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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9 23:50:10
Name 아몬
출처 중국해설
Subject [LOL] 이백과 두보의 나라
LPL 해설 王多多:


T1, 축하합니다. 온 하늘에 흩날리는 눈과 반짝이는 별빛들.

이것은 SKT에서부터 T1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의 계승이자 이상혁이 직접 써 내려간 악장에 속한다.

이 10년 동안 많은 사람이 페이커를 초월하려고 시도했고, 아주 잠시나마 어떤 사람은 성공한 적도 있다.

그러나 페이커는 동요하지 않았으며, 고귀한 사람을 우러러보듯 마치 산과 바다와 같아 우리를 감탄하게 했다.


오늘 우리 LPL의 WBG에 대해 말하자면, 이들은 전력을 다해 싸웠다. 4번 시드에서부터 지금까지 역습해왔다.

이미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들은 강력한 상대에게 졌고, 이것은 드넓은 바다를 건너지 못하는 나비와 같으니 차마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페이커는 커리어의 네 번째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고, 나는 우리가 왜 페이커를 존경하는지 생각해본다.

몇 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려서가 아니다. 이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선수가 꽃을 피우는 동시에 또 많은 선수가 사라진다.

이런 곳에서 페이커는 고독하지만 집요하게 깨달음을 구하는 자처럼 산을 오르고 내려오며 떠나는 많은 사람을 지켜본다.

우리가 불현듯 뒤돌아보면 페이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페이커의 확고한 그림자는 이미 산의 일부가 된 것 같다.


나는 페이커가 그간 패배했던 날의 밤에 페이커 스스로 자신이 예전 같지 않다고 괴로워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평범한 몸으로 세월의 무감각에 대항하여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미래에서 다시 만나는 것이다.


청춘은 이미 지나갔고, 하루가 우리에게 달려온다. 내일은 월요일이고, 우리는 다시 일상생활과 맞설 것이다.

나는 모두를 이해한다. 방금까지 기나긴 여정을 겪었고 결과는 다소 씁쓸하다. 또다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세상을 마주해야 한다.

누군가는 실의에 빠졌을 수도 있고 약간의 두려움마저도 느꼈을 수 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스포츠의 정신, 선수들의 힘은 반드시 여러분의 곁에 있을 것이다.


나는 이스포츠가 결코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승패를 막론하고 자신의 청춘에 이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자신의 청춘에 그들이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것이고.

마속 나무위키 문서 2.3. 가정의 패전 인용

"그런데 여기서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무시하고 길목에 세워야 할 방어진지를 산 꼭대기에 세우는, 전쟁사상 다시 없을 바보짓을 한다.
부장 왕평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이마저도 무시해버린다."
23/11/19 23:52
수정 아이콘
이건 저장해서 무협 쓸 때 써먹어야겠네요.
23/11/19 23:53
수정 아이콘
천마는 이상혁인가요?
태양의맛썬칩
23/11/19 23:54
수정 아이콘
페이커는 릅신 그 이상이라는 이야기로군요
23/11/19 23:54
수정 아이콘
와... 표현력 엄청나네요. 지난 4강전부터 단순히 롤이 아닌 삶을 관통하는 표현들을 중국 해설에서 느끼게 됩니다.
키작은나무
23/11/19 23:59
수정 아이콘
스타때 엄재경 해설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많이해준거 같은데.. 요즘은 밈과 숏폼 컨텐츠가 대세라 그런지… 해설에 서사가 좀 적긴한거 같아요. 못한다라기보다 이제 문화가 바뀐 느낌
닉을대체왜바꿈
23/11/20 00:12
수정 아이콘
선비 + 오글거림 + 중2 라는 단어들이 만들어낸 문학적 감상의 거세랄까요..
소주파
23/11/20 00:21
수정 아이콘
서정이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죠.
제지감
23/11/20 00:15
수정 아이콘
너무 공감합니다 기존 국내 해설진에 엄옹 포지션도 한명 더 있으면 훨씬 더 서사가 살아나고 풍성해질것 같아요
도달자
23/11/20 00:54
수정 아이콘
이승원 해설도 기억나요.
겜알못 사건때 허영무를 향한 격려나 620질풍가도때 게임시작전 홍진호를 향한 격려(홍진호 자신만 자신의 승리를 믿고있다면)가 참 멋지고 좋은 말들이었는데 자주뵙지못해 아쉽습니다.
스웨트
23/11/20 09: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노페해설이 이번 롤드컵에 준비한 멘트들이 다들 좋더라구요
4강 결승 이기고 나서 한 멘트들
23/11/20 22:50
수정 아이콘
그리고 엄재경해설도 고대 중어중문학과 출신 크크크
23/11/19 23:59
수정 아이콘
나는 왜 LPL 해설의 글에 울컥 하는가? 그네들의 삶이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리라... 밈, 드립이 순간 휘발되고 잊혀질 기억이라면, 이 글은 제 인생에 남을 글 같네요.
마프리프
23/11/20 00:01
수정 아이콘
캬~ 우리 스타판때도 저런 감성이있었는대 엄옹은 요새 어떻게 사시려나
원숭이손
23/11/20 00:08
수정 아이콘
아침에 추수감사절이었는데 여기서 아멘 외칠뻔했네;;
아이군
23/11/20 00:13
수정 아이콘
우리 입장에서 이상혁은 물론 전설이고 대단하지만, 때론 질 때도 있고 때론 못할 때도 있겠지만,

LPL입장에서는 롤드컵에서 단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신화죠. 거대한 산과 깊은 바다를 볼 때의 느낌일 겁니다. 한번도 넘지도, 건너지도 못한....
23/11/20 00:15
수정 아이콘
전에 봤던

' 가장 높은 산, 가장 긴 강'
캐러거
23/11/20 00:16
수정 아이콘
이것은 드넓은 바다를 건너지 못하는 나비와 같으니 차마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23/11/20 00:23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주말이였습니다
이제는 월요일입니다
23/11/20 00:2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이제 저런 서성이 담긴 장문의 글은 오글거리고 길다며 비웃기가 일쑤라서...페이커로 삼행시나 짓죠?
23/11/20 00:45
수정 아이콘
23/11/20 01:35
수정 아이콘
페이커는
은때까치
23/11/20 00:35
수정 아이콘
수많은 천재호걸은 나의 순간의 손짓을 당해낼 수 없고,
모든 길은 나에게로 이르니,

나는 만세의 악몽이로다
반니스텔루이
23/11/20 00:49
수정 아이콘
LCK는 작년에 단체로 LPL 따운했었는데.. 미안하다
23/11/20 00:50
수정 아이콘
사실 올해도...
반니스텔루이
23/11/20 01:11
수정 아이콘
진짜 대인배네요 크크
23/11/20 01:12
수정 아이콘
롤은 한번도 안해서 모르지만
이거 무협소설 엔딩부분 삽입해도 이질감 없을듯
선플러
23/11/20 01:20
수정 아이콘
너~~~무 멋있다.
일본어 배우기 시작했는데
중국어도 배우고 싶어졌음
어차피 한자 외워야 하는데 같이 배울까
EnergyFlow
23/11/20 01: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T1, 축하합니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과 반짝이는 별빛들.
이것은 SKT에서부터 T1에 이르기는 10년 동안의 계승이자, 이상혁이 직접 써 내려간 영웅의 노래입니다.
이 10년 동안 많은 사람이 Faker를 뛰어넘으려 시도했고, 아주 잠시나마 성공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커는 마치 산과 바다와 같이 흔들리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를 우러러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LPL 리그의 WBG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 역시 전력을 다해 싸웠습니다.
그들은 4번 시드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흐름을 거슬러 올라왔지만, 강력한 상대인 T1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마치 나비가 드넓은 바다를 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차마 누가 그들의 탓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 LPL 팬들은 우울할 것이고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0 년 동안 Faker는 순수하게 게임과 대회에 집중했습니다.
저는 그의 이러한 정신력이 e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분야의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은 여기 있는 Pyl(LPL 중계진)은 아직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하고 있었고,
저와 Rita(LPL 중계진)은 아직 e스포츠 업계인으로 일하지조차 않았을 때입니다.
여러분도 10년 전에는 어쩌면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에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해에, 이상혁 선수가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습니다.
그는 2015년과 2016년에 다시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으며 2017년에는 베이징에서는 좌절하였습니다.
그는 이후의 대회와 인생에서 그는 한가지 목표를 향해 힘써왔습니다.
실패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손목 부상도 이겨냈습니다.
LPL이 강력해진 상황에서도 그는 T1과 함께 LPL의 모든 시드 팀을 연파한, 매우 강력하고 존경스러운 호적수입니다.

팬분들은 경기 전에 좋은 결말을 기대하셨을 것입니다.
캐스터와 해설자들 역시 좋은 마무리가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이 쓸쓸한 결과에 대해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우리는 패배했지만, WBG에게 감사하고, 모든 LPL 팀들에게 감사하며, 1년동안의 그들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T1과 Faker에게 축복을 기원합니다. 그는 생에 네 번째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우리는 Faker를 존경하는 것은 그가 수많은 상을 들어올려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선수가 눈깜짝할 새에 사라져버리고 일반인들에게 잊혀져버리는 e스포츠 분야에서,
그는 집요하고 외로운 구도자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e스포츠라는 산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수많은 사람을 보아왔습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Faker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고, 그의 단단한 모습은 마치 산의 일부가 된 것 같았습니다.
저는 Faker도 수 많은 패배의 밤에 스스로 예전같지 않다고 책망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이란 평범한 이의 몸으로 무심한 시간에 맞서 싸우며,
더 나은 자신을 미래에 한 번 또 한 번 나타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푸른 봄은 지나가고, 시간은 늙어감을 재촉합니다
(青春已复过,白日忽相催 - 이백의 시에 나오는 구절.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는 이야기)

내일은 월요일입니다 여러분. 내일은 다시 여러분의 삶과 대면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이해합니다.
방금까지 우리는 긴장가득하고 흥미진진하지만 결과는 씁쓸했던 S13을 경험했지만,
인생사의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야 하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실망하게 되거나 두려운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e스포츠의 정신, 선수들의 힘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저는 e스포츠가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모든 선수가 승패와 무관하게 자신의 청춘을 e 스포츠와 함께한다는 것을 기뻐할 것이며,
우리 또한 우리의 청춘에 그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라는걸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S13이었습니다!
내년을 함께 기대하며. S14를 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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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이트에서 본건데 같은 글이지만 내용이 좀 더 있고 번역기 약간 더 부드러운듯 해서 댓글로 퍼옵니다
23/11/20 02:04
수정 아이콘
진짜 '이백'이었네요.
수천년의 역사가 역시 꽁으로 쌓인건 아니었어요.
23/11/20 08:06
수정 아이콘
내일은 월요일입니다 여러분. 내일은 다시 여러분의 삶과 대면해야 할 것입니다.

이거 완전 릅신...
지탄다 에루
23/11/20 01:49
수정 아이콘
진짜 멋있네요 캬
피아칼라이
23/11/20 02:17
수정 아이콘
문혁으로 조져졌는데도 이정도인데 문혁이 없었다면....허허허
묘이 미나
23/11/20 02:42
수정 아이콘
중국내 웨이보에 대한 경기력 혹평은 심할려나요 ?
중국팬들도 웨이보에 대해 별 기대를 안했을거 같아서 그냥 자포자기 마음으로 다들 T1 축하하는 느낌이네요 .
kartagra
23/11/20 07:21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리스펙하는 분위기+더샤이 비판 조금+샤오후는 죄가 없다 이 정도가 여론인 거 같아요.
결승 3대0 당한거 치고는 혹평 거의 없는 수준같습니다.
Dowhatyoucan't
23/11/20 08:55
수정 아이콘
내 꿈에 태워줄께~~
안군시대
23/11/20 10:27
수정 아이콘
언제부턴가 우리는 그냥 달고짜고매운 자극적인 글들만 보게된것 같아요.
저런 진한 사골같은 글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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