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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6/06 02:03:34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독전> - 아무래도 검은 조직의 냄새가 난다
※ 이 글에는 영화 <독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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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전>의 이야기는 꽤 복잡한 편입니다. 주요 등장 세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조원호(조진웅) 팀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찰.
  2) 박선창(박해준), 브라이언(차승원)의 국내 마약 세력.
  3) 진하림(김주혁)과 보령(진서연)의 중국 길림성 파.
  4) 그리고 서영락(류준열)과 농아 남매(김동영, 이주영).

  무려 4개의 세력이 서로를 향해 이빨을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삼각관계만 돼도 복잡한데, 사각관계라... 그들이 엮어가는 이야기가 얼마나 복잡할지, 얼마나 흥미진진할지 기대감이 뿜뿜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영화는 이야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긴장감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째서 독전은 김빠진 콜라가 되었을까요?





  1. 아쉬운 연출력

  이해영 감독이 연출력이 부족한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입봉작이었던 <천하장사 마돈나>는 지금 봐도 훌륭한 작품이고, <경성학교>만 하더라도 긴장감을 끌어올릴 줄 아는 감독이라는 걸 알 수 있죠. <독전>에서도 그러한 역량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진하림과 보령의 등장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꽉 조여주는 쇼킹한 모습을 선사하죠.

  하지만 사각 구도라는 재료를 가지고 쇼킹한 모습으로 긴장감을 형성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 걸까요? 진하림과 조원호 팀장의 만남은 일종의 삼자 사기였습니다. 조 팀장이 거래상대인 척 속이고 상대를 기만하는 장면이죠. 여기에 확실한 내 편이라 장담할 수 없는 서영락까지 가세합니다. 정체가 탄로날 까봐 두려운 상황. 그 와중에 내부의 적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라면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을 통해 긴장감을 형성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미친 뽕쟁이 변태 커플의 빤스와 젖가슴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말이죠. 물론 몰래카메라가 탄로 날까 봐 아슬아슬했던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부각하는 연출이 부족합니다. 몰래카메라는 성능이 너무 좋아 들킬 염려가 없어 보이고, 이를 처리하는 것도 단순하게 끝나 버리죠.

  반대쪽 상황은 좋았습니다. 조 팀장과 박선창의 만남에서는 가짜 마약과 진짜 마약이라는 소재가 긴장감을 끌어올립니다. 만약 제가 원작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연출에 박수를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가장 긴장감 폭발하는 순간이 원작을 그대로 끌어온 것에 불과하다는 걸 안다면 손뼉치기가 민망해질 수밖에 없겠죠. 게다가 원작보다 긴장감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유는 서영락이라는 인물 때문입니다.





  2. 친절한 영락 씨

  서영락이라는 인물은 한 마디로 개연성이 없습니다. 도대체 그는 왜 조 팀장에게 협력했을까요? 그저 개 때문에? 물론 존 윅이라면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수억 명을 죽이고도 남겠지만, 서영락이 존 윅은 아니잖아요? 최후에 서영락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관객은 끊임없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영락은 도망칠 기회도 있었고, 목숨이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조 팀장에게 협력합니다. 서영락의 친절함이 긴장감을 깎아 먹습니다. 서영락의 배신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풍성한 긴장감을 선사할 수 있었는데, 이 중요한 요소를 날름 날려 먹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최후의 순간 서영락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그가 바로 이 선생이라고 합니다. 이걸 깨달은 브라이언은 이렇게 말하죠.
  "아니 이게 말이 되냐고."
  저도 똑같이 말하고 싶군요. 이게 말이 됩니까? 서영락은 무슨 미래를 내다보는 유리구슬이라도 가졌나 보죠? 목숨이 달랑달랑하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 모든 리스크를 감안하고 경찰에 협조하는 무리수를 두다니요? 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악인들의 욕망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라고 칩시다. 아니 그런 사람들을 부하로 두고 있는 마약 거물이 이런 새파란 젊은이라고요?

  영화의 마지막, 외국으로 도피한 서영락을 쫓아 조 팀장이 어느 산장에 도착합니다. 조 팀장을 마주한 서영락이 이렇게 말합니다.
  "난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이 대사 어디서 들었던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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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내가 누군지 몰라. 이 세상을 헤맬뿐야."

  그렇습니다. 서영락은 코난처럼 검은 조직에서 약을 먹고 젊어진겁니다. 국제적 마약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 이런 코흘리개일 리가 없지요. 그는 약을 먹고 젊어진 노인이 분명합니다. 이게 아니라면 말이 되는 시츄에이션이 없지 않습니까? 서영락이라는 핵심 인물에게서 일말의 현실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바로 이 점이 영화를 허무하게 만듭니다.





  3. 국적 불명 판타지

  <독전>의 장르는 누아르 범죄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장르에서 관객은 으레 현실감 넘치는 장면을 기대합니다. 물론 누아르 범죄 영화가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흔히 후까시라 부르는 개폼 잡는 작품도 누아르 영화의 단골이었죠. 그러나 아무리 후까시가 중요해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합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게 한국 조폭인지, 멕시코 카르텔인지 분간이 가질 않습니다. 게다가 길림성 파는 여행도 자주 안 다닌다면서 도대체 무슨 수로 그렇게 많은 총기를 한국에 들여왔을까요? 권총은 물론 심지어 칼라시니코프까지 있습니다.

  설정뿐만 아니라 디테일에서도 판타지가 펼쳐집니다. 조 팀장이 손에 든 라이플은 총알이 떨어질 줄을 모르죠. 람보인가요? 용산 터미널에 존재하는 비밀 공간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무슨 해리포터에 나오는 승강장인가요? 보안 구역을 통과하니 이세계가 펼쳐집니까? 차라리 개인 건물이라면 또 몰라요. 공공건물에 저런 공간을 허락해준다고요? 이 선생 파는 도대체 어디까지 손을 뻗친 겁니까? 용산 구청장? 서울 시장? 철도청?

  물론 이전에도 국적 불명 판타지 누아르 영화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신세계>입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홍콩, 일본 어느 곳으로 배경을 옮겨놔도 문제 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현실 감각은 지킬 줄 알았습니다. '드루와, 드루와'를 외칠지언정, 칼라시니코프가 등장하진 않습니다. '죽기 딱 좋은 날'이라고 후까시를 잡지만,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4.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거냐?

  그럼 <독전>은 뭘 보여줄까요?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결말은 열린 결말입니다. 서영락이 이 선생인 게 분명해 보이지만, 끝까지 어떻게 이 선생이 되었는지 밝혀주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열린 결말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수습 못 한 걸로 보입니다.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선택했다면, 그 결말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설령 그 결말이 모호함이라면, 모호함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달해야 합니다. <독전>에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그럼 남는 것은 결국 스타일리시한 영상뿐이죠. 근데 이걸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독전>의 원작이었던 두기봉 감독의 <마약 전쟁>은 뚜렷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바로 리얼리즘이죠. 두기봉 감독은 리얼리즘을 영화 사조가 아닌 스타일로 활용하는 데 뛰어난 감독입니다. 소설 같은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특유의 현실적인 스타일로 범죄의 잔혹함을 뼈저리게 전달합니다.

  하지만 이런 가치를 찾을 수 없다면 스타일이 아니라 후까시에 그칠 뿐입니다. 그럼 후까시가 나쁜 거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후까시도 잘만 쓰면 훌륭한 몰입감을 선사하거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비유, 즉 알레고리를 보여주기도 하죠.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불한당>입니다. 이 영화의 포장은 누아르이지만 속 내용물은 사랑에 관한 비유였습니다. 이걸 깨닫는 순간 후까시 가득한 장면들이 관계와 믿음에 관한 묘사로 새롭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독전>은 그런 거 없죠. 작품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바 즉, 주제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몇 가지 주제가 떠오르긴 합니다. 서영락을 통해 '내가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제기하기도 하고, 조 팀장을 통해 '잃어버린 신념의 허망함'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정체성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이런 해석을 떠올리자 곧바로 이 말이 떠오르더군요.
  "꿈보다 해몽."
  단지 설경이 멋진 공간에서 있어 보이는 대사를 뱉는다고 영화의 주제가 완성되는 건 아니겠죠. 그걸 해석해봤자 억지 해몽에 그칠 뿐입니다.





  빛 좋은 개살구

  <독전>은 때깔 좋은 영화입니다. 근데 그 때깔 외에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영화의 완성도가 무너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배우빨에 의존하는 충무로의 안일함이 드러났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과도한 선정성에도 불구하고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기에 어느 정도 흥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무언가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말초적 자극을 통한 약간의 재미는 느낄 수 있을지언정, 염통을 조여오는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은 훌륭했지만, 그 열연이 무색해지는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현실감도 없고, 개연성도 없고, 스타일도 없고, 남은 건 그저 자극적인 장면 뿐... <독전>은 국적 불명 양산형 누아르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 여담인데 도대체 김성령 씨는 왜 주연일까요? 오연옥은 영화 초반 중요 인물처럼 등장하고, 실제로 조 팀장과 서영락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만... 국밥을 먹다가 사망해버립니다. 국밥을 사 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고... 이걸 맥거핀 활용으로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러기엔 극적 긴장감을 전혀 제공해주지 못합니다. 오연옥의 죽음 때문에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는 뉘앙스를 좀 더 강조했다면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이 또한 그저 허무하게 다가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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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아이
18/06/06 02:41
수정 아이콘
영화를 보고 남편이 몇가지 의문점을 제기하더라고요.

1. 김성령 씨는 포스터에 왜 나왔지?
2. 서영락이 진짜 이선생 맞나? 서영락이 자기 입으로 "내가 이 선생이다."라고 확실히 말한 적은 없지 않아?
3. 아, 나 열린 결말 별론데...

저는 1번의 경우에는 "김성령 씨가 급이 돼서 주연으로 포스터에 넣어놨나봐."정도로 대답했고, 2번의 경우에는 "맥락상 이선생이라고 해석되는데?"라고 대답했습니다. 3번은 오히려 저는 둘 중에 누가 죽었을까 생각하는게 재밌었네요. 남편은 소리만 나고 둘 다 안 죽었을 수도 있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것도 그럴 수 있는 것 같고요.

사실 독전은 제 관점에선 그냥 기본적인 재미는 있는데 크게 의미는 느낄 수 없는... 의미있는 척하는 대사만 살짝살짝 끼워놓은 오락영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허세가 심한 영화 같은 느낌이고, 딱히 기억나는 장면이 없더라고요. 그냥 한번 재밌게 볼 정도인 것 같아요.
마스터충달
18/06/06 02:47
수정 아이콘
기회 되시면 원작 함 보세요. 허세 없는 누아르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생은에너지
18/06/06 03:37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도 왜 저는 서영락이 이선생으로 안보일까요..
어렸을 때 마약때문에 부모가 죽은 트라우마로 인해 마약상 최고층인 이선생을 찾아 죽이기로 결심한 한 청년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진짜 이선생은? 브라이언이라고도 생각이 들고요. 아님 정말 실체가 없이 마약상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이고 이선생을 사칭하는 자들은 사칭으로 이득을 보려는 자들? 서영락은 이선생을 찾아 죽이겠다는 명목하에 자칭 이선생들을 찾아 죽이는 이런 스토리로 이해되더군요. 그런데 어딜 봐도 심지어 주변인들도 서영락이 이선생아냐? 이럽니다. 마지막 부근에 제가 놓친 대사가 많은건지..
18/06/06 09:19
수정 아이콘
본인이 인천에서 있었던 폭발사건의 주범임을 늘어놓는 친절한 설명구간이 한 번 있습니다.
eternity..
18/06/06 03:20
수정 아이콘
충달님 덕분에 이 영화 개봉한것 알았네요.
구탱이형(???) 유작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영화관 가서 보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음... 영화 퀄리티는 그닥 크게 기대를 안 하는게 좋을듯 하네요 ㅠㅠ
섹시곰팅이
18/06/06 04:50
수정 아이콘
그제 보고 왔습니다. 평이 갈리길래 큰 기대 안했습니다.
좋았던 점은 고 김주혁 배우의 마약 흡입한 후의 연기에 소름돋았습니다. 좋은 배우를 빨리 데려가신거에 아쉬움이 더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중반 조진웅배우의 정체가 걸렸을때부터 이상하게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그 이후의 전개가 너무 빠른감이 있어요. 너무 훅훅 지나간 느낌
또 글에 적으신대로 영화가 나타나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저도 잘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보고난 후 내가 뭘 본거지라는 느낌이 바로 들더군요.
보실분들은 고 김주혁 배우의 연기를 보러간다고 생각하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꿈꾸는사나이
18/06/06 08:21
수정 아이콘
저도 구탱이형 때문에 봤는데 흠...
그냥 킬링타임용?? 전체적으로 충달님 평에 완벽하게 공감하는 영화였습니다.
혜우-惠雨
18/06/06 09:03
수정 아이콘
김주혁, 조진웅, 차승원, 보령역 배우의 연기력때문에 봤습니다. 딱 그거 하나..ㅠ 류준열 배우는 잘 모르겠어요.
라디오스타
18/06/06 10:38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데 차승원배우의 연기력도.. 뭐랄까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
혜우-惠雨
18/06/06 11:46
수정 아이콘
그나마 차승원이니까.. 하는 마음이 더 컸어요 솔직히ㅠㅠ 보령역 배우님이랑 김주혁 배우가 나오는 씬에서는 저도 모르게 진짜 더럽고 미X구나 하는 혼잣말이 계속 나올정도로 뭐랄까.. 마치 진짜 마약을 하면 저런 느낌인가 할 정도로 간접체험을 한 느낌이었어요. 생각할수록 김주혁 배우님이 너무 아깝고 안타깝다는 마음이 듭니다.
18/06/06 10:10
수정 아이콘
덕분에 거르고 인피니티워 2회차로 결정했습니다.
노고에 감사드립...ㅠㅠ
시스코인
18/06/06 10:14
수정 아이콘
그냥 시작부터 류준열이 똥폼 잡고 나와서 누가봐도 쟤가 이선생이다, 아니면 암만 양보해줘도 뭔가 구린놈이다

냄새가 풀풀 나니까 재미도 없고..
라디오스타
18/06/06 10:37
수정 아이콘
요즘 워낙 볼게 없어서 보고 왔는데 조진웅 배우의 마약 흡입 씬이 워낙 강렬해서 그거하나 건졌네 했는데.. 원작 그대로 가져온거라니..
마파두부
18/06/06 10: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루하진 않은데 어쩐지 알맹이가 없는 느낌이였습니다. 배우들의 호연도 전 좀 과잉이라고 느껴져서 세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건 이선생의 정체도 아니고 마지막 총알 한방의 향방도 아닌.. 이게 대체 어떻게 15세관람가를 받았을까 였던..
최종병기캐리어
18/06/06 10:51
수정 아이콘
진돗개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다가 경찰에 협력하겠다고하는 류준열을 보니 아 쟤가 이선생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김이 팍 새버렸어요
18/06/06 12:23
수정 아이콘
서영락이 경찰에 협조한건 폭탄 테러로 인해 키워준 어머니가 사망하고 강아지까지 크게 다쳐서 아닌가요?
마스터충달
18/06/06 12:29
수정 아이콘
그렇죠.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누가 이 선생 흉내를 내었는지 파악하고 복수하기 위해서 경찰에 협력했죠.

그런데 리스크가 너~~~무 크죠. 업계 최고 이 선생이 경찰 손을 빌려서 집안 단속을 한다. 그 와중에 몇 번이고 죽을 뻔 했다. 고개가 갸우뚱 합니다.

여기에 긴장감이라는 극적 요소를 고려하면 문제가 더 커지죠. 이 선생이 경찰에 지극히 협조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넌 내 명령대로만 해'라는 대사가 그닥 멋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선생이 틈만 나면 도망치려고 시도했다면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장면이 더 많이 나왔을 거예요.
18/06/06 12: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해영 감독의 '천하장사 마돈나'와 '페스티발'을 재밌게 봤고 김주혁의 유작이라서 이번 영화를 봤습니다.
김주혁 부부(?)의 강렬한 캐릭터와 연기를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 악역 연기를 꼭 저렇게까지 과장되게 할 필요는 없는데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침착하고 판세를 잘 읽는 영리함이 엿보이는 조진웅의 캐릭터와 극명하게 대비시키기 위해 그랬으려나 생각하며 계속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차승원 캐릭터에서 또 다른 광기를 느끼고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같은 조직도 아닌데 강한 캐릭터의 악역이 둘이나 나와버리니 과하다는 느낌이 들고 이야기의 흐름적인 측면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기다 차승원의 출연이 꽤 늦어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신학도 출신이며 신앙을 자신의 개똥철학과 연결시켜 악행을 저지른다는, 나름 신선하면서도 잘 살렸으면 스타일리쉬했을 수도 있는 캐릭터가 뜬금없이 느껴지는 점도 아쉬웠구요.

영화를 보면서 설마 이선생이 누구게로 전개하다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와서 반전의 재미를 주는 식의 전개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좀 봤다는 사람들은 초반부터 예상이 가는 캐릭터가 있기도 할 뿐더러 그렇게 반전을 주는 것이 꼭 필요하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이선생을 맞추는 방식을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개연성의 부족을 너무 많이 노출한 것 같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이선생은 이 사람이야라고 알려주고 나서도 감독의 연출력으로 긴장감, 서스펜스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저로서는 그 부분이 불만이었어요.

영화의 마지막에 류준열이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는 식의 질문을 했을 때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감독은 류준열의 친부모, 길러준 부모에 대한 기억과 상실에 대한 장면들을 통해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뇌 엿보기가 충분히 표현되었다고 생각해 영화의 마지막에 영화를 관통하는 의미는 이것이다라고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제가 느끼기에는 실력과 치밀함으로 신화적인 명성을 얻은 악당이 내뱉기에는 너무 사춘기적 질문이 아닌가 싶었고 반대로 그런 내적 고뇌를 안고 있는 젊은 청년이 악행을 저지르고 사고 이후에 모든 것이 계산된 듯 경찰을 농락하고 배신자를 찾았다는 설정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좋은 재료들이 따로 노는 음식 같은 영화였어요. 너무 여러 가지 것을 보여주려다 갈무리되지 못하고 어설프게 매듭지은 느낌입니다.
아리아
18/06/06 14:36
수정 아이콘
확장판이 나온다고합니다 결말이 지금과는 다르다고하네요
마스터충달
18/06/06 14:3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결말이 달라지는 확장판은 좀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coolasice
18/06/06 17:19
수정 아이콘
빛좋은 개살구...표현이 적절합니다.
한국영화에 기관총 액션이 등장하는 순간 영화는 산으로 가죠..
마스터충달
18/06/06 17:28
수정 아이콘
기관총 액션이 등장할 맥락이 있다면 괜찮죠. <강철비> 같은 영화에서 기관총 나온다고 머라 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등산매니아
18/06/07 03:36
수정 아이콘
재밋었습니다, 김성령건은 정말 어이가없었고, 왜 주연으로 표기를 했나;;;

농아들이 너무쎔, 소리도 안들리는데 기관총잡이들부터 경찰 브라이언파까지 둘이서 싺쓸이하다니,
todTmfprl
18/06/08 16:36
수정 아이콘
일단 흥분 좀 하겠습니다.
그동안 충달님 리뷰를 보면서 이 번처럼 공감한 건 처음이에요.
현실감,개연성,스타일 정말 아무것도 없엇어요.

조진웅이 서장한테 '수정이 조카같은 애였다'고 설명했는데도 하나도 슬픔이 공감되지도 않았고,
류준열이 화상입은 개를 보며 '정말 이선생님이 그러셧다구요...?'라고 말할 때
'와 이거 얘가 이선생이면 진짜 재미없겟다...' 라고 생각했는데


조진웅이 2인 역할 할때까지는 김주혁의 그 약에 취한 사이코보스의 연기...쫄깃한 상황
와 이정도면 그래도 잘만들엇다!햇는데

두번째 김주혁을 만났을 때의 그 어이없는 상황은.....
아니, 그 대단하신 진하림께서 왜 직접 일선에서 싸우시다가 죽는것이며....
대체 부하들의 수는 왜그리 적고,조진웅 한 명한테 제압될 정도로 무능력한거죠?
어떻게해서 거대한 조직이 된거야?진하림 이름만 알아도 죽을수도있대메!!!


아니,농아콤비에게 조진웅의 동료가 죽는 억지상황은
류준열이 조진웅에게 한 가지 큰 빚을 지게 한 뒤
'전 그래도 팀장님을 믿으니까요' 이 한마디 하게 만들려고 한겁니까?
대체 왜 믿는데요. 무슨일이 있었는데요? 뭔데 밑도 끝도 없이 브로맨스 갑자기 만들려고 하는데요.


아니,용산역을 개조할 정도 위상의 차승원이 조진웅을 위협할때 나오는부하들이 일곱명이면 좀 적은거 아닙니까?
쎄보이는 사람 총 들고 두어명만 나오든가! 아님 아예 오버해서 몇십명 나오든가! 방탄 소년단입니까?
하필 맨왼쪽에 여성부하는 뭔데!! 설마 내가 생각하는 여형사와의 1대1 맨손격투 시키려고 억지로 넣은거 아니겟지요!?


아무리 영화초반에 폭발로 이선생의 세력들이 많이 사라졋다고 쳐도...
농아 듀오는 마약제조분야에서 천재들 아니었어요? 폭발물 조작부터 전투,심부름,대리운전까지 그 두명이서 다 하는건 너무 한거 아니에요?

엔딩에서 조진웅이 울먹거리며 '너는 니 인생에서 한번이라도 행복했던 순간이 있엇냐'라는 대사는 대체 저만 이해못한건가요?
둘이 뭐 있었어요? 조진웅이 류준열을 쫒는 동안 말그대로 인생을 조진건가요?


캐릭터도 그렇습니다.색깔을 분명하게 하려고 한 건 좋은데...
제가 영알못이라 그런가요?왜 다 어디서 본 연기들 같죠?
류준열은 더킹 촬영하다 온 것 같고
차승원은 최고의 사랑때부터 콧수염 기르고 느끼하면서 코믹한 컨셉을 지겹게 써먹고
김성령은 그것만이 내세상 찍다 오신것 같고
조진웅은 우리가 늘 언제나 범죄영화에서 보던 일에 찌든 형사 팀장님
고김주혁씨도 마찬가지로 공조에서의 북한장교 역할을 지울 수 없어보엿습니다.

그나마 박해준만 나의아저씨에서 처음봐서 저런 연기도 하네? 정도였고

사람들이 연기피로도를 얘기할 때 전 차태현씨에게서만 공감을 느꼇는데 이번에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흥분해서 두서 없이 썻습니다.아무튼 실망햇습니다.
마스터충달
18/06/08 17:31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작정하고 깐 회심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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