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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2/26 22:33:47
Name Just
Subject [일반] [단편소설] 이별
한 시간 전에 올렸는데;;
싸이미니홈피에서 퍼온거라 여기는 글자색을 테그로 넣어줘야 하는데;;
테그 넣고 어떻게 하려다 글이 아예 지워져 버렸네요;;
그래서 아에 드래그햐야만 볼 수 있는 하얀색상으로 있던 부분은 지워버리고 다시 올립니다.;;
싸이에서 볼때는 안그랬는데 여기에 올리니까 여백이 너무 많아서 조절하니
시간이 꽤걸리네요~;;
개인 홈피에 있던 글이라 욕이랑 그런게 있어서 적절하게 엑스로 바꿔보았습니다.^^
그냥 한 번 읽어봤는데, 이거 보고 저는 사랑과 사람에 대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
회원여러분들도 주말에 한번 읽어보시라고 올립니다.^^
단편이라고 썼는데 좀 길긴 하네요~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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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지이잉'

쓸데없이 크기만 한 나의 목제 책상은 핸드폰 진동음을 한층 더 크게 울리게 한다.
어렸을 적, 오락실에 가려고 어머니 몰래 지갑에 손대다 방문 열리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심장은 크게 쿵쾅거린다.
물론 집중해서 책을 읽다 받은 예상치 못했던 문자여서 이기도 하지만, 이미 책 내용은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다.
습관처럼 확인한 핸드폰 수신인 란의 이름.
그 사람이다.
지난 몇 시간, 그토록 그리웠던, 보고 싶었던 이름이 핸드폰 액정 안에 들어 있다.
어색한 하트를 옆에 둔 채.
확인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려온다.
수천 통이 넘게 확인했던 그 사람의 메세지이지만, 가슴은 불안해한다.

'헤어져'

단 세 글자.
24개의 자음과 모음 중, 짓궃게도 조합된 이 글자들은 내 가슴속 깊숙이 헤집어 파고든다.
그렇게 나는 헤어졌다. 아니 이별을 통보받았다.
억새 풀 마냥 질길 줄 알았던 연인의 끈은 실오라기보다 얇아진 인연의 끈으로 바뀌고, 나는 그 끈을 놓아버렸다.

사랑을 놓쳐버린 나는 , 내 기억이 맞다면 , 그 때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



2. -


집에만 있으면 계속 슬플 것만 같아서 집을 나섰다.
귀에 들어오지 않는 멜로디를 귀에 머물게 하고선, 그냥 걷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있지만, 사물을 인지하지는 못한다. 그냥 걷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발길이 멈춘 곳은 집 앞 버스 정류장.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올라타서 창가 자리에 몸을 싣는다.

'부웅'

버스는 출발하지만, 나는 그곳에 머물러 있다.
나의 몸은 버스와 함께하지만, 나의 마음은 그곳에 머무르고 말았다.
그 사람과 처음 만났었던, 그리고 늘 함께 버스를 기다렸던, 그 정류장에.
출발지는 있지만 도착지는 없는 여정이다.
문득문득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에 그 사람과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나무에도, 신호등에도, 노점상인에게도, 가로수 벤치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그러니 눈 감을 수 밖에.
집에만 있으면 더욱 슬플 것 같아서 집을 나섰지만 집을 나와서 나는 더욱 슬퍼졌다.
감은 두 눈에는 어느새 익숙한 얼굴이 희미하게 비친다.
안전지대란 없다.



4. -


이미 아스팔트는 계란이 떨어진다면 당장에라도 잘 익은 후라이가 되고도 남을 정도로 달궈져 있다.
무더위와 잠복, 이 두 가지의 키워드는 김형사의 불쾌지수를 더할 나위 없이 높이기에 충분했다.
작렬하는 태양을 간절히 피하고 싶은 김형사는 이내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후배 형사에게 짜증부터 내기 시작한다.

"아. x발 존나 더워. 꼭 이런 날 좁아터진 차 안에서 잠복해야하냐?"

"김형사님 여름이니까 당연히 더운 거 아닙니까? 안 더우면 그게 여름입니까?크"

넉살 좋은 강형사가 던진 농담 아닌 농담은 차 안의 공기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오히려 뒷통수만 한 대 얻어맞는다.

"이 새x야 내가 오늘 여름인 줄 모르냐? 머리가 멍청하면 분위기 파악이라도 해야지 새x야."

한참을 강형사의 뒤통수에 짜증을 풀어낸 김 형사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아스팔트 넘어 보이는 오피스텔의 입구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하여간 도끼 이 xx끼 잡히기만 해라. 내가 아작을 낸다. 잡히기만 해 아주."

뭔가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아직도 욱신거리는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강형사는 개그본능을 가까스로 참아낸다.
삼복더위, 폭력전과 5범의 김현철의 별칭 도끼, 그리고 잠복 78시간 경과.
결코 100시간이 넘지 않기를 바라는 소박한 바람.
이것이 100만 수험생이 꿈꾸는 대한민국 경찰의 한 여름날의 꿈이었다.



5. -


종점에서 내리면 기사님이 왠지 '오늘 헤어진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애써 종점을 한 정거장 남기고 먼저 내린다.
버스는 이미 텅 비어 있다.
아. 누군가 놓고 먼저 내려버린 우산도 있구나.
나도 우산을 외면한 채 내려섰다.
방금 탄 버스의 번호가 무엇인지, 내린 승강장의 이름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단지 낯설기만 한 이 장소에 내가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될 뿐.
낯선 빌딩 사이를 다시 그냥 걷는다. 걷고 걷고 또 걷는다.
이방인. 여기서 나는 철저히 이방인이다.
나는 오늘 이별했는데, 세상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내 삶의 반 쪽이 떼어져 나갔는데, 사람들은 그걸 반기듯 즐거워 보인다.
행복하게 웃고 떠드는 사람들뿐이다. 누구도 내 슬픔을 헤아려주지 않는다.
내 마음과 감정의 정리를 채 기다려주지 않은 그 사람처럼, 시간은 내 슬픔을 기다리지 않는다.
어느새 밤이 오고, 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지.
그 사람이 없는 나의 삶을 일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짧고 헛된 의구심을 갖은 채, 바라본 정면의 건물.
이방인의 도시에서 익숙한 건물과 거리를 발견해 버렸다.
   - 그리고 원치 않았지만, 자동으로 떠오르는 기억.
네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그 사람과 함께 운전을 해 찾아온 거리.
헤매고 헤매다 잘못 들어서 겸연쩍게 웃으며 네비게이션을 켰던 건물 앞.
그 일이 있던 후로도 몇 번이나 이야기를 꺼내며 웃음을 만들었던 그 일.
전혀 예상치 못한 추억은 어느새 슬픔으로 바뀌어 내 가슴을 무너뜨린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이방인이 나를 부딪히며 지나간다. 사과를 받아 드릴 틈도 없이 인파 속으로 파묻혀버린다.
떼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들어내어 몇 걸음 옮겨본다.

'빨리 집에 가자. 여기서 벗어나자.'

생각을 채 마치기도 전에 풀린 신발끈을 확인한다.

"아. x발"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목소리의 이방인에게 괜히 욕을 해본다.
신발끈을 다 묶었는데도 일어설 수 없다.
꼽추가 된 마냥 나는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한다.
비가 오지 않는데도, 신발끈은 젖고 있었다.



7. -


'덜컹'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나를 지하주차장까지 데려다 주었다.
차를 찾으러 주차장을 두 바퀴나 돌고 나서야 오늘은 짝수 일이고, 그래서 오늘 아침 동료의 차를 타고 출근했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들어 부쩍 내가 내가 아닌 시간이 늘어나는 거 같다.
망각의 시간 증가. 메멘토처럼 문신이라도 해야 하나.
정류장으로 향하다가 이내 퇴근길 만원버스가 싫어, 카페에서 커피와 읽다 둔 책을 펼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책을 모두 읽은 후에야 발걸음을 옮겨 정류장으로 향한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먹구름을 한가득 머금어 어둡기만 하다.

"여보게. 오늘 비 온다고 그랬는가?"

인상이 좋아 보이는 노년의 신사가 묻는다.

"네, 저녁에 소나기가 온다고 하던데 아직은 괜찮네요."

어색한 웃음을 한 번 지어 보이고는, 때마침 오는 버스에 올라탄다.
익숙한 창가 자리는 방금 내린 승객의 온기가 가득하다.
미처 작별인사를 하지 못한 채 헤어진 노년의 신사를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대체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괜찮았어. 헤어지기 며칠 전에도 난 정말 행복했어.  
즐겁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미래를 꿈꾸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물론 가끔 데면데면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일이 바빠서 그런다고 생각했지.
전화를 받지 않아도, 문자가 몇 시간 뒤에 답장이 왔을 때에도, 오히려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걱정했었어.
갑작스런 이별 통보였기에 더 믿을 수가 없었어. 지금도 믿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제 받아들여야 하겠지.                                                                                                 내릴때가 되어 벨을 누른다.

물론 내가 좋아서 먼저 시작했지만, 곧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한다고 느꼈었어.
내가 준 마음, 그만큼은 받지 못했지만 나를 위한다는 느낌을 받았잖아.
그래. 그 사람도 날 사랑했어.                                                                                                            버스가 멈추자 내린다.

그 사람의 사랑을, 우리의 사랑만큼은 의심하지 말자.
하지만, 정말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우리가 왜 헤어진 이유 말이야.                                                                                                       내려서 자연스레 걷는다.

아니, 성격차이라든지, 종교의 이유 같은 이유 말고, 진짜 이유 말이야.
그게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듣고 싶어.  - 시간이 흘러 내 아이의 부모가 돼서라도.
시간이 많이 흘러, 우리가 얼굴을 맞대어도 편할 만큼 시간이 흘러서 말이야.

   - 망상의 끝.


"....."

생각을 끝내고 건물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시야에 들어오는 낯익은 아파트가 생각을 멈추게 한다.
내가 아닌 무의식의 나는 어느새 이곳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그 사람이 사는 아파트. 101동 902호.
출발지는 다르나 목적지는 항상 같은 여정이다.
나의 등장만으로 경비 아저씨는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벌써 가벼운 인사라도 나눌 만큼 자주 봤는데도 말이다.
그렇다. 이제 난 저곳을 마음대로 들어갈 수가 없다. 너무나 자주 들어갔던 곳인데.
오늘도 마음대로 가려 한다면, 오늘 저녁은 파출소에서 먹어야 할 테니.
너무나도 익숙한 이곳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떼어본다.

"후두두둑"

지금쯤 집에 가고 있던 노년 신사의 입에서는 욕이 나올 테지.
가방 안에 우산이 있지만 꺼내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착한 일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세찬 소나기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저 아파트처럼, 나도 우두커니 서서 비를 맞는다.
짓궃다. 영화 같은 타이밍에 내리는 이 비도, 주인을 잃어버린 나의 사랑도, 나의 연인이던 그 사람도
   - 가방 속에 있는 그 사람이 선물한 낡은 우산도.
갑작스런 비를 피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위안을 삼는다.
선물이다. 저 사람들은 내가 우는지 알지 못하므로.
언젠가는 풀어야 할 의문이지만, 오늘은 그날이 아닌가 보다.

'그 사람, 나를 사랑하긴 한 걸까?'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더 생겼다.



3. -


'꾸벅'

이 박사는 행여 누가 볼까 봐 시선을 다시 차트에 고정해본다.
하지만 조금 전에 행동을 반복하고 나서야,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커피포트에서 아침에 받아 두었던, 식어버린 원두커피를 잔에 따르며 시계를 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돼버렸군."

그는 이미 딱딱해진 미간 사이를 다시 한 번 힘껏 구겨보며 책상 위의 차트를 정리한다.
반듯한 그의 인상만큼이나 차트들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오후회진에 필요한 차트만을 추스른 후 나머지는 다시 파일 함에 가지런히 꽂아둔 채로 발길을 돌려 복도를 향한다.
방금 따라놓은 커피는 어느새 휴지통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쾅'

문밖으로는 그를 향해 숙이는 머릿수만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가 떠난 방 안에는 존경의 의미가 가득한 여러 상패와 책상 한가운데 놓인,그의 위엄과 권위를 보장하는,
명패만이 덩그러니 회진을 떠난 이 박사를 기다린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 준 성'



10. -


"퍽"

힘껏 휘두른 팔은 예상된 종착지에 착륙한다.

'스르륵'

온 힘을 다했던 탓해 자연스레 주저앉게 된다.

"헉, 헉..."

벽에 기대어 가쁜 숨을 고르고 있다.
일단 좀 쉬어야겠다.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훔친다.
얼굴은 닦은 손수건에는 땀만 젖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내 손수건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애타게 잡아본다.
오랜만에 올려다본 하늘은 유난히도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8. -


병원을 나서는 이 박사는 당직을 서는 후배의사들과 간호사들에게 수고하란 말을 잊지 않는다.
주머니에 습관처럼 자동차 키를 담아왔지만, 차는 카센터에서 정비를 받는 중이다.

'이틀 후에 나온다고 그랬었지. 별 수 없이 버스를 타야겠군.'

발걸음을 주차장 쪽에서 병원입구로 돌린다.

"삐리리리"

"어, 여보. 퇴근하고 있어. 그래? 애들은? 아..그렇지. 알겠어. 뭐 대충 있는 반찬에 먹지 뭐.
하하하. 괜찮다니까 자꾸 그래. 응. 그래그래. 재밌게 놀다가 들어와. 끊어요."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채 통화를 맞춘 이 박사는 다시 발을 옮긴다.

'애들은 낳기만 하면 금방 커버린다니까. 이젠 나랑 놀아주지도 않을 나이가 됐어 벌써. 집사람도 고생 많았지 그러고보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을 보니 제법 어둑어둑 한것이 한바탕 소나기가 내릴것 같아보였다.

"여보게. 오늘 비 온다고 그랬는가?"

옆에 서 있는 이에게 날씨를 물어보는 이 박사.

"네, 저녁에 소나기가 온다고 하던데 아직은 괜찮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도착하는 버스를 타버린다.

"허..이거 큰일이네. 우산도 안 가져왔는데."

"삐리리리"

"여보세요. 어 정변. 허허. 그래? 좋지 뭐. 안 그래도 오늘은 바가지 긁은 마누라도 없어. 허허.
어. 동창회를 갔는데 좀 늦는다고 그러네. 그래.그래. 일단 나 좀 데리러 와야겠는걸.
내가 차를 수리 맡겨서 말이야. 여기? 병원 근처 정류장이야. 그래? 그럼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그리로 오게나. 그래. 이따 보세."

갑작스레 닥친 행운에 다시금 인자한 미소를 짓는 이박사였다.



11. -


술. 알코올, C2H5OH
이미 나에게는 친구이자, 수면제이자, 각성제이며, 마취제이다.
근래에 얼마나 많은 양의 술이 내 위를 적셨는지 헤아릴 수 없다.
친구들, 동료들, 후배들, 선배들...
많은 이들이 나의 술동무가 되어주었지만, 그들은 놀이동산 회전목마처럼 내 주변을 멤돌뿐 정작 나에게, 내 마음속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잊어버려. 잊어야지 어쩌겠어."

"금방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야."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야. 청승 떨지 말고, 다음 주에 소개팅하자. 시간 괜찮지?"

그런 게 아닌데, 내가 지금 술을 마시고 취하고 싶은 이유는 그런게 아닌데.
그렇다고 그 사람이 아니면 다른 사람은 필요 없다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는 더더욱 아닌데.
그들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는 착각을 한 채, 멀리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충고 한마디를 귀찮듯 던지고
자기의 의무를 다했다는 눈빛을 보이고는 따뜻한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떠나간다.
그렇게 난 혼자가 되어간다.

영업시간이 끝났다면서 나가달라는 주인의 정중한 부탁.
거절하기엔 진상 부리지 않고 꺼져줬으면 좋겠다는 주인의 눈빛을 알아차린다.
난 아직 취하지 않았는데. 아직 그 기억, 슬픔 다 적시지 못했는데, 그렇게 일어선다.
기차놀이를 하고 있는 어느 택시에 홀로 몸을 싣는다.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그 사람의 동네를 메스꺼운 배 속으로 구겨 넣고 출발한다.
심야의 택시에게 기다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창 밖에는 형체를 확인하기도 전에 나를 피해 도망치듯 사라지는 가로수 나무들.

'왜 나를 떠났을까...'

채 원망을 남기기도 전에 도착한 택시는 나를 버려둔 채 어둠 속을 향해 달린다.
택시는 점점 어둠 속으로 빨려 사라진다. 이제는 희미해져 불빛조차 보이지가 않는다.
다시 난 혼자가 된다.
게워낸 속을 다시 채우려고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돌아간다.
덮쳐오는 보도블록들을 피하다 결국 내 발에 걸려 쓰러진다.
술로 인해 한없이 흐려지는 의식 사이로 또렷이 떠오르는 10개의 숫자들.
죽을 힘을 다해 눌러 본 다이얼. 수화기 너머에 들리는 낯익은 여자의 목소리.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이므로.... "

아직도 남아있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언제나 그렇듯 난 혼자다.


6. -


해가 지고 밤이 오자 강형사는 간식거리를 사러 차를 떠나야 했다.
진이 빠져버렸는지 시트에 늘어져 버린 김형사는 눈만 겨우 뜬 채 한 점을 응시하고 있다.

"저, 그럼 고생하시고 계세요.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너 이 새x 딴 데로 새지 말고 편의점들렸다 바로 와. 팬티랑 가글사는거 잊지 말고."

"아. 왜 이러십니까. 갈 데가 어딨다고."

김형사의 눈초리가 매섭게 변한다.

"xx끼야. 갈 때가 없어서 엊그저깨는 식당가서 혼자 냉면 처먹고 있었냐? x바, 거기에 도끼가 밥 처먹는다고 신고 들어 왔냐?"

"아~ 김형사님 뒤끝 장난 아니시네. 지난 일은 또 왜 꺼내십니까.
제가 잘못했다고 그랬는데 자꾸 그러시네. 이러다 도끼 오다가 다 듣고 도망가겠습니다.
그나저나 김형사님 지금 컨디션에 저 없을 때 도끼뜨면 제대로 하시겠습니까?크"

지나간 과거에 부끄러움을 섞은 미소와 농담을 날려보는 강형사다.

"내가 지금 도끼 잡을 힘 아끼느라 니 안 잡는다. 아냐 새x야?
아무튼 넌 내 마누라만 아니었으면 내가 너부터 잡았어. 얼른 갔다 오기나 해."

이미 문은 닫혀 있고, 강형사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뒤뚱거리며 뛰어가고 있었다.

'내가 타임어택으로 시간 잴 거다 새x야. 하여간 한 번만 더 걸리기만 해라.'

"하여간 양반 까칠하다니까"

대로변으로 나와 편의점을 향하는 강형사는 이미 마음속으로 오늘 메뉴는 제과점 팥빙수로 낙점했다.
몇 분전 김형사가 했던 핀잔은 먹음직스럽고 시원한 팥빙수와 오버랩되어 머릿속으로 사라지고 난 뒤다.
팥빙수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는걸 보면, 그가 어떻게 경찰이 되었는지 의심스럽다.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툭"

팥빙수에 정신이 팔린 강형사. 결국 행인과 부딪히고 말았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넉살 좋게 웃어주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사람이 앞을 보고 다녀야지 땅만 보고 다니니까 내 덩치에 안 걸릴 수가 있나?'

물론 자기 합리화도 빠뜨리지 않고.
연인들로 붐비는 제과점에서 강형사는 홀로 서 있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연인들보다 들떠 있다.
기다리는 시간, 자연스레 틀어놓은 텔레비전에 눈이 간다.

".... 폭행의 용의자인 김 모씨의 행방이 묘연하며, 경찰은...."

누구하나 잡지 못한다고 질타하는 사람, 알아보는 사람조차도 없지만, 강 형사는 애써 외면한다.

"다음 소식입니다. 검찰은..... 200억대 뇌물 수수혐의로... 오늘 구속영장을 발부하였습니다.....
이에 야권은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연인들 귀에는 들리지 않는 뉴스를 듣다 강형사는 생각해본다.

'흉악범 도끼, 도끼 못 잡는 경찰, 돈 처먹은 공무원. 누가 제일 사회악일까?
만약 둘 다 내 앞에 나타나면 누구부터 잡아야 하는 거지?
같은 공무원인데 누구는 빵, 우유에 이 고생하고. 누구는 편하게 몇억씩 벌고.'

"주문하신 과일 꽃 빙수 나왔습니다~"

나쁜 놈에 대한 논의는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한 강형사. 애당초 어울리지 않는 고민이었다.



12. -


"딱, 딱, 딱"

애국가마저 방영을 끝마친 텔레비전은 지직거리는 연주를 하고 있다.
적막한 집 안에 울려 퍼지는 연주를 가로막는 도마 소리.
헤어지는 그날부터 난 죽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죽는 줄 알았어.
하지만 정말 굶어 죽을 정도가 되니 몸이 알아서 먹을거리를 찾더라.
그때 내 모습이 어찌나 우습고 간사하던지.
나도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사람도 여기에서 이렇게 날 위해 서 있었는데...'

다시 쓸데없는 생각에 잠겨 잠시 손을 멈춘다.
이내 다시금 눈물을 훔치고 팔을 움직여 본다.
이 와중에 배고픔을 느끼고 식욕을 느끼는 내가 역겨운것인지,
같은 자리에서 요리를 해주던 그 사람이 떠올라서인지,
근래 술로만 끼니를 채워서 그런지 유독 오늘따라 내려치는 팔이 힘이 들기만 하다.

'안돼. 이렇게 무너지면, 여기서 멈추면....'

마음을 다 잡고 날이 선 칼을 다시 내리친다.



9. -


"저희 애는 괜찮을까요?"

수심이 가득 찬 얼굴의 여성이 이 박사에게 묻는다.
차트를 대충 훑어보다 어머니의 얼굴에 시선을 두고 살며시 미소 짓는다.

"네, 오늘 상담해보니까 많이 좋아졌습니다. 집에서 약을 빠뜨리지 않게 잘 챙겨주세요."

"네. 그러고는 있는데.... 저희가 봤을 때는 별 차도가 없는 거 같고, 또 나이도 어린 데,
자꾸 이런 데 다니니까, 남들 보는 눈도 있고, 뭐 잘못된 건 아닌가 싶어서요..."

"괜찮습니다. 어머님. 우울증이라는 게 미친 건 아니잖아요. 지금은 감기처럼 흔한 병이니까, 너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그럼 언제쯤 완치가 될까요?"

"우울증에 완치라는 건 없어요. 언제든지 같은 증상에 다른 이유로 빠질 수 있는 겁니다.
중요한 건 이렇게 한 번 치료를 받으신 분들의 경우 주변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특히, 이게 스트레스가 쥐약이거든요.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부모님이 잘 챙겨주시고요.
이달 말에 한 번 더 오시고, 그때 경과 봐서 차후 치료과정을 조정해 보도록 하죠."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몇 번 인사 하고 나가는 여성을 끝으로 이 박사의 오전 예약 진료는 끝이 났다.
손목시계로 확인 한 시간은 11시.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르다.
잠시 고민한 후, 방문으로 열고 1층으로 향하는 이 박사. 일종의 회진이다.
시간상은 오전이지만 실외의 공기는 숨을 탁 막히게 할 정도로 뜨겁다.
정신병동 1층 한 편에 따로 마련된 환자들을 위한 공원.
간호사들과 몇 의사들의 감호하에 환자들이 산책하고 있다.
하늘을 보고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환자, 흙을 먹는 환자, 꽃과 벤치와 대화를 하는 환자,

"선생님 오셨습니까?"

이 박사가 공원의 문을 열자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가벼운 손짓으로 인사를 받은 체 돌아다니며 환자들과 가벼운 상담을 한다.

'이들은 자기가 미친 사람인 걸 알고 있을까? 우리는 이들을 통해 존경과 부를 쌓고 있는데이들은 조롱과 멸시를 받고 사는 걸까...
이들 눈에는 우리가 미친 사람으로 보일텐데....미친 사람이 미친 사람을 치료하는 꼴이라... 아이러니야.'

의대생 때부터 지녔던 원론적인 질문을 수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는 자신에게 물어보고 있다.
늘 그렇듯 해답은 없다. 단지 이들의 사례연구를 통해 다른 이들은 미치지 않게 만드는 수밖에.
다수의 미친 사람들이 소수의 미친 사람들을 억압하고 구속하는 미친 세상.
그 소수를 분별하는 감별사의 역할을 이 박사는 오늘도 묵묵히 수행해낸다.


14. -


텅 비어 버린 집안에 술에 취한 채 덩그러니 혼자 남겨지면,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게 되고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가 있다.

'우리 집이 이렇게 넓었던가?'

싱글사이즈의 내 침대가 너무 좁다고 항상 투덜댔는데,
오늘 저녁은 자기가 책임진다며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을 돌아다니던 ,
환상을 깰 수 없다며 한참 후에 들어가게 허락했던 화장실,
쉬리를 보며 나중에 꼭 하고싶었다며 어항에 넣어둔 키싱구라미,
익숙한 유행가처럼 들리는 목소리.

"나도 너랑 헤어지면 애들처럼 죽어버릴거야"

"거짓말"

"진짜야~ 나중에 안 그러면 자기가 나 혼내주면되지"

"멍청아 헤어졌는데 어떻게 가서 혼내주냐?"

"그니까 우리는 안 헤어진다고 바보야... 사랑해"

그리고는 가벼운 키스.

차가운 바람이 현실을 알려주며 내 뺨을 스치듯 지나간다.
어항은 이내 물에 번져 흐릿하게 보인다. 흐릿한 어항 너머로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고 싶다는 생각에 눈을 훔치고는 다시 어항을 바라본다.
보일 리가 없는 얼굴이 선명하게 보인다.

'많이 취했군.'

반대쪽으로 고개를 떨군채 남아있는 수분을 흘려보낸다.
이제는 그것들을 가로막을 힘도 막고 싶은 의지도 없다.
갑작스레 넓어진 나의 집은, 아니 우리의 집은, 마음 하나 숨겨 둘 곳도 없이 좁다.




16. -


'깜박'

글자 그대로 순간(瞬間).
짧은 그 시간, 익숙한 얼굴이 흐릿하게 보인다.
자세히 얼굴을 확인하려 하면 어느새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침대, 의자, 테이블 그리고 새하얀 이불과 베개...
모두 너무 낯설다. 내 집이 맞나 싶다.
이질감에 한창 빠져 있을 때, 일단 여기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방문을 닫고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정원을 돌아본다.
내려쬐는 햇살을 향해 구애하고 있는 해바라기 사이로 넘처 나는 풀 내음에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편해진 마음에 같이 산책을 하는 사람에게 방긋 웃어주며 인사를 한다.

'깜박'

좀 전보다 좀 더 또렷하게 보이는 얼굴. 짧은 시간이지만 알 수 있다. 그 사람이다.
다시 뜬 눈에 보이는 이는 조금 전 인사를 해준 사람이 아니다. 그 사람의 얼굴이 겹쳐진다.

몇 시간 전.
다짜고짜 날 찾아와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울면서 내 따귀를 때리던 사람.
영문도 모른 채 일단 그 사람을 잡고 용서를 빌었던 나. 분명히 뺨을 맞았는데, 머리가 얼얼했던 나.
그런 내 손을 뿌리치고 달려가버린 사람.
내 손과 뺨엔 아직도 그 사람의 온기가, 체취가 남아있는 거 같다.

공원에 멀뚱히 선 채 얼굴을 어루만져 본다.
찾으려고 하는 그 사람의 체온보단 차가운 내 손만이 피부를 통해 전해진다.
그리고는 눈에는 우리의 추억이 고이기 시작한다.
추억은 모이면 그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여행을 떠난다.
사라지는 추억을 막아보려 하지만, 막을 수 없다.
내 손 틈새로 모두 빠져나가 흘러내린다.

문득 얻은 깨달음. 오늘 난 이별을 했다.


13. -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 사이로 김형사와 강형사가 산을 오르고 있다.
이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우산을 든 채로 연신 담배만 피워대고 있다.

"장마철에 내린 비로 시신 일부가 드라난거 같습니다. 흙덩이와 같이 떠내려온 손목을 관리인이 순찰을 하다 발견한 모양입니다."

우비를 입고 현장을 관리하는 경찰이 김형사에게 말한다.

"됐고, 묻은 지 얼마나 된 거야?"

이제 막 불을 붙인 장초를 내던지며 묻는다.

"그게 여름철이라 정확한 기간 산출은 힘들고, 부패가 꽤 진행된 걸로 보아 2주는 족히 넘은 걸로 보고 있습니다."

"xx끼. 많이도 잘라놨네.... 이거 몇 토막이나 낸 거야?"

"현재 발견된 것만 14조각입니다."

"신원파악은 됐고?"

"지문 따서 요청했습니다."

"신원 나오면 바로 알려주고, 얼른 시신 회수하고, 주변 통제해. 비 오는데 욕보고."

"네. 알겠습니다."

어울리지 않게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있는 강형사에게 내려가자는 눈짓을 한다.

"비위 약한 게 여기 왜 들어왔냐? 미친 새x, 그냥 묻어놓지는 꼭 토막을 내. 본 건 있어서."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김형사를 다시금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저, 김형사님~ "

"왜 또?"

"아니, 그게. 인근 지역도 계속 파보고 있는데, 시신의 얼굴이 없는 거 같습니다."

"얼굴?"

"네, 다른 부위는 얼추 맞춰지는데 목 위로가 없습니다."

"x팔, 그 새x 완전 또라이고만."

애꿏은 담배는 다시 빗속으로 사라진다.



17. -

아무도 없는 해안도로, 그 안에 있는 유일한 것,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움직이는 차.
지평선과 맞닿아 있는 저 먼 곳의 목적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 차 안에 그대와 단둘이서 즐겁고 해맑게 웃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농담, 그보다 더 가벼운 웃음. 그리고 진한 입맞춤.
행복하다. 이 순간, 다른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랑이 가득한 차는 우리를 목적지에 내려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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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08/12/26 23:17
수정 아이콘
멋있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만한 작품을 퍼오셨으면 출처나 작가라도 남겨주시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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