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렇게 금방 식어버릴수준의 영화는 아닌데,(관객수뿐 아니라 화젯거리도 안되는..)
워낙 시기가 안 좋아서... 이젠 더 보실분이 드물거 같아서 써봅니다.
*영화에서는 다들 가명으로 나왔지만,1달이 지나버려서 가명들이 도무지 생각이 안나요..실명으로 적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김재규가 박정희를 쏘는 그 사건을 처음과 끝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저는 태어나지도 않은.. 그런 책이나 사진으로만 볼수있는 시대죠.
보통 이 정도의 옛날을 재현할 경우에는 그 시절을 재현하다보면 좀 촌스러운 그시절느낌을 주는데,
이영화는 대부분의 장면이 고급지다 세련되다의 느낌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배경이 청와대,남산,유럽,미국등이다보니까 그런 느낌을 주는거같네요.
당시 우리 아버지들이 살고있던 사회와의 접촉은 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그 멋진 장면들이 거사의 성공가능성에서는 붕 떠있던.. 김재규의 10.26계획과도 비슷해보입니다.
의도한걸까요?
아래는 아쉬운점
이 영화의 김재규는 거사를 치루는 주인공이지만, 수동적인 인물입니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정말 끝에 몰려서야 행동을 해요.
정말 욱하는 성질 하나없이 착한사람이거든요.
이런사람이 왜 근20년이나 박정희와 같은길을 걸은건지..가상 일화를 넣어서(실제 김재규는 쿠데타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영화에선 혁명동지로 묘사) 설명을 했는데도 이제와서?? 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형욱도 정말 괜찮은 사람입니다.
실제로는 일본 출판사에서 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려고 자서전원고를 넘겼다는게 세탁되서 인물이 평면적으로 바꼈거든요.
저런 소심하면서도 착한사람이 무슨깡으로 그런 못된짓을 했다는거지?? 하는 느낌도 들고 김재규와 너무 쉽게 신뢰를 쌓아요.
김재규가 이사람을 믿어야할까? 믿지 말아야할까?를 관객들에게 끝까지 질문하게 만드는 사람이였다면 더 재미있었을거 같습니다.
차지철은 성질만 급한, 나쁜놈입니다.
나쁜놈인게 사실이니까 이경우는 고증에 맞겠지만,실제 살았던 차지철은 효자이며,권력에 비하면 재산욕이 적었고,기독교 신념때문에 금주를 하는, 자신의 신념에는 타협이 없는면도 있던 이중적인 인물이죠.항상 누굴 죽여라,양보하지마라 그런 큰소리를 당당하게 쳤지만,김재규가 총을 한방 빵쏘니까 박정희를 팽개치고 도망갔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케릭터를 잘 살리지 못했어요.
그냥 일X할거같은 사람이 시민학살하자고 하는 씬보다, 자기 엄마는 끔찍하게 아끼는 사람이 뒤돌아서 수십만의 아들과 수십만의 엄마들을 죽이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게 더 섬뜩하지 않을까요?
박정희도 케릭터가 약합니다
김재규가 물리쳐야 하는 케릭터인데,너무 마음속을 -관객들한테 - 자주 보여줍니다.김재규의 행동하나하나에 박정희가 쉽게 속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한층 무서웠을거같네요.관객들의 호평도 대부분 '임자옆엔 내가 있으니까'로 보여주는, 김재규를 속이는 모습에 대한거였으니..
전두환은 쓸데없이 비중을 너무 많이 가져갔어요.
전두환을 최종흑막으로 만들기엔 10.26사건 자체에는 전두환은 별다른 비중이 없었죠.물론 뒷처리에서는 존재감100이지만 자막처리해버린 부분이고..마지막에 더블백하나 들고 금괴를 담는건 너무 비루해보여서(좀도둑같은) 애써 여기저기에서 분량빼다 준비해둔 무게감이 살질 않아요.피묻은권총을 가만히 쳐다보다 살짝 웃는씬같은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김재규가 흑막으로 인식했던 최태민 대신 전두환에게 비중을 줬지만,그 값을 못한거같아요.비중 먹튀같은 느낌..
이런 인물에 대한 아쉬움을 빼면 분위기묘사나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박정희와 김재규의 연기가 잘된거같습니다.박정희가 카리스마가 아니라 능청스러움으로 무서운건 처음인거같네요)도 좋았고..긴장감 조성을 위한 첩보스릴러씬도 괜찮았어요.
비주얼에(배우의 연기를 포함한) 비해 인물들이 약했다..정도의 평을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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