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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30 23:06:53
Name 굄성
Subject [일반] 전직자가 생각하는 한국 게임 업계 (수정됨)
30대인 분들은 어느정도 공감하시겠지만… 저희 세대는 온라인 게임의 태동기를 같이 겪으면서 어릴때부터 게임에 빠져 살았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바람의 나라, 디아블로2,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친구들과 놀았고 그걸로 사회를 배웠죠(사기의 무서움 또한 크크). 자연스럽게 게임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게임 업계를 지원한 친구들이 많았고 저와 친구들 또한 10년 이상 게임업계에 다녔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게임업계를 떠나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한국 게임업계를 떠나는가?” 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고민 하고 있었는데 마침 게임업계 블라인드 글도 돌고 있고 타이밍도 괜찮다 싶어서 한번 글을 써봅니다.

제 글은 엔지니어 관점에서 작성되었고 게임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case by case가 너무 심해서 같은 회사에서 팀별로 분위기가 다를정도니 흥미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짧게 요약하자면 경영진들이 기회를 잘 주지 않고, 기회를 받아도 한번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아서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술적으로도 고여 있어서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아서 보상 조차도 별로인 상황입니다.
아래에는 상세한 내용을 하나씩 적어보았습니다.

발전을 저해하는 높으신 분들
어떤 업계나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게임업계는 특히 새로운 시도를 높으신 분들이 크게 방해합니다.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는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작부터 높으신 분들을 설득해야 하지만 이분들이 새로운 게임 형태에 관심이 크게 없어서 기존의 성공공식 아니면 설득이 어렵습니다. 제가 건너들은 케이스 중에는 임원이 스팀 게임 그거 돈 되냐고 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배그도 성공 했는데 말이죠.
뭐 어떻게 잘 설득을 했다고 합시다. 그래도 끝이 아닙니다. 몇달 마다 경영진 리뷰를 하는데 이거 통과 못하면 바로 접힙니다. 대부분 새로운 시도들은 어떻게 첫 단계를 통과해도 끝까지 가는 경우를 잘 못 봤습니다. 아니 그럴꺼면 처음 부터 통과시켜주지 말던가(…)

다시 주지 않는 기회
한번에 잘하는 사람 있나요? 앞에 케이스를 겪고 어떻게 개고생하면서 경영진 디펜스 치면서 출시까지 가더라도 성적이 조금 안좋으면 회사 나가거나 팀 깨지고 흩어지는게 당연합니다. 어느정도냐면 블라인드에는 공공연하게 신규개발 왜 하냐고 바보취급까지 당했어요. 보상도 적고 어차피 잘못되면 흩어지거나 나가야하는데 거기 들어가는 사람이 당연히 바보로 보일 겁니다.
아니 그래도 블루아카이브나 배틀그라운드나 로스트아크 있잖아?
블루아카이브를 개발한 김용하PD는 넥슨에서 마비노기 관련 신작하다가 접히고 → 신규개발 본부 이동해서 하다가 접히고 → 다른 회사로 이직해서 팀원 수십명까지 키웠는데 접히고 → 팀원 몇명과 함께 스마일게이트 가서 어떻게 <큐라레: 마법 도서관> 출시까지 하고 → 스마일게이트는 투자해주긴 했지만 돈안되니 접히고 → 결국 넷게임즈에서 팀원들 다시 모아서 일본 시장 1위 달성… 제가 아는 시도만 최소 4번입니다.
배틀그라운드의 김창한 PD는 인터뷰 보니까 17년동안 실패했다고 인터뷰도 했네요 그 17년 동안 창업도 하고 인수도 되면서 어떻게든 버텨서 출시 했습니다. ( http://ctpress.kaist.ac.kr/2020/11/05/ct-opinion-배틀그라운드-김창한pd-그가-17년-실패-후-다시/ )
로스트 아크의 금강선 PD는 한참 개발할때 제가 바로 옆 사무실 썼는데 사무실이 건물에서 불 안꺼지는 사무실로 유명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아는 성공 케이스들은 업계에서 시스템으로 만들어준게 아니라 미친듯한 슈퍼플레이로 성공 했습니다.

제작 경험도 누적되지 않아서 시스템이 없음
실패하면 자르거나 흩어지니 제작 경험도 누적이 안됩니다.
게임 업계 대작들 볼면 GTA5는 인터뷰에서 1000명 이상 투입됐다고 했고 몬스터헌터 월드는 건너 듣기로는 300명 이상, 원신은 출시 당시 인원이 600명이라고 인터뷰 했습니다.
이 중 최소 인원인 300명짜리 조직이 한국 게임업계에 있나요? 제가 알기로는 없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게임업계가 대작 만들 생각 없는것도 있지만 300명 인원을 운영할 시스템도 없습니다.
그정도 인원을 관리하려면 일정과 할일이 명확해야 하는데 제가 10년 넘게 있으면서 안타깝지만 이런조직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100명 있는 조직에는 있어봤는데 개판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번달에 뭘 해야할지 목표도 제대로 못정하고 겨우 정해도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목록도 못정합니다. 그러니 개별 작업자에게 명확하게 일 배정도 이루어지지 않고 전체 개발 단계에서 몇 퍼센트 진행됐는지도 명확하게 모르는게 현실입니다.
한국 게임들 보면 왜 항상 출시 일정이 밀리거나 미정일까요? 생각해보신적 있으십니까? 안타깝게도 그걸 추산할 시스템이 없으니 당연히 출시 일정 또한 제대로 잡힐리 없습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닌지 이런 트위터글도 있습니다.


고여 버린 기술
온라인 게임 노하우는 한국이 어느정도 앞서 나가고 있고 지금도 개발잘하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외에는 처참합니다.
요즘 시대 개발은 생산성 좋은 외부 기술들을 잘 써서 요구사항을 빠르게 들어서 출시하는게 개발의 트랜드지만 게임 개발 프로젝트는 시작만 하면 항상 바닥부터 만들어야합니다. 그나마 클라이언트는 모바일 시대 열리면서 엔진이라도 통일 됐지만 서버는 서버 엔진 솔루션들이 있기는 하지만 게임 마다 요구 사항도 달라 결국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쓰는 팀들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게임업계 특유의 보수적인 기술 문화도 더해져서 차기작도 같은 기술 기반에서 개발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렇게  제한되어있는 환경에서 개발하다보면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을수 밖에 없습니다. 요구 사항이 달라서 여기서 배운거 다른팀가면 써먹기도 애매한건 덤입니다.
남들은 2020년 기술로 개발하는데 게임 업계는 아직도 2010년 기술로 개발하고 있으니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몇몇 팀들은 신기술 시도를 하긴 하지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런 현실이니 바꾸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낮은 보상
이렇게 고여버린 기술덕분에 다른 업계로 이직이 어려우니 엔지니어인데도 다른 업계와 연봉 차이가 맞춰지지 않습니다.
다들 블라인드에서 네카라쿠배 보상 나올때마다 부러워하고 게임 업계 보상 이야기 나오면 그분들은 우리랑 다르다는 자조적인 댓글도 많습니다. 크크
결국 이건 아니다 싶어서 준비해서 비게임업계로 이직했더니 보상이 수직상승하고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친구들도 다들 수직상승 했습니다. 보상이 올라버리니 게임업계에 있던 세월이 스스로 바보같이 느껴지고 기술적인 불만이 바로 해결되었고, 나와서보니 이미 게임업계에서 이직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이 어디갔나 했더니 이미 다들 탈출하셨습니다.

결론
기회를 다시 주지 않는 분위기로 ‘이번에 얻은 경험으로 다음에 성공하면 되겠다’라는 미래를 그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업계에 계속 다닐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고여버린 기술로 엔지니어로의 커리어도 뒤쳐지고 있다고 느껴지고, 보상도 좋지 않다보니 게임업계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드린대로 주변 친구들, 동료들 중에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네카라쿠배로 전부 이직하였습니다.

물론 새로운 사람 안들어오고 새로운 게임 안나온다고 해서 온라인 게임 기반의 한국 회사는 한순간에 망하지 않을겁니다. 오래된 게임을 계속 하는 사용자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유저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서서히 말라가겠죠. 당장 리니지만 해도 잘 벌고 있고 린저씨들이 돈 계속 써 주잖아요? 하지만 10대 20대 친구들 리니지 합니까? 매출과 이익에 큰 변화가 없지만 주가는 왜 100만원에서 절반가격인 50만원이 되었을까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건 앞에 언급한 슈퍼플레이로 성공한 PD분들이 나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를 해주는 조직들이 생기고 있고 그런 조직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자본으로는 중국에 밀리고, 낮은 보상으로 인해 유능한 인력들이 이탈하고 새로운 유입이 적은 상태에서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있었던 업계가 쇠락의 길을 걷는것보다는 극복하고 다시 제가 가보고 싶은 업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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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30 23:10
수정 아이콘
기획서 읽다보면 한숨 나올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모순이 적!게 쓰여져 있기만 해도 상위 5퍼 안에 드는 기획서
23/01/30 23:42
수정 아이콘
경험이 쌓일일이 없으니까요 크크...
가습기
23/01/31 09:14
수정 아이콘
다른 업계이지만 유사한 IT 쪽인데 잘 만들어진 기획서가 사업성은 없더군요
그 안에 있는 핵심을 보는 능력을 스탭 조직이 있어야지요 아니면 형식적인 것만 최소한도로 보완해주고 바이패스 하던가
일단 저희 회사에선 그렇습니다만
23/01/31 09:27
수정 아이콘
기획 목표가 어쩌고 이전에..
기획서에 모순이 있으면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manbolot
23/01/30 23: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냥 저기 성공하신분들은 그나마 다시 기회라도 받으신 분들이죠
주변에 PD하다가 다시 사원으로 오신분 하나, 영영 게임업계 떠나신분 하나 있습니다.
그냥 실패하면 기회조차 없기는 하죠

웃긴거는 무한대로 실패하는 사람이 계속 PD로 있고, 가끔 성공하는 사람은 실패시 다시 기회를 못받는 경우도 있고요..
가끔 게임업계에 대우 좋으니 게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개발쪽 와서 보시면 대우가 좋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쏙 들어가기는 합니다.
공채로 뽑히는 사업부나 경영조직에서 참견할때는 그럴수 있긴 하네요. 그쪽은 연봉테이블이 앤간한 대기업 수준에, 인센도 보통 해마다 나오는 편이니까요

추가로 오늘 데브시스터즈도 1시 해고통보 6시 책상빼기 했네요
사실 한국에서 고용유연화 이런거 보고싶으시면 게임업계는 항상 유연하게 했던거라 보실수 있어요
23/01/30 23:44
수정 아이콘
하 저도 건너듣기로는 게임업계 떠나서 버스운전 하시는분도 들었습니다.
게임업계 대우가 좋다는건 한국이 워낙 전반적인 대우가 안좋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거지 IT에서는 매우 낮은편이죠...
manbolot
23/01/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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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야 이제 야근비 받다보니 그래도 좀 만족하는데
안정성만 좀 있으면 좋겠네요

개발하시는 분들이야 그래도 손해 감수하고 타업계로 가실 수 있다만 저처럼 기획자 입장에서는 쉬운일은 아니다보니까요

2월부터 팀폭파 - 해고 소식이 자주보이는 상황에서 뭐….
23/01/3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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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노조 생겨서 노조 있는 회사들은 나은데 노조 없는 회사들은 뭐 전이랑 똑같군요... 하
23/01/3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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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짧게 감상 남겨 보자면....설마 진짜 그럴까? 하고 읽었다 야 진짜 그렇네 하고 끝났네요 ㅠㅠ
23/01/30 23:45
수정 아이콘
정말 그렇습니다 크크...
김꼬마곰돌고양
23/01/30 23:47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올라올 때마다 느끼지만 딱히 한국만 그런건 아닙니다. 투자, 인구 대비해서 그렇게 아웃풋이 낮은 것도 아닐껄요?

한국 게임업계가 쓰레기 같은건 눈에 잘 띄여서 그렇습니다. 로아 배그 피의거짓 등 호평 받는 게임도 많은데 쓰레기 같은 사례도 잘 눈에 띄니까 한국이 쓰레기 같은거죠.

조금만 눈 돌려서 미국, 중국, 일본 게임계도 다 비슷합니다. 다만 그들은 우리 시야에서 머니까 쓰레기는 잘 안보이고 좋은 것들만 골라 보이죠. 중국 쓰레기 게임들 광고도 쓰레기 같이 하는거 수두룩 한데 이런건 잘 안보이죠. 관심이 없으니까. 일본 미국 게임들도 쓰레기 같은거 많습니다. 관심이 없고 딱히 볼려고 하지 않으니까 안보이는거죠.

그리고 제가 몇 번 댓글로 달긴 했는데, 정말 유저가 좋아할만한 게임은 희소하기 마련입니다. 드라마, 영화, 소설 다 그렇잖아요. 쓰레기가 훨씬 많고 양질의 컨텐츠는 희소한게.

왜냐면, 그냥 좋은 크리에이터가 그렇게 희소한거에요. 방송국에 PD들 많지만 모두가 김태호, 나영석이 아닌 것처럼요. 그렇다고 다른 PD들이 고민 안하냐? 그건 아니잖아요.

게임업계에 리니지라이크가 많은거처럼 예능이나 경연프로그램이 뭐하나 잘되면 똑같은거 쏟아지는거랑 다름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건, 그렇게 따라하는 사람도 있고 앞서가는 사람도 있는 와중에 전체로 보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타, 롤, 오버워치 같은 글로벌 흥행 게임이 없었는데 배그 로아로 나오잖아요. 그 돈 어디서 나왔을까요. 배그는 테라 엘린 팔아서, 로아는 중국에서 총팔아서 나온거지 않습니까? 욕하던 BM으로 돈 벌어서 재투자 되고 결국 순환하는거죠. (엔씨는 모바일에서 욕심부리긴 했는데, 거기도 할말하않이긴 할꺼에요. 투자 안한건 아닙니다.)

좀 더 지켜봅시다. 이제 콘솔에서도 그럴싸한 타이틀 나올 날이 멀지 않은 거 같습니다.
만찐두빵
23/01/30 23:55
수정 아이콘
저도 어느정도는 동의하는게 중국게임 찬양이 진짜 많은데 거기도 미호요가 좀 특별한거지 나머지는 그닥 잘만든다고 생각해본 곳 없어요.
당장 데이브 다이버나 다커 앤 다커 이런거보면 아직 충분히 가능성 있는듯 합니다. 온라인mmo쪽은 뭐 기존에 있는 메이플 던파가 전 해외에 어떤 게임에도 전혀 밀린다고 생각안해서 이쪽은 별 문제없다고 보고요
크레토스
23/01/30 23:57
수정 아이콘
인구가 많진 않은데 한국 시장 규모가 생각보다 매우 큽니다. 한국이 21조원 시장규모인데 일본이 28조원 정도에요.
23/01/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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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어떤 시장규모를 보신 건지 모르겠지만..일단 fact는 아닙니다. 일본과 한국 시장 차이가 저거밖에 안 날수는..없습니다..보통 미중 이 넘사 top 2 일본이 좀 차이있는 no.3, 한국이 엄청 차이나는 top 5권이죠..
크레토스
23/01/31 09:48
수정 아이콘
네?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나온 시장규모입니다만..
정부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수백페이지 규모로 만드는 보고서입니다.
23/01/31 12:23
수정 아이콘
22년 보고서 보니까 반올림해 말씀하신 일 28조-한 21조 군요. 처음에 댓글 쓸 때 제가 크레토스님 댓글에 있는 숫자를 잘못 봤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기억하는 숫자랑 다른 국가 숫자들은 비슷한데 한국 시장 규모 숫자만 유난히 튀어서 보니까 백서에는 모바일 시장 차이가 거의 안 나는 수준으로 추정했네요 (일 11,839 vs 한 10,615) 이거 보고 저는 백서의 전반적인 추정치에 대한 신뢰가 확 떨어졌습니다. 모바일 매출 추정 서비스들에서 22년 매출 비교해 보면 일본과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 차이가 3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이런 서비스들이 개별 게임에 대해선 중구난방인데 전체 트랜드는 크게 틀리진 않습니다)

보통 PC, 콘솔 쪽이 tracking 가능한 데이터가 없어서 뭔가 좀 애매한 추정 로직을 돌려야 하고, 모바일은 tracking data 기반 추정 서비스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쉽게 data 기반 추정이 가능한데 왜 이렇게 했는지는 전혀 이해가 안가네요...덕분에 저도 백서 한번 들춰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_ _)

p.s 근데 백서내에 참고자료로 sensor tower article도 있네요? 그냥 기사만 참고하고 서비스는 안 쓰는 건가....?
23/01/31 00:03
수정 아이콘
이말도 공감은 합니다만 제가 이야기 한 부분은 왜 좋은 PD가 없느냐가 아닙니다.
좋은 PD가 나오긴 합니다. 개인의 슈퍼플레이로요.

문제는 좋은 PD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한국식 시스템에서는 놓친다는게 문제죠.
몇번의 기회가 주어지면 그런 게임들이 더 많이 나올탠대 한국식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서 그런 게임이 더 잘 안나오는 것 이구요.
그러다보니 투자 대비 효율이 다른 나라 대비 안좋죠. 온라인 게임 해외보다 한국이 더 만들었으면 더 만들었을탠대 글로벌한 대작이 이제서야 있다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시지 않나요?
김꼬마곰돌고양
23/01/31 00:18
수정 아이콘
음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외에서도 온라인 게임 수도 없이 많이 만들고 소리소문 없이 망하는게 부지기수 입니다. 유명 IP로 만든거도 수도 없이 많아요. 스타워즈 반지의제왕 등 말만 하면 알 법한 IP들로 기가막히게 말아먹습니다. 그런데 눈에 잘 안띄죠. 멀리 있으니까.
대신 대항해시대 오리진 말아멀은건 바로 알죠. 가까이 있으니까.

그리고 좋은 개발자가 나오기 힘든 환경이란 것도 솔직히 동의하긴 힘들어요.

제 생각엔 전체로 놓고 보면 비슷합니다. 경영진이 겜알못이라, 돈만 아는 사업부 때문에 게임 말아먹었다는 얘기, 해외도 똑같습니다.

전세계에 게임개발자가 몇명일텐데 우리가 아는 좋은 PD 몇명이나 됩니까? 떠오르는 사람들 나라별로 줄세우면 인구대비 비슷할껄요?

제가 업계를 변호하는게 아닙니다. 그냥 업계에 있으면서 저도 굄성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결국 큰 틀에서 보면 도긴개긴이었고 한국 게임업계의 태동이나 산업의 역사, 시장과 소비자의 특징, 트렌드의 굴곡 등을 생각해보면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고 봐요. 저는.
23/01/31 00:37
수정 아이콘
글쌔요 제가 말한건 그거랑 조금 다르긴 합니다.
해외에도 당연히 사업부, 무능한 경영진 때문에 게임 망하긴 합니다.

그런데 3N이면 세계 시장에서 시가총액도 EA, Ubisoft 급인데 게임 제작 시스템이 그런 회사랑 비슷한가요?
저도 업계에 10년 넘게 있어서 점점 좋아진다는건 공감하지만 아직도 제작 시스템은 거기에 비하면 솔직히 구리다고 표현할수밖에 없습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는데 장사 잘되는 식당 지원 없이 사장의 노력만으로 성공합니다. 근데 프렌차이즈로 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저점은 도달 할 수 있죠. 그러니 프렌차이즈를 선호하는거고요.
한국 게임업계는 좋은 PD가 좋은 음식을 가져왔을때 최소한 프렌차이즈 정도의 지원은 해줘야 하는데 시스템도 갖추어지지 않아서 그런 지원이 안된다는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래도 가끔 성공합니다. 프렌차이즈에서도 게임 망하고요. 크크. 하지만 최소한 성공 가능성은 올려주죠.
김꼬마곰돌고양
23/01/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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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의 제작 시스템이 뭐가 그렇게 불합리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3N도 개발자에게 기회 많이 주는 편 아닌가요?
예전에 몇년씩 개발기간 걸린다 이런 것들도 충분히 시간을 준다 투자해준다의 개념 아닌지 싶고요.
엔씨는 프로젝트 접히면 인사팀 내 하부 조직에 머물며 잠시 재충전하거나 이직 알아보게 해주는, 휴게소 역할 하는 팀도 있다고 하던데요.

또, 다른 분들도 지적해주셨지만, 신기술이 능사는 아니고 또 3N도 열심히 기술 접목 하려 하고 있는걸로 압니다.
당장 3N만큼 MMORPG 서비스 하면서 서버다운 이슈 없는 해외 회사들도 없지 않나요?

그리고 좋은 PD 얘기 자주 하시는데 정말 좋은 PD, 싹수가 보이는, 경력 있는 PD나 개발자가
창업한다고 하거나 내부에서 프로젝트 시작한다고 하면
지금도 돈싸들고 쫒아 다닙니다. 투자하고 조직 세팅해주려고요.

근데 막상 그렇게 좋은 PD가 시작한 프로젝트도 부지기수로 망하는게 이 바닥이에요.
듀량고가 투자가 부족했나요? 메이플스토리2가 투자가 부족했나요?

제가 얘기 하고 싶은 것은,
보시기에 여전히 부족할 수 있겠지만 한국이 딱히 게임 개발 환경에 있어 척박하지 않다, 쓰레기 같지 않다는 점이고,
모두가 인정할만한 파괴력있는 창조는 그만큼 어렵다, 그와 중에 성과 내고 있으니 지켜보자 입니다.
지탄다 에루
23/01/3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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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공감이 되네요. 일본 모바일게임 IP 있는거 좋아해서 이것저것 정말 많이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 IP만 그럴싸하게 갖다 붙이고 이상한 쪽으로 참신했다가 망해먹은 게임이 한둘이 아니죠. 오히려 한국 게임보다 많을 걸요..
관심이 있는 + 알고 있는 정보에 따라서만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배두나
23/01/31 06:25
수정 아이콘
훌륭한 댓글이라 생각합니다. 식견이 높으시네요.
RapidSilver
23/01/31 11:02
수정 아이콘
전 조금 반대로 생각하는게 우리나라 시장 규모를 보면 이미 그런 타이틀이 몇 개는 나오고도 남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크레토스
23/01/30 23:47
수정 아이콘
게임개발규모 커지면서 외국은
주먹구구식으로 만들던 게임사들 엄청 도태된거 같던데
한국은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많이 만드나 보네요.
23/01/31 00:04
수정 아이콘
뭐 외국도 주먹구구로 만들던 개발사들이 없지 않을탠대..
한국은 3N조차도 주먹구구로 만들고 있다는게 문제죠.
23/01/30 23:50
수정 아이콘
결국 경영진들의 수준이 너무 형편없는게 제일 문제네요.
23/01/31 00:05
수정 아이콘
이게 업계가 길지 않아서 아직도 그분들이 현역에 계시니 문제가 더 큽니다 크크
마텐자이트
23/01/30 23:51
수정 아이콘
분명 좋은 기회가 있었고, 가능성을 보여준 시기가 있었죠. 안타깝습니다. 과거 mmorpg 전성기시절에 와우 베꼈다고 욕하던 시절이 선녀가 될줄이야...
23/01/31 00:06
수정 아이콘
크크 그 시절엔 저는 실드쳐줬는데 말이죠...
23/01/31 00:05
수정 아이콘
얼마나 고인게 알 수 있던게 소녀전선 사태였죠. 제일 이해가 안됐던게,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 그당시 소위 오타쿠 씹덕이라 불리는 계층에게 아무도 손내민 개발사가 없었습니다. 대기업이라면, 파일럿으로 한번 낼만했고, 중소라면 한번 찍먹해볼만 했죠.

결과적으로 소녀전선에게 두드려맞고, 한국에서 나름대로 씹덕겜 그제서야 내더라구요. 중소개발사 중에 상태 안좋으면 사실상 쩐주랑 스폰 받아다가 구색만 맞춰서 투자 받고 대충 찌끄려서 물건 내고 도망치는게 일상인 곳이라 경영진, 쩐주나 스폰 입맛에 안맞으면 항상 내쳐지기 바쁘죠.
23/01/31 00:07
수정 아이콘
내부에서는 개발자들이 많이 제안했을꺼에요 위에서 다 짤려서 그렇지. 제가 아는 게임도 하나 있습니다.
결국 본진 털려서 이야기하면 그때서야 경영진들이 통과를 시켜줘요. 근데 뭐 그런 씹덕 공식 모르는 경영진들이 간섭하니 잘 될리가 있나요 크크
23/01/31 00:12
수정 아이콘
네 크크 칸코레 떳을때 이거 모바일로 개발하자고 했던 개발자들 꽤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크크
하지만, 경영진들이 다 씹고 소녀전선에게 리니지 따이자 그제서야 니들 왜 이거 제안 안했냐? 라는 전설이...
만찐두빵
23/01/31 00:22
수정 아이콘
정작 소녀전선 개발사가 만든 뉴럴클라우드는 진짜 대실망했습니다...
23/01/31 00:37
수정 아이콘
대신 소전 개발하고 뛰쳐나간 해묘가 만든 명일방주는 대성공했으니 쌤쌤인걸로...
이쥴레이
23/01/31 08:37
수정 아이콘
옛날 페이트 그랜드오더 나오기전 타입문한테 판권 사와서 국내및 세계영웅 소환 하는 게임에 페이트 캐릭터 스킨 및
주요 영웅들 여체화(?) 해서 넣고 시스템만 잘 넣으면 대박 날거고 글로벌 및 일본, 중국시장에서 성과 얻을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기획안 제작한 PD분이 있었는데 위에서 커트 당했죠.

그당시 숨덕하던 저는 밀리언아서 성공사례도 있고 해서 내부 일부팀원들도 상당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높은분들은
남성적 마초 디자인(?) 및 고증 집착하다보니 MMORPG 아니면 커트 당하더군요.
이선화
23/01/3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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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 안 나와도 알빠노, 그냥 외국게임 한국어화 된 거 하면 됨... 사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를 하니까 좀 생각이 달라지더라구요. 그 게임에서는 번역으로는 얻을 수 없는 한국스러운 그런 느낌이 짙게 배어있는 부분이 꽤 있었고 되게 즐거웠거든요. 한국 게임계가 완전히 파멸한다면 앞으로는 창작물에서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없겠구나 싶어서 참 아깝더라구요.

해당 제작사의 첫 작품이 최근에 백만장을 넘게 팔았다는 뉴스가 올라왔고 모바일로 사업 확장을 준비중이던데 18년만 해도 난방비 걱정에 첫 작품 정식출시 전에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 치고는 굉장히 잘 풀렸지만 동시에 그런 케이스가, 특히 한국에서는 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우려되긴 합니다.
쇼쇼리
23/01/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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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콘솔게임이긴하지만 레데리2를 꽤 감명깊게 했는데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들은 레데리를 플레이했을 때 저보다 훨씬 더 많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서 한국에서 만든 게임도 이런게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기대는 그다지 하지 않았지만요..
Just do it
23/01/3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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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머리가 중요한게 80퍼라고 봅니다.
한국 특성자체가 작은나라이기도 하고 그래서 1위는 못해도 2위는 가자 그런 느낌인데
그래서 결국엔 창작은 못하고 따라가기에 급급하죠.
롤 잘된다고 롤 따라가고, 배그 잘된다고 배그 따라가고 등등
게임만드는데 돈 한두푼 드는것도 아니니 이해도 한다만 급하게 따라가봤자 슈퍼피플 사태만 일어나는거죠.
누구보다 게이머의 니즈를 따라가고 충족시킬려면 겜잘알, 겜많이가 필요한데 그게 안되니 어설픈 겜만 나오는거고
겜 경쟁력이 세계적이지 못하고 국내에 국한되다 보니 BM모델이 가챠, 강화시스템, 부분 유료화로 자동적으로 되고
이런 부분도 있는거 같고
무엇보다 지금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선 저같은 일반 게임유저도 돈을 써서 구매할 만한 겜이 나와야 한단 거죠.
더 나아가 세계유저가 돈을 쓰게 할 창의적인 게임과 적절한BM유도
솔직한 생각으론 답이 없고 그냥 리니지같은 겜과 B급 게임+ BM왕창 겜이 주구장창 나오고, 그거 밖에 답이 없을거 같아 보일지경이네요.
예전 블리자드처럼 한국도 게임 너드들 다 끌어모아 으쌰으쌰하면 뭔가 재밌는 겜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23/01/3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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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현타가 와서 준비해서 비 게임업계로 이직할까 싶은 마음이 솟고 있습니다.. 혹시 어떤걸 준비하셨나요?
준비 해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
23/01/3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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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쪽이면 실시간 처리 관련된 경력 + 언어를 배워서 이직을 하고 클라이언트 쪽이면 우선 메타버스쪽으로 한번 가셨다가 옮기시면 될것 같습니다!
배두나
23/01/31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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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플레이로 성공했다라는 말에 의미가 이해가 안되서 댓글을 달아 봅니다.
언급하신 분들과 발전을 저해하는 높으신 분들 내용이 상충하지 않나요?
기사로만 접한 분들이지만 내용을 보았을 때 의아한 내용이 있습니다.

김용하pd님이 여러 번의 재 시도를 통해서 빛을 보셨는데 언급된 내용을 보면 그 기회를 본인 스스로 만들내고 설득을 통해 빛을 보신 분이지 않나요?
발전을 저해하는 높으신 분들 사이에서 뚫어낸 슈퍼플레이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김창한 대표님은 본인이 스스로 창업하고 투자 받고 생존해온 슈퍼플레이어입니다.
크래프톤 웨이 책에도 언급된 것처럼 김창한pd님이 기회를 본인 스스로 만들어 창업한 회사에서 출시한 데빌리언이 아쉬운 성적을 낸 뒤 잘 되지 않아
블루홀과 함께하게 되었고 배틀그라운드를 만들기 위해 제안서를 만들어 경영진을 힘들게 설득하고 나서 기회를 받은 것이죠.
책을 보면 배틀그라운드 개발 시작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금강선님은 당연히 능력도 출중 하시겠지만 로스크아크는 여타 프로젝트보다 많은 시간과 기회를 통해 이끌어내신 것이라 봅니다.
댓글에 언급된 것처럼 크로스파이어로 인한 스마일게이트의 자본력과 대표님의 강단이 아니라면 로스크아크는 역사 속에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인력과 오랜 기간 개발을 하였음에도 오픈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데,
일반적인 회사라면 서비스 종료를 고려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스마일게이트가 가지고 있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프로젝트가 버틸 수가 있었고,
그간 점점 나은 방향으로 재정비하고 마침 좋은 기회를 통해 유입된 많은 신규 유저들이 로스크아크의 재미를 느끼고 잔존하면서 부활한 것이죠.
물론 그간 프로젝트의 생존을 위해 회사 내/외적으로 pd님이 많은 노력을 하신 것도 포함이겠죠.

언급하신 세분만 보더라도 다시 주지 않는 기회와 발전을 저해하는 높으신 분들에게 내 음식 맛있어요라고 제안하고 왜 맛있는지 설득해서 얻어낸 기회로 밖에 안보입니다.
결국 다시 주지 않은 기회라고 언급한 것과 전혀 다르지 않나요?
기회를 만들고 재 도전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분들이 결국 버티시고 빛을 보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아쉽게도 재 도전의 기회를 못 얻으신거죠.

회사 입장에서 수백억을 부어서 게임 만들었다가 성적이 안좋아서 드랍되고 해체시키는 걸 욕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해체시키고 그 개발자분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욕먹는 것이 응당 맞다고 보고요.

그 과정에서 드랍을 시킬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디렉터/pd에게 막연하게 다시 재 도전을 그냥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봅니다.
본인 돈 박아서 할 수 있냐고 하면.. 어떨까요? 그리 생각하면 욕심이죠.

여기 좋은 음식을 가져어요. 츄라이 츄라이해서 경영진에게 설득되면 도전의 기회를 얻는 것이고.
그 음식을 만드는 과정 중에 이게 맞나?라는 경영진의 물음표에 맞습니다라고 설득하는 것도 그 과정인 거죠. (회사가 돈이 없어서 접지 않는 한)

그리고 설득 실패로 재도전의 기회를 못 얻으면 해당 경영진과 뜻이 안 맞는 것이라 보고
자신감이 있다면 본인의 뜻을 이룰 곳을 찾아 프로젝트 제안해서 이직을 하거나 투자를 받아 창업을 하겠죠.
창업을 해서 결국 성공하신 분은 역시 내 음식이 맛있지?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겠지만 대단한 도전 인 것이죠.

글 내용만 봤을 때는 첫 도전과 재도전의 시스템은 분명 있어 보인다고 느꼈고,
언급하신 분들 역시 그 시스템을 통해 본인의 슈퍼플레이로 경영진들의 설득을 얻어내어 만들어낸 결과물이지 않나? 라고 생각이 들어 댓글 달았습니다.
도롱롱롱롱롱이
23/01/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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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공감합니다.

기회를 만들고, 그걸 유지하고, 결국 기회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까지 당연한 허들이며 겪고 이끌어가야 할 일입니다.

뭔가 "높으신 분들이 아량이 없어요."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5천짜리 리모델링도 공사기간 내내 확인하는데 수십,수백억 투자에요.
23/01/3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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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게 생각하시는 부분도 공감은 합니다.
제가 잘 표현하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는데... 기회를 주고 실패 했을때 그 경험을 보존해서 다음에 좋은 결과를 내면 되는데
디렉터 개인에게 기회가 안가는것도 그렇지만 팀이 날아가면 그 노하우는 바로 사라집니다.

그나마 요즘은 노조가 있어서 짜르지는 않지만 몇년전만해도 게임업계 국룰이 팀 깨지면 3개월치 월급받고 나가는거였습니다.
어제 데브시스터즈도 비슷한 일을 또 당했고요.

이러면 언급하신대로 수백억 부워서 게임 만들어두고 경험마저 날리는 꼴이 되는거죠.
지금은 그나마 노조 생겨서 다른팀으로 가기는 하지만 이런 실패사례도 그렇고 게임업계 특성상 다른팀이 뭐하는지도 몰라서
같은 삽질을 반복하고 접히고 이걸 몇번 겪다보면 이 업계는 대체 왜 경험 누적이 안될까?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게 되는거죠.
배두나
23/01/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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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팀이 드랍될 때 피디나 디렉터가 다음 기회를 받기위해 가장 먼저 할일이 사람 챙기기입니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중요한 구성원에게는 한번 더 도전하자고 이야기해서 끌고나갑니다. (반대로 님이랑 못하겠다고 떠나기도 하구요)

이 과정에서 해당 팀원 역시 재도전할 맴버 옥석가리기도 하구요.
대부분 프로젝트 초기에는 핵심 맴버로 구성하고 검증을 위한 초기 개발단계이기에 핵심역량이 낮은 팀원은 가성비가 안맞아 내보내는 판단을 하게되는거죠.

그리고 초기 단계에 같이 할 수 없지만 정말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팀원에게는 프로젝트가 안정적이면 다시 불러줄게.. 라고 하고 추후 합류하는 사람도 있어요.
즉 재능있는 사람들은 어찌돠었든 모셔간다가 기본입니다.

초기 개발엔 많은 사람이 없어도 된다는걸 재처두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드랍된 팀에 핵심을 제외하고 전부 다 같이 이걸 발판 삼아 다시 개발해봅시다!라고 전체 부활은…
기사로보면 슈퍼셀이 그러는 것 같긴하지만.. 흐흐 과연그럴까요?

공통적으로 회사가 보유한 경험의 누적은 회사 입장에선 핵심 맴버들 살렸으니 경험을 이은다고 생각할 겁니다.

여튼 말씀하신 문제는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인데 회사가 여유있고 다른 팀이 있다면 전배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보나 아쉽게도 그런 회사들이 많지는 않은건데 결국 돈인지라 쉽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돈이 진짜 많거나 세금으로 운영되지 않는 한 말이죠. 전 모든 직업이 노조가 없더라도 고용 안정성이 높아지면 진심으로 좋겠습니다
피를마시는새
23/01/3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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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업계에나 있는 성공과 실패의 사례이며, 본문에서 말씀하시는 대로 게임 업계가 그렇게 팍팍한가도 별로 와닿지 않네요.
23/01/3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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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반적인 이야기는 맞긴합니다. 근데 게임업계는 다른 업계 보다는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업계라는게 문제죠.
그런데 그 업계가 다른 업계와 비슷하게 보수적이라면 미래가 어둡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죠.
23/01/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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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로스트아크는 여기에 전혀 들어맞지 않다고 봅니다. 시즌 1의 금강선은 처절하게 실패했고 크파가 중국에서 돈 벌어서 버틴 돈과 스마게 상층부가 금강선 디렉터에게 기회를 주었기에 부활한거죠. 금강선 디렉터가 능력이 없는건 아니지만 능력만큼이나 실수가 많은 사람이고 ([로아 개발진 특: 두번 일하는걸 좋아함] 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니까요) 그럼에도 로아가 버틸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권혁빈 회장을 포함한 스마게의 높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강선 디렉터는 물러날 시기를 잘 잡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로아에서 제인숙이 욕먹는 부분의 상당수는 금강선 디렉터가 판을 벌려놨던 것들이죠. 대표적인게 햇수로 3년동안 로아온 개근하는 카멘이구요.
23/01/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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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너무 내부정보라 안타깝게도 여기에 쓸 수 없네요.
23/01/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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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보면 그냥 한국 게임계 자체가 게이머들에 대한 존중이 없습니다. 이건 경영진이나 실무진이나 다 비슷한 것 같아요.
게임을 못만들수는 있는데 잘만들었어도 운영이 자주 개판이 나는건 여기서 기인했다고 봅니다.
같은 말을 해도 같은 패키지를 팔아도 대응의 시기나 말투나 방법이 충분히 다를 수 있는데 안그래요.

경영진은 어디나 비슷하다고 봅니다. 시간과 기회를 많이주는 곳은 정말 드물죠.
23/01/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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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실무진이여서 실무진 실드를 치는걸수도 있는데 게이머들이 원하는거 실무진들은 제안은 진짜 많이합니다...
다들 안타깝게도 통과가 안될뿐이죠. 인정도 못받고요...
크로플
23/01/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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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백 명 이상의 시스템에 대한 주장
새로운 기회에 별 관심이 없는 높으신 분들에 대한 지탄
이 두 가지가 모순 아닌가요? 100명 이상이 투입되는 프로젝트가 실패할게 보이는데 끝까지 간다?
이걸 그냥 허용하는 자본이 이상한 거긴 합니다.

위에 언급해주신 부분들은.. 제가 잘은 모르지만 영화나 음악 업계 등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고여버린 기술... 백엔드쪽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꼭 신기술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닌거 개발 고수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프로토타이핑 할 때야 서버쪽 최신기술이라는 이름의 검증도 안된 기술로 어떻게든 굴러가게 만들 수 있고
게임이 특성상 빠른 시도와 실패가 필요하다는 점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성공할거라고 가정하는 수백명 단위의 프로젝트는 성공할 때의 대비도 해야됩니다.
성공 노하우가 있는 n 사들은 그에 맞는 백엔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걸로 압니다

제가 게임업계에서 다른 업계로 옮긴 이유는...
그냥 게임의 성공 공식이 영화나 음악만큼 정형화되기 힘들고,
선점 효과가 엄청 커서 (특히 우리나라?) 기존 성공 공식에 새로운 걸 추가하더라도 대접받기 힘든 점,
이런식의 게임 내적인 특수성으로 인한 성공 확률이 낮은 점이 컸네요..

이 낮은 성공확률로 인한 낮은 평균 보상.. 그로 인해 다른 업계로의 인재유출이 몇년간 지속되어온 점 등이 악순환이 되고 있는 면은 해결이 어려워보이긴 합니다.

작은 게임 여럿 시도해서 건져보려는 시도 대형 게임사들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저 대기업이라고 해서 성공 확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것 뿐입니다.
GTA, 몬스터헌터.. 이 시리즈들 처음부터 수백명단위일거라는 생각은 안드네요.
23/01/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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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제가 언급하신 N사를 오래 다녔는데 그런거 없습니다(...)
이야기 하신 다른 업계로 옮긴 이유도 많이 공감되서 넣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야기랑 좀 다를것 같아서 뺐습니다.

뭐 게임업계가 영화, 음악 같은 컨텐츠 업계랑 비슷하다면 비슷 할 수 있으나
다른 IT랑도 좀 비교되긴 합니다. 다른 IT 서비스들은 서비스 말아먹어도 서비스 출시-운영 경험을 크게 봐줘서 그 경험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하거나 이직을 쉽게 합니다. 그래서 네카라쿠배 같은 IT 서비스 업계에서 당일해고 이야기가 크게 터진적은 없죠. 어차피 그 경험으로 다른 프로젝트 전환 배치해도 문제 없고 거기서도 잘할꺼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게임업계는 프로젝트 접히면 툭하면 나오고요. 하다못해 어제도 발생했죠.
한번 망한 PD에게 기회주는거 어려운거? 이해합니다. 근데 왜 그 경험있는 팀원들에게도 기회를 주지 않을까요? 이게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린비
23/01/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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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크고 트라이가 많아지면 성공작도 늘어나는거고 시장이 작아서 한정된 찬스만 있으면 그 수가 적어지는거겠지요
Rorschach
23/01/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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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확실치 않은 일에 큰 팀을 만들어서 큰 자본을 투입한다거나, 여러 번 실패 한 팀을 계속 지원한다거나 하는 영역이 있긴 한가요?
그게 가능하려면 게임 만들고 싶은 본인 돈으로 해야죠...

실패 후 기회를 아예 다시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만, 내가 실패로 손해를 안겨 준 쪽에다 다시 기회 달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요?

게임업계에 여러 문제점들이 많은 것은 외부인의 시선에서 봐도 그런 것 같긴 합니다만 본문 내용 중에서 이 부분들은 이게 딱히 게임계 만의 문제인지도 모르겠고, 사실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23/01/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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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썼지만 PD에게 기회가 안갈 수 있는것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근데 열심히 같이 일하고 있던 팀원들도 팀 접히면 내보냅니다. 게임 업계에는 툭하면 터지는 이야기고요.

팀원들도 그 일 하면서 쌓인 경험들이 있을껍니다. 근데 회사 밖으로 나가면 그 경험이 날아가고 다음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또 같은 실수로 망합니다.
이게 업계 10년 다니면서 매번 겪는일입니다. 그러니 구조적인 문제로 생각할 수 밖에 없죠.
OneCircleEast
23/01/3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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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머.... 회사생활 하다가 퇴사하고 자영업 하고있는 입장에서 현직자 분들에게 뭐라 얘기할 처지도 아니지만..... 본문에서 말씀하신 내용들 중에 고유명사 몇 개만 바꾸면 어느 업종에서나, 어느 시대에서나 통하는 얘기이긴 합니다..... 본문의 소제목들만 모아서 정리해보자면 [높으신 꼰대 분들이 업계 발전을 저해하고 있고, 한 번 실패하면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 않으며, 대규모 조직이 오래 유지되지 않아 시스템과 경험치 누적이 극히 부실하고, 최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이라 트렌드에 뒤쳐져있으며, 결정적으로 급여가 낮다]인데..... 이렇게 정리해놓은걸 누군가에게 보여주면 딱히 게임업계가 아닌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 중에도 "어? 이거 내 이야기인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듯 한....
23/01/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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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회사들의 이야기나 마찬가지일겁니다.

실적을 위해서는 원가절감을 하면서 최대한 마진을 올리는데 신경 쓰고, 기술력적인 부분에서 좀 저해가 되면 적당히 눈속임(조작+보고생략)을 하고, 실패하면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실패하지 않으려고 저걸 하고 있고... 조직원들에게 보상도 제대로 안되는 느낌이니 인원유출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인수인계는 하늘나라로 가고, 그냥 하던거나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개좋은빛살구
23/01/3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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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딱 같은 느낌 받았습니다. 이거 우리 회사 이야기 아니야?? 흑흑.... (저는 제조업분야에 일하고 있습니다)
23/01/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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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그것은 한국이 다들 시스템 없이 일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라멜로
23/01/3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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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기에도 글의 내용은 게임업계의 고충이라기보다는 그냥 직장인의 고충 같네요...
외국 게임업계든 네카라쿠배든 본문에서 말하는 내용과 크게 다를까 싶긴 합니다
23/01/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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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게임업계에서 일한분이랑 같이 일해봤는데 거긴 적어도 시스템으로 찍어낸다고 알려주시더군요 크크

아 그리고 네카라쿠배를 다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몇몇곳은 아는데 적어도 프로젝트 실패로 팀원 내보내는 경우는 게임업계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프로젝트 실패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가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 경험이 적지만 그나마 누적되는 편 입니다.
Life's Too Short
23/01/31 09:29
수정 아이콘
전직자가 생각하는 한국( )업계 에 거의 적용될듯 합니다
23/01/31 13:40
수정 아이콘
그만큼 한국이 시스템이 아니라 주먹구구로 일한다는 이야기죠 크크
Paranormal
23/01/31 09:3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실력이 있는 CEO나 경영진이 별로 없는것 같아요 삼성을 보면 바로 알수...
도롱롱롱롱롱이
23/01/31 09:45
수정 아이콘
Ubi도 EA도 액티비젼도.. 그외 많은 회외 개발사들도 말씀하신 나쁜 예에 속하는 회사가 아닌가 싶어요.
사람 갈아넣고, 정치질 쩔고, 해고야 뭐 우리가 선녀고요..
23/01/31 13:42
수정 아이콘
저도 EA, Ubisoft에 환상 있는건 아닙니다. 사람 갈어넣고, 정치질 쩔고, 해고는 뭐 더 쩔지만.
그 와중에도 시스템으로 게임 찍어내죠. 거기서 성공도 실패도 하지만 적어도 시스템은 있잖아요?
글 본문에 썼다시피 개발 몇% 진행 되었나 측정도 못하는 프로젝트가 널렸습니다 크크
23/01/31 10:0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개발괴발
23/01/31 10:53
수정 아이콘
역전재판 사례를 보면 뭐 일본도 비슷한 거 같아요.
제작비 10억도 안 쓴 디렉터 타쿠미 슈우를 개같이 갈군 경영진, 그리고 그 경영진 중 하나였던 이나후네 케이지가 망쳐놓은 시리즈 모양새 등...
그 위닝일레븐IP로 똥망하는 코나미의 케이스도 그렇고...

솔직히 그냥 그렇게 구르다가 하나씩 터지는 게 게임이라는 컨텐츠의 숙명인 거 같습니다.
이쥴레이
23/01/31 11:17
수정 아이콘
현업에서 10년 넘게 굴러지고 있는데 본문 내용 대부분 동감 합니다.
어제 데브시스터즈 프로젝트팀 2개 날리면서 당일해고 소식이 핫이슈죠.
23/01/31 13:44
수정 아이콘
이제는 그런일 없을줄 알았는데... 2023년이 맞나 싶습니다.
탑클라우드
23/01/31 12:31
수정 아이콘
업계 1인으로써, '누적되지 않는 시스템' 이슈가 참으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리더가 변경되어 새로운 리더가 앉으면,
기존의 것들은 무의미하다고 치부하고 여론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죠.
그러면서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바꿔 나가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게 적어도 1~2년을 잡아먹고...
그러는 와중에 또 리더가 교체되면 같은 일을 반복하고.
그러면서 기존에 개발되었던 리소스는 모두 관리되지 않은 채 사라지죠.

리더가 교체되는 사유가 보통 경영진의 '결심'인데,
이 또한 매우 비이성적인 경우가 잦고,
새롭게 교체된 리더도 개발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인 경우가 많아,
그렇게 우수한 개발자들은 또 떠나가곤 하죠. 에효...
23/01/3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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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많이 겪었던 일인데 크크...
결국 좋아했던 업계를 떠나니 해결되더군요.
이 글을 쓴 날에 데브시스터즈 당일 해고 소식까지 참 답답한일입니다.
Blooming
23/01/3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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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본문 내용은 다른 업계에도 흔한,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보구요. 그것보다는 업계 및 각 개발사가 성립된 시기나 기술적 배경이 더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일본이나 미국은 콘솔/PC의 패키지 게임을 기반으로 업계를 성장시켰기 때문에 현재의 트렌드인 서비스 지향 게임을 만드는걸 어려워 합니다. 반면에 업계가 나중에 성숙한 한국/중국은 서비스 지향 게임은 잘 만들지만 패키지 게임을 못 만들죠. 몇몇 예외적인 기업이 있지만 해당 국가의 업계 전반적으로는 업체의 조직 및 인적 구성부터 그런 경향을 띄고 있고, 그런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것 뿐입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가챠와 결합하여 서비스 지향 게임의 수익성이 폭증하게 되었고, 여기에 유난히 적응을 못 한 미국 기업들은 자사의 게임을 서비스 지향 구조로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있죠. 반면에 서비스 지향 게임의 본진인 한국/중국은 그 폐해가 심해져서 패키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구요.

지금은 서비스 지향 게임에 대한 반감이 워낙 커져서 패키지 게임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패키지 게임의 낮은 수익성에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심지어 콘솔 본진인 미/일 조차도 AAA의 높은 제작비-속내를 감추고 있지만 바꾸어 말하면 낮은 수익성-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얘기가 계속 나와요)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한번 크게 성장한게 한국 게임 업계인데, 그 성장이 끝나긴 했지만 다음 트렌드가 올 때까지 잠시 숨고르기를 할 수는 있어도 결국 공급 측면의 대세는 서비스 지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봐서 태생적으로 서비스 지향 조직을 갖는 한국 게임 업계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뭐 한국 게임 업계의 미래가 그렇게 밝기만 하다고 보는건 아닌데, 경쟁자인 중국이 정권에 의해 스스로 자멸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어서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고 봐요. 미호요만 보면 세계를 씹어먹을것 같지만 들여다 보면 미호요 수준의 업체가 또 있는 것도 아니죠.
23/01/31 13: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직 게임 업계 기획자인데 '누적되지 않는 시스템' 이 부분이 제일 공감 가네요. 기획자인데도 불구하고 팀장 달고나서 부터는 관리하고 시스템 만드는 업무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네요.

고작 20 ~ 30 명 밖에 안되는 프로젝트인데 헤드가 관리 못해서(안 해서) 모든 관리 및 시스템 업무를 팀장들한테 던져 놓고 보고만 받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팀장님들 중에 잘 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보니 결국 마일스톤 설정, 업무 분배, 일정산정, 워크 플로우 개선 등 각종 업무들 기획 팀장한테 몰리고 이걸 또 장급에선 당연하다 생각 하다 보니 하다 하다 지쳐서 큰 회사로 이직 했는데 여기 서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거 보면 한국 게임 업계가 다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23/01/31 14:41
수정 아이콘
좋은 글과 댓글 잘 읽었습니다.
여덟글자뭘로하지
23/01/31 15:16
수정 아이콘
진짜 현업에 계시던 분이라는 느낌이 팍팍드는 글이네요. 제가 생각하는 부분들이 전부 들어있습니다...
유게에서도 K-게임이라고 또 까이는 글 보고 댓글을 여러번 썼다 지웠다 하고 에휴 내가 뭐라고 하고 지우고 말았는데, 여기 잘 설명해주셨네요.

진심으로 10년 넘게 이쪽에서 코딩 일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팀에서 일해본 적이 없습니다. 매 프로젝트마다 바닥부터 시작인 건 당연하고, 출시까지 못 가는 경우가 5할은 넘을 뿐더러 겨우겨우 출시하더라도 광고 한번 푸시 못 받고 접속자 낮다면서 접힌게 두 번은 되네요.

아직은 게임 개발이 좋아서 이쪽에 계속 붙어있었는데, 슬슬 더 늦기전에 다른 공부해서 타 비 게임직군으로 이직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요즘입니다. 옛날에 인력시장에서 자바 2명! 부르면 트럭 타고 갔다고 하죠? 요즘은 그 시절 자바인력보다 (지금은 프로젝트 갯수 대비 자바인력이 부족해서 대접 받는 시대입니다만) 지금의 게임 개발 직군이 더 미래도 없고 암울한 때 같습니다. 특히나 높으신 분들의 개선 의지조차 없어뵌다는 점에서는 더요.
밀리어
23/01/31 17:19
수정 아이콘
게임을 만들 계획이 있지만 회사에 가거나 있는게 좀 그러면 인디게임을 생각해볼수 있는데 텀블벅사이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1인개발자가 만든 게임을 몇가지 해본 경험으로는 7년넘게 하는 것도 있고 부부가 만든 게임도 4년넘게 즐기는 중입니다. 좋은 사례만 있진 않은게 업뎃이후에 새로운 버그가 발생되는 패턴이 장기간 이어지고 공지같은게 없이 잠수타서 망한 게임도 있었네요.
Dr.Strange
23/01/31 18:19
수정 아이콘
얘기들 들어보면 살아남기 위해 자기만의 게임에 빠져있는 무능력한 정치 라인이 타 업종 대비해 더 무능력한 느낌이더군요 크크
민트삼
23/01/31 19:09
수정 아이콘
현직 사업인데요, 제가 봐온 경험으로는 오히려 경영진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계속 이것저것 하고싶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보다 좀 아랫단계분들이 보수적인 경험이 많더라구요. 물론 이거 좋대 해봐 라고 위에서 던진걸 말아먹으면 바로 자기 자리도 날아가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래보이긴 했습니다. 저도 경력이 엄청 길지는 않지만 몇개 날아가버린 프로젝트에서 일하다 하나 어떻게 성공한 프로젝트에 자리잡고 버티다 보니까 오히려 수동적이고 로우리스크 위주로 생각하게 되는걸 보면 뭐 직장인이란게 다 이렇게 되는거지..하는 생각이 들어요.
Navigator
23/01/31 21:52
수정 아이콘
될것같은거 못내면 설득 못한사람도 문제죠.
-안군-
23/01/31 23:16
수정 아이콘
게임개발 10년넘게 하다가 회사 망하고 지금은 이것저것 하면서 연명하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우리나라 스타트업 회사들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3N 회사들이야 돈을 많이 축적해서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그 회사들조차 초창기엔 스타트업이었어요. 다만 그때는 닷컴버블 시기라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넉넉해서, 꾸준히 개발 및 서비스를 할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 커올 수 있었던거고요.
사실 미국 빼고는 거의 불가능한 시스템이긴 한데, 미국 게임 회사들이 가장 부러운 점은 투자환경입니다. 거기는 사업이 실패한다 해도 그 책임을 경영자들에게 묻지 않기에 재기가 가능하죠. 한국은요? 바로 배임, 횡령으로 소송들어옵니다. 그게 아니면 연대보증으로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되던가요. 저와 지인들이 늘 하는 얘기가, 우리나라에서 엔젤투자는 상상도 할 수 없고, 그나마 중보, 기보인데 이놈들은 그냥 고리대금업자라고 해요.
차라리 2000년대 초 처럼 중소 스튜디오들이 자잘하게 게임 만들고, 그 중에서 히트작이 간간히 나오는 쪽이 우리나라 현실에 더 맞다고 봅니다. 대기업들은 퍼블리셔 역할만 하고요. 지금은 전부 흡수통합해서 자체개발하다 보니 오히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봐요.
23/02/01 00:39
수정 아이콘
과도기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커지던 시절에는 정말 '아무거나'만들면 다 흑자 내고 돈벌던 시절이었죠.

많은 분들이 망했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게임들 거의 대부분 흑자로 돈벌었을겁니다.

그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돈버신 분들이 지금 게임업계 리더이고, 그분들에겐 게임을 잘 만드는게 중요하지 않죠.
잘 만들줄도 모르거니와 그분들에게 게임은 일단 만들면 돈을 버는거거든요.

3N의 대표로 욕을 먹고 있는 엔씨의 리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들에게 일단 게임은 만들면 무조건 유저가 들어와서 돈을 내주니까 이제 유저한테 돈을 어떻게 쓰게 만드는지만 고민을 하죠.
리니지는 실제로 리니지라이크면 일단 와서 돈쓰는 유저가 있으니까 잘 먹히는거고.. 이제 그게 안되는 게임들은 싹 망하는거고..

잘못되었다고 말하기엔 그분들에겐 이게 성공 공식입니다. 이제와서 다른걸 하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대교체의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제 '요즘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가 떠오르고 그 회사들이 새로운 3N이 되어서 한국 게임업계를 선도하게 되겠죠.
옛날에는 3N에 넷마블이 아니라 네오위즈가 있었지만 모바일 세대가 오면서 세대교체를 당했듯이요.

유일하게 두려운건 제대로 세대교체가 되기 전에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에 멸망을 하는 것 정도입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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