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7/12 18:12:14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객기(?) 부리다 임자 만났던 실베스터 스텔론
5d385f4648c50a21a61a9d4b?width=1136&format=jpeg

우선 저는 실베스터 스텔론을 좋아합니다. 말투도 좀 어눌하고 연기를 잘한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그의 연기에는 말로 설명하기는 좀 힘든 진전성 같은 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연기와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실베스터 스텔론이 객기(?)를 좀 부리다 혼이 난 이야기입니다.


6f04aebbcbc7b6ae76d9202266a99afc.jpg


실베스터 스텔론의 인생작하면 뭐니뭐니해도 [록키]를 꼽을 수 있을 텐데요. 무명이였고 힘든 삶을 살던 그를 단숨에 궤도에 올려놓아준 작품이지요. 스포츠 영화, 복싱 영화의 고전이기도 하고. 이 영화는 첫 편이 성공하면서 시리즈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록키]이름으로만 아마 5편이 나왔을 거고 같은 세계관으로 자식들의 이야기를 다룬 [크리드]도 2편이나 나왔지요.

스텔론이 세번 째 록키영화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록키 1편과 2편은 록키 대 흑인 복서 아폴로의 대결이었다면 3편에서는 새로운 빌런으로 Clubber Lang이라는 선수가 나오고 미스터 T라는 배우가 역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Clubber Lang 역에 미스터 T 이전에 거론되던 실제 복싱선수가 있었습니다. 이 선수의 이름은 어니 세이버스(Earnie Shavers). 어니 세이버스는 고만고만한 커리어의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헤비급 세계타이틀매치를 2번이나 치렀던 강자였고 (두 번 다 져서 챔피언은 되지 못함) 투박함과 약한 내구력으로 인해 세계챔프가 되지는 못했지만 순수 펀치력이 가장 강한 복서가 누구냐를 따질 때 항상 거론되는 강펀치의 소유자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실 만한 목사님 조지 포먼 보다도 더 펀치력이 쎘다고 회자되는 선수였지요.


Rocky-III-Clubber-Lang-Mr-T.jpg
록키 3에서의 미스터 T

AliShavers.jpg
무하마드 알리에게 펀치를 선물하는 어니 세이버스


스텔론이 어느 날 세이버스에게 연락해서 체육관으로 좀 나와주겠냐고 했습니다. 둘이 링 위에 오릅니다. 일종의 오디션을 보게 된 셈인데 세이버스도 내심 역을 따낼 생각이 있어서 살살 합만 맞춰주는 식으로 했나 봅니다. 갑자기 스텔론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세이버스에게 "실제로 때려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링에서 이렇게 합을 맞추다 보니 갑자기 "이거 되겠다!?"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텔론: "Don't hold back, Earnie. Hit me"]
[세이버스: "I can't do that, Mr. Stallone."]
[스텔론: "C'mon. Show me something, and sort of hitting me. sort of"]


스텔론의 계속되는 요구에 세이버스는 어쩔 수 없이 스탤론의 갈비뼈 밑으로 바디샷을 하나 선물합니다. 스텔론은 숨도 못 쉬면서 캔버스위를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누군가가 링 위로 올라와서 스텔론을 도와서 링 밖으로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를 화장실인지 어딘지로 끌고갑니다. 실베스터 스텔론의 회고에 따르면 그때 바로 화장실로 가서 토했다고 합니다.

결국 어니 세이버스는 Clubber Lang 역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그게 꼭 스텔론에게 바디샷을 날려서였는지 아니면 연기 등 다른 모든 면을 고려한 스텔론과 제작사의 고심에 찬 결정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의 교훈은 복서에게는 객기 부리지 말자 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is-Plus
20/07/12 18:1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장인어른 존경합니다.
스윗N사워
20/07/12 18:24
수정 아이콘
#### 비슷한 세대 헤비급 복서들이 말하는 최강 펀처

조 버그너 - 어니세이버스가 제일 셌다.
조지 포먼 - 론 라일이 제일 셌다
래리 홈즈 - 어니세이버스가 제일 셌다.
에반더 홀리필드 - 리딕 보우가 제일 셌다.
어니 세이버스 - 론 라일이 제일 셌다.
켄 노턴 - 어니세이버스가 조기 포먼, 게리 쿠니보다 훨씬 셌다. 한대 맞을 때마다 게임을 그만두고 싶었다.
무하마드 알리 - 어니세이버스가 제일 셌다.

실베스터 스탤론 - 나도 안다
20/07/12 20:34
수정 아이콘
론 라일은 뭐라 했나요?
스윗N사워
20/07/12 20:35
수정 아이콘
지금쯤 자고있을거에요... 내일 물어보겠습니다
리와인드
20/07/13 16:08
수정 아이콘
하루 지났습니다 어떤가요?
스윗N사워
20/07/13 17:01
수정 아이콘
아직 워싱턴은 새벽 4시군요... 저녁에 물어보겠습니다.
우주전쟁
20/07/13 17:42
수정 아이콘
론 라일 (1941. 2. 12 ~ 2011. 11. 26)
스윗N사워
20/07/13 18:36
수정 아이콘
결국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주먹이 많이 아팠나보군요... RIP...
거짓말쟁이
20/07/12 18:48
수정 아이콘
객기를 부려도 어니 세이버스한테...단순 펀치력으로 조지포먼보다 세다는 남자를
감전주의
20/07/12 19:14
수정 아이콘
안 죽은게 다행이네요...
Hulkster
20/07/12 19:49
수정 아이콘
록키별보여...진짜 위험했겠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abc초콜릿
20/07/12 22:10
수정 아이콘
아폴로 크리드 역을 맡았던 칼 웨더스도 촬영장에 진짜 조 프레이저가 오니까 객기가 발동해서 프레이저를 도발했다는 썰도 있었죠. 이 경우엔 실제로 프레이저한테 얻어맞진 않았지만
서린언니
20/07/13 00:37
수정 아이콘
해글러도 그렇고 머리가 없어질수록 펀치력이 강해지는군요 그러고보니 포먼도 ..... 타이슨도......
StayAway
20/07/13 03:44
수정 아이콘
원펀..
파이몬
20/07/13 08:31
수정 아이콘
살아서 다행이다;;
及時雨
20/07/13 09:55
수정 아이콘
너무 유명한 선수였네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4125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0859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2823 29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6845 3
102643 [일반] 위스키와 브랜디의 핏빛 역사 [3] 식별1266 24/11/12 1266 10
102642 [일반] 경고 없는 연속 삭제는 너무 한 거 아닌가요? [143] 지나가던S7253 24/11/12 7253 67
102641 [일반] 코리아보드게임즈 "완경기" 번역 논란 [186] 마르코7277 24/11/12 7277 23
102638 [일반] 피지알 정치글에 대한 기준 [47] 방구차야3188 24/11/12 3188 17
102637 [일반] 동덕여대 공학전환 논란과 시위 , 총장 입장문 (수정) [124] 유머7308 24/11/12 7308 10
102636 [일반] 삼성전자가 53,000원까지 밀렸습니다.. [122] 뜨거운눈물7542 24/11/12 7542 2
102634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9. 얽힐 구/교(丩)에서 파생된 한자들 [3] 계층방정1014 24/11/12 1014 2
102632 [일반] 일본 어느 고등학교 스쿨밴드의 유튜브 커버 영상을 보고서… [10] 투투피치4773 24/11/12 4773 6
102631 [일반] 뉴욕타임스 10.27. 일자 기사 번역(쇼팽의 새로운 곡이 발견되다.) [9] 오후2시2960 24/11/11 2960 5
102630 [일반] fomo가 와서 그냥 써보는 이야기 [41] 푸끆이6397 24/11/11 6397 12
102629 [일반] 견훤의 삶을 알아보자 [10] 식별4274 24/11/11 4274 20
102628 [일반] 바둑 / 국제 메이저 세계대회 대회의 진행 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30] 물맛이좋아요6466 24/11/11 6466 8
102627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3 [21] Poe4992 24/11/11 4992 58
102626 [일반] 과부하가 걸릴 것 같은 정도로, 많은 생각들. [18] aDayInTheLife5049 24/11/10 5049 5
102624 [일반] 금 은 비트코인 / 금은비/ 자산의 소유 [14] lexial6693 24/11/10 6693 3
102623 [일반] 미국 일반인들의 자산대비 주식투자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합니다 [46] 독서상품권10819 24/11/10 10819 3
102622 [일반] [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2] 김치찌개2503 24/11/10 2503 0
102620 [일반] <아노라> - 헛소동극,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것.(노스포) [4] aDayInTheLife2709 24/11/09 2709 4
102617 [일반] 우리나라가 대체 언제 중국 문화를 뺏어가려 했을까? [66] 럭키비키잖앙10202 24/11/08 10202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