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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4 14:04:52
Name 핫초코
출처 http://www.hackersjob.com/bbs/zboard.php?id=interview_talk&mclm=15|18|422&no=1910&
Subject [기타] [기타] [펌] 남들이 다 뜯어말리는 파견계약 면접을 보고 왔다.txt
누구나 다 알아주는 공대 학과를 나와서

거지같은 학점인지,900이 안되서인지, 자소서 문제인지

쓰는 족족 다 떨어진다

취준도 벌서 1년째

아직 30에 도달하려면 3년 더 남았지만

남자로서 강철맨탈이 아닌이상 부서지고 산산조각이다

일단 뭐라도 좀 하면서 돈좀 벌고싶어 파견계약직을 들락날락 거린다

딸깍,드르륵드르륵,<-

나의 노트북에는 이 세가지만 반복되길 몇십분째다

그러던 중 나에게 딱 맞는 사무직 하나를 잡았다

공대생으로서 서울근무,그나마 전공과 연관있는 사무직

서류를 낸 후 며칠뒤 전화가 온다

1주뒤 면접보러 오세요

1주일동안 여러 생각이 많았다

세상이 미친건가,내가 미친건가

남들은 걱정말라고, 결국엔 다 간다는데 나만 예외인가보다

면접보러 갔을때 사무실을 한번 둘러봤다

갓 빌딩을 올라와서 그런지, 긴장해서 그런지 사무실은 무지 더웠다

칸막이로 나뉜 수십개의 개인 자리, 칸막이 경계선 위로 몇몇 두 눈이 나랑 마주친후 다시 자기일을 한다

잠시 대기실에서 쉬라고한다

거기엔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 알수 없는 여직원 두명이 회사로고가 박힌 머그컵으로 티타임을 갖고 있다

앉으며 쉬고 있는 도중에도 차마 다리꼬며 폰을 만질 용기는 없다

여직원들은 둘이서 뭐그리도 좋은지, 아니면 면접보러온 나 들으란건지 그 남자를 꼬시네 마네를 연거푸 자랑한다

여기는 외국계라 그런지 참 여직원이 많다. 80프로는 여자인것 같다. 짧은 스캔에서도 이런건 눈에 보인다

나는 조용히 쇼파에 앉아 여직원의 잡담을 뒤로 한채 창가 뒤로 비치는 한강 이름 모를 대교와 한강, 그리고 수많은 자동차를 보며 잡생각이 든다

대학교입학했을때 주변사람들의 기대를 한목 받았던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알수가 없다

생각이 끝마칠 즈음 한 여직원이 나에게와서 물좀 마시겠냐 물어본다
네 좋습니다, 긴장한지라 벌컬벌컥 마시는데 다마시기도 전에 면접장으로 오란다

재빨리 왼쪽 소매로 입술을 훔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물을 준 여직원을 따라 같이 면접장으로 들어간다

면접장엔 아까 물 준 직원,담당직원이 있다

2:1 개별면접

사실 올까 말까한 곳이라 자기소개도 지하철 내에서 생각했던 자기소개를 읊는다

군시절직무경험,학과전공유관성,자격증 이 세가지로 직무를 잘 할 수 있다고 어필을 한다

우리 회산 외국계라 영어 잘 하냐 묻는다 그리고 영어로 자기소개 해보란다

당황했다. 별 생각없이 간지라 영어로 자기소개는 준비 안해서 버벅대며 5문장정도 말하고 끝낸다

im1, 담당직원은 오픽 단계를 모른다 그래서 나에게 묻는다 레벨이 어찌되는지
low,mid,high 가 뒤에 붙어 있으며 mid는 1,2,3 단계로 나뉘어 졌다 설명했다

다시 질문한다. 1이 높은지 3이 높은지

3이 높다 그랬다

다시 묻는다 그럼 스피킹 성적은 중하 군요 830이면 리딩,리스닝은 할줄 아시겠고

이멜을 업무 보낼때 작문 가능하냐 물어본다

토익공부를 하다 보니 기본 비지니스 영작은 할줄 안다 그랬다

학점은 몇이냐 물어본다

3.1 가까이 됩니다.

다시 묻는다. 그럼 공부 많이 안하셨군요

네,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다보니 많이 부족했고, 그걸 만회 하기 위해 전공자격증 2개 땃습니다

우리회사 연봉은 아냐 물어본다

구글로 다 뒤져봤으나 07년꺼고 정규직급이라 모른다 그랬다

그러니 둘이 웃는다. 속으로 그럼 말해봐 이친구야 묻고 싶다
대신 채용공고를 봤을때 180~190 사이라고 봤다 라고 말한다

담당직원이 말한다. 그건 식비,4대보험,야간근무(?) 다 포함된거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아오 그럼 통장에 얼마 들어오냐고

나는 물었다. 결과는 언제 나오며, 언제부터 일하는지

담주에 합격자는 유선통보하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11월 중순부터 일 할거같다 그런다

담당직원은 나에게 다시한번 상기시킨다. 일을 하게 되면 당신은 우리회사 소속이 아니라 중간업체에 소속으로 우리회사에 파견되서 일을 하는겁니다

네 알고있습니다. 당연히 알지. 아니깐 내가 이런기분 든다 이친구야라고 말하고싶다

대화하는 도중 내내 담당직원은 한컴타자연습이라도 하는지 노트북에서 타닥타닥 뭘 그리 적는다

투시능력만 있으면 머라 적는지 함 보고싶다. 도대체 나를 어떻게 판단하고 점수를 매기는 걸까

갑자기 면접보는 장면이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소설 장면이랑 겹쳐진다

최인훈의 광장

-어디로 가고싶은가.

명준은 고개를 쳐들고,반듯하게 된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목소리로 혼자 나즈막히 말한다

-중립국.

어디로 가고싶은가

-중립국

-어디로 가고싶은가

나는 고개를 쳐들고,반듯하게 된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목소리로 혼자 나즈막히 말한다

-대기업

물론 소설 결말처럼 결국 바다에 빠져 나의 소설을 끝내고 싶진 않다

그리고 그럴 용기도 없다
15분 정도 면접과 소설 오버랩이 끝이 났다

물 준 여직원이 엘베까지 나와 마중한다

속으로 생각한다. 아오 면접비 안주는구먼..

엘베에 나와 근처 놀이터에서 담배를 태운다

담배를 피며 생각한다

서성한공대 나와 파견직간 사람 있나,오늘 면접본사람은 몇명이며 스펙은 내가 젤 높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오는길 광화문 교보문고에가서 기적의 자소서책을 훑어 본다

차라리 토익 3~40 올리려고 두달 내내 방구석,독서실에 쳐박히며 음침하게 사느니

조금이라도 사회 생활 하면서 상반기에는 자소서를 다듬으며 다시한번 도전해보자.

이게 더 맞는 길일거야,나 스스로를 다독인다

집에 버스를 타고 터덜터덜 걸어온다. 해는 어느세 뉘엿뉘엿 져간다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니 유치원버스를 기다리는 아이엄마,책가방메고 학원 가는 자전거 탄 중고딩들,또한 어디선가 들리는 태권도학원에서의 아이들

기합소리가 다시 옛추억에 잠기게 만든다

이대로 그냥 돌아가기 머해서 근처 슈퍼에서 콜라 한캔을 사먹으며 담배를 피고 집에 간다

집에 도착하기 100미터 전. 오랜시간 오줌참다 문앞에서 긴장풀릴때가 가장 위험하듯 오랜만에 신은 정장구두가 뒤꿈치의 한계에 다달했다고 경고한다

오늘따라 엘베 거울에 비친 정장입은 내 모습이 유난이도 달라보인다

그리고 집에도착하니 한국타이어는 광탈해 있다

나는 내년엔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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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hackersjob.com/bbs/zboard.php?id=interview_talk&mclm=15|18|422&no=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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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14 14:14
수정 아이콘
캬... 명문이군요.. 그런데 서성한 공대나와서 파견계약직이라니..
마스터충달
13/12/14 14:18
수정 아이콘
아... 답답하다 ㅠ,ㅠ
머도하
13/12/14 14:25
수정 아이콘
찬란한 과거, 암담한 현실, 보이지 않는 미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입니다.
차도 몰고 싶고, 결혼하고 싶은데.
내년이면 꽉 찬 20대네요.

곧 따뜻해지겠죠. 겨울이니까요.
13/12/14 14:29
수정 아이콘
하,.. 무섭군요 ,.. 지방대에 학점낮은 저는 답없네요 ㅠㅠ
13/12/14 14:33
수정 아이콘
세상과 타협하는 순간이 가장 비참하죠. 저도 느껴봤습니다.
하정우
13/12/14 15:03
수정 아이콘
서성한 공대. 토익 830, 학점3.1, IM1
특별한 자소서가 없이는 취업하기 어려운 스펙이긴 한듯한...

실제 업무 나가면 토익점수 높은거 전공지식 그닥 필요도 없고 스피킹 점수 높은애 뽑아놔바야 실제 외국인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도 안되는 그런 수치가 뭐가 중요해서 이렇게 아둥바둥해야만 하는건지
13/12/14 15:06
수정 아이콘
그래도 명문대 공대인데... 그 정도로 취업하기 어려운가요 ㅠㅠ?
하정우
13/12/14 15:18
수정 아이콘
제 기준에서 설명드리면, 저는 수도권 3류(동국대, 건국대, 인하대, 아주대등이 속한 그룹) 공대생인데요.

일단 과가 매우 중요하죠. 취업이 개판이다 해도 전화기([전]자, [화]공, [기]계) 세개 과는 취업 깡패입니다. 토익, 학점 개판으로도 삼성전자, 에버랜드, 제일모직 등의 그룹 뚫는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문제는 취업깡패 세개과를 제외한 과들이죠. 저는 토목공학과 인데요.
저희과의 경우에는 취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때문에 기본 스펙으로는 토익 800후반, 토스6, 기사자격증1, 학점 3.7안팍 이구요.
스펙이 평균보다 조금 높다 한 사람들은, 토익 900, 토스7, 기사자격증2, 학점 4.0이상 이구요.
이정도 스펙도 없으면서 취업안된다고 징징대면, 노력도 안해놓고 무슨 취업을 할려고 땡깡부리냐는 식으로 봅니다.

그래도 아무리 취업이 안된다 안된다 하지만, 제 주변에서는 취업 안하는 사람은 봤어도 못하는 사람은 못봤습니다.
대기업 제외하고, 중견기업까지는 왠만해서는 다 들어가긴 하거든요. 취업 할 생각으로 노력 하면 중견기업까진 들어갈 수 있긴 합니다.
물론 제가 공대라서 그렇긴 하구요. 문과의 경우엔 노력해도 중견기업도 못가는 경우가 있다고....;;;

어쨋든 취업도 경쟁이기때문에, 다른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 취업에 성공하게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도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은 다 합격합니다.
13/12/14 15:12
수정 아이콘
서성한 공대면 그래도 대기업은 아니라도 이름은 알만한 회사에 하나쯤은 걸릴거 같긴한데...
하정우
13/12/14 15:20
수정 아이콘
서성한 공대도 능력이 없으면 취업 어렵죠;
서성한 공대라는것 보다 중요한거는 결국 경쟁상대인 서성한보다 낮은 대학의 공대생은 저것보다 훨씬 좋은 스펙으로 덤빈다는거죠.
과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취업 잘안되는 과에다가 저 스펙이라면 눈을 낮추던가 스펙을 높이던가 하는 노력이 필요하죠...
13/12/14 15:56
수정 아이콘
저 한양대 신소재과 공대생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바랑 많이 다른데, 거의 대학원생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바로 취업하는 편이고, 정말 학점 안좋은 사람만 취업 못하던데요.. 물론 능력없으면 어렵긴한데 대부분 교양을 듣던 다른 과 가서 부수던 해서 3.8이면 평균이고, 아는 선배만 해도 많이 놀다가도 학점 맞추고 여러 조건 맞춰서 LG 가더라구요. 물론 제가 몇몇의 선배 이야기랑 교수님 이야기,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 사실과 다른수도 있습니다..
하정우
13/12/14 16:16
수정 아이콘
제가 한말에 문제가 있는걸까요. 의도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듯하네요.

정말 학점 안좋은 사람만 취업못하던데요.. <<< porory님도 알고계시네요. 본문의 서성한 공대생은 학점이 안좋은편입니다. 그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이 있는것이고, 그래서 저도 서성한 공대도 능력이 없다면 취업이 어렵다고 말한것입니다.

아는 선배만 해도 많이 놀다가도 학점 맞추고 여러 조건 맞춰서 LG 가더라구요 << 결국은 학점, 토익과 스피킹 등 다른 조건을 맞춘거죠. porory님의 아는 선배는 제가 말한 서성한공대에서 능력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동네형
13/12/14 18:48
수정 아이콘
구직자 뭔가 문제 있는거 아닌가요? 서성한 공대 나오면 취업 잘 됩니다.

이 잘된다는게 골라 간다 거져먹는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준비해서 스펙 갖춰넣고 서류 많이 쓰면 거의다 취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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