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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1 13:49
그보다는, 신경정신과계열 질환에 대해 얼마나 이 사회가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면증과 ADHD를 가지고 있고 둘 다 4급이나 그 이하의 등급이 부여될 수 있는 질환인데, 성인 되고 징병 신체검사를 받기 전에도, 받은 후에도 상당기간동안 제가 질환자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대학 졸업하면서 기면증 진단을 받아서 이후 재검을 통해 4급 받아서 공익 갔다 왔고, ADHD는 30세 넘어서야 진단을 받았습니다. 두 질환 다 아주 가벼운 수준은 아닌데, 진단 받기 전까지 제가 그 질환자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진단 받은 이후에 다들 '아 그러고보니...' 하는 거죠. 진단 과정을 생각해보면, 징병 신체검사 때 아무리 신경을 많이 기울이더라도 (며칠동안 합숙검사를 하지 않는 한...) 당사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신경정신과 계열 질환을 캐치해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면증 진단만 해도 제대로 하려면 검사에만 거의 만 하루가 필요합니다.) 즉, '징병 신체검사가 형편없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2/07/03 10:20
기면증은 Multiple sleep latency test를 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 대학병원 쯤 가야 가능한지라 본인이 직접 진단서를 내지 않으면 임상 증상으로만 진단하기 좀 무리가 있습니다. 정신과 진단이 가지는 낙인효과 때문에(속칭 말하는 F code) 함부로 진단했다가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거든요. 징병검사를 담당하는 의사들도 계급만 대위지 똑같은 징병 군인이라 그럴 의지가 없죠.
그리고 조니쿠마님이 받으신 진단은 정확히는 "Adult" ADHD입닏 성인에게도 ADHD가 있을 수 있다는 합의 자체가 이루어진지 얼마 안되었어요. 그래서 30세 넘어서야 진단이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mild한 major depression이나 bipolar의 아형으로 생각됨) 물론 이 사회가 정신과 질환(신경정신과는 공대로 비유하자면 서로 다른과인 전자과와 컴공을 전컴이라고 한데 묶는 급이고 narcolepsy와 ADHD는 정신과 질환)에 무지하고 마냥 터부시한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습니다.
22/07/01 13:58
이런 건 자기가 알아서 진단서 받아와야 인정됩니다. 그게 없이 맨몸으로 가면 신검에서 판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현역기준 완화되는 추세와는 달리 정신과쪽은 군대 가능한 안 보내게 거꾸로 입영요건을 강화했습니다. https://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5060818
22/07/01 13:59
그런데 저런 분들은 특징이 본인이 정신이상인걸 모르고 그냥 현역병으로 입대해서 문제가 되는건데 요건 강화가 효과가 있어보이지가 않네요
차라리 정신이상자가 모르고 입대하면 곧바로 사회로 내보내주는 제도적 장치가 훨씬 더 낫지 않나 싶은데요
22/07/01 15:53
저거보고 애를 쓰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온갖부적격자들 다 끌고가는 동시에 그에 수반할 수 있는 총기난사같은 자기들 욕먹을 짓은 줄여보려는 몸부림이 보이네요
22/07/01 13:45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인것처럼 가장 멍청한 사람들도 대부분 남자인것은 이미 통계로 드러났죠. 남성이란 성별 자체가 편차치가 높은것 같습니다. 안타깝네요 그런 분들 보면..
22/07/01 14:19
사실 (저 처음 신검 받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종합병원 가서 여러가지 검사 받고 병무용진단서(구 병사용진단서) 받아오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종합진단'이란 걸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에 썼듯이 며칠동안 숙식하면서 검사하지 않는 이상 당사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신경정신과 계열 질환을 캐치해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면증 진단만 해도 제대로 하려면 검사에만 거의 만 하루가 필요합니다.) 징병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당연한 것 같습니다. 징병 과정이 아니고 가정생활, 학교생활, 사회생활 하면서 발견할 수 있게 해야겠죠.
22/07/01 22:41
정신질환은 다른 병처럼 객관적으로 딱 집어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외상은 눈에 딱 보이고, 호르몬 계열 질환은 혈액검사 등으로 찾아낸다지만 정신질환 검사는 신검때 받는 문답지 이상의 검진방법이 딱히 없거든요. 정신과 전문의와의 면담 및 문진 말고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서, 다수의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검진할 수단 자체가 부족하죠.
제 경험으로도 처음에는 우울증으로 판단해서 약을 먹다가 몇 가지 추가적인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불안증으로 판단해서 약을 바꾼 이후에 증상이 크게 호전됐거든요. 그렇게 하기까지 몇개월이 걸렸고요. 그만큼 정확한 진단이 어렵습니다.
22/07/01 15:18
요즘 신검은 그 일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될 사람들이 나는 이런 문제가 있다라고 소명해도 끌려가서 본문처럼 중간에 내던지고 상처주는 일만 하고 있지 도대체 할당량 채우는거 말고는 다른 부가적인 목표나 기능은 하는게 있기나 한가 의심스럽습니다.
22/07/01 15:26
대한민국의 흔한 군대 다녀온 남성이고, 정말 통계학적으로 의미 없는 '자신 경험, 내 주변'도르이긴 합니다만, 지금 인적자원의 질은 솔직히 징병제를 하는 국가로서는 국가파산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을 왜 군대로 끌고 갑니까? 사지멀쩡하고 정신멀쩡하고 전쟁 잘하라고 사용하는 인력 아닙니까? 모병제가 현실성이 없다면 그 만큼이나 동일하게 현실성이 없는게 작금의 징병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국방에 관심 있다면 무기개발이나 수출에 관심을 가질게 아니라, 지금 군대에 어떤 사람들이 가고 있는지도 고민해봐야하는데 어느 사회계층에서나 논의의 부족함을 느낍니다. 신체검사라는게 도대체 허리 디스크, 끔찍한 시력, 정신병력이 있어도 '아 중간에 부적합으로 나오시던가요 일단 이건 이 연예인이 써먹어서 님은 현역임' 식으로 도장 찍어주는데 이런 절차에 '검사'라는 단어 자체 붙여주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중간에 부적합한 인생이 될려고 사는 청년이 어딨습니까?
22/07/01 15:40
현역기준 완화되는 추세와는 달리, 정신과쪽은 군대 가능한 안 보내게 거꾸로 입영요건을 강화했습니다.
https://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5060818
22/07/01 15:57
군대 얘기를 시작하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서 시작을 잘 못합니다.
제 인식에선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 생기게 해주는 곳인데, 애초에 힘들던 분들은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22/07/01 21:52
요즘엔 경증의 자폐스펙트럼 장애로 재분류하고 있어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 자체는 폐지되었습니다. 10년 사이에 시스템이 많이 좋아져서 지금은 영유아기나 학령전기에 스크리닝해서 심각한 사회성 발달 문제가 있는 개인은 미리미리 걸러내는 편입니다. 덕분에 저런 분들이 예전처럼 두드려 맞아가며 학교 졸업하고 결국 군대까지가서 사고나는 경우는 생각보단 많이 드뭅니다.
22/07/02 09:49
정신질환을 치료가 필요한 병이 아니라 감춰야할 치부로 터부시 되는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어려운 문제죠.
군대가는 자녀를 둔 현 40-50세대에선 여전히 자녀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군대를 빠지기보다 군대 다녀와서 어리숙한 부분들이 고쳐지길 막연하게 바라는 쪽이 더 많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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