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PGR21 관련된 질문 및 건의는 [건의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 (2013년 3월 이전) 오래된 질문글은 [이전 질문 게시판]에 있습니다. 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2/09 23:05
글쎄요. 침략에 저항하는 건 작은 살생으로 큰 살생을 막는거라고 생각하면 말은 되는 것 같습니다..
뭐 모든 종교에서 다 살생은 금하지만, 종교로 인해 흐르는 피가 엄청났죠..
19/02/09 23:06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죠.
기독교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지만 십자군 전쟁은 잘만 벌이지 않았습니까?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링크 드립니다. 짧은 글 :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05006002/2002/09/005006002200209291653106.html 긴 글 :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500
19/02/09 23:26
사실 저도 로마제국을 시작으로 유럽 제국들과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한반도에 있었던 국가들이 각각 기독교와 불교를 지배층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체제유지 수단(나쁘게 말하면 우민화 정책이죠)으로 사용했던 것과 임진왜란 때 승려들이 승병활동을 하였던 것은 종교 그 자체의 교리보다 체제의 존망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지배층의 권위강화를 위한 우민화 정책으로서의 종교와 승병활동을 동일하게 평가하자면 뭔가 좀 많이 꺼림칙한건 어쩔 수가 없네요..
19/02/10 00:03
아 제가 단어선택을 잘못했네요. 당연히 가치판단을 하자면 두 경우는 다르게 평가해야 하는건 맞죠. 상대를 침략하기 위한 살생과 침략해온 적을 격퇴하기 위한 살생은 당연히 다르니까요.
근데 거기에 종교가 묻으니 참 애매모호해진다는 겁니다. 길바닥에 기어다니는 작은 벌레조차 함부로 죽이지 말라고 하는게 불교 교리인데 종교 위주로 생각을 하자면 무엇을 위한 살생이냐보다 일단 살생을 했다는거 자체가 중요해지는것 같기도 하고.. 뭐 불교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보니 내부에서 어떻게 설명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리 봐도 자가당착에 빠지는건 십자군 전쟁이나 임진왜란 승병이나 마찬가지란 말이죠. 이래서 제가 종교를 싫어하나 봅니다..
19/02/10 00:38
실제로 살생을 하지 않기 위해서 적군이 아닌 허공에 활을 쏘고 몰살루트를 탄 선례가 있긴 합니다.
그 경우 본인이 살생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적이 들어와서 아군을 죽이는 것을 방조했으니 그것도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죠. 개인 뿐 아니라 타인의 구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승불교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불보듯 뻔한 타인의 고통을 해결하지 않는 것도 죄악이며, 그 해결방안이 고통의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승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도 이해가 어려운건 아닙니다. 물론 그 행위가 죄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본인들이 그 행위로 인한 업을 감수해야 한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죠. 내가 아니면 누가 지옥에 가겠냐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게 승병들의 생각이었을 겁니다.
19/02/09 23:18
까놓고 말해, 당시 조선의 승려들 입장에서 국가보다 종교를 더 우선시하여 생각했다면 숭유억불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왔던 조선보다는 사회적으로 불교를 대접해주었던 일본의 지배를 받는 것이 훨씬 더 나았을 테죠. 다만 승병활동을 하셨던 분들게서는 국가가 사라지면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셔서 승병활동을 하셨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당시 조선에서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불자가 살생을 하지 말라는 교리를 어기고 승병활동을 하였다고해서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지탄을 받거나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였을테고요.
19/02/09 23:27
(수정됨) 기독교도 십계명에 살인하지 말라하는데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고선, 기독교국가들 털어먹고 다녔고 심지어 4차는 십자군의 발원지라고 볼수 있는 콘스타티노플에서 대 학살을 했죠. 이후로도 신구교 전쟁이랍시고 독일인구 70%가 증발하지를 않나. 살인을 밥먹듯이 하는데 이유가 뭐겠습니까? 원리가 아니라 현실에 맞춰가는거죠.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현실이 안되니까 원리라도 세워서 지켜보는게 어떨가 권유하는거지 원리대로 움직인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불교도 뿌리를 놓고보면 바로전엔 고려시대에도 권력층의 사병이나 공방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었고, 심지어 관청 역할을 대신한 곳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무신정권이 들어섰을 때 문신귀족들이 절을 동원해서 반란을 도모했죠. 일단 절이란게 스님들이 워낙 단체 생활과 참선을 하다보니 군인으로 바꿨을때 통제가 잘되는 양질의 부대가 되기 쉬웠죠. 또 하나, 거란침공이나 몽고침공 등에서 보이듯이 대장경을 조판해서 국난을 이겨내고자하는 호국 불교로 본래 불교의 성격에서 변하기도 했죠. 애시당초 종교의 본래적인 기능에 충실해진거죠.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한 심리적인 대피처. 우리나라 초기 불교에서조차 왕이 미륵이니, 전륜천왕이니 등등을 자칭하면서 스스로 권위를 높이고 문무왕처럼 죽어서는 호국하겠다고 절을 세우기도 했고요. 이미 불교교리는 원류에서 많이 틀어져서 호국성향이 심했습니다 불교가 유교와 헤게모니 싸움에서 져서 조선시대에 비록 산간불교화되었어도. 명맥은 있었고 임란 때 크게 활약해서 이후로 불교도 한자리를 하죠. 국가 사업이나 다리건설 유지등을 절에서 관장하도록 이관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상적으로도 이미 호국불교였지만 현실적으로도 이득이 있었죠. 그리고 추가하자면 사명대사 그림을 보면 수염이 있습니다. 그건 세속에 연연하고 위엄을 추구한다는것으로 애시당초 불교교리를 파계한 것입니다. 실제로 수염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그당시 초상을 그렇게 그렷다는 것에서 보이듯이 교리에 충실해서 평생 책만 읽고 세속에 관심을 끊은 원리주의를 추구하신 분은 아닙니다. 교리보다 나라가 우선이다 이렇게 행동하신 것일 뿐. 실관직도 가지고 있었고 일본에 외교사절로까지 가서 포로구출해오신거 보면 순수 불교교리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19/02/10 00:18
불교교리에 살생하지말라는 말은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단지 죄를 지으면 업이 쌓이고 그 댓가를 다음 생에 치를 뿐이죠. 그리고 살생이 가장 커다란 죄일뿐인거죠. 그때의 승려들의 마음이나 명분에 대해서 잘 모르겠지만 조선의 불교는 대승불교였습니다. 스스로의 깨달음보다 중생을 구제하는것이 더 중요한 종파입니다. 살생으로 쌓는 업보보다. 침략으로 핍박받는 중생을 구제하는것이 더 중요하다. 라는 명분이 아니였을까 생각합니다.
19/02/10 02:21
전공자가 아니라서 여기저기서 봤던 내용을 참고해서 정리해보자면
1. 대승불교의 경전 대반열반경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합니다. "정법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법을 수호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 때로는 무기를 사용하는 일도 허용되며 재가 신도들은 5계, 좁게는 불살생계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사상으로 인해 재가신도들 뿐만 아니라 승가교단에도 ‘호법을 위한 호국전쟁 참여’의 논리를 정당화 해주는 빌미를 제공해주었다 합니다. (적고 나니깐 위에 탐랑님이 링크 달아주셨었네요 ;;;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500) 2. 이러한 주장뿐만 아니라 신선교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종교는 신선교이며 이후 불교가 들어 오면서 많은 승려들이 신선교를 주로 신봉하면서 불교도 함께 신봉하는 복합적인 종교인 이라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두 종교를 겸한 사례는 본문에 언급되어있는 서산/사명대사의 초상화에도 나타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불교의 오계보다 세속의 오계(살생유택, 임전무퇴 등)을 우선했다는 내용입니다. (다음의 책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이 뿐만 아니라 더 찾아보면 무수한 주장들이 있을텐데 어떤 내용이 주류이다.는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보는 시각이 많은 듯 합니다.
19/02/10 06:38
시대상은 제가 잘 모르겠고 불교 교리만 보자면, 불살생계의 목적은 살생을 하여 자신의 마음에서 자비의 근원을 끊고 악연을 짓고 업보를 받는 일을 막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왜란으로 온 백성이 괴로움을 겪는다면 자신이 살생의 업보를 받더라고 백성의 괴로움을 덜 수 있도록 승병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계율은 어디까지나 수행의 도구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19/02/10 08:16
초기불교는 개인의 해탈을 우선시 했고 이후의 대승불교는 개인보다 중생구제를 우선했습니다. 그래서 대승불교에서는 중생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불살생계를 어겨서 지옥에 가더라도 감수할 수 있는 사상적 기반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대승불교는 초기불교와 많이 달라져서 아예 다른 종교라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승불교 수행자가 중생을 위해 불살생계를 어겼더라도 떳떳하게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사명당은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 참여해서 불살생계를 어겼기 때문에 스승인 서산대사의 법통은 수제자인 사명당이 아니라 피를 묻히지 않은 막내제자인 언기선사에게로 전해졌다고 합니다.
19/02/10 17:22
(수정됨) 불교는 절대자를 믿고 그 절대자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야 된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그래서 신이나 초월자를 전제로하는 종교와는 다른 부분이 있지요. 금강경에서 석가모니께서 자신은 법을 설한 적이 없다고 하시거나, 옛 조사들이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이와 유사합니다.
그리고 석가모니는 無我와 緣起에 대해 설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깨달을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신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소승불교, 대승불교, 眞我論,空論,雙遮雙照 등 다양한 이론이 나왔고, 오히려 이런 점이야 말로 불교의 특징이고 석가모니께서 의도하신 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석가모니께서 八正道를 말씀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방편에 불과합니다.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올바른 말을 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라는 도덕적 가르침 정도는 이미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 가르침이고, 이는 그냥 하면 되는 일이지 깨달음과는 무관합니다. 질문하신 내용으로 돌아와서, 승려가 살생을 해도 되느냐고 물으면 이는 원론적으로는 답이 없는 문제이지만 굳이 답을 하자면 상황에 따라 다르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애초에 불교에서는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고, 옳지 않기도 하고 그르지 않기도 하고, 옳으면서 그르기도 하고, 옳지 않으면서 그르지 않기도 하고, 이렇게 말하는 것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니까요. 사족을 붙이자면,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무력으로 해결을 하는 것은 불도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불도적인 관점에서는 애초에 문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니까요. 그러나 불도에서도 제석천과 같이 무력을 사용하는 호법신장이 없는 것은 아니니, 결국은 보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19/02/10 18:42
종교라 함은 근본적인 가르침을 뜻하는 불교용어 입니다. Religion은 re union, 신과 다시 합쳐지기를 뜻하는 기독교 같은 종교를 뜻하는 용어지요. 일본에서 번역을 잘못해서 그렇지, 종교라 할만한 것은 불교고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이 종교가 아닌가라고 봐야 맞지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