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08/26 11:17
실제로 답이 아주 없었던 임금은 아니었죠. 임란 직전에 한 몇몇 조치들이 결국 임란 때 크게 조선에 득이 되었던 걸 보면...문제는 임란이 터지고 나서부터인데......
18/08/26 11:28
그런 거랑, 당시 정보망 수준, 그리고 우리야 미래에 이순신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의 일기를 봤으니 이러지 당시 선조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의심하고 불안해 하는 게 특별히 이상하지 않은 거 같아요.
18/08/26 11:46
원균 주인공으로 리얼리즘 사극 하나 연출해도 재밌겠네요.
온갖 사기캐들이 빵빵한 임진왜란에서 평범한 축에도 들지 못하는 능력치와 잔머리 수준의 협잡질로 성공하고 싶었던 원균 그는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의 자화상이 아닐까.. 는 헛소리
18/08/26 11:49
그래서 책임감 부재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왜란만 아니었으면 그밖의 뛰어난 능력치들로 인해 후대에 성군으로 회자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는 얘기들도 있습니다.
18/08/26 11:53
저는 원균이 실드받을 수 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나쁘다나쁘다하니까, 사람은 누구나 장단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오거든요. 사실 어지간하면 그건 진실이고, 도리어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올바른 시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균은 오직 단점밖에 없죠. 신중한 사람들의 두통수에 큰 충격을 선사하는 일, 그 어려운 일을 원균이 해냅니다. 전 비슷한 케이스로 이승만이 있다고 보는데, 이승만보다 더 안좋은 놈이 있을까 싶지만 원균은 해냅니다.
18/08/26 12:50
선조 아이큐 높은건 정평이 나있죠. 그 머리를 자기 책임회피에 너무 많이 써서 문제지...
그리고 솔직히 원균에게 넘어가서 이순신 파직시키지만 않았어도 선조의 평가는 지금보다 훨 나았을 겁니다. 이순신 파직시키고 원균 앉혀서 조선수군 다 날려버리고, 이순신에게 다시 살려달라며 (군주가 신하에게 보내는 말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 무릎꿇고 비는 수준의 내용) 너밖에 없다고 해서 다시 앉히는 꼴이 너무 추해서... 그 이전의 빠른 천도/피난과 인재등용 등이 전부 자기 안위만 생각하는 졸렬짓으로 평가가 추락했다고 봅니다. 이순신이 백의종군후 선조가 다시 불렀을때 응하지 않았으면 이 민족이 그냥 사라졌겠죠... 이순신의 파직은 그정도로 중대한 실책이었으니 지금의 선조에 대한 평가는 할말없다고 봅니다. 물론 당시 신하들도 죄다 이순신 파직을 찬성했으니 판단력 부족이라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너무 큰 실수였으니...
18/08/26 12:59
사실 두번의 왜란만 아니면... 성군급에 올랐을 가능성이 저도 높다고 봐요.
왕의 입장에서 전승을 달리는 장군만큼 권력적이나 다른 문제로 압박되는 사람이 없어요. 그것도 육전에서는 거의 개박살 of 개박살급인데.. 하지만 어쩌것습니까 그게 운명인데..
18/08/26 13:54
단순히 익선관 안썼다고 자리 얻은게 아니라 아마도 종친의 여러 후보 중에서 평판 모으고 그 중에서 다시골라 뽑은 왕이라 능력치 자체는 훌륭했죠.
저도 임진왜란만 아니었다면 조선 왕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쪽에 꼽을 왕일지 모르나... 난중에 보여준 행실이 또 역대급인지라 왕이라 불러주기도 싫을 정도. 연산-하성-능양은 그냥 외우면 됩니다.
18/08/26 14:50
선조는 자기 조상님이 어떻게 왕이 되었고 그 후 고려황실이 어떻게 박살났는지 알고 있으니 이순신을 경계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긴 합니다. 실제로 저 자리에 이순신이 아니라 이성계가 있었다면 충분히 역성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죠.
18/08/26 15:01
(수정됨) 사실 선조하면 꼭 이순신이 튀어나오는데, 이순신 관련해서 이순신의 파직 자체를 오로지 선조의 문제이자 책임회피라고 보는 시선부터가 좀 문제가 있죠. 조선부터가 무장의 회군으로 시작된 왕조고, 선조는 원래 정통성이 그다지 굳건하지 못했던 조선의 임금들 중 특히 문제가 있는 편이었고, 게다가 전쟁 중.. 그 마당에 장수 하나가 저렇게 부각되면 그걸 경계하고 의심하지 않는다는게 오히려 요상한 사람입니다. 군주와 전쟁 지휘관 사이의 갈등은 동양,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흔하게 발견되고, 특히 그 지휘관이 인기가 많고 성공적으로 전쟁을 수행할수록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죠.
게다가 지금 전쟁이 종결되고 수백년 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애초에 전쟁이 어떤 형태로 종결될지조차 오리무중이었던 그 당시의 세태를 비교하면, 선조의 행동은 철저히 due course입니다. 차라리 이순신 파직의 원인을 불씨를 제공하고 그걸 부추긴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모를까, 온전히 선조에게 그 책임을 묻는건 굉장히 결과론이고, 그것도 별로 깔끔하지 못한 결과론이죠.
18/08/26 15:29
(수정됨) 자신의 왕위 유지를 위해서 나라의 존속을 위협할만한 결정을 내리고 그 뒤에도 계속해서 졸렬하게 음해하고 자기 결정을 띄워주는건 실드의 여지가 없죠. 그러한 결정을 내릴 배경이 있었다랑 그게 아주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는 완전히 구분 되어야할 일이고 결과론과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치면 비판적으로 평가 받을 왕이 어딧겠어요. 심지어 자기반성이 일도 없는데. 토사구팽으로 유명한 유방도 모든 일이 끝난다음에 일을 치뤘습니다. 난세의 암군이라는 소리를 듣는데는 다 이유가 있죠.
18/08/26 15:35
그러니까 due course라는 건 그게 어리석은 결정이 아니었다 라는걸 말하는 것이 아니고, 예견될 만한 일이었다는 겁니다. 선조의 개인 문제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거에요. 당연히 결과적으로는 나라의 존속을 위협했고 근거 없는 음해가 되었죠. 이순신이 역모자가 아니었고 이순신의 대체자는 이순신 발끝에도 못 미쳤으니 말입니다.(물론 선조의 입장에서 그걸 알고 그랬을 리가 없다는걸 차치하고) 그렇지만 그걸 선조 개인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거죠. 전 오히려 이순신에 대한 선조의 음해하려는 의도는 명확했지만, 더 큰 문제는 원균과 부추긴 측근들에게 있었다고 봅니다.
18/08/26 15:43
여태까지 간신 명신 잘 구분하던 양반이 이상황 와서 측근들에게 휘둘리고 다름 아닌 원균을 믿었다는거 자체가 한계를 보여주는거라고 봅니다. 선조 입장에서 그걸 알고 그랬을리가 없다고 하셨는데 기록을 보여주면 원균이 보여준게 진짜 쥐뿔도 없고 원균이 충무공 자리를 빼앗은 이후에 순 악평뿐이었다는걸 생각하면 온전히 선조의 실책이죠. 이순신 장군이 전사해서 더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도 원균을 1등 공신으로 제수하는 졸렬하고 어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자기 반성도 없었다는게 증명되구요.
18/08/26 15:47
정작 이순신 파직 당시 조정의 여론은 원균에게 상당히 호의적이었고, 당시 조정과 전장이 명백하게 지리적으로든 인적으로든 괴리된 상황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는 선조의 최종 결정 자체는 온전히 선조의 실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봅니다. 선조의 과실이 절반이라 한들 나머지 절반은 그 실책을 이끌어낸 어드바이저나 원흉에게 돌아가야죠. 군주의 입장에서는 재단된 의견을 듣게 마련인데, 아웃풋도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그보다도 전 인풋을 건드린 책임이 더 크다고 봅니다.
18/08/26 15:54
저는 측근보다 선조 본인의 잘못이라고 보는 것이고 이 부분은 입장 차이가 있으니 제 의견을 더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종결정권자가 결과에 책임을 져야하는게 당연하니 실책의 결과를 반반이라고 하는건 너무 관대한 것 같습니다. 특히 단순한 지도자가 아니라 왕이라는 점을 보면 더더욱. 거기에 결정의 배경에 뭐가 있든 그 실책의 크기가 결국 최종 평가의 기준이 되게 되는데 종묘사직 전체를 위협할만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평가가 박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18/08/26 15:56
음 뭐 솔직히 그정도만 해도 평가는 굉장히 박한 거죠. 조선의 임금들 중 전란기에 구국한 사람이 드무니 또이또이해보일 수는 있겠다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실책으로 인해서 어떤 결과를 불러왔느냐는 확실히 큰데, 거기에 있어서 공유할 사람이 많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임진왜란이라는 사건은 범인이 너무 많아서, 진범을 규정할 수가 없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18/08/26 15:31
이순신이 너무 잘나가서 불안했으면 하다못해 삼도수군 통제사 자리 없애고 평시 체제로 돌아가든가 이순신 대신 이억기라도 쓰던가 하면 쉴드가 가능한데 균을 앉힌거는 쉴드가 불가능이죠..
18/08/26 16:05
애초에 경상우수사가 더 선임 취급받는 자리라 서열대로라면 원균이 맞긴 하죠. 원균도 자기보다 아랫급인 이순신 명령 듣는 게 못마땅했던 듯 하구요.
그럼 애초에 잘하지...
18/08/26 17:46
그래도 우리는 원균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겠습니까? 외모 뿐만 아니라 인품이나 성격까지도 조상님을 판박이로 닮게 태어난 분을 직접 보고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살아 숨쉬는 역사 교보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18/08/26 19:18
임진왜란전에 이순신을 파격 승진시킨것은 신의 한수였죠.
유성룡이란 명재상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고, 선조도 인재를 알아보고 쉴드쳐줘서 가능한건데 조선같은 나라에서 이런일이 일어난 것은 놀라운 일이죠. 끝까지 지켜주었더라면 선조도 살고 이순신도 사는 것이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