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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2/01 15:52:47
Name Farce
Link #1 http://mindbook.co.kr/book11/?idx=352
Subject [일반] 정말 재밌는 중동의 '삼인지' : 소설 "사마르칸트" (수정됨)
소설 "사마르칸트"는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한국어 번역본도 있습니다! 저도 한국어본을 읽어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대형 출판사는 아니고, 조금 신기한(?) 책을 다루는 것이 전문인 '정신세계사'에서 출판된 판본인데요.

(출판사 주소는 링크 항목에 넣었습니다. 
에디터가 이상하게 링크만 본문에 넣으면 엑박박스로 자꾸 자체 변환을 하네요.)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다루는 책의 종류를 보시고, 이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 우려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다른 책은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이 책은 아주 말짱한 '역사소설'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책이 지금 절판된 상태인 점은 정말 아쉽습니다.
주변 도서관이나 헌책방에서 구하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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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삼국지연의"가 재미있는 이유는, ]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과거의 시대에 놓여진 '인간군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묶음이기 때문입니다.

충성할 국가와 왕이 무너진 군웅할거의 혼란기에서,
'뛰어난' 영웅들은, 각자 자신의 '이상적인 세계'를 펼쳐나갈 기회를 얻게 되지요.
그러나 아무리 빼어난 능력과 아름다운 이상을 가지더라도,
결국 시대와 하늘의 뜻을 받아서, 최후에 남게 되는 것은 단 한 명이지요.

도원결의를 한 삼 형제가, 맹세와 달리 각각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서 스러지고,
제갈량이 결국 오장원에서 피를 토했듯이, 하늘은 가혹합니다.
훌륭한 인재가 가슴에 품은 뜻이 있거늘, 야속하게 고개를 가로젓지요.

하늘이 뜻을 품을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일어났거늘.
하늘이 끝내 점지해주는 이야기의 끝이 이래서야.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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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사마르칸트"는 '한 나라' 페르시아에서 다른 뜻을 가진 '세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역사소설입니다.]

한국인에게 별로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 11세기 중동의 혼란기에 내던져진,
'세 명'의 뛰어난 페르시아인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페르시아 제국을 자신이 원하는 이상향으로 만들기 위해서,
서로 만나서 약속하고, 화를 참지 못하고 서로 헐뜯고, 끝내 서로 야속해 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신비로운 페르시아 제국을 둘러싼, 중세 이슬람 세계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역사가,
더욱 독자의 심금을 쉽게 울리는, 군웅할거와 세력다툼, 호걸의 뜻, 문인의 천거와 등용의 언어로
'사극'같으며, '나관중'스럽고, '코에이'스럽게 펼쳐지니, 한국인에게 이렇게 좋은 책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가 또 하나 더 있습니다.
'책의 호흡이 역사소설치고는 상당히 짧습니다.'
출판사 페이지에 400페이지라고 되어있는 것을 보고, 믿기 어려우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사마르칸트"는 '2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부분 부분은 단편소설로 보일 정도로, 이야기 구조가 일직선이고, 사건의 전개가 빠릅니다.

"사마르칸트"는 독자가 익숙할 리가 없는 페르시아 제국의 이야기를
1072년 중세 페르시아와 1905년 현대 페르시아 (즉 '이란')의 이야기로
'두 번'에 걸쳐, 아주 짜임새 있게 전달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첫 이야기는, 1072년 막 새로운 '셀주크 제국'이 성립된 혼란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 "정도전"이 연상될 만큼, 아직 쓰러지지 않은 옛 시대의 정신과 새로운 시대의 이념이 충돌하며,
온갖 정치적 협잡과 또 그와 비교되는 호쾌한 거물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몽골 기병대의 침입과 함께, '오랑캐'에 의한 한 시대의 종말은, 잠시 오히려 독자들에게 아쉬움만을 남기지요.

다시 책은 페르시아라는 거대한 제국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졌을 독자를,
1905년 현대 '이란'의 입헌혁명으로 초대합니다. 그리고는 '영웅 없는 근대'에 대해 한탄하면서도,
다시 앞을 알 수 없는 혼란 앞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대로 최선을 다하는 근대 페르시아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에서는, 중세 인물들의 뒷이야기가 같이 버무려서 나오지요.
마지막 순간에, 책은 혁명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러시아 제국의 코사크 기병대를 보여주며 끝납니다.

음, 줄거리 요약을 보니, 아쉽게도 모르는 사건과 장소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요?
사실 삼국지도, 익숙하게 어릴 적부터 십상시, 위촉오, 간손미, 제갈량과 사마의를 들어서 우리가 익숙한 것이지.
만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털어놓기 시작하려면, 상당히 범위가 넓고, 막막한 내용이지 않을까요?

"사마르칸트"가 대단한 이유는, 위촉오를 대표하는, 조조, 유비, 손권이 입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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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 속 "세 명"의 페르시아인, 
["니잠 알물크", "오마르 하이얌", "하산 사바흐"가 정말 '매력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역사 최초의 대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케메네스 제국을 품었던 이래,
페르시아는 언제나 제국이었습니다. 수많은 왕조가 등장하고 쓰러지며,
생명의 젖이 흐르는 인류 문명의 발상지, 중동을 지배했지요.

또다시, 별로 새롭지는 않은 몇 번이나 반복된 새로운 시대가 막을 열었습니다.
(삼국지의 '중화'를 생각해보시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에 놀라실 것입니다.)

이번에는 중앙아시아의 보석 "사마르칸트" 북쪽에서 내려온 튀르크 (즉 '터키') 사람들이 세운,
"셀주크 제국"이 세상을 호령할 차례였지요.

그러나, 항상 페르시아는 제국을 낳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제국을 가지지는 못할 비극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역사에서 제국이란 강대한 외부 이민족이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페르시아 말을 하는 페르시아인 귀족이 왕이 될 때조차,
왕을 뜻하는 '샤 (Shah)'들은 항상, 외부에서 기회의 냄새를 맡고 몰려온
'유목민', '용병', '광신도', '소수민족', '외세'를 끌고 와서 페르시아인들을 억눌렀습니다.

그리고 이 순환이 다시 한번 이루어질 차례였고, 그 시대의 욕망은 영웅들을 움직였습니다.

전설은 말합니다.  "니잠 알물크", "오마르 하이얌", "하산 사바흐".
같은 시대에 다른 의미로 '전설'이 될 세 사람은 어릴 적 친구였으며, 다 같이 모여서 맹세를 했다고.

"때가 된다면, 우리의 뜻을 펼쳐보자.
그러나. 어찌 신께서, 우리 중에서 한 명만을 택하겠느냐?
만일 우리 셋 가운데, 누군가라도 먼저 세상의 부름을 받는다면.
외면하지 말고, 서로를 돕자, 한 명, 두 명, 그리고 세 명이 세상에 나오기는,
서로 돕는다면 너무나도 쉽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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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주크 제국의 '재상' "니잠 알물크"는 현실적인 권력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매우 깊고, 다양한 면모를 보여줘서,
도대체 자신의 본심이 어떤지 알 수 없는 전형적인 '정치인'이자, '간웅'이기도 합니다.

가장 먼저, 새로 자리 잡은 제국의 재상까지 올라온, 그는 '오마르'와 '하산'을 반기지만,
자신의 오랜 친구들을 오직 자신의 업적을 위한 '도구'로서 부리기 위한 딴 마음이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자신이 항상 '잔인해 보이기를' 원하는 '니잠'은, 자신이 원한다면
누구보다 빼어나게 위선적으로 자신의 본심을 숨길 수도 있지만, 그는 감출 생각이 없습니다.

그는 사마르칸트 너머의 중앙아시아에서 온 '미개한' 유목민 '칸'은 '제국'을 만들지도 못한다고 비웃으며,
자신의 철권통치야 말로 페르시아인들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할 수 있는 최선이자, 자신이 실질적인 '샤'라고 주장합니다.

이 재상은 '유목민', '광신도', '용병', '반란군'이라는 각종 불안 요소끼리 서로 피를 원하고, 피를 보게 만드는 것으로,
제국을 유지하는 것에 재능이 있고, 자신의 행위에 굳센 신념이 있는 무서운 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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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천문학자' "오마르 하이얌"은 체제에 복종하지도 저항하지도 않는 페르시아인을 보여줍니다.]

'오마르'는 자신이 예술만을 위한 예술, 과학만을 위한 과학을 한다고 스스로 말하고 다니지만,
부자의 후원을 받아 시를 써서 내어주는 것에 거부감이 없으며,
지배자가 걷은 세금을 받아 천문대를 짓고 연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이중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입니다.

니잠에게 권력은 더러운 것이며, 지옥의 고통을 먼저 맛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내어주는 관직을 거절하며,
하산의 뒤틀린 지배욕이 광신으로 번지자, 삶의 어려움을 신에게 물을 수는 있지만, 
답을 들을 생각일랑 하지도 말라고 충고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신이 사람의 눈과 하늘의 해에 동시에 내려준 아름다움의 뜻을 발견했다며 황홀해 하면서도,
약과 달력은 어떤 신에게 물어서 찾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신에게 묻는 것이며,
따라서 좋은 약을 마다하는 것은 우둔한 짓이라며, 아랍인들과 달리, 페르시아인은 술을 마셔야 한다고,
대중의 반감을 사는 행동을 사서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중성'은 있지만, '모순'은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시집 '루바이야트'에 술꾼의 목소리를 빌려서,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을 신들린 듯이 적어넣습니다.

"술에 취하지 말게, 그것은 신의 뜻이라네, 깨어서 삶을 보세,
포도가 잘 자라고, 한 잔 알맞게 구워지고, 날씨는 적당히 식는데,
바람 잘 날 없어, 창든 병사가 달리고, 내 사발을 차버리네,
취하지 말고 세상을 보라는데, 신께서 목이 마르시는가보다.

어서 내 드려라!"

'니잠'과 '하산'은 이런 '오마르'에게 실망하고, 심지어 경멸하기까지 합니다.
물에 물 타고, 술에 술 탄 것처럼, 좋은 것만 바라고, 싫은 것은 마다하는, 게으름뱅이이자,
세상의 사악함을 방관하는 '악인'이라고까지 부르면서요.

그러나, 결국 두 야심 찬 인물이 충돌할 때,
그 사이를 오갈 수 있고, 그래서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은 '오마르'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오마르는 두 사람 사이를 다시 회복시키려는 노력조차도 하지 않지만,
'니잠'과 '하산'은 '오마르'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끝내 그를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라고 불러주기까지 합니다.

온갖 권모술수와 격변하는 정세로 얼룩진 마지막 순간까지도 '오마르'는 두 사람의 친구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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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사바흐"는 '니잠 엘물크"와 같은 한 명의 거대한 능구렁이입니다. 그를 이해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하산"은 항상 페르시아의 역사의 격동기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광신도'의 혈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선조들의 광신을 '실수'라고 부르며, 결코 자신은 그걸 반복하지 않겠다고 '오마르'에게 맹세했습니다.

그러나, '니잠'의 눈에 들어, 셀주크 제국에서 발탁되어서 일하던 '하산'은
다시 그의 '지나치게' 뛰어난 능력을 경계한 '니잠'의 술수로 모욕을 받게 됩니다.

이 때, 자신이 가져온 세상에 대한 믿음을 크게 다친 '하산'은 자신이 유일하게 배운 삶의 방식,
자신의 부족, 자신의 가문이 여태까지 해왔던 길로,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합니다.

'하산'은 '이스마엘 지파', 즉 '어쌔신'이라고 불리는 '암살단'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 대해서,
'니잠'과 '오마르'가 이미 알고 있듯이, 정치적인 독립운동에서 시작된 광신도 집단에 불과하며, 
사람을 죽이는 것을 연습하는 암살자들에게 '종교'는 단지 날뛸 구실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산'은 '니잠'과 달리, '광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산 사바흐'라는 이름이 모든 어쌔신의 스승을 의미하게 되었지요.
그는 아주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니잠'을 죽이기 위해서,
'어쌔신'들을 이끌고 알라무트 요새에 자신만의 '국가'를 세우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적들이 함부로 찾아올 수 없는, 너무나도 가파르고, 
멀리 홀로 서있는 산 위의 요새, 알라무트. 그곳에서 '하산'은,
모두 삶의 즐거움 없이 '의무감'으로 살아야 하는, 숨 막히는 '엄숙함'과,
'죽어야하는 사람을 죽이면, 정당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 응당히 가는 낙원에 이른다'는 '광신'이 지배하고,
자신이 들어오는 사람, 식량, 장비, 그 모든 것을 '통제'하는, 
뒤틀린 '암살교단'을 만들지요.

'오마르'는 가끔 '니잠'이 내려주는 '임무'를 들고, '하산'을 찾아옵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친구에게 넌지시 묻기도 하지요.

'이것이 하산, 그대가 정녕 바라던 것인가?
혹시 잠시 마음이 편찮아,
첫째 되는 세상보다 못한 둘째 되는 세상을 만들게 되었다면,
나와 같이 사마르칸트로 돌아가는 것은 어떠하겠는가?
다시 니잠을 보는 일 없이, 나와 맹세하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세.'

하지만 '하산'은 본심을 말하지 않습니다.

'나는 마땅히 이루어져야 하는 일,
즉 신께서 바라시는 일을 하는 대행자로 살고 있다.
지금보다 더 삶에 있어서 큰 뜻을 가져본 적이 없어.'

'그것은 자네의 뜻인가. 아니면 네가 다른 이에게 말하는 '신'의 뜻인가?'

'자네가 돌아가아 할 때가 된 것 같구만, 나의 친구여.
종종 다시 찾아오게나.'

'하산'은 결국 역사의 힘을 부려서, 셀주크 제국을 무너트리는 것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 파괴가 그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요?
도대체 암살단의 지도자는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을 원했을까요?

이름 없는 몽골군 무리가, 알라무트 요새를 함락시킵니다.
자신들의 규칙에 따라서, 모든 것에 불을 지르지요.

그리고 그 불더미 안, 암살단의 보물 더미에는,
'오마르'의 시집 '루바이야트' 또한 있었습니다.

유명한 미국의 작가 에드거 앨런 포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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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를 보거라, 그대여]
세상의 여왕이란 그 도시가 아니더냐? 
도시 중의 제일, 모든 도시가 원하는
형상이자, 갈구할 운명 그 자체인?"

이라는 인용문으로 시작하는 소설 "사마르칸트"는

중앙아시아의 심장인 도시 '사마르칸트'에서 시작하여,
'발흐', '메르브, '쿰', '이스파한', '레이', '알라무트'를 포함한,
페르시아 제국과 이슬람 세계의 곳곳을 '세 명의 페르시아인'을 따라서 누빕니다.
그리고 이 여행은 놀랍게도 현대독자를 상당히 배려하면서, 지나친 설명을 피합니다.
 각 도시의 역사, 경관, 문화, 등장인물을 다 함께 잘 버무려,
이국적인 세계의 미처 알지 못했던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하게 만들면서도,

페르시아인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마냥 이국적으로만 보이지 않게, 
더욱 친숙하고도 익숙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하지만 소설 "사마르칸트" 2부의 1905년 '이란 입헌혁명'은 보다, 더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보편적인, 왕, 재상, 친구, 권력, 종교의 이야기에서
보다 '페르시아'의 역사, 현대 '이란'의 역사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페르시아 역사 최초로, 제헌국회가 만들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러시아 코사크 기병대를 몰고 온, '샤'에 의해서 '배신'당하는 이야기.

'민주주의', '독립', '반제국주의'를 외치던 국회의원이자 지방 토호, 지식인, 존경받는 율법 학자가
점점 '하산 사바흐'의 원한 섞이고, 증오 섞인 광신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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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이슬람'이 '선'을 넘어가게 되는 이야기.]

민중들이 광장에 모여서,
'철도! 외세의 상징이다. 부셔라!
전신주! 착취의 상징이다. 끊어라!
양복! 굴종의 상징이다. 찢어라!
황제! 내통의 상징이다. 죽여라!'를 외치기 시작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019년, 1월 1일에서부터 시간이 하루씩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이제, 2월이 밝았습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매년 2월 1일부터 축제 준비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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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혼란 끝에 종언을 맞이하던 그 순간. 일개 반체제 운동가이자 종교인이던 호메이니가 이란에 돌아왔습니다.

Statue-of-Shah-Revolution

[2월 11일.]
이란은 '이란 이슬람 혁명'의 성공을 선언하고. 2500년간 페르시아에서 지속되었던 제국이라는 체제를 끝마치게 됩니다.

소설 "사마르칸트"는 1부만 봐도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꼭 여러분께서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2월이 가시기 전에, 1979년 '이란 혁명'에 관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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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식
19/02/01 16:02
수정 아이콘
충실한 추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1부는 11세기, 2부가 20세기 이야기라는 거죠?
우선 도서관에 가서 1부가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19/02/01 16:05
수정 아이콘
한권에 2부 구성입니다! 거기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도 있어서. 오히려 2부 구성인게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야기가 엄청 액션이 가득한 작품도 아니지만, 일단 길이가 지루하게 길게 끌질 않습니다.
홍승식
19/02/01 16:09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절판된 책인데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없네요. ㅠㅠ
19/02/01 16:14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살다가 어떻게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는지 정말 신기합니다. 허허... 여기서 '신'님을 부르면 되나요?

나중에라도 찾으실 수 있길 빕니다. 1988년 프랑스어 원본이 출판됬으니 상당히 오래된 책인데, 지금도 제가 중동을 바라보는 것에 정말 큰 도움을 받은 책이라서요.
19/02/01 16:09
수정 아이콘
책 추천 감사합니다. 간만에 기대되는 책이네요.
19/02/01 16:15
수정 아이콘
지금 영어번역본으로 구해서 읽어보는데요. 한국어 번역본이 정말 괜찮습니다.
특히 아랍어나 페르시아어 단어가 쓰이면 풀어서 제때 적어주는 것을 잘 해줘서,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이 보기에 정말 괜찮은 판본입니다.
이회영
19/02/01 16:12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바로 중고서적 구입했네요

독서가 취미인 사람은 아시겠지만 절판된 책은 구할 수 있을 때 구해야하는게 진리..
19/02/01 16: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아... 중고서적 매물이 있군요! 와 이회영님 대단하시네요.

아 그리고.. 혹시나... 조심하셔야하는게 있는데요. "사마르칸트의 목걸이 (원제: Amulet of Samarkand)" 3부작이라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10대 판타지 소설이 있는데요. 이게 또 이름이 비슷해서 자주 혼동당합니다. 크크크... 아마 이 시리즈도 나중에 기회되면 서평을 쓸 것 같은데, 해리포터랑 비슷한 영국 마법사 판타지 소설이면서, 주인공 나다니엘은 머리만 굴리고, 발로 뛰는 정령 바티미어스가, 뺑이치고나서 나다니엘을 말로 갈구는 맛이 일품인 시리즈라 크크크... 아 꼭 영화로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별 시리즈를 다 영화화하면서, 왜 이 시리즈는 빗나간 것인지...

흠흠.. 이야기가 겉가지로 샜군요! 즐거운 독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vanillabean
19/02/01 16:17
수정 아이콘
사마르칸트 이름붙은 향수 쓰고 있는데 소설에 끌립니다. (전혀 상관없지만) 찾아보니 구립도서관에 있네요.
19/02/01 16:21
수정 아이콘
오오오.. 도서관에 아주 없는 환상의(?) 작품은 아닌게 대단하네요.

사실 글을 이렇게 적어놓고 이렇게 덧글을 달아서 죄송합니다만... 사실 제가 이슬람권에 엄청 관심이 있어서 쉽게 읽은 것이고, 이게 기본적으로 페르시아 이야기라, 막 '쉽게 쉽게' 읽힐 책인지는 조금 걱정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향수를 사마르칸트로 쓰신다니까, vanillabean님께서는 자격요건(?)이 충분하시군요!
대청마루
19/02/01 16:36
수정 아이콘
제 취향인거 같아서 찾아볼랬더니... 일단 제 거주지의 도서관에는 없네요 흑흑
근처 중고서점 한번 구경가봐야할듯. 아무튼 좋은 소설 추천 감사합니다. 구하긴 힘들어보이지만 크...
19/02/01 16: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나마 저는 제 근처 도서관에서 책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대청마루님께서도 책을 구하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참 소장하고 싶은 책인데, 중고도 구하기조차 힘들더라고요...
다행히도, 아마존을 통해서 영어판을 구했습니다. 다만... 몇번 읽었는데.,역시 말이 통하는 언어로 읽던 그 느낌보다, 좀 맹맹한 느낌이 기분탓인지 듭니다 흑흑..
19/02/01 17:03
수정 아이콘
아버지 사 드려야겠네요.
19/02/01 17:53
수정 아이콘
Red Key님 아버님께서 중동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실지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네요 크크크...

구하신다면 정말 읽어볼 가치가 있는 '소설'입니다. 일단 소설은 재미가 먼저잖아요?
aurelius
19/02/01 17:08
수정 아이콘
와우.. 전혀 몰랐던 주제에 관한 이야기군요. 추천 감사 드립니다. Farce님의 글은 계속 마킹해서 구독하고 있습니다. 매번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 드려요.
19/02/01 17:58
수정 아이콘
aurelius님의 글에서 덧글로 적으면서 생각을 정리한 주제 중 하나라 날 잡고 한번 완성해봤습니다. 항상 좋은 영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 이야기보단 사실 aurelius님처럼 '각'이 잡힌 역사글을 잘 써보고 싶은데, 아직 제가 아는 게 미흡해서 잘 완성이 안되네요 에헤헤...
잠만보
19/02/01 17:44
수정 아이콘
필력이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이런 재미있어 보이는 절판 책을 정성스럽게 추천해 주셨는데 인터넷에 찾아봐도 안보이고 주위 도서관에도 안보이는군요 ㅠㅠ
19/02/01 17:55
수정 아이콘
아.... 확실히 희귀한 책인가 봅니다.
아민 말루프가 사실 이렇게 인기 없을 작가는 아닌데... 한국에선 중동 배경 소설이 팔릴 리가 없어서 별로 책을 안 만들었나봐요.

앞으로도 글 읽고 쓰는 연습은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19/02/01 21:43
수정 아이콘
정신세계사는 환단고기(...)를 발굴해서 출판해낸 곳이라 범상치 않은 곳이란 생각만 있었는데 괜찮은 책들도 있었군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19/02/02 04:05
수정 아이콘
심상치 않은 종교서적(?) 같은 걸 다루는 출판사처럼 보이던데, 환단고기까지 다뤘었군요. 크크... 사실 저도 엄청 걱정하면서 읽었습니다.

아니 출판사 소개문이 앞 뒤로 책에 껴있는데, 이 소설은 평범한 소설이 맞나 싶어서요.
19/02/01 21: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추천 놓고 갑니다
19/02/0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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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부족하지 않게 계속 글을 읽고, 글을 써서 정리하면서 정진하겠습니다.
불굴의토스
19/02/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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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명은 실존인물인가요? 배경지식이 없긴 합니다만..하르마탄 같은 느낌으로 읽으면 될지..
19/02/02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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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세 명 모두 실존인물입니다.

하지만 역사'소설'이기 때문에, 허구와 재구성이 상당히 많이 섞여있습니다.
특히 하산 사바흐는 역사적인 실체가 엄청 모호한 인물이라, 정식적인 역사기록보단, 항상 이런 저런 이야기의 소재로 자주 쓰였는데요. 그런 식으로 이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참고한 소설입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출판된 책이 대부분 너무 설명이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는데요. 사마르칸트는 본래 프랑스에서 출판된 소설이어서 그런지, 현대 독자를 상당히 배려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하르마탄이나 마기 같은 중동풍 판타지라고 생각하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아라온
19/02/01 23:46
수정 아이콘
영화 '페르시아 왕자 : 시간의 모래'를 참 좋아해서, 니잠과 하산의 관계등 등장인물이 낯설지 않네요.
거의 영화의 원작이 되는 책이라 볼 수 있는건가요?
꼭 봐야할 책이네요.
19/02/02 04:18
수정 아이콘
어.. 저는 '페르시아의 왕자'라고 하면 고전게임 중에 그런게 있다고만 알고 있던지라, 오히려 말씀하신 내용을 검색해보고 놀랐습니다.

페르시아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현대 역사소설로 만들어본 것이 소설 '사마르칸트'라고 하던데요.
아마 그 영화를 만들면서도 페르시아의 원전 이야기를 참고 했던 것이 아닐까요?

아마도 뿌리가 같겠군요. 아라온님 덧글에서 하나 배우고 갑니다.
김낙원
19/02/0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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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베트남 관련 글도 잘 읽었는데 같은 분이셨네요.
19/02/0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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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떻게 썼을지 모를 그 남베트남 관련 이야기를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잊혀진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곳에서 적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잉차잉차
19/02/02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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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훌륭하시네요. 책에 관심갈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담으로 김용의 <의천도룡기>에 저 세 인물이 작중에 언급되는 장면이 나오죠. 성화령의 무공이 바로 하산이 창시한 것으로 나오면서 하산의 잔악한 면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19/02/02 05:58
수정 아이콘
무협지는 잘 모르지만 의천도룡기는 들어봤습니다.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면서요? 언젠가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중동의 무공이 나온다니, 정말 세계관이 넓은 무협지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화까지 악명을 퍼트리는 어쌔신들도 대단하고 크크크..

덧글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강미나
19/02/02 14:07
수정 아이콘
허 의천도룡기 두 번 정도 읽었는데 워낙 내용이 방대해서 처음 알았네요. 테무친이 철목진으로 나오는 고려원 판본이었으니 이름이 달랐으려나.... 요새 다시 김용 전집 도전중인데 의천도룡기 읽을 때 꼭 집중해서 봐야겠습니다.
하나의꿈
19/02/02 11:39
수정 아이콘
와 글만봐도 흥미진진 읽고싶어지네요.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점이 아쉽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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