정의하시고 너무 멀게 느끼시려고 하시는건 아닌지요? 굳이 미술관에만 미술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요~ 상업 미술도 미술입니다. 멀다 가깝다는 사실 시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선을 긋는 것이라 봅니다. 직접 미술관에 발품을 파시는게 귀찮다고 하더라도 즐기실 마음까지 닫아버리시는 건 좀 안타깝네요. 생각보다 가까이에 많이 있습니다 마음을 열어주셔요 :)
뒹굴뒹굴
13/05/27 13:56
수정 아이콘
아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저는 '아는 만큼 보이는' 즉 알아야 볼수 있다는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해본거죠..
알지 않아도 즐거울수 있는 것들은 저도 좋아 합니다~
Around30
13/05/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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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알면 더 재밌어지는건 사실입니다.
음악도 그렇고, 스포츠도 그렇고, 심지어 스타나 LOL도요.
알면 알수록 높은 확률로 그 묘미를 알게 되는 것이 각 다른 문화쟝르들의 묘미 입니다만,

다만 관계없는 일반인들이 그 깊이를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 가도 사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왜냐면 일단 재미가 없으면 파고 들기 싫어하는게 인간인지라,
제 친구가 아무리 LOL이 재밌고 3일만 해보면 중독된다라고 해도
하루 하고 제 취향이 아닌거 같아 3일까지 못채우는 저같은 사람도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일반 대중에게 미술을 너가 조금만 공부하면 색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될거다 라고 말을 해도
일반 대중에게 그 조금 이란 것이 상당히 높은 허들이 될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락음악이 현시대의 클래식보다는 대중적인 이유겠죠.

다시 서두로 돌아와서
저 역시 알면 알수록 그 묘미를 알게 된다. 는 것에 동의하지만
알면 알수록 이란 말이, 원래 취향에 맞아서 그 분야를 더 파고들게 된것인지,
그냥 많이 알기만 하면 묘미를 저절로 깨닿게 되는건지 닭이 먼전지 달걀이 먼전지… 와 같은 난제 같습니다.

물론 알아보려고 하기도 전에 다 아는양 무시하는 이들은 논할 가치가 없겠죠.
A.디아
13/05/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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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겐 LOL이 재미있어도 나에게 테트리스가 재미있으면 나의 선택은 '테트리스'가 되는 거겠지요?
많이 알아서 묘미를 깨닫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저는 취향에 맞아서 파고든다가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지 '취향'을 찾는 일이 어렵기에 많은 분들이 멀리 보시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는 중이지요.
미술에 흥미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안타까운 마음은 있습니다만 '알아서 보면 달라!' 라고 말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억지가 담긴 강요일 뿐이니까요. 굳이 미술에 빠져야하는가 묻는다면 전 "아니요"라고 대답할 겁니다.
다만 열린 마음으로 취향이 아니여도 "아 그렇군"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 하고 싶습니다. 그를 위해 쓴 글이기도 합니다.
13/05/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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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앞에서 느끼는 아우라 라는게 있긴 있더군요. 뭐 저 자신에 대해서 블라인드테스트를 한다면 틀릴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런식으로 감정할 수도 없는 문제이기에.
나다원빈
13/05/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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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미술 시간에 정성스레 스케치하고 색칠을 한 2주간의 작품은 b를 맞고
첫주에 놀다가 둘째주에 급하게 스케치도 없이 붓으로면 막칠해서 그린 작품이 A+받고 심지어 다른 학생들 앞에 나가서 공개적으로 칭찬을 받았을 때...
전 미술을 마음 속에서 지웠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미술은 감상용이라기 보단
이제는 거의 자산용이 되버린 감이 있어서..
A.디아
13/05/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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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교육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위에 글에도 썼지만 저 역시 느꼈던 상처이기도 하구요.
단지 미술이라는 특성상 선생님께서 '성실과 노력' 보다는 급하게 했으나 표출되었던 다른 그 '어떤' 것을 더 높게 평가해 주신건 아닐런지요?

양희은씨가 모방송에서 "힘을 빼고 말하듯 노래하는데 10년(정확하게 년수를 기억하지는 못합니다만;)이 걸렸다"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세상끝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도록 열창하는 노래를 나쁘다 말 할 수 없지만 그 것이 듣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느냐'에 있어서는 '그렇다'라고 답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 어머니는 분명 "시끄럽다" 하실겁니다)
저는 노력과 성실이란 단어의 맹신론자 입니다만 그 것의 결과가 항상 "좋다"라고 말하는 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생각 없이 아무 과장없이- 나다원빈님의 경우로 이야기하면 '급하게' 했던 작품이 '좋다'라고 말 할 수도 있는 거겠지요.
노력과 성실이 작품을 더욱 빛내어 줄 순 있지만 그 것이 절대적으로 '인정' 받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노력과 성실함'이 듬뿍 담긴 작품을 싫어하는 작가는 없습니다. 그 만큼의 '애정'이 생겨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건 '생산자'의 입장일
뿐입니다. '감상자'가 '생산자'의 작품에 대한 애정지수까지 고려하고 상처받을 것을 고려해가며 감상할 순 없으니까요.
잔인한 태도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감상이란 본래 '생산자'를 고려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쉽게 말해 '극사실주의'풍의 그림과 '추상화'의 그림이 각각 한 점씩 있습니다. 나다원빈님이라면 '더 오랜시간동안 더 열심히 그렸으니까'
극사실주의의 작품을 선택하실건가요? 그러지 않으시겠죠? '더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고르시리라 생각합니다. 둘 다 싫다 하실수도 있구요.
미술 시간의 상처는 매우 공감하는 바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리는 사람'의 입장입니다 이제 그만 그 상처에 약을 발라주심은 어떠한지요?

미술작품을 '자산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들에게 미술 작품은 '감상'이 아닌 그저 '재산'일 뿐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작품을 감상한다' 말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제대로 '감상'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고 '감상'하고 싶지만 그것이
어렵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쓴 글이랍니다 :) 나다원빈님도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길 바랍니다 :D
Twoheart
13/05/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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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는 매우 엇나간 이야기 입니다만,
그림이야기 하니, 스무살때 지방대학의 졸업작품하나가 괜스레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우연하게도 2년 후 군대 전역을 했는데 지인의 벽에 그 그림이걸려있는 것을 목격. 3차례 제 지인 위주로 주인이 옴겨지다가 결국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이 그림에 담고 있는 제 감정은 다른 어떤 그림보다 특별하다지요. 아마 이런 부분도 고전미술품의 가치 향상에 영향을 끼친 점이 있지 않나.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
A.디아
13/05/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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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거 꽤나 부러운 이야기입니다?! 보물을 획득하시다니요! 멋지십니다 :D
아마돌이
13/05/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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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국사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삼국시대 문화유산 중에서 석가탑이 예쁘거나 멋지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고 다보탑이 그나마 봐줄만하다 그렇게 생각했었죠. 수학여행때 경주 불국사에 가서 느꼈던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국사를 공부할 일이 생겨 다시 보는데 단촐해 보이기만 하던 석가탑이 어쩜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던지. 순간 순간 느낌으로 솔직히 감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느낌과 선호조차도 계속 바뀌는게 사람 생리인 것 같습니다. 그 후로는 예술작품을 섣불리 판단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죠. 예술은 어렵고 때로는 불편하기까지 하지만 기꺼이 감수할 만큼 매력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Mooderni
13/05/2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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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뭐랄까 개인적으로 음악과 미술에 전혀 소질이 없는 관계로 ,
그에 대한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어,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요.
그걸 즐긴다 사람들에게 말했을 때
맨날 듣는 소리는 그거죠 알지도 못하면서, 허세야허세야 같은 그런말과
어려워 너무, 무슨 재미로 봐?라는 말이 있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맨날 하는 말은 일단 가서 봐
그 그림이 유명한가는 중요치 않다고, 또 화가가 어떤 명성을 떨쳤는지도
다만 그냥 가서 내가 좋은 그림이 음악이 가장 좋은 것이고 그를 통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너도 한 번 느껴보라고.
나는 고흐를 좋아하지만 그건 그사람이 유명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의 작품을 봤을 때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저는 예술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를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볼 때 감사함을 느끼곤합니다.
즐길 수 있다는 것 만큼 좋은 일도 없는거같아요^^
coolasice
13/05/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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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에 뮤지가 했던말인데...
아무 생각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던 UV의 음악들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걸 보고
UV활동전에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만들었던 음악들, 자기 스스로 악에 받혀 만들었던 음악들을 정말 보기가 싫어졌다고 했죠.
있는혼
13/05/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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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글이네요. 미술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분야를 느낄 때 필요한거 같습니다.
작품을 볼때는 물음표는 필요없어요 느낌표만 있으면 됩니다.
A.디아
13/05/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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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저는 물음표가 다음의 느낌표를 위해 꽤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
13/05/2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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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낭만토스
13/05/27 23:0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하지만 미술에 문외한인 저나 다른 일반 대중들이 느끼기에는 너무 어렵지 않나 생각해봅니다(글 말고 미술작품들이요)
그래서 예술 쪽의 거품이나 허세등을 경멸하는 편입니다.
물론 저 혼자 속으로 하는 편이지만요 -_-;;

예전에 2시간동안 고민하다가 붓으로 한줄 긋고 그게 몇 억에 팔렸다고 하는 걸 봤는데 그런 건 좀 너무한 것이 아닌가 싶고요.
A.디아
13/05/2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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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한 줄' 이라는 것에 너무 집중하신 것이 아닐런지요? 앞의 '2시간동안의 고민'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한 마디로 그 작품을 몇 억에 산 사람이 (그 작품을 재테크의 목적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호감으로 구입했다는 가정하에) 그 값을
지불하는 이유는 '선 한 줄'이 아닌 '작가의 생각'을 구입했다고 보면 어떨까요?

나에게 선 한줄이 아무의미없다고 해서 남에게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거품과 허세는 존재합니다.
근데 그 '일부'가 싫다고 '전체'를 싫어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바라봐주시는건 어떨까요...
그 선 하나 직- 그어진 작품을 몇 억에 사달라는 것도 아니니까 남 일이다~ 생각하시고 낭만토스님만의 작품을 찾아보세요 ^^
개미핥기
13/06/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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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을 저평가하게 되는 큰 원인 중 하나는 '실물을 못 봐서'일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탈리아 여행 갔을 때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갔었는데요, 교과서에서 보던 그림들 실물로 보면 차이가 확 나더라구요. 책 한켠에 명함 만한 크기로 실려 있던 그림이 실제로 2~3미터 크기에 달하고, 매끈매끈 종이에다가 그렇게 줄여 놓으니 질감이 다 죽어 있고...
현대 미술 작품은 실물을 본 적 없지만, 잭슨 폴록의 물감 뿌린 그림도 실제로 엄청 크다고 알고 있어요. 그렇게 큰 그림을 책 한 페이지, 모니터 하나에 들어올 크기로 줄여 놓았으니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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