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부터
"올해는 스타2씬에서 정말 희안한 해였지요. 여러 호재와 악재,
특히 한국 씬에서 일어난 일(프로리그 해체)은 정말 맞이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 중에서도 가장 악재였었습니다.
이번 일 때문에 결과적으로 은퇴하게 된 선수들, 헤채된 팀들, 그리고 오랜 세월을 이어온 리그의 폐쇄까지..
정말 큰일이였지만, 궁극적으로, 또 한편으론 올 한해는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우수한 선수들의 기량과
논란의 여지 없이 가장 흥했던 블리즈컨 결승전(변현우 우승한거), 우승의 자격을 갖춘 챔피언과 그의 뒤의 놀라운 스토리,
아레나를 꽉 채워준 관객들의 함성소리까지 정말 이 자리에 있다는게 영광스러웠어요. (네.)
그리고 정말 멋진 온라인 대회들도요. 왜냐하면 솔직히, 큰 대회들이 더이상 스타크래프트 2를 포함시키지 않게 되었을때,
이판에는 그걸 그들을 위한 또 이 판 자체를 떠받쳐줄 무언가로 만들기 위한 기회로 보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들이 마냥 돈을 위해 이런 대회를 연 것도 아니에요. 돈을 벌 수 있을만한 일도 아니니까.
게이머들은 돈이나 명예를 좆아서 하고 있는것도 아니죠. 그랬다면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을 테니까.
지금도 이 선수들이 이곳에서 열정을 쏟는 이유는
이 게임을 위해 노력할 가치가, 희생할 가치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진심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그만큼 즐겁게 볼 수 있고, 또한 계속해서 발전해왔으니까요.
그리고 RTS와 e스포츠에 관한 한,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가장 뜨거운, 유일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2가 만약 지금보다 10배, 아니 100배는 더 작아진다 한들, 그건 확실히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이 판이 더이상 리그 오브 레전드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판 만하지 못하고, 더이상 넘버원 이스포츠라고 할 수도 없지만,
굉장한 열정으로 경기를 즐겨주시는 좋은 관중 여러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중 여러분은 우수한 경기들을 즐길 자격이 있고,
이 판의 선수들 역시 지원을 받을 자격이, 그들이 하루 종일, 밤새도록 연습해왔을 그들의 기량을 맘껏 뽐낼 대회를 맞이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적어도 할 수 있는 일은, 선수들이 준비해온 플레이를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대회를 이끌어나가는 것이겠지요
그런 게이머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최소한 정말 멋진 경기를 제공해준 게이머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님들 정말 멋져요. 지원하고 싶고요. 제발 떠나지 마세요. 제발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지 말아주세요. 부디 은퇴 하지 말아주세요.
여러분이 할 수 있을때까지 계속 게이머를 해주신다면, 정말 기쁠거에요.
여러분은 그만큼 대단한 선수들이고, 그런 여러분들의 모습을 내년 혹은 그 너머까지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미래도 불투명한 씬이지만 그래도 아직 잘 버텨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칼렛 우승 기념으로 올려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