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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27 01:28:52
Name 호구미
Subject [분석] [9화 데스매치 분석] 탈락자를 결정한 휴리스틱의 유혹(당연히 스포 있음!)
0.

휴리스틱(Heuristic)이란, 의사결정을 간단화하는 지침을 이야기합니다.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하여 100% 완벽한 판단을 내릴 수 없을 때, 우리는 휴리스틱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최대한 합리적인,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합니다. 굳이 이 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어림 짐작]정도가 되겠네요.

간단한 예를 들면,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커피가 두 병 있을 때, 하나가 1500원이고 하나가 3000원이면, 3000원짜리 커피가 그래도 재료가 좀 더 좋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냥 비싼 것일 수도 있고 3000원 커피 가격 중 브랜드 이미지 가격이 1500원, 혹은 그 이상의 가격을 차지할 지도 모르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조건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이상, 3000원짜리 커피에 대해 더 좋은 재료를 기대하는 것은 많은 경우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판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언제나 모든 것을 알고 행동할 수는 없기에 휴리스틱을 이용한 판단은 충분히 유효하며, 또 많은 경우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한 '빠르고 편리한 결정'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면, '딱 보니까 이거네' 하고 골랐던 답이 알고 보니 보기 좋은 함정인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죠. 주사위를 던질 때 1이 2번 나올 확률이 1/36으로 매우 적다는 상식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이미 한 번 1이 나온 주사위를 두 번째 던질 때 '설마 또 1이 나오겠어' 하면서 1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건 휴리스틱의 함정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정보가 완전한 상황에서도 휴리스틱을 사용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완벽한 정보를 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죠.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서, 혹은 미처 고려하지 않은 사항이 있는데 미처 몰랐을 경우 정보가 완전한 상황에서도 어림짐작에 기대는 일이 많습니다. 실제 우리의 생활에서처럼, 그리고 이번 데스매치처럼 말이죠.

1.

8화 데스매치 '기억의 미로'의 플레이/관전 경험을 통해 하연주와 김유현 두 플레이어는 하나의 실마리를 발견합니다.

[서로의 경로에서 겹치는 공유 구간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공유 구간에 대한 정보를 상대에게 제공하면 불리하다.]

그리고 이 키워드를 토대로 둘은 서로 다른 전략을 쌓아나갑니다.

김유현 :  [공유 구간이 될 가운데 부분은 최대한 피해서 이동한다. 그러므로 나는 위쪽으로 이동한다. 하연주가 어딜 가든 상관 않는다.]

하연주 : [김유현 쪽으로 벽을 타면서 접근한다. 김유현이 위쪽으로 이동할 경우 김유현의 경로가 곧 공유 구간이 된다. 김유현이 내 쪽으로 마주 온다고 해도 5:5이므로 그 때 다시 생각하면 될 일이다.]

2.

두 플레이어의 전략이 이렇게 차이가 나게 된 건, '공유구간의 범위'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기억의 미로'는 정사각형의 보드 위에서 좌측 하단에서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우측 상단에, 우측 하단서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좌측 상단에 목적지가 있는 게임입니다. 즉, 대각선 위쪽에 목적지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김유현씨는 최적의 경로를 자연스럽게 대각선 위쪽으로 설정했고, 이에 따라 두 플레이어의 경로가 겹치는 가운데 부분을 공유구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보면 대각선이 최적 경로 같잖아요. 처음 봤을 땐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 Heuristic)]의 함정에 빠진 것이죠.

대표성 휴리스틱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정관념'이라는 개념과도 상통합니다. 가장 그럴싸해보이는 가설을 별 생각 없이 받아들여 판단하는 것이지요. 위에서 봤던 주사위 사례라든지, 덩치 크고 인상이 강렬한 남성이 십자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든지, 뭐 그런 거죠.

김유현씨는 우측 하단에서 좌측 상단으로 가는 최적 경로가 당연히 대각선 모양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억의 미로의 게임 룰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까요. [플레이어는 상,하,좌,우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대각선처럼 보이지만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결국 시작할 때에 비해 좌우 방향으로 6칸, 상하 방향으로 6칸 떨어져있으면 되는 게임입니다. 대각선의 형태로 이동하든, 어느 한 방향을 우선적으로 파든 효율성은 같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김유현씨는 그런 점을 간과하고 [내가 가운데 정보를 먼저 주지만 않으면 된다] 라고만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공유 구간에서 먼 위쪽 경로를 먼저 개척합니다. 자기가 일반적인 최적 경로로 갈 거라는 상대방의 예상을 깨면서 정보를 주지 않고 이동할 생각이었겠죠. 문제는, 그 대각선 경로가 일반적인 최적 경로라 할 만한 것도 아니었던 데다가 상대방인 하연주씨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3.

하연주씨는 '공유 구간'의 범위를 김유현씨보다 넓게 잡았습니다. [그 칸의 위치가 어디가 되든, 나와 상대방이 만나는 구간이 공유 구간이다.] 라는 거죠. 그래서 하연주씨는 김유현씨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갑니다. 김유현씨에게 가는 통로만 개척한다면, 김유현씨가 그동안 애써 뚫어놓은 통로를 자기가 쓸 수 있으니까요. 특히나 이 작전은 김유현씨처럼 '겹치지 않는 위쪽 통로'를 개척하려는 사람에게는 완벽한 카운터로 작용합니다. 공유되지 않는 길이라 생각해서 온갖 시행착오 거쳐 길 뚫어놨더니 '아닌데? 여기 공유되는데?' 하면서 그 시행착오의 열매를 냉큼 베어무는 방법이니까요.

물론 이 작전에는 약간의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김유현씨에게 가는 통로가 개척되었다는 것은, 김유현씨 역시 그 통로를 그대로 사용해서 하연주씨가 있던 좌측 하단까지는 전진할 수 있다는 거니까요. 이 경우 정보를 주는 쪽은 역으로 하연주씨 쪽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하연주씨의 이익이 줄어들 뿐, 하연주씨가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아닙니다. 김유현씨가 상단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통로를 개척했다면 자기는 그 경로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하연주씨 자신은 위쪽 경로는 쳐다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김유현씨는 위쪽 통로를 처음부터 자기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금이나마 이익을 가져가는 거죠. 최악의 경우, 김유현씨가 시작부터 하연주씨와 같은 전략을 가지고 아래쪽 통로를 팔 수도 있습니다만, 그 경우에는 그냥 엄대 엄, 많이 봐야 딱 한 칸 정도의 이익을 내줄 뿐입니다.

4.

위에서 언급했던 '하연주씨의 최악의 경우'는 실제로 발생할 뻔했습니다.  초반 상황을 보면 김유현씨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다 보니 위쪽보다는 왼쪽 경로로 치우쳤던 때, 마침 하연주씨가 처음 김유현씨에게 가는 통로를 개척하려다가 벽에 막혔던 바로 그 순간에 말이지요. 김유현씨가 하연주씨의 경로를 유심히 봤다면 그 순간부터 한 턴의 이득을 이용해서 역으로 하연주씨 쪽으로 가는 통로를 먼저 뚫고 좌측 하단에 도달했을 겁니다. 그러면 하연주씨 역시 김유현씨 쪽으로 무혈입성을 하게 됩니다만, 그래도 서로의 상황은 비슷해지죠.

하지만 김유현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뭐 당연하죠. 그 순간에는 자기 전략이 상대방의 전략보다 좋다고 생각했을테니까요. 결국 김유현씨는 하연주씨가 가운데의 벽에 막힌 그 장면을 보면서도 '나는 저렇게 가운데 다니면서 정보 주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데에 그치고 상단 통로를 더 집중적으로 파게 됩니다. 상대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 안좋은 이유가 그것을 상대가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인데, 김유현씨는 그 정보를 써먹지 않음으로써 결국 하연주씨의 리스크를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 사이에 하연주씨는 결국 김유현씨에게 가는 통로를 개척하는 데  성공, 김유현씨가 힘들게 뚫어놓은 상단 통로를 날로 먹어버립니다. 김유현씨는 그때서야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죠.

5.

하연주씨가 김유현씨를 따라다니는 그 시점에서 김유현씨는 뭔가 잘못되어간다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자기가 길 계속 뚫어봐야 하연주씨는 고민 없이 그 길을 날로 먹고, 자기가 벽에 걸리면 그 벽만 피해가면서 결국은 자기보다 가까운 목적지에 가면 승리를 얻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뭐가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하연주씨가 뚫어놓은 통로를 역이용해서 좌측 하단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법]입니다.

하연주씨는 이미 우측하단 지나서 올라가고 있는데 김유현씨보고는 좌측하단에서 다시 시작하라니, 이거 김유현씨에게 불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물론 불리한 게 맞습니다. 김유현씨 본인의 실책과 하연주씨의 전략 성공으로 인해 일단 승기를 내준 것을 홀라당 다시 김유현씨 쪽으로 끌어올 뾰족한 방법은 딱히 없어요. 좌측하단에 간다고 해도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다시 새 판을 짜야 합니다. 상단 통로를 계속 파면 여태까지 했던 것들을 써먹을 수라도 있지 좌측 하단에 가면 기존에 하던 거 다 버리고 새출발을 해야 하니까요.

갑자기 제가 언급하려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낌이 오지 않으시나요? 그렇습니다. 저는 [매몰비용의 오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매몰비용의 오류는 상당히 유명한 이야기니까 간단하게만 이야기하겠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투자/손실을 아까워하는 나머지 기존의 판단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지요.

하연주씨가 뚫어놓은 통로를 역이용하는 전략은 분명 자기가 그동안 뚫어놓았던 상단 통로를 버리고 하연주씨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새판을 짜는 전략입니다. 받아들이기에 썩 반가운 전략은 아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기존 통로를 고수하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하연주씨의 통로를 이용한다는 것은, 적어도 좌측 하단까지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김유현씨 본인이 우측 상단 정도까지 뚫어놓은 게 아니라면 좌측 하단에서 새판을 짜는 것이 목적지에서 더 가깝다는 것이죠. 거기다가, 좌측 하단에서 본인이 새로 만드는 정보는 하연주씨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실제로 하연주씨는 김유현씨가 실제 게임에서 멘탈이 터지는 바람에 통로를 개척하지 못하게 된 후로는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먼 길을 오가야 했다는 것을 방송을 보신 분들은 확인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심지어 자기가 만든 통로에서도 한 번 정도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이런 식으로 몇 턴 낭비하는 것이 김유현씨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6.

그러나 김유현씨는 이 방법을 끝내 고려하지 않습니다. '불리하긴 하나, 그나마 덜 불리한' 길을 보지 못한 김유현씨는 결국 자신의 상황을 실제보다 더 부정적으로 판단했고, 이는 멘탈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결국 '하연주씨가 김유현씨를 따라다니던' 바로 그 순간에 승부는 완전히 결정되어버린 것입니다.

김유현씨가 처음에 '최적 경로는 대각선, 공유 구간은 가운데'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더라면, 혹은 '하연주씨와의 첫 대면에서 자신의 오류를 깨달았더라면', 혹은 '불리해진 상황에서 그나마 나은 대안을 찾을 냉정함을 유지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 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죠. 어쩌면 김유현씨는 자신의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끝나고 나서야 알았을 지도 모릅니다. 휴리스틱의 가장 큰 함정이자, 휴리스틱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키 포인트가 바로 이 부분이죠. [자신이 100%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불완전한 상황에서 휴리스틱에 의존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휴리스틱으로 일어나는 많은 오류들은 자신이 휴리스틱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정보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내리는 판단이니 상황이 변하면 수정도 가능한 것이니까요.

휴리스틱의 오류는 불완전한 판단을 완전하다고 착각할 때 발생합니다. 완전한 상황에서 내린 합리적인 판단은 그대로 믿고 나가면 되는 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판단을 내릴 때에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 근거들, 그리고 그 근거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가정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입니다. 모든 정보가 주어진 상황에서조차 내가 판단하지 못한 정보가 있다면 그것은 불완전한 상황이고, 이러한 불완전성이 생겨난다는 것은 곧 불완전한 판단을 완전하다고 착각하기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니까요.

반면 하연주씨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평가인 [명백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손해는 절대 안 본다]는 이야기가 가장 잘 맞아떨어진 대목이 바로 이 데스매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연주씨는 정보가 명백하게 드러나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게임 이해가 상당히 느린 반면, 상황 파악이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이번 게임에서도 지난 게임에서 얻은 게임 이해도를 바탕으로 손해보지 않는 전략을 구상했고 완벽하게 성공시켰죠. 이제 다시 아예 모르는 게임으로 돌아갈 10라운드에서 하연주씨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 데스매치에서 보여준 모습은 하연주씨가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에 초대되기에 충분한 플레이어였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했습니다.


밤이 너무 늦었네요. 내일 9시 수업이라 빠른 피드백보다 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저를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시간이 되는 대로 잘못된 부분이나 추가로 이야기할 부분이 생기면 피드백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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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
14/11/27 01:38
수정 아이콘
저도 이 글 보기 전까지는 당연히 대각선이 빠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정확한 분석입니다.
에바 그린
14/11/27 01:39
수정 아이콘
휴리스틱이 뭔지 몰랐는데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때 김유현씨가 역으로 가는 걸 생각하지 않은건, 그게 손해일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도 맞지만 저번 게임에서의 경험(대각선 윗부분을 통한 승리)으로 인해서 무의식중에 다른 방법은 고려하지 못한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것도 휴리스틱 일까요..? 자기 속에서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선입견에 의존해버리는거요.
호구미
14/11/27 08:56
수정 아이콘
넵. 그러한 현상을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고 합니다. 이전의 강렬한 경험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죠. 예를 들자면 이전에 중고차를 샀을 때 핸들이 고장나서 고생 깨나 했던 사람이 다음에 중고차를 살 때는 "중고차를 살 때는 핸들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생각해서 다른 부분보다 핸들에 훨씬 더 신경을 쓰는 현상이 있겠네요. 만약 핸들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른 부분을 소홀히 본다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생기겠죠.
에바 그린
14/11/27 11:55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흐흐.. 재밌는 개념 하나 알아가네요. 친절한 설명 감사드려요.
김연아
14/11/27 01:42
수정 아이콘
그쵸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바깥을 돌든 대각선을 돌든 실제 거리는 같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회차, 이번 회차 모두 가운데가 완전히 막혀있었구요.

하연주의 전략의 승리였습니다.
김유현의 멘붕은 그저 덤이었을 뿐...

지니어스 3에서 전략 대 전략의 상황에서 한 사람의 전략이 다른 사람의 전략을 완전히 쌈싸먹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레모네이드
14/11/27 01:46
수정 아이콘
임요환 Vs 유정현의 흑과 백이 있었던 걸로... 유정현의 플레이패턴에 대한 완벽한 카운터였죠
김연아
14/11/27 01:48
수정 아이콘
지니어스3요.....
레모네이드
14/11/27 01:53
수정 아이콘
아 죄송합니다. 3을 못 봤네요 .
하연주
14/11/27 01:51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면 유정현이 노홍철을 떨어뜨린 그림찾기도 마찬가지였군요.
하연주
14/11/27 01:4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고 추천 버튼이 없다는게 아쉽군요. 휴리스틱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14/11/27 01:47
수정 아이콘
분석 대단하시네요. 잘읽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을 잘 찝어주셨네요
크로스게이트
14/1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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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유현 입장에서는 5x4에서 3면이 전부 막혀있었죠. 거기서부터 약간 멘붕한것 같습니다.
자기가 하연주까지 가기로 전략을 수정하기에는 너무 손해보는것같고 상대방 실수가 없으면 이기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하연주에게 힌트안주는 선에서 대각선으로 가려고했는데 3면이 막혀버렸었죠. 그때부터 우왕좌왕하면서 길을 잃은 느낌이었어요.

위쪽방향은 하연주와 경로가 겹치고, 대각선 방향은 막히는게 확인된상황.. 글쓴이분 말대로 남은 길은 하연주쪽으로 가는방법밖에없는데
하연주가 오는걸 유심히 안봤던것도같습니다. 하연주가 몇번이나 왔던길일텐데도 갈때 몇번 틀리더라구요.
14/11/27 02:16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 잘 봤습니다.
14/11/27 06:3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기본 전략도 좋았지만 심쿵어택 등 세세한 전술도 좋았죠.
네가불던날
14/11/27 07:4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

데스매치 시작할 때 인터뷰에서 하연주 씨가 "벽을 타고 가는게 좋겠다." 라고 말했는데 이게 상당히 유효한 전략이었습니다.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새로운 칸에 진입할 때마다 3가지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동해야 하지만 벽을 타고 가게 되면 한 면이 '보이는' 벽으로 막혀있어 2가지 방향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되죠.

김유현 씨는 하연주의 전략을 이용해서 위 쪽 방향으로 따라간 뒤에 위에서 벽을 타고 도착지까지 이동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raindraw
14/11/27 08:12
수정 아이콘
하연주씨가 정보를 제공한 순간 그걸 이용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인데 그걸 놓치는 순간 김유현씨가 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연주씨도 상대의 루트를 타는 전략은 좋았지만 상대에게 정보를 주는 실수를 했죠.
호구미
14/11/27 09:0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처음에 하연주씨가 같은 칸으로 접근했던 그 때가 최고의 기회이자 거의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 때 상대의 전략을 역이용하지 못한 시점에서 승기가 넘어가버렸죠.. 하연주씨가 벽에 걸린 순간 김유현씨가 그 벽 피해서 냅다 왼쪽으로 가버리고 이후부터 한 턴씩 앞서가는 게 하연주씨 전략의 최대 맹점이였는데(물론 이렇게 돼도 하연주씨가 그렇게 불리한 건 아닙니다. 엄대엄 또는 한 턴 밀리는 정도...제가 하연주씨 전략을 정석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이거죠. 리스크가 있긴 한데 그 크기가 작습니다.) 거기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긴 순간부터는 하연주씨도 마음이 참 편해졌을 것 같습니다.
14/11/27 18:04
수정 아이콘
하연주씨가 마지막 도착점에서 틀렸을때 전 김유현씨가 이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맨붕상태가 심했더군요..
하연주씨가 김유현씨쪽으로 길을 앞서서 뚫기 시작한 상황에서 한번만 틀리면 김유현씨가 압도적으로 유리한데 그걸 안보고 있었다니 좀 의외였습니다.

전 미인계가 제대로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분이 그렇게 다가왔었으면 정색하고 머리 굴렸을겁니다.
김연아
14/11/27 18:26
수정 아이콘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김유현이 하연주가 간 쪽의 길 정보를 다 획득해서 앞서 나가도 김유현은 절반만 간겁니다. 하연주는 이미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파악한 상황이구요. 둘의 골인 지점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세요.
몽키.D.루피
14/11/27 09:19
수정 아이콘
김유현의 인터뷰에 나온 내용대로라면 지난주에 신아영이 너무 못하는 바람에 김유현은 오히려 상대방의 길을 기억을 안해버렸죠.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이것도 휴리스틱인가요? 그리고 김유현은 애초에 하연주를 신아영과 같은 도시락쯤으로 여겼구요.(이것도?) 차라리 김유현이 이 게임을 처음 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죽은 신아영이 산 김유현을 잡은 꼴인가요..
호구미
14/11/27 09:27
수정 아이콘
사실 제가 앞에서 든 사례들은 휴리스틱으로 인한 오류가 자주 일어나는 대표 유형들일 뿐이고, 대략적인 짐작을 통한 판단들 모두 휴리스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통계학과 전공생인데 전공수업을 듣다보면 기존 함수를 특정 조건 하에 쓰기 편한 함수로 근사해서 증명이나 문제풀이를 이어나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께서 휴리스틱을 활용해서 넘어갈 수 있다는 표현을 쓰시더라고요. 김유현씨가 별 생각 없이 '연주나 아영누나나 뭐 거기서 거기겠지' 정도의 판단을 한다면 그 역시 휴리스틱에 의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판단이 결과적으로 옳은지는 까봐야 아는 것이고 까본 결과 그 판단은 완전 잘못된 판단이었던 걸로... 뭐 하연주 피했어도 오현민이니 그것도 또 문제였겠네요.
클레멘티아
14/11/27 10:57
수정 아이콘
이게 핵심이기도 하죠.
인터뷰만 보더라도 지난주는 길을 외웠지만 외운 길을 활용하지도 않았기에 이번엔 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죠.
확실히 지난주 경험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느낌입니다. 방심도 분명 했고요
我無嶋
14/11/27 10:56
수정 아이콘
김유현이 '나도 하연주가 뚫은 길을 이용해볼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타이밍에 하연주가 미인계를 썼어 ㅠㅠㅠㅠㅠㅠ
눈뜬세르피코
14/11/27 11:5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9화에서 멘붕한 김유현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에서 나는 나와 신아영의 길을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경기 결과를 보고 '남의 길까지 외울 필요는 없겠구나'라고 생각해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연주의 길을 역이용해 왼쪽 하단에서 다시 시작할 생각을 안해본 게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 전에는 하연주의 생각을 짐작할 생각도 아예 없었고(이번 시즌 내내 나만 잘하면 된다는게 김유현의 최대 약점이었고, 결국 그렇게 됐죠), 이후에는 멘탈이 아예 터져서 자기 길도 제대로 개척하지 못할 정도가 됐죠. 보시면 김유현이 대각선으로 가는 길을 새로 개척하려고 합니다. 하연주의 길을 이용할 수 없으니까 옆쪽을 안 타고 대각선 쪽으로 향하죠. 멘탈이 터져서 그것도 제대로 못했을 뿐...

윗 댓글에서 유정현vs임요환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확히 그 상황과 같다고 봅니다. 임요환은 유정현이 전화에서 쓴 전략을 그대로 카운터쳤습니다. 하연주도 마찬가지죠. 반대로 유정현과 김유현은 자신이 이겼던 그 길에 대한 맹신이 눈을 가린 셈이고요.
호구미
14/11/27 12:47
수정 아이콘
남의 길을 외울 필요가 없다는 김유현씨의 판단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결정적인 실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도 공유구간의 정보가 상대방에게 넘어가서는 안되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았을 때,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공유구간의 정보가 넘어갔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상대방이 나의 길을 외우고 있을 경우'라는 사실까지 도달했을 텐데.. 지나치게 약한 상대와의 사전 경험이 독이 되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김연아
14/11/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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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현의 가장 큰 실책이라면 하연주를 신아영과 동급이라고 봤다는 게 아닐지...

그 사이에 하연주는 최선의 정석 전략을 구사했고, 김유현은 불리해진 게임에서 멘붕까지 오며 참패.....

차라리 장동민이나 오현민과 붙었다면 달랐을 거 같아요.
호구미
14/11/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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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장동민이나 오현민이 상대였다면 혹시나 하면서 상대 경로 다 외우려 들었겠죠 흐흐.. 이래저래 이번 데스매치에서 하연주는 김유현에게 최악의 상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연아
14/11/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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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크크.. 더군다나, 한 번 게임 경험한 것도 있고, 포커 플레이어 특성 상 암기에 굉장히 능숙할 것이며, 본인도 공간지각능력은 자신있어 했으니, 충분히 이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튼 뭐랄까 지니어스 시즌3는 처음에는 밋밋한가 재밌는가 하다가.. (전 나름 재밌게 봐왔습니다만) 회차가 지날 수록 뭔가 숙성된 스토리들이 꿀재미를 계속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14/11/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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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진 잘 모르지만, 남들이 좋다니까 좋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가
이 글을 읽고 진정 깨우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카미너스
14/11/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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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현이 대각선으로 간 이유는 고정관념에 의한 착각이라기 보다는 규칙 설명할 때 예제로 보여준 미로가 대각선이 최단거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현민과 장동민이 대각선으로 가라는 조언을 해 준 것도 같은 이유였고 보고요.

그리고 김유현이 매몰비용의 오류 때문에 새 판을 짜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하연주가 자신을 앞지른 시점에서 김유현은 작전을 바꿔서 상대 진영 쪽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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