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21 18:26:0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107872882
Subject [일반] <애프터썬> - 알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everything under the sun is in tune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은 조화를 이뤄

But the sun is eclipsed by the moon

그러나 태양은 달에 가려져 버렸어"

-Eclipse, Pink Floyd


영화 <애프터썬>은 11살의 소녀와 아빠가 떠난 여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행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부녀의 여행이지만, 묘하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내용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점에서 있어서 영화는 (칭찬이 예고편에 쓰였던)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실과 끊임없이 충돌하는 이상향이라는 측면에서요. 이상향과 색 바랜 질감과, 층층히 쌓여 있는 서사라는 측면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두 영화는 큰 차이도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끝끝내 현실을 마주하고 무너지지만, 그걸 굉장히 매력적으로 뛰어넘었던 <플로리다 프로젝트>와는 달리, 이 영화는 훨씬 섬세하고, 미묘하게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느낌이 있네요.


<애프터썬>은 그런 점에서 알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른의 세계를 얼핏 들여다보며 알고 있긴 하지만, 모든 것들을 이해할 수는 없는 나잇대의 소녀와, 동시에 다양한 변화를 알지만 그 세계에 대해서 100% 이해할 수는 없는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영화는 따뜻하고 또 인상적이지만 한편으로 굉장히 불안불안합니다.


영화는 그 미묘한 간극을 파고드는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결국 그 간극에 대한 영화인 동시에 제가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계속되는 춤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이폰12PRO
23/05/21 19:51
수정 아이콘
정말 여운이 길게 남았던 영화에요
최근에 넷플에도 올라왔습니다
aDayInTheLife
23/05/21 20:26
수정 아이콘
흐흐 덕분에 넷플에서 봤습니다..
굉장히 신비로우면서도 환상적이고 또 씁쓸하고 현실적이더라구요.
23/05/21 21:15
수정 아이콘
플로리다 프로젝트 인상적이었는데(특히 마지막 엔딩이) 이것도 보고싶네요.
aDayInTheLife
23/05/21 21:24
수정 아이콘
넷플에 있어요~
다만 이야기의 방식이 (밝은 척 하지만 군데 군데 솟아나오는 현실의 음울함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하지만 약간 다루는 방식은 조금 더 차분하고 진정된 분위기였습니다. 끝끝내 관객도 외면했으면 하는 영화와 결국 간극을 수긍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영화의 차이라고 해야할까요.
23/05/22 08:18
수정 아이콘
플로리다 프로젝트와의 비교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차이점에 주목해보면, 왠지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 약쟁이
23/05/21 22:40
수정 아이콘
결이 다르긴 하지만, 썬다운이란 영화와 내용이 겹쳐 보였는데
두 영화를 본 다른 분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aDayInTheLife
23/05/22 18:46
수정 아이콘
썬다운은 제가 안봤네요. 흐흐 볼만 할까요?
프로 약쟁이
23/05/22 21: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작년에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인데
애프터썬을 재밌?게 보셨다면 비슷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영화 주인공의 상태와 상황이 비슷하면서 다르긴 하지만
메마른 듯한 주인공의 심리와 영화의 분위기
이기적인 마음이 비슷하달까요.
23/05/22 08:17
수정 아이콘
네이티브는 아니지만 이 영화만큼 haunting 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영화가 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aDayInTheLife
23/05/22 18:47
수정 아이콘
그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지점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요.
벨로티
23/05/22 08:17
수정 아이콘
보는 내내 참 불친절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여운이 정말 크게 남더라고요. 저의 유년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복합적 감정이 밀려들었습니다. 참 좋은 영화에요.
aDayInTheLife
23/05/22 18:47
수정 아이콘
복잡한 감정이 든다는게 이 영화의 오묘한 타격 지점을 말해주지 않을까요. 흐흐
23/05/22 13:05
수정 아이콘
영화관을 나와서도 한참을 되새겼네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aDayInTheLife
23/05/22 18:46
수정 아이콘
좋은 영화다. 로 요약 가능하지만 또 요약 불가능한 감정적 영화 같아요.
박진호
23/05/22 19:51
수정 아이콘
기억하여 이해하게되는

애프터썬이 좋은 영화인 이유는 딸의 감정을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에요.
어린시절 잔상으로 남았던 순간들이 어른이 되어서 이해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엄마가 갑자기 짜증을 낸다던지 아빠가 화장실에서 토하는 소리라든지..
그래비티가 우주체험을 하게 해주듯 애프터썬은 어린시절 가졌던 부모님에 대한 의문을 체험을 하게 해주는 영화에요.
영화의 해석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마치 유년시절의 기억처럼 의문만 가진 채 극장을 나오거게 되겠지만
리뷰를 찾아보거나 반추를 하게 되거나 훗날 다시 영화를 접하게 된다면 아 그 때 아빠의 장면이 이런 것이었구나, 그런 사정이 있겠구나를 깨닫게 되겠지요.
aDayInTheLife
23/05/22 20:45
수정 아이콘
그 순간들에 대해 아릿한 감정을 남겨준다는 점이 결국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본 감상이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남겨지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82 [일반]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5365 24/03/25 5365 5
101154 [일반] 평범한 개인 투자자는 주식을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76] 사람되고싶다10108 24/03/18 10108 15
100693 [일반] 2023년 영화 베스트 25 - 주관 100% [23] azrock7114 24/01/12 7114 15
100026 [일반] 부고)가세연 출신 유튜버 김용호 숨진 채 발견 [253] Thirsha19038 23/10/12 19038 72
99908 [정치] 유시민 "펨코 너희들 쓰레기야" 막말 논란 [339] 기찻길26554 23/09/25 26554 0
99818 [일반] 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14] zig-jeff6656 23/09/15 6656 3
99817 [일반] [추천] 디즈니 플러스 '더 베어' [18] 고요8045 23/09/15 8045 5
99710 [정치] 국민연금 더 내는건 좋은데 받는 분들도 덜 받아야 맞는거 아닐까요? [129] 김은동13183 23/09/05 13183 0
99674 [정치] 미국은 "오염수"에 대해 과연 무슨 입장인걸까요 [29] 탐랑8700 23/09/02 8700 0
99631 [일반] 탕후루와 스시 [55] 레드빠돌이8648 23/08/29 8648 2
99377 [일반] [단독] 33년 전문가, "주호민 고소 교사, 학대 아니다" 의견서 제출 [223] 만찐두빵19972 23/08/02 19972 36
99246 [일반]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끈기일까, 유전일까? [182] 마스터충달8898 23/07/20 8898 6
98830 [일반] <애프터썬> - 알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16] aDayInTheLife7831 23/05/21 7831 3
98730 [일반] 노키즈존에 이어 이제는 노시니어존(60세 이상 출입금지?) [228] 파란별빛18278 23/05/08 18278 8
98112 [정치] 학생들의 일상화 된 언어 - 정순신 아들 학교폭력 사건에 비추어 [95] Vacuum12096 23/03/09 12096 0
98025 [정치] 이재명 체포동의안 찬반 2표 차로 '박빙 부결'…민주당 '단일대오' 깨졌나 [408] 아수날28287 23/02/27 28287 0
97984 [정치] 저출산 시대에 2030 세대가 요구해야할 정치적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160] 김은동10713 23/02/24 10713 0
97712 [일반] 2022년 영화 베스트 25 - 주관 100% [23] azrock13137 23/01/15 13137 5
97339 [일반] 커뮤니티 분석 글들의 한계 [68] kien.15603 22/12/06 15603 24
97222 [일반] 지독한 편견 [439] 퀘이샤25934 22/11/21 25934 34
95974 [정치] 과학은 장례식만큼 진보한다 - 최근 이준석 사태에 대한 단상 [132] 세인츠19952 22/07/08 19952 0
95845 [일반] 놀라운 영화 엔딩, 영화 음악들 [49] 시나브로11295 22/06/21 11295 9
95447 [일반] 『창조하는 뇌』창조가 막연한 사람들을 위한 동기부여 [12] 라울리스타8211 22/04/17 8211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