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6/25 11:42:40
Name 글곰
Subject [일반] (기생충+장고 스포)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에
  (본 글에는 개봉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스포주의를 달아주는 게 예의인 영화 [기생충]과, 개봉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그냥 겸사겸사 스포주의를 다는 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의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Django unchained)에서, 독일에서 온 현상금 사냥꾼 킹 슐츠는 흑인 노예인 장고를 구출한 후 자유를 준다. 그리고 아내를 구출하길 원하는 장고를 위해 그를 뛰어난 현상금 사냥꾼으로 훈련시킨다. 이후 둘은 비열한 악당 켈빈 캔디가 장고의 아내를 사들였다는 소식을 접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켈빈 캔디는 그야말로 순수한 악당에 가까운 인물이다.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고, 어느 한 쪽이 죽어나가야 끝나는 노예들의 격투를 즐기며, 프랑스 문화를 즐기는 척하나 실상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속물이다. 슐츠와 장고는 그의 노예가 된 장고의 아내를 되찾으려고 사기에 가까운 계획을 꾸민다. 그러나 이 속임수는 마지막 순간에 들통이 나 실패하고, 캔디는 경호원을 불러들여 그들에게 총을 겨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캔디는 거래에 있어서는 의외로 깔끔한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두 사람이 자신을 속여 넘기려 한 것을 알았음에도 그가 장고의 아내를 돌려주는 대가로 요구한 것은 슐츠가 원래 격투기 노예의 대금으로 자신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일만 이천 달러뿐이었다. 물론 어마어마한 거액이었지만 슐츠가 즉시 돈을 꺼내 지급한 후에도 그의 지갑에는 여전히 돈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이후 슐츠는 그를 경멸하고,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한 캔디는 계약 종료의 뜻으로 악수를 요구한다. 악수는 곧 두 사람이 동등함을 상징하는 행위. 캔디는 악수는 그의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그딴 식으로 나를 무시하고 깔보지 마라. 내가 아무리 증오스럽다 해도 네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라.

  캔디 같은 저열한 인간과 악수를 나누고 싶지 않았던 슐츠는 거부한다. 그러나 캔디는 악수를 거절한다면 장고의 아내를 넘겨주는 계약도 취소해 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중무장한 캔디의 부하들이 곁에서 그를 노려본다. 그 상황에서 잠시 고민하던 슐츠는 결국 숨겨두었던 총을 꺼내 캔디를 사살한다. 그리고 캔디의 부하들에게 죽기 직전에 장고를 돌아보며 유언을 남긴다.

  “미안하네. 도저히 참을 수 없었어.(I'm sorry. I couldn't resist.)”



  슐츠는 작중에서 꽤나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고결하지는 않다. 현상범이 자신의 아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를 쏴죽이기도 하고, 비록 악인이라 해도 캔디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대신에 사기를 쳐서 장고의 아내를 되찾으려 한다.

  켄디는 어떤가. 그는 부자이고, 악당이며, 비열한 인간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당대의 시대상에서는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악당이기도 하다. 흑인이 말에 탔다는 사실만으로도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경악하는 이 시대에서 그는 그저 남들과 별다를 바가 없는, 어쩌면 그저 남들만큼만 저열하고 남들만큼만 형편없는 인간이었다.

  그러면 생각해 보자. 슐츠가 그를 쏴 죽인 건 정당했나? 악수를 요구한 것이 죽을 정도로 거대한 잘못이었나? 그리고 기생충에서, 송강호가 이선균을 찔러 죽인 건 정당했나? 냄새에 얼굴을 찌푸린 것이 그토록 큰 잘못이었나?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선이 있다. 그 선 안에서라면 인간은 대부분의 일들을 감내하고 참으며 살아간다. 그 선은 때로는 개인의 신념이기도 하고 혹은 도덕과 윤리이며 또는 사회의 법과 규정이다. 직장상사의 성질머리가 더러워도 그를 두들겨 패지 않는다. 엿 같은 작자가 진상을 부려도 웃으며 응대한다. 학교에 가기 싫어도 등교는 한다. 과자를 사먹을 돈이 없다고 해서 강도질을 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참는 존재다. 참지 않으면 함께 살 수 없으니까. 그 어떤 것도 참지 않는 인간이라면 이미 어디에선가 뛰어내렸거나 아니면 구속복을 입은 채 정신병동 침대 위에서 몸부림치고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때때로 선을 넘는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에.  



  그러므로 그들이 죽을 만한 잘못을 했는가? 라는 내 질문은 애초에 틀려먹었다.

  이선균은 그저 평범한 인물이다. 적당히 속물적이고 적당히 도덕적이다. 졸려 죽을 지경인데도 자식의 장난에 맞장구를 쳐 줄 정도로 좋은 아빠고, 휴일에 운전기사를 불러 쓸데없는 일로 부려먹는 진상 고용주이기도 하다. 캔디는 그보다 좀 더 악인 쪽에 치우쳐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무결하게 순수한 악은 아니다. 그 또한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우리가 고개를 한 번 돌려보면 눈에 보이는 여러 사람 중 하나인.

  그들이 죽은 건, 살해당한 건 그들이 악당이어서가 아니다. 그저 그들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타인의 선을 침범했을 뿐이다. 그 행동 안에 어떤 종류의 악의가 담겨 있었을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자신의 죽음을 불러올 만한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저 운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눈앞에 있었던 상대가 최후까지 지키길 원했던 ‘선’을 침범하고 넘어가는 순간, 결국 파국이 태어나고 그들은 죽음을 맞이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다. 누군가가 지하 밀실에서 혼자서만 살아간다면 누구의 선을 침범할 일도 없고 누군가가 나의 선을 침범할 일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가기에 좋든 싫든 간에 그런 일은 벌어진다. 그것도 아주 자주.

  하지만 타인이 자신의 선을 넘었다고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이 엄청나게 많은 반면, 반대로 내가 타인의 선을 침범했다고 슬퍼하는 자는 거의 없다. 인간은 원래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니까. 그렇기에 결국 그 침범이 자신의 죽음을 불러오게 된 그 최후의 순간에도 인간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왜 죽었는지를. 방금 전까지 인디언 모자를 뒤집어쓰고 같이 놀던 운전기사가 왜 나를 죽이는지, 총에 겨냥당한 채 자신에게 굴복한 상대가 왜 갑자기 죽음을 각오하고 나를 쏘는지 그 이유를 결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내가 느끼는 ‘기생충’이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세상 혼자 사는 거 아니니까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이 얼간아.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박진호
19/06/25 11:49
수정 아이콘
도저히 참지 못하고 글을 썼다.
달걀먹고빵구빵
19/06/25 11:58
수정 아이콘
박수 짝짝짝
Lord Be Goja
19/06/25 12:30
수정 아이콘
피자상자를 접어주는 하청을 하던 자기집에 소독약을 뿌리도록 방치하고
자기집앞에 노상방뇨 하는 취객에게 찍소리도 못하던 사람도 어느날인가는 돌변하기 마련이죠.
이른취침
19/06/25 12:57
수정 아이콘
개 한마리로 선을 넘을 수도 있죠. 존 뭐시기라던가.
미나사나모모
19/06/25 13:16
수정 아이콘
알킬댐올
19/06/25 14:24
수정 아이콘
죽어가는 악당들이 왜 고작 개 한마리로 이러냐고 절규하는데, 존윅에게는 개 한 마리가 아니라 자신의 한때마나 평화롭고 행복했던 과거의 유일한 유산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죠. 그런 과거를 박살내 버렸으니 남은 건 탕탕탕!
19/06/25 21:45
수정 아이콘
걔넨 야밤에 침입해서 뒤통수 배트로 후리고 차 훔치고 개도 죽였으니....
19/06/25 13: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줄요약:"시대가 그러하니 걍 오바들 하지맙시다 쫌."

꽤나 잘만들었다고 호평받는 영화인데 누군가에겐 이렇게 감상될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부분은 주인공이 박사장을 칼로 왜 찔렀는가 이부분인데,
이 왜 부분을 싸그리 무시하고 결론적으로 주인공이 살인을 했으니 나쁘다는 식의 일차원적 해석을 한다라....
이 부분이야 뭐 글쓴분께서 워낙 순진하신 분이니 그리하였겠지 하고 넘어갈순 있겠는데,
감독이 '소시민적 마인드를 가지라'는 주제를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확언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실소가 나왔습니다.
대범하게 '얼간이들' 이라면서 말이죠 하하하. 어떤 생을 살아오셨길래 저런 감상을 하셨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지하철같은건 평생 안타보고 사셨을거 같은느낌이네요.
사악군
19/06/25 13: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 본문을 잘못해석하신거 같은데요?
본문에 찬성하든 안하든, 마지막의 '얼간이'들은 타인의 선을 넘어 죽음을 맞게된 캔디와 이선균에게 하는 말이죠.
꼭 그들만이 아니라 타인의 선을 넘는 것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으나
적어도 슐츠와 송강호만을 대상으로 하는 말은 절대 아니에요.
처음과마지막
19/06/25 14: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영화에 대한 해석이야 누구나 다를수 있는거 아닌가요? 정답이 없죠?
너무 사고가 좁고 독단적인듯한 댓글이네요?

이런 저런 다양한 영화를 보는 시선이 있는 거죠

자기 생각만 맞다고 하시니 이 무슨?
19/06/25 14:19
수정 아이콘
제가 쓴 글과 댓글 단 분이 읽은 글 사이에는 꽤나 많은 간극이 있는 모양입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글인지, 되게 의아하네요.

송강호가 왜 박사장을 찔렀는지에 대해 쓴 글인데 그걸 무시했다고 하고, 등장인물들이 선도 악도 아니라고 썼는데 살인을 했으니 나쁘다는 식으로 일차원적인 해석을 했다고 하고, 정체모를 소시민적 마인드라는 단어는 대체 왜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누군가에게는 제 글이 이렇게도 감상될 수 있다는 게 저도 신기합니다. 덧붙여 지하철같은 건 평생 안 타보고 사는 삶은 저도 몹시 경험해보고 싶긴 하네요.
선재동자
19/06/25 14:56
수정 아이콘
다른 글을 읽으신 걸까요;;;
본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상대방의 선도 존중하자" 아닌가요?
선재동자
19/06/25 14:23
수정 아이콘
본문을 다시 한 번 읽어보셔야 될거 같은데...저는 오히려 이 댓글이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요.
그리고 어떤 생을 살았냐 지하철 같은건 평생 안타보고 사셨을거 같다는 표현은 무례하신거 아닌가...
밤공기
19/06/25 15:04
수정 아이콘
이런게 본인은 모르는데 선을 넘는 경우에 해당하겠네요.
우리는 하나의 빛
19/06/25 15:49
수정 아이콘
19/06/25 15:08
수정 아이콘
내가 느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라고 하고 ~ 얼간아 라고 되어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논리적인 댓글같은 건 평생 안써보셨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라고 하면 기분이 나쁠지 좋을지 잘 모르시려나요..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평생 해보려고 하지 않았다거나..?
19/06/25 16:2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이렇게 읽으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거죠...
닉네임좀정해줘여
19/06/26 08:53
수정 아이콘
얼마나 배배꼬인 인생을 살아오셨길래.. 눈물이...
갈가메쉬
19/06/25 13:44
수정 아이콘
개개인의 기준선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모순과 그 심화에 대한, 개인의 분노 그 폭발로 인한 양 쪽의 붕괴 혹은 파괴에 대한 이야기라고 저는 생각하며 봤습니다

숙주가 죽으면 기생충도 죽는 거죠 알면서도 당장 자기가 살아야하니 들러붙어서 빨아먹고요
감사하면서도 해를 끼치고 결국 숙주의 파괴가 자기파멸로 이르게 되는 기묘한 공생관계를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양극화 심화에 무관심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모든 층위의 삶이 파괴될 것이다

뭐 이정도?
19/06/25 14:22
수정 아이콘
사실 제목만 봐도 사회구조를 중요하게 다룬 작품은 맞습니다. 다만 꼭 그런 방향으로 보지 않고 반대로 개인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워낙 장고의 그 씬을 좋아하는지라, 기생충 막바지에 그 장면이 오버랩되었거든요.

여튼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면서도 머리가 아프지 않게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인데 그걸 해냈어요.
처음과마지막
19/06/25 14: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공감합니다
사회의 빈부격차와 또 지엽적으로는 개인간의 선을 강조하죠 대사에서도 수차례 강조하죠

여러가지 각도로 공감가는 영화죠

누구나 마음속으로 열받게하는 주변사람들 한두번즘은 죽이고 싶다는 생각은 다들 한두번 하잖아요?

단지 마음속으로 참을 뿐이죠

사람간에 적당한 선은 참 중요하죠

친한 친구간에도 술먹고 서로 선을 넘어서 싸우다가 살인 나는건 흔한 사고 뉴스죠

두번보니가 더 많은게 보이더라구요
처음과마지막
19/06/25 14: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주 깔끔하고 공감가는 리뷰입니다

주변에 멍청한 인간들이 꼭 선을 넘죠

그럴때는 조용히 천천히 멀리하면 됩니다

소중한 인생과 시간을 아껴야죠

기생충은 여러가지 시각으로 다각도로 볼수있죠
선재동자
19/06/25 14:57
수정 아이콘
상대방이 선을 넘는다고 사고를 치면...아래로 가서 못 올라오는거죠;;;
처음과마지막
19/06/25 15:09
수정 아이콘
현실 뉴스에서 매일 올라오는 사건 사고 뉴스죠
연인간에도 부부간에도 서로 선을 넘고 살인하고
친구간에도 술먹다가 선을 넘고 싸우고 살인나죠
회사에서도 마찬가지구요

현실에서는 선을 넘는 사고가 비교적 흔히 일어나죠 박정희도 어찌되었든 부하손에 죽었죠

이세상에서 선을 넘는 사고는 흔하게 일어나죠
19/06/25 16:01
수정 아이콘
뜬금없이 벌어지는 사회의 살인사건에는 왜 그런지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경우 이렇게 왜 넘었는지 모를 선을 넘은거고, 기사화되도 왜 살인자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3자 입장에서 이해할수 없죠. 그리고 그 어떤 경우에도 살인자가 옹호되는 경우는 없구요. 굳이 선을 지키는건 방어 운전처럼 알아서 피해다는것일 꺼구요..

애초에 선을 넓게 그으면 될일이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왠만한 일은 그럴수 있지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화가 나지 않더라구요
19/06/25 14:25
수정 아이콘
장고 끝에 나온 기생충 리뷰인 줄..

한줄 요약이 의미하는 바는,
선 넘는 게 자기자신이 아닌지 고민하란 얘기지요.
글쓴 분 평소 성향을 봤을 때는,
저 얼간이 안에 글쓴 분 본인까지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포함되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처음과마지막
19/06/25 14:45
수정 아이콘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그런 마음속 쌓인 분노를
존윅 같은 영화보고 가끔은 스트레스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19/06/25 14:56
수정 아이콘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선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드는 사람, 그 선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면서 사는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다고 느낍니다
Lord Be Goja
19/06/25 16:47
수정 아이콘
보통은 갑이 을의 선을 침범했을때 칼빵을 맞지 않기때문이죠.을과을 을과병끼리만 싸우기마련이라,영화로 치면 송강호가 지하에서 나타난 괴물을 향해서만 칼을 꽂았을겁니다.
우울한구름
19/06/25 15:59
수정 아이콘
기생충은 따지자면 잘못한쪽은 이선균이 아니라 송강호라고 생각해요. 선을 존중 받기를 원하면 선이 사회적 관념에서 지나치게 벗어나도 안되고 지나치게 유동적으로 흔들려도 안 되죠. 그러지 않는 이상 그냥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고 봐요
19/06/25 16:03
수정 아이콘
이선균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죄가 없다고 봤습니다. 그저 재수 없게 살인자에게 걸린 것 뿐이죠..

송강호의 선택은 이해가 가지만, 분노 표출 대상을 잘못 골랐다고 볼수 밖에요..
사악군
19/06/25 16: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무언가 화도 나고 부조리하다는 감각은 들었으나, 실제 그 분노의 대상이 되어야 할 '무언가'는
내가 정확히 인지하지도 못하겠고, 자연적인 실체도 없고, 거대해서 항거하기도 힘드니
눈 앞의 손이 닿는 그 무언가의 구체적인 말단인 '약자'(실제로 내가 화가 난 거대한 무언가에 비해서는)에게 화풀이를 한거죠.
그래서 이선균을 죽이고나서는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는거고요.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와도 일맥상통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쿠엔틴
19/06/25 16:57
수정 아이콘
아이러니하죠 크크
박사장의 억울함도 이해가 가고
송강호의 분노도 공감이 가는
Lord Be Goja
19/06/25 17: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이선규이 기존 고용자들에 대해 아무 해명의 여지도 없이 생계를 고려하지 않은채로 해고를 했을때 인과율의 스노우볼이 돌았다고 생각합니다.
나쁜사람이라 그렇다기보다는 일반인출신의 아내(남편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짜파구리를 먹는다던지,지하철을 타던 시절이 있기도 하죠.냄새에 남성보다 민감한 여성인데도,하층민의 냄새를 아들이나 남편보다 훨씬 못 맡습니다.)나 단 한명의 하인을 두던것을 보면(그것도 다른 귀족과의 네트워크가 없어 부릴 인물들을 송강호집안에서 계속 소개받죠),여러모로 볼때 이선균이 신흥귀족이라 을들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아,그들의 반발과 직면하기 싫어서 그런거겠지만요.

현실에서는 그런거보다 훨씬 못된짓을 하고도 잘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이 영화는 매우 좁은 세계를 다루고 있어서 그 스노우볼이 집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박령마냥 집안에서 멤돌며 커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취침
19/06/25 17:41
수정 아이콘
아내(조여정)의 출신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가요? 약간 천박한, 혹은 멍청한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냄새는 남녀차 보단 개인차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머니를 닮아 냄새를 잘 맡는데 울 와이프는 제 기준으론 코가 없는 수준이라. 맨날 자기 발냄새 안난다고 우기고...ㅠㅠ

큰 틀에서의 이해는 공감이 갑니다. 특히 한 집안내에서 벌어지다보니 스노우볼이 급격하게 굴러가게 되었다는 지적은 크게 와닿았습니다.
sweetsalt
19/06/26 08:57
수정 아이콘
조여정 캐릭터의 출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하층민 출신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대학재학중 임신해서(2~3학년때)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고 사회생활 경험이 제로인 여성입니다.(조여정 배우 인터뷰에서 언급된 캐릭터 설정입니다)
천박하다기보단 본인의 지위에 비해 순진하고 어리숙한 타입이죠. 외려 재학중에 알바경험도 드물정도로 유복한 환경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도라귀염
19/06/26 07:44
수정 아이콘
이선균이 선을 넘는것을 싫어한다고 말을 하는데 송강호가 계속 묘하게 선을 넘었죠 명함을 주질 않나 가족관계에 대해서 조언을 하질 않나 부인과 잠자리에 대해서도 물어보질 않나(? 정확하게 뭔지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하여튼 마지막 선 넘었을때 이선균이 굉장히 표정이 차갑게 바뀌었죠 아마 그 파티 끝났으면 해고 당했을겁니다 제 생각엔 그렇게 갈등이 고조되면서 송강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반항을 하게 된걸로 아는데 이선균이 선을 넘은건 어느부분인지 잘 모르겠네요
sweetsalt
19/06/26 09:27
수정 아이콘
박사장 부부가 기택의 선을 넘는 모습을 영화안에서 직관적으로 보여주는건 대충 세번쯤 됩니다(파고들면 더 있을듯도)

1차로 박사장이 부인에게 기택의 냄새에 대해 이야기한것입니다. 심지어 자식들과 함께 들었죠.
박사장 부인은 기택과 가정부에 대해 의논할 때 사우나실에서 한뼘거리 지척에 있었을때도 기택의 냄새를 못느꼈습니다만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아들의 생일파티 준비용 쇼핑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차 뒷좌석에서 악취를 느끼는듯한 제스처를 취하죠. 이게 2차.(+해당 씬에서 박사장 부인이 수해로 집이 물에 잠긴 기택앞에서 폭우덕분에 날씨가 좋다고 눈새발언 하는 것 포함)
거기에 박사장이 죽은 지하실 남자의 몸 아래에서 차키를 꺼낼때의 제스처가 막타를 쳤다고 봅니다.

세 장면 모두 이선균 조여정 배우의 발언이나 제스처 직후 송강호 배우를 길게 잡으며 감정을 고조시켜줍니다. 감독이 직관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해당 씬들에서 송강호 배우의 연기가 진짜 좋았습니다.
선좀넘지마라
19/06/26 08:43
수정 아이콘
선이란 건 참 어렵네요
19/06/26 10:21
수정 아이콘
닉네임의 침투력이.....?!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600 [일반] [소름주의] 그것이 알고 싶다. 영동 여고생 살인 사건 [46] 랜슬롯15201 19/06/26 15201 1
81599 [일반] 밤에 사무실로 돌아오는 공무원들 [67] 캐모마일13294 19/06/26 13294 4
81598 [일반] 서울대 에브리타임 핫게시물을 보고 느낀 점 [37] Synopsis11737 19/06/26 11737 19
81597 [일반] 원스 3기 모집을 보고 써보는 원스 2기 가입기... [7] 그놈헬스크림6963 19/06/26 6963 4
81596 [일반] (스포) 영화 존 윅 3 후기 [21] 삭제됨5976 19/06/26 5976 0
81595 [일반]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 [21] 전직백수8151 19/06/26 8151 14
81594 [일반] 기억에 남는 영화 포스터 문구(tagline) BEST 10 뽑아봤습니다. [35] 삭제됨9690 19/06/26 9690 0
81593 [일반] 자존감과 열등감 [52] 서양겨자9879 19/06/26 9879 19
81592 [정치] 자유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안 번복, 끝나지 않은 국회 파행 [102] Davi4ever13103 19/06/25 13103 12
81591 [일반] 고유정, 야만적 조리돌림 우려돼 현장검증 안했다 [71] 아유11423 19/06/25 11423 7
81590 [정치] '버스 정차 전 이동' 과태료 추진...? [44] prohibit7913 19/06/25 7913 2
81588 [일반] 죽고 난 뒤의 팬티 [33] ohfree11719 19/06/25 11719 14
81587 [정치] 사상 첫 '우체국 파업' 초읽기…우정노조, 쟁의행위 가결 "7월 9일 돌입" [65] 及時雨10608 19/06/25 10608 7
81585 [정치] 입막음 급급한 경찰.. 강남서 비위 유출자 색출해 인사조치 [69] ICE-CUBE12275 19/06/25 12275 13
81584 [일반] (기생충+장고 스포)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에 [40] 글곰8125 19/06/25 8125 15
81583 [일반] 병신같은 직업 [48] Secundo14435 19/06/25 14435 106
81582 [일반] 강서구 전세대란 사태 [183] 말다했죠23028 19/06/25 23028 1
81581 [정치] 추경과 관련된 이야기들 [7] chilling7135 19/06/24 7135 16
81580 [정치] 대한애국당, '우리공화당'으로 당명 바꿔 [44] 나디아 연대기10307 19/06/24 10307 1
81579 [일반] 공지사항은 운영진이 제일 먼저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282] 이부키16538 19/06/24 16538 13
81578 [정치] 2019 추경안을 통해서 보는 경기 체감. [74] kien12873 19/06/24 12873 5
81577 [정치] 권성동 의원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 '무죄' [87] 사업드래군12937 19/06/24 12937 4
81576 [일반] 사과하살법, 사과하살법 받아치기 [14] 범고래7800 19/06/24 7800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