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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2 21:17
이게 현종을 왕으로한 k-판타지사극드라마면 17~20화가 이해가 갑니다...근데 제목이 "고려 거란 전쟁"이고 정통사극을 추구했는데 16화까지는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으나 이정도면 만족에 만족을 하는 수준에서 어찌 이래 갑자기 바뀌는지 참....
진짜 애초에 시즌제로 16화까지 1부 17~32를 2부로 나뉘어서 했어야 했나 싶은... 17~20은 3차전쟁 준비로 국지전이랑 김훈 최질난 빌드업하는 것도 빠듯해 보였는데 싹다 스킵하고 어영부영...하... 진짜 귀주만 밑고 갑니다...얍츠카이! ㅠㅠㅠ
24/01/22 21:21
김훈,최질의난은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자주 나와서 불만을 이야기해서 뭔일 낸다는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데...장연우,황보유의를 너무 개그캐릭터로 만드는 바람에..
24/01/22 21:30
아 글쵸 김훈 최질의 난만 살짝 빌드업하고있고 그마저도 mz연우 개그캐릭때문에 어찌 풀어나갈지도 참...그 외 나머지는....할말하않...
24/01/22 21:53
11살 아들 녀석이랑 같이 보는데 저 두 사람 나오는 장면 지나가고 나니, 아빠 저 사람들 무슨 일 벌일 것 같아요, 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녀석이 어떻게 그걸 알았지 하고요.
24/01/23 08:31
여인천하는 그래도 시대에 걸맞지 않게 사실 배경에 상상 집어넣으면서도 여성 주도적 포지션 잡은게 잘 어우러졌고 주역이라고 무조건 선역도 아니기도한 잘만든 작품이긴한데 얘는 아이러니하게도 분량이 너무 늘어져서 폼이 떨어졌으니 반대긴 하겠군요(...) 물론 지금의 고거전은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 입었다고 봅니다. 저럴바에 그냥 2차를 더 보여주지..
24/01/23 09:15
근데 고려나 고구려는 정보가 너무 없고 해석하기에 따라 많이 달라서 정통사극이 힘들지 않나욤? 그래서 정통 사극은 조선만 주구장창 해야되긴 하겠네용. 약간 픽션 사극으로 가야될듯요.
24/01/23 10:05
글쎄... 고거전이 과장이 있다거나 이상야릇하게 각색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있어도 "성종이 다했다 --> 드라마가 역사를 왜곡했다"로 퉁치는 것 역시 과장이라고 생각하네요.
신라말부터 100년 넘게 호족이 난립했었고, 현종 시기 기준 후삼국통일이 70여년 밖에 안된 시점인데(6.25전쟁과 현재시점과 비슷한 세월), "십여년 전에 지방제도가 완비되었으니 호족혁파 운운은 어불성설이다"라는 주장이 어불성설로 들리네요. 제3공화국(유신시대 전의 박정희 집권기)의 통치시스템은 현대 대한민국에 갖다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짜여졌는데, 그 시대를 민주주의가 만개하고 법치질서가 확립된 시대라고 하던가요?
24/01/23 10:25
이미 호족혁파를 다해서 선진고려가 되었느냐? - 아닐 겁니다. 부족한 게 많았겠죠. 여전히 중앙에서 벗어난 지방 소규모 호족은 지가 왕인 양 야만적 폭거를 했을 거고요.
문제는 현종이 정통성도 없고(적자도 아니고 아버지는 불륜+바람으로 유배) 재위기간도 짧고 전쟁나서 정치자산도 없잖아요. 가진 여력이 없으니 기존 개혁에서 크게 안 벗어난 게 원래 역사지요. 그런데 정통사극에서 실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우기고 없었던 대립을 조장하는 게 문제입니다. 광종 등등 선대왕들이 개혁을 이미 몰아붙여놨는데요. 아마 그 시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개혁과 타협의 한계점이었을 겁니다. 중세시대니까 조선 수준의 중앙집권도 어렵잖아요. 조선까지 가는데 몇백년이 걸렸다구요. 그런 상황에서 목종의 난정 뒤에 정통성도 없는 현종이 즉위했죠. 그렇게 후달리는 왕이 전쟁까지 겪는 와중에 호족과 심각한 대립을 한다는 게 말도 안되거든요. 그럼 백제 의자왕 꼴 나니까요. 그래서 원 역사에선 기존 개혁 무난하게 이어가고 호족들이 체제에 합류하게끔 다독였던 거고요. 작가가 현종이 호족과 대립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한 게 이 지점일 겁니다. 기성 올드하고 고리타분한 사극에서야 왕은 무조건 양심적 개혁가이고, 신하는 아니되옵니다 반대꾼으로 그릴 수 있어요. 근데 고거전은 16화까지 전쟁서사를 잘 그리다가 갑자기 판타지 퓨전사극으로 빠지고 여인천하로 고꾸라지니 문제인 거거든요. 지금까지 강조 같은 고려 신하들은 굉장히 합리적인 인물로 묘사되었고 논리적 행동원리가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 조선드라마 대동법 당파싸움하듯 1차원적인 선악전개가 된 거예요.
24/01/23 10:41
'역사왜곡'이란 어휘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분이 많은데, 학문에서의 왜곡과 창작에서의 왜곡은 명백히 구별되어야 하네요.
학문의 경우 a라는 증거가 없는데도 a라고 주장하면 왜곡이지만, 창작의 경우 'a라는 증거는 없지만 a가 아니라는 증거도 없는 경우', 즉 기존의 확립된 역사적 사실과 논리적으로 모순되지 않는다면 왜곡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봐야죠. 드라마에서 현종이 다른 군주가 만든 구체적인 제도를 처음 만들었다는 묘사가 없고, 지방관 파견 시도 등은 과거에 제도가 확립되었어도 그 시점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고 볼 수는 없죠. 드라마의 핍진성을 비판할 수 있어도 역사왜곡 운운은 명백한 과장이네요. 그리고 저는 드라마 각색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댓댓글의 마지막 두 문단은 논점이탈입니다.
24/01/23 10:45
판타지나 퓨전사극은 작중에서의 핍진성만 지키면 됩니다. 그러나 정통사극은 달라요.
고거전 원작 작가가 기존 역사 사료를 충실히 제공했고, 지금까지는 드라마가 역사를 어느정도 존중했거든요? 근데 16화 이후 갑자기 역사에 있지도 않은 얘기를 하는데, 그걸로 하려는 얘기 수준이 퓨전사극입니다. 그러니 마지막 두 문단에 대한 말을 할 수 밖에요.
24/01/23 10:49
[드라마에서 현종이 다른 군주가 만든 구체적인 제도를 처음 만들었다는 묘사가 없고, 지방관 파견 시도 등은 과거에 제도가 확립되었어도 그 시점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고 볼 수는 없죠]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얘기를 하고 싶네요. 님이 느끼기에 필요성이 있냐 없냐가 뭐가 중요합니까. 그래서 실제 역사에서 드라마같은 일이 일어났습니까? 당시 고려가 지방관 제도가 안착이 되건 안되건 현종이 그걸 드라마처럼 대대적 개혁했습니까? 그럴 여력이 없어서 광종처럼 못했습니다. 그럼 역사와 맞지 않는 일이 사극에 나오고 있는 거고요. 정통사극이 아닌 겁니다. [기존의 확립된 역사적 사실과 논리적으로 모순] 되고 있잖아요. 현종은 호족과 드라마처럼 죽자고 안 싸웠고, 고려 관료들과 합심해서, 고려의 핵심 관료들이 봐도 반발이 없을 만큼만 제도개편했어요. 그럼 역사를 왜곡한 거지요. 퓨전사극이야 전개를 위해 입맛대로 역사를 창작해도 됩니다만. 고거전은 지금까지는 사료대로 하다가 갑자기 근본도 없는 얘기를 합니다. 무근거의 역사와 관계없는 가상 스토리를 지어대니 일관성이 크게 떨어지죠. 퓨전사극 할거면 처음부터 그렇게 가던가요. 근데 그렇다고 지금 역사를 망가뜨리며 가져가는 전개가 합리적이고 재밌습니까? 작중 핍진성 논리에서는 현재 고거전같은 전개가 나와도 됩니까? 지금 거란족이 쳐들어오고 있는데, 세수와 병력을 감당할 호족과 극한 대립하는 게 말이 되나요? 지금 거란과 전쟁을 해야 하는데 조선시대 당파싸움 드라마로 고꾸라졌잖아요.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그러니 욕을 먹죠.
24/01/23 11:18
'논리적 모순'과 '핍진성'을 구별해야죠. 현재 드라마에서 전국에 지방관을 파견하는데 성공했다는 묘사가 없고(즉, 대대적 개혁 여부 불명), 사서에 호족과 대립이 없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데(어히려 몽진 과정에서 고생했다는 기록 나옴), 이는 역사왜곡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핍진성 여부의 문제이지요.
그리고 정통사극이란 이유로 드라마의 내용을 사서 기록 그대로 옮기는 수준으로 국한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학에 대한 이해가 0에 수렴하는 발상이라고 생각하네요. 뭐하러 사극 봅니까. 사극을 감상의 대상이 아닌 감시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네요.
24/01/23 13:29
사극이라는 이유로 역사를 그대로 복붙하라는 주장이 아니죠. 퓨전사극이라면 자유롭게 픽션을 써도 됩니다. 그러나 정통사극의 시청자들은 역사를 충실하게 구현해주길 바라는 니즈가 있습니다. 그게 싫으면 퓨전사극으로 가야죠. 정통사극 간판 걸고 재해석이랍시고 원균명장설 같은 수준의 픽션 내놓으면 안 되는 겁니다.
비슷한 예로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기야말로 사회적 모순이 극에 달한 시기인데요. 당연히 개혁의 필요성은 논리적으로 존재하죠. 실현할 현실적 가능성이 없으니 문제지. 원 역사에 있지도 않았던 개혁을 억지로 집어넣으면 그게 자위물이지 역사물인가요? 중세시대에 민주주의도 나오게 생겼네요. 충실한 역사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서사를 구현하는 것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징비록부터 이어져오는 트렌드고요. 그런데 그 니즈가 깨졌기 때문에 지금의 고거전에 반발이 나오는 것입니다. 덧글 쓴 분의 개인적 호불호야 모르겠지만 지금의 고거전의 역사 구현에 대해서, 기존 시청자들, pgr21의 팬들부터 해서 원작자까지 불만이 있음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죠. 역사에 기반하지 않을거면 가상의 전개에 핍진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그러나 사극에서 핍진성은 대체로 역사를 충실하게 이해하고 해석할 때 나옵니다. 왜냐면 역사 속 전개는 당시 인물들이 합리적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이며, 그 행동을 한 이유와 욕망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사극이 재미있는 건 원래 역사의 피로 쓴 드라마가 그 어떤 작가의 극본보다도 재미있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가상의 판타지 스토리가 아닌 역사를 따오는 거고요. 그런데 지금 고거전은 대본작가가 현종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몰이해 속에서 올드한 기존사극식 구태의연한 서사를 쓰니 핍진성이 구리죠. 님은 현종의 정치적 입지가 불리하고 정치적 자산도 없고 정통성도 없는데 왜 무리하게 반발사며 개혁을 해야 하는지, 거란의 전쟁 위협 속에서 굳이 그걸 해야만 하는지, 할 수 있긴 한 건지 답변하지 못하셨어요. [작중 핍진성 논리에서는 현재 고거전같은 전개가 나와도 됩니까? 지금 거란족이 쳐들어오고 있는데, 세수와 병력을 감당할 호족과 극한 대립하는 게 말이 되나요?] 이것도 답변 못 하셨습니다. 대본작가도 설명하지 못했어요. 대체 무슨 논리가 있다는 것일까요. 님은 드라마에서 지방관 제도에 대한 묘사가 없었고 고려 호족들이 몽진 온 현종을 핍박할 정도로 중앙집권이 미흡했다.(사실 호족도 아니고 절도사랑 대립한거) 그러니 역사와 관계없이 개혁을 그려낼 수 있다, 창작물에서 할 수 있는 전개라고 하시는데요. 그건 님이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거죠. 그게 작중 고려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구분해야죠. 현종이 몽진과정에서 핍박받았다, 중앙집권이 미흡해서 개혁의 논리적 필요가 있다는 건 말 그대로 하고만 싶은 거죠. 역사물이 무슨 수학 답안지도 아니고 중앙집권이 미흡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급진적 개혁해야 하는 겁니까. 그게 왜 논리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가 무난한 기존 제도와 타협한 것이 원래 역사입니다. 왕권이 추락해서 몽진 중에 핍박받을 정도니 당연히 님이 보고 싶은 개혁 못할 수 밖에요. 그 역사를 부정하고 가상의 전개를 쓰고 싶으신가요? 그러면 그걸 어떻게 하지요? [님은 현종의 정치적 입지가 불리하고 정치적 자산도 없고 정통성도 없는데 왜 무리하게 개혁을 해야 하는지, 거란의 전쟁 위협 속에서 굳이 그걸 해야만 하는지, 할 수 있긴 한 건지 답변하지 못하셨어요]를 다시 달게요. 드라마에서 억지 전개로 무슨 조선 대동법 국밥전개하듯이, 선한 왕이 악당 신하들과 싸우며 급진적 개혁을 한 것처럼 우길 수는 있겠죠. 실제로 작중에선 역사에서 개혁(절도사 제도의 완화 및 지방 군소호족의 체제 편입과 향리화)에 크게 반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무슨 닌자 비밀조직을 꾸려서 음모를 꾸미네요. 순전히 대본작가 고집 때문에요. 근데 사람들은 그 전개가 핍진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논리적으로 그럴 듯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님은 무슨 개혁을 보고 싶은 것입니까. 조선처럼 팔도에 사또 다 보내고 과전법도 합니까? 어떻게요? 여요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그로 인해 얻은 권위로 개혁을 이끌었다 뭐 이런 최소한의 논리적 기반도 없잖아요. 혁명보다 힘든 게 개혁인데요. 그래서 광종시대에는 숙청 피바람이 불었죠. 근데 현종이 뭘 가졌다고 막무가내식 급진적 개혁을 합니까. 그럴거면 광종처럼 죽이기라도 하던가요. 작중 전개대로 개혁이 되는 게 더 말이 안되고 억지지요. 개혁을 엉터리로 하는 게 더 문제인 겁니다. 지금 개혁 전개도 원래 역사에선 안 그랬던, 현종의 온건한 개혁에 공감하고 동참했던 신하들이 급진적 개혁에 반대하는 것마냥 그리는 와중에 왕은 논리도 없이 감정싸움이나 하고 있죠. 올드한 옛날 사극식 당파싸움 전개 그 자체입니다. 왕이 무슨 설득력 있는 합리적 방안을 내놓았느냐. 그런 것도 딱히 없이 빡빡 우기기나 하고 강감찬한테 화풀이 하다가 끝내 쫒아내 버렸습니다. 거란이 쳐들어올 위기 상황 속에서요. 나라 망할 판에 개혁한답시고 강감찬을 자르고 감정싸움하는 전개는 논리가 퍽이나 있네요. 왜 기존 역사를 무시하면서 이런 저질 가상 서사를 써야 하죠?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은데 이게 재밌나요? 가상으로 갈 거면 그럴듯 하게나 쓰면 모를까 겁나 유치해요. 전부 말도 안 되니까 원작자고 시청자고 같이 일어나 비판하는 것입니다.
24/01/23 19:43
뭐하러 사극 보긴요. 만족하려고 보지요.
그게 안 되면 감상의 대상이 아닌 감시의 대상이 되어도 할 말 없는거고요. 잘 쓰기만 하면 픽션 넣어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합니다. 하지만 못 쓰면 그동안 눈감아주던 것들을 하나씩 다 꺼내서 비판하게 되는 거죠. 진지하게 지금까지 고거전에 나온 묘사 중에 사료와 충돌하지 않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럴 수 없고, 사료와 충돌하면 역사를 왜곡한 게 맞습니다. 왜곡했지만 다들 그냥 넘어갔던 것일 뿐이고, 언제든 꺼내서 쓸 수 있는 건이에요. 조선구마사 때도 딱 이런 구도였고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비판점이 계속 생겨났던 건데 여기에 대고 타 창작물과의 이중잣대를 비판할 수는 있어도 역사왜곡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죠.
24/01/23 23:03
극의 전개를 가지고 비판하면 꼭 현쪽이, 고려인천하, 호족메이슨 등이 모두 창작의 자유라 아무 문제 없다는 분들이 나타나다 보니
결국 그런 사람들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왜곡 건을 꺼내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24/01/23 10:34
교과서도 그렇고 드라마에서도 호족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정작 당시에는 호족이라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호족은 역사학계에서 위진남북조의 지배집단을 참고해 '만들어진' 집단이란거죠. 물론 실체가 없단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만 같은 호족이라도 출신신분, 배경 및 근거지역, 중앙관직 보유 여부, 고려왕실과의 관계가 다 제각각이었기 때문에 드라마처럼 동일한 계급의식을 가지고 밀본처럼 움직였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작가의 말은 왕실과 관계를 맺은 대호족과 왕권간의 갈등은 광종 대의 숙청과 경종 대의 타협으로 어느정도 일단락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후 성종부터 현종 때까지의 지방제도 정비는 지방의 군소 호족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거고 주현-속현-부곡제는 지역을 기준으로 호족들의 서열과 위계를 정하고 국가행정에 종사하는 향리계층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봐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현종 대 지방제도 개혁은 드라마와는 달리 관료 대부분이 공감한 것으로 판단되고, (중앙집권은 그들에게도 이익이었기 때문에) 드라마처럼 호족들의 비밀 조직이 개혁을 방해하기엔 호족들의 처지와 이해관계가 제각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작가가 사료와 기존의 역사연구를 무시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국왕 vs 관료+호족이라는 무리한(지극히 현대적인) 대립구도를 만들었단 거죠. 그리고 시청자들은 정통 사극을 보고 싶었던 거지 로판을 보고 싶었던게 아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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