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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28 22:44:21
Name 치토스
Subject [일반] 유기견보호소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태어나서 봉사라는건 학창 시절 봉사활동 점수 메꾸려고
타의적(?)으로 한것 밖엔 없었습니다.
평소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곤충은 근데 너무 싫어하는..)
비글구조네트워크나 유기견카페 같은곳 가입해서 실상들을
알아가면서 언젠가 한번쯤 시작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드디어 실행을 하게 되었네요.
저는 작은지방 사는지라 제가 간 곳은 그렇게 규모가 크진 않았습니다. 강아지들도 100여마리가 채 되지 않더라구요.
주된일은 역시 청소 였습니다. 평소 비위가 약해서 냄새(?)만
맡아도 거역스러워 하는 체질인데 자의적으로 행한 일이라
그런지 금방 적응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청소하고 애들 밥 주고 거기있는 책임자 분 하고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애들이랑 놀아주다 보니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간이 금방 갔습니다. 역시나 예상은 했지만
육체적으로는 하나도 안 힘든데 거기있는 애들 하나하나 보면서
사연 알게 될때마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구요.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은 리트리버 남매 4마리, 치매,발작 증세로 10살이 다된 나이에 버려진 말티즈, 몸에 온갖 구타흔적이 남은채 버려진 진돗개 등등 한마리 한마리 다들 너무 아픈상처만 가진 아이들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많은 개들을 제가 다 데려갈 능력도 안 되니 나란놈은 오지랖만 참 넓구나 라는 푸념도 생기구요. 자기가 키우던 동물을 쓰레기 버리듯이 길 바닥에 버려놓고 간다고 생각하니 같은 인간으로서 애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 얼굴도 모르는 책임감 없는 인간들한테 속으로 쌍욕하게 되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 꼭 애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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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8 22:50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일을 합니다. 좋은 경험이 되셨길 바랍니다.
치토스
18/04/28 23:29
수정 아이콘
네 거기 애들 생각하면 마음 먹먹하지만 제 나름대로 좋은일 했다 생각하니 기분은 좋네요.
아유아유
18/04/28 23:21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전 동물을 좋아하지만 저런 일 하면 힘들거라 생각합니다.인간 혐오도 생길거같고....
치토스
18/04/28 23:29
수정 아이콘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안 힘들어요. 그런데 인간혐오는 확실히 생기네요;
자판기냉커피
18/04/28 23:31
수정 아이콘
진짜 버리는사람들 이해안갑니다
이제는 늙어서 하루종일 잠만 자고 놀아주지도않는 우리개는 그냥 보고만있어도 행복한데 말이죠
왜 그런 이쁜녀석들을 버리는건지...
물론 이녀석이 저의 지갑에 빨대꽂고 쪽쪽 병원비를 빨아먹고있는건 함정...
은하영웅전설
18/04/29 07:38
수정 아이콘
저도 떠난 저희 막둥이가 10년간 병원비로 집 한채는 하고 갔네요. 그래도 좋으니 조금 더 곁에 있어주길 바랐는데..자판기 냉커피님 반려견이 좋은 주인 곁에서 오래 행복하길 바랍니다!
키무도도
18/04/29 04:53
수정 아이콘
좋은 경험하셨네요. 봉사를하면 사람이 겸손해진다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은하영웅전설
18/04/29 07: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길에서 주워 온 우리 반려동물이 15년만에..지난주에 떠났습니다. 그래서 유기견 보호소에 가서 봉사를 할 까 했는데...도저히 맘이 아파서 못견딜 것 같더군요. 가서 울기만 하다가 돌아오는건 아닌가 싶어서 다른 곳을 찾아보려고 합니다.정말 좋은 일 하셨습니다.
CapitalismHO
18/04/29 09:33
수정 아이콘
마음이 정말 아프실거 같네요... 저희집 개도 나이가 많아서 언젠가 떠나보낼 생각만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은하관제
18/04/29 11:22
수정 아이콘
살면서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을 딱 한번 가봤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종종 남아있습니다. 그때 동물들이 조그만 우리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 눈빛이 기억에 남네요. 그때 개 한마리를 산책시켜줬다가 제가 실수로 끈을 놓쳤었는데, 도망가려는걸 어찌어찌 잡았더니 그녀석이 똥오줌을 막 싸면서까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더군요. 순간적으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몸에 분비물 냄새가 엄청 배기긴 했지만, 그 냄새보다 그렇게 그녀석이 탈출하고자 했던 모습이 이해가 되서 너무 슬펐어요. 모두 다 사연이 있는 녀석들이라고 생각하는지라. 모쪼록 지금도 보호소에 있을 수많은 녀석들이 만일 새 주인을 찾게 된다면 행복하길 바라고, 그렇지 못한 녀석들에게는 그래도 아프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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