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9/24 22:45:33
Name 펠릭스
Subject [일반] 8년간의 추억을 쌓아왔던 그녀의 이야기.

진짜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단발에 보이쉬했던. 심지어 삼국지 덕후였어요. 성격도 털털하고. 가슴 달린 남자. 그래도 .. 음.... 예뻤습니다. 단발에 물론 메이크업은 화려했지만 단발에 예쁘면 진짜 예쁜 거지요.

8년을 사귀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 5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감사 할 정도로.

그러다가 6년차 되니가 슬슬 이게 바뀌더군요. 뭐 익숙해져서 애정이 식고 이런게 아니라.... 그분께서 바뀌더군요. 점점 [여성]스러워져집니다. 그리고 그 전에 가지고 있던 그 매력들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그래도 사귄지 6년차 그해 겨울 제주도는 아름다웠지요. 그때의 추억은 진짜로 잊기 힘들겁니다.










그리고 헤어진 그녀와의 기억이 추억으로 기억 될 무렵.

어떤 여자애를 만났습니다. 똑같이 털털한 단발에 삼국지 덕후. 심지어 외모도 비슷한.

알고보니까..... 사촌언니더군요.

그 언니의 이름이 바로 House of the Dragon이라더군요.















시즌 6 마지막 세 서자의 전쟁. 여기가 아마 왕좌의 게임의 마지막 불꽃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즌 7이 시작되었습니다.

세 서자의 전쟁으로 화려하게 끝맺었던 왕좌의 게임은 그렇게 씁쓸하게 끝이 났습니다.










딱 브레이킹 베드의 속편같은 느낌입니다.

케릭터들은 확실히 약합니다. 용엄마에 비하면 새 주인공의 포스는 아직까지는 허세에 빠진 애새끼고. 무엇보다 얼굴이.. 흠. 흠. 뭐 지능캐니까 봐 준다만.

임프도 없고, 제이미 라니스터도 없고, 초반의 희망 숀빈훃아도 없고.

진자 왕겜의 진 주인공은 티리온 라니스터입니다. 이만한 케릭터가 없다는 건 진심 아쉬운 부분입니다.

진짜 수수합니다. 드라마가. 전작에 비하면. 악쑌도 덜 화려해 미남 미녀도 부족해. 전쟁에 난리가 나야 하는데 그냥 왕국의 황혼기라서 별 전쟁도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러 콜 사울에서 보여주었던 그 느림의 미학의 단편이 보입니다. 몰아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빌드업 하고, 보여줄거 다 보여주면서. 클라이막스, 카타르시스따윈 필요 없고 우리는 서사를 쓴다. 딱 이 태도입니다.

팔릴만한 작품은 아닌거 같은데 진짜 취향저격입니다. 마치 0.6 더 와이어 보는 느낌적 느낌.








덧. 피씨로 범벅되어 있지요.

흑인 발라리안 가문에, 중요인물인 게이?

뭐, 어쩌라고.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장땡이지. 흑인 지니가 나와도 자스민 공주가 걸스 캔 두 애니띵을 써도, 아니, 흑인 모건 프리먼이 하나님으로 나와도 간지만 나면 아무도 태클을 안겁니다.  

그런의미에서 진심 성공적인 피씨가 아닌가 싶슾셒슾.

못만드니까 피씨가 욕을 먹는 거에요.








일단 5회까진 달렸는데 진짜 그런 맛이 있습니다. 다 아는데, 다 아는데 또 먹게 되는 그 국밥같은 맛. 무엇보다 여기 등장인물들은 중세배경 판타지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이라 더 마음에 듭니다. 21세기 인물들이 아니라.

진짜 이시리즈가 기대되는건 원작자가 이미 플롯을 다 짜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얼음과 불의 노래 이전인데 개같은 각본가놈이 망쳐놓는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요.



암튼 강추합니다. 이것 때문에 한 2년간 인연이 없었던 웨이브 다시 구독했었지요. 아쉬운건 5회까지 달려버렸다는 것. 남궁민 나온 새 드라마나 볼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시린비
22/09/24 23:12
수정 아이콘
앞부분만 읽고 진짜 연애담인가 했는데...
diamondprox
22/09/24 23:18
수정 아이콘
가슴에 털 달린 남자라고 해서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PC 연애담을 기대했는데 아쉽군요. 크크

아름다웠다는 6년차 제주도는 아마 계속 욕처먹던 시즌6의 마지막 불꽃같던 'Battle of the Bastards'를 얘기하는 거 맞나요?

저는 욕먹은 시즌7까지는 그래도 떡밥 회수 + 스케일 크고 때깔 좋은 비주얼이라는 측면에서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미고띠
22/09/25 12:40
수정 아이콘
털털하고 가슴달린 남자입니다 크크크
larrabee
22/09/25 00:01
수정 아이콘
다른거보다 완결이 안나있는걸 드라마화한게 제일 큰 문제였던거같아요. 만드는동안 당연히 완결될줄 알았지만.. 안되면서 드라마스토리도 시궁창으로 간거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이작품은 그럴 일은 없으니 좀 더 안심(?)하고 볼 수 있을거같습니다.
교대가즈아
22/09/25 05: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브레이킹 배드보다 베터콜사울이 더 재밌더군요.
왕겜은 그.. 존 스노우 여친 서사까지가 젤 재밌었던 거 같아요. 그 뒤론 영..
최종병기캐리어
22/09/25 07:48
수정 아이콘
토르 헤임달처럼 매력 쩔면 극호인데 무지성 PC는 노답.
22/09/25 07:56
수정 아이콘
왕좌의 게임에 데인 기억 때문에 완결되면 볼까 하다가 그냥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는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느린 호흡으로 천천히 서사를 쌓아나간다는 표현은 정말 공감합니다. 근데 이건 왕겜때도 중간까진 그랬죠. 제이미-브리엔느, 아리아-하운드가 몇 개 에피소드를 소비해가며 로드무비를 찍으면서, 그동안의 감정변화를 천천히 그려나가더니, 언제부턴가 캐릭터들이 순간이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22/09/25 10:17
수정 아이콘
단발의 그녀가 누구인가요?
22/09/25 12:15
수정 아이콘
삼국지라...누가 촉이고 누가 위죠? 스타크가 촉이고 라니스터가 윈가요?
일각여삼추
22/09/26 16:11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기대 이상이더라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574 [일반] 레노버:수냉쿨링을 갖춘 리전 9i 노트북 발표 [15] SAS Tony Parker 7670 23/08/23 7670 0
99258 [일반] 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겪게 되는 어려움 [25] Icis9510 23/07/21 9510 36
99117 [일반] 연년생 자매 육아, 요즘은 그래도 살만합니다. [48] 착한아이9240 23/07/02 9240 41
99058 [일반] 집 나간 적 없는 꿈을 찾습니다 下편 (내가 찾은 꿈의 결론은? 또태지) [2] 두괴즐6312 23/06/25 6312 6
98800 [일반] GPT4와의 대화 — 니체 초인사상 (40,000자 토크) [22] 번개맞은씨앗8257 23/05/17 8257 10
98643 [일반] 그래서 슈뢰딩거가 만든 상자 안에 고양이는 죽은거야? 산거야? [52] Quantumwk9734 23/04/29 9734 4
98565 [일반]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jpg [12] 캬라13505 23/04/24 13505 10
98303 [일반] 뉴욕타임스 3.29.일자 기사 번역(AI는 통제가 필요하다.) [20] 오후2시9728 23/03/29 9728 8
98004 [정치] 모든 것은 신뢰의 문제? [28] 딸기거품12751 23/02/25 12751 0
97646 [일반] 나의 전두엽을 살펴보고 싶은 요즘 [8] 사람되고싶다9541 23/01/06 9541 12
97642 [일반] 여성의 사회성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61] Gottfried15305 23/01/06 15305 17
97631 [일반] AI가 그림을 그리면 예술은 망할까? (예술 작품이란? / 비싼 작품의 이유) [36] Fig.110314 23/01/05 10314 3
97506 [일반] 여성향 장르물에서 재벌과 왕족이 늘상 등장하는 이유 [72] Gottfried14131 22/12/23 14131 44
97468 [일반] 개인적으로 챙겨보는 네이버 웹툰들 [125] 자급률17066 22/12/19 17066 7
97464 [일반] 소아과 의사부족에 대한 개인적인 예측.. [150] lexial16267 22/12/19 16267 13
97426 [일반] 아바타2 보고 왔습니다.(조금 스포) [37] 그때가언제라도10431 22/12/14 10431 3
97342 [정치] 유승민 경멸하지만 대선 최종경선 때 유승민 찍은 이유 [100] darkhero18787 22/12/07 18787 0
97100 [일반] [바둑] 왜 바둑은 남자기사가 여자기사보다 더 강한가? [152] 물맛이좋아요23764 22/11/05 23764 77
96927 [일반]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56] 김은동14862 22/10/21 14862 150
96668 [일반] 8년간의 추억을 쌓아왔던 그녀의 이야기. [10] 펠릭스10824 22/09/24 10824 3
96499 [일반] 만화 5편 추천(웹툰 포함) [23] goldfish15503 22/09/02 15503 5
96338 [일반] 주변사람 중에 피타고라스 정리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211] 구미나17383 22/08/14 17383 7
96302 [일반] 일본의 AV 피해 구제법을 통해 비춰본 성매매 합법화 [182] 마음에평화를18024 22/08/11 18024 7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