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2/16 22:46:44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망하라고 녹음한 노래가 유일한 히트곡... (수정됨)
80년대 반짝인기를 끌었던 헤비메탈 밴드 중에 콰이어트 라이엇(Quiet Riot)이라는 밴드가 있었습니다. 이 밴드는 1973년에 결성이 되었는데 원년 멤버들 중에는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도 있었죠. 이들은 LA를 주 활동무대로 삼아서 음악활동을 이어갔는데 당시 언더씬에서는 밴 헤일런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나중에 크게 터질 밴드로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은 늘 바라는 대로만 진행되지는 않는 법이어서 이들은 데뷔앨범과 두 번째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지만 둘 다 쪽박을 차게 되었고 밴드 활동에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멤버들 간의 불화로 원년 멤버 중 한 명이 팀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팀의 간판이었던 랜디 로즈도 오지 오스본 밴드로 나가버리게 됩니다. 결국 밴드는 두 장을 앨범을 발표한 후 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지요. (이 팀을 나간 랜디 로즈는 이후 오지 오스본 밴드 투어 도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랜디 로즈 사망 후 그를 추모하는 노래를 녹음하기 위해 다시 모인 밴드는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음악활동을 이어가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마침 세 번째 앨범을 만들 기회도 주어지게 되지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밴드 멤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생깁니다. 음반사 쪽에서 새로운 앨범에 수록될 타이틀곡을 본인들이 만든 곡이 아닌 다른 밴드가 예전에 발표한 곡을 커버곡으로 수록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음반사는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인데 회사 입장에서는 콰이어트 라이엇이 1, 2집이 쪽박이 난 밴드라서 3집도 온전하게 그들에게 맡기기가 불안했고 소위 "안전빵"으로 히트할 것 같은 곡을 하나 커버곡으로 수록하라고 한 것이지요. 당연히 밴드 멤버들은 이런 지시에 기분이 나빴습니다. 하지만 본인들도 그동안 보여준 성과가 없다 보니 강력하게 반발하지는 못하고 나름 소심한(?) 복수의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 커버곡을 녹음할 때 일부러 녹음을 망치게 해서 다시는 자신들에게 커버곡을 부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고 멤버들끼리 의기투합을 한 것이지요.

드디어 문제의 그 곡의 녹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곡을 일부러 망치자고 다짐했던 밴드 멤버들이었는데 막상 녹음을 진행하다 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곡에 "삘"이 꽂히게 되었고 멤버들은 신이 나서 본인들의 역량을 한껏 발휘하면서 해당 곡을 녹음하게 됩니다. 이 문제의 곡이 바로 콰이어트 라이엇의 유일하다시피한 히트곡 "Cum On Feel the Noize"였습니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차트 5위까지 올랐고 이 곡이 수록된 이들의 세 번째 앨범 Metal Health는 헤비메탈 음반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이 곡과 앨범의 성공으로 앞으로 이들의 앞에는 왕복 5차선의 탄탄대로만 뻗어있을 줄 알았는데 그 뒤로 발표하는 앨범들이 전작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결국 밴드도 다시 음악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밴드는 헤쳐모여를 하면서 앨범을 몇 장 더 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Cum On Feel the Noize는 콰이어트 라이엇의 유일하다시피한 히트곡이 되었는데 만약 그때 밴드 멤버들이 원래의 계획대로 이 곡의 녹음을 망쳐버렸다면 이 밴드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궁금합니다. 많은 가수나 밴드들이 빌보드 싱글차트에 곡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사라진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들은 5위곡 하나 내고 앨범차트에서 1위도 해봤으니 성공적인 밴드 활동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날 이들이 녹음을 망치지 않은 덕분에 오늘도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본문의 내용은 유튜브 음악전문채널 "루노라쿠스"의 컨텐츠를 참고해서 썼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12/16 22:50
수정 아이콘
삼성 라이온즈~~ 워어어어어~~
척척석사
22/12/16 22:55
수정 아이콘
아니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엌 크크크크크크
22/12/16 22:5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루노라쿠스님 유튜브는 정말 추천합니다.
우주전쟁
22/12/16 23:00
수정 아이콘
연식 있는 아재들이라면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날 채널이지요. 구독자 50만은 벌써 찍었어야 되는데...;;
22/12/17 04:02
수정 아이콘
컨텐츠, 영상 퀄리티, 정성, 거기에 목소리까지...
영상 세 개인가 있을 때부터 구독중인데 지금보다 훨씬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크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2/12/16 23:21
수정 아이콘
자기들이 창작한건 쪽박이고 회사가 하라고 한게 대박나니.. 왠지 아련하네여 크크 포텐 끌어낼줄아는 좋은 프로듀서가 있었다면 어땠을지..
비회원
22/12/16 23:28
수정 아이콘
Winners take all
100번 들었던것 같아요!!
together we stand~ we won't take no more~~
인민 프로듀서
22/12/17 01:37
수정 아이콘
같은 앨범에 bang your head도 좋습니다.

커먼필더노이즈라면 이쪽 커버도 만만치 않죠. 의외로 잘 안알려진 오아시스 곡.
오아시스: https://youtu.be/liTBF8X_JlI

아니 사실 원곡이 이미 너무 좋아요.
슬레이드: https://youtu.be/FqAJ1ckyjvw
22/12/17 02:26
수정 아이콘
요즘엔 생각해보니 메탈을 안들엇지만 메탈헤드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크크 고 케빈 드브류도 랜디 곁으로 간지 이제 꽤 됏군요.,.. 동 앨범에 썬더버드란 곡도 많이 들었어요 랜디로즈 추모곡이죠...
이앨범에 루디 사르조도 참여하지 않았었나요.. 크크
10년차공시생
22/12/17 06:51
수정 아이콘
GTA 바이스시티에서도 나오는 명곡이죠
혼다 히토미
22/12/17 09:00
수정 아이콘
루노라쿠스님 유투브는 어쩌다 우연히 찾게 되었는데 진짜 추천합니다.
팝에 별로 관심도 없던 제가 한곡 한곡 찾아들으며 푹 빠지게 되었어요...
22/12/17 09:28
수정 아이콘
Creep 이 아니라니...예측실패
HalfDead
22/12/17 09:49
수정 아이콘
알고리즘 타다 우연히 루노라쿠스님 유튜브 갔다가 내용에 비해 구독이 별로 없다는 생각 했는데 똑같네요들
지대호
22/12/17 11:54
수정 아이콘
롯데 황재균~ 롯데 황재균~
aDayInTheLife
22/12/17 12:51
수정 아이콘
대중예술이라는게 참 오묘하고 사람 머릿속을 뒤흔든다 생각하는게 재능과 노력 차이도 참 크고 대중적 성과와 예술적 성취가 일치하지도 않는다는 점 같아요. 뒤늦게 빛을 보는 경우도 많지만 지고 나서 인정받는 것도 많고…
신성로마제국
22/12/17 13:24
수정 아이콘
저는 이 곡의 오아시스 버전도 있다는 걸 알고 그때 커버곡이라는 거 깨닫고 충격 먹었습니다.
동네노는아이
22/12/17 21:11
수정 아이콘
오!! 내가 좋아하는 컴온 삘더 노이즈!!!
걸스 락유어 보이즈!!!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448 [일반] 훌륭한 해적 / 영원한것은 없다 [7] 레드빠돌이7861 22/12/16 7861 4
97447 [일반] 망하라고 녹음한 노래가 유일한 히트곡... [17] 우주전쟁16654 22/12/16 16654 13
97445 [일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30] kien.12409 22/12/16 12409 5
97444 [정치] 이태원 시민 분향소 다녀왔습니다. [6] 빼사스7908 22/12/16 7908 0
97443 [일반] 인터넷에서 오용되는 법률용어 몇 가지 [54] 23년 탈퇴예정11546 22/12/16 11546 7
97442 [일반] [부동산] '집값 고점' 작년에 무주택자 103만명 집 샀다 [204] 김건희21403 22/12/16 21403 3
97441 [일반] 일본 1인당 GDP, 올해 대만·내년 한국에 추월당해 [87] 톤업선크림15535 22/12/16 15535 1
97439 [일반] 대전의 107년 역사 유성호텔도 철거된다고 합니다.. [57] 시나브로16298 22/12/15 16298 6
97438 [일반]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들이 영정과 위패가 놓인 시민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25] 아이군13621 22/12/15 13621 14
97437 [정치] 한총리, 10.29 생존학생 극단선택에 "본인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 생각 강했으면 좋았을 것" [119] 동굴곰20142 22/12/15 20142 0
97436 [일반] 소소하고 확실한 (구매의) 행복 [33] 자급률10663 22/12/15 10663 6
97435 [일반] 상남자 조상님들의 놀이, 석전 [35] 티아라멘츠9997 22/12/15 9997 9
97434 [일반] 요양원 이야기2 - “즐기자! 발버둥을 치더라도!” [3] 김승구8274 22/12/15 8274 18
97433 [일반] 뻘글: 1958일- 800명 [79] SAS Tony Parker 12173 22/12/15 12173 16
97432 [일반] 전광훈 이단 지정이 연기되었습니다. 추가) 3년 자격정지는 확정되었습니다. [58] 계층방정11673 22/12/15 11673 2
97431 [일반] 성은 더러운가? 인간의 유일한 대인 생물병기 [86] 계층방정16438 22/12/15 16438 3
97430 [정치] 도덕은 혐오를 막지 못한다: 피해자는 피해자다워야 한다 [17] 계층방정11652 22/12/15 11652 0
97429 [정치] 요양급여 불법 수급 혐의' 尹대통령 장모 무죄 확정 [134] StayAway19118 22/12/15 19118 0
97428 [일반] 겨울철 노벨상 후보들 / 난방기기들의 역사 [23] Fig.115027 22/12/14 15027 12
97427 [정치] 제가 보수로 전향한 첫번째 계기 [173] antidote19504 22/12/14 19504 0
97426 [일반] 아바타2 보고 왔습니다.(조금 스포) [37] 그때가언제라도11003 22/12/14 11003 3
97425 [일반] 아재 냄새나는 MP3기기 사용기 [43] 단맛9666 22/12/14 9666 6
97424 [정치] 임대차 3법 시행 2년이 지났습니다. [61] 만수르12662 22/12/14 1266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