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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1/25 00:44:29
Name 블루시안
Subject [일반] 간단한 피드백 드렸습니다. (수정됨)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왜 울고 있고 길에서 비틀비틀, 최악의 한파라는 이 날씨에 버스 정류장도 잘못 내려서 추위 속에 떨면서 기숙사까지 걸어가는지를. 그 와중에 눈물이란 따뜻한 액체는 얼굴을 따라 흘러내려 그대로 얼어버렸고, 콧물도 살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그에게 며칠 간의 시간을 달라고, 연락 말라고 단호히 이야기했습니다. 알겠다고 마음이 내킨다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하더군요. 알겠다곤 했죠. 그런데 무슨 감정인건지 슬픔이 터져나오더군요. 여러감정이 교차했어요. 겨우 들어와서 발을 녹이고 글을 써 봅니다.

어제는 정제되지 않은 내뱉기 식의 글을 썼다고 하면, 지금은 사뭇 진지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감성을 최대한 배제한 채, 이성을 가지고 말이죠.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저희의 관계는 충분히 이상하고, 복잡할 수 있습니다. 나이차이도 그러한데 그 내부에 있는 일들을 까고 또 깐다면 여러 문제점들이 나오니까요. 저도 인정합니다. 서로 불안정할 때 만났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어요. 선택권이 없는 극한의 상황으로 몰렸을 때 붙잡을 수 있는 무언가가 나타난다면.... 후... 이까지만 하겠습니다.

더 이상의 변명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똑바로 볼 필요가 있어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듯 가장 큰 두가지-첫째 피임과 둘째로 제 명의로 하는 대출. 첫번째 건은 제 신념과 그 부분에 대해서 존중해주시기에 그닥 상관하지 않으셔도 되겠고(그래도 항상 조심하겠습니다.), 문제라면 두번째겠네요. 하지만 두번째도 생일이 지나지 않아 신용카드는 커녕 대출이 불가능하니 아직까지는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향후에 어떤 행동을 보여줄 것인가? 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려야겠지요. 황금같은 공부가 잘 되는 20살에 왜 빚을 갚으려고 일을 하느냐, 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1.
항상 이야기를 생략하고 구구절절 풀지 않는 이유는 정말 정말 어릴때부터 이야기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아팠었던 기억이거든요.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지만 그 아이가 끝까지 올인해서 '그들이 원하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이유. 물론 중간에 저를 흔들어버린 아저씨가 큰 역할을 했지만, 그것 못지않게 저는 가족에 대한 상처를 많이 받고 자라왔어요. 간단히 말하면 과한 사랑이었죠. 부모님께서 사업을 하시는 이유로 저는 외갓댁에 맡겨졌었고, 어머니의 오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가를 가지 않아 얼떨결에 저는 외갓댁의 첫 아이가 되어, 여러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폭력과 감시 그리고 억압으로(이전에 폭력 삼촌에 대한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삭제돼있습니다.) 의대를 갈 실력을 쌓는 공부를 계속해 왔고, 고1후반부터 떨어지는 성적에 (어머니 아버지보다는) 할머니께서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학원이고 과외선생이고 못 믿겠다는 그녀의 결정에 집에선 그래도 가장 뛰어난 학력을 가진 (외)삼촌의 손에 저를 맡기셨습니다.
삼촌에 대해선 안 좋은 기억들이 많습니다. 2년을 앞선 수학선행보다는 책 읽는것, 여자아이들과 땅따먹기를 하는 것보다 남자아이들과 운동장에서 공놀이하는걸 좋아하던 천진난만한 소녀아이를 책상으로 억지로 끌어와 영재원에 보낸답시고 하루에 10시간씩 앉혀서 수학문제를 풀렸고, 하는 도중 늦게 풀거나 풀이과정을 보여주었지만 1시간 뒤쯤(여러가질 알려주시고 까먹었을때 풀리십니다ㅠㅠ) 풀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서 주먹과 책이 날아오는, 그리고 책장에 머리가 박히는 공포. 그리고 쪼그마한 아이에게 담지못할 욕까지 하셨네요. 그 순간의 감정을 느껴보신 분은 아실거예요. 얼마나 무서운지. 덜덜 떨리는 손발과 그 트라우마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 말예요. 아버지랑 나이가 비슷하시니 10살의 소녀가 38살의 건장한 남성에게 맞는 느낌. 짐작은 되실겁니다. 그런 와중에 괜찮다고 다 교육의 일환이라 말씀만 하시는 부모의 방관과 할머니의 계속된 공부에 대한 집착. 어쩌면 저는 그때 사법고시에 떨어진 그의 샌드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녔을겁니다. 더불어 삼촌과 어머니가 할머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기에 제가 할머니의 딸이 된 느낌으로 자라왔습니다. 그때부터 공부는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만 하는, 재미는 있지만 자발적이지 못했던 일상이 되어갔습니다. 그런데 스파르타식으로 밀어만 붙이니 당연스럽게 영재원도 붙었습니다. 그리 가기 힘들다는, 몇 년씩 준비해야 한다는 곳에 반년만에 합격했으니 저에 대한 자부심도 엄청났지만 그걸 이뤄낸 삼촌에 대한 무한신뢰가 더 컸어요. 중학교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하는지 딴짓을 하는지 늘 감시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옆에 널려 있는 과학잡지를 잠깐이라도 봐도 안됩니다. 그랬다간 문을 실틈으로 열어둔 방밖에서 할머니가 소리치십니다. 뭐하노! 급기야 마음에 안 드신다며 마늘까는 통을 제 방 앞에 가지고 온 뒤, 방 앞에서 마늘을 까시면서 감시하십니다. 한번은 볼펜을 가지고 책에다 낙서를 하고 있었는데 그 짧은 순간마저 다그치셨습니다. 느낌이 샤 하길래 방 문을 쳐다봤는데 할머니가 소리치시며 두꺼운 대나무로 공부안한다고 때리러 들어오신 적도 많습니다. 이런 공부방식에 길들여진 나쁜 습관들은 본인인 제가 잘 알았습니다. 고쳐보기 위해 독서실에 다녀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으나, 의견이 수렴되지 못한 채 저는 고등학교에 올라가게되었습니다. (한 번 독서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할머니가 제가 어디에 앉는지, 책 페이지는 어디부터 하는지 표시해두시고 집을 가시는 척 하고 다시 들어오신 뒤 엉뚱짓은 하지 않는지 뒤에서 감시하신 적도 있습니다.. 그 뒤로 독서실 얼씬도 못했습니다..) 이런 불안 속에 공부하는 저는 고등학교에 가자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혼자 공부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저는 당연히 성적이 낮아져갔고, 떨어지는 성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영재원도 거뜬히 합격시킨 우리 아들 밖에 없겠다!!! 는 위대한 결정에 맡겨진겁니다. 맞지 않으려 몰라도 안다고 넘어가며 시험을 준비하다보니 고2 마지막 내신에서 미적분2 25점을 받아왔고, 삼촌은 진노하셨습니다.... 크
서두가 길었네요... 어느 정도 간략히 설명을 한다고 했지만 아팠던 순간들에 대한 묘사 때문에 본의 아니게 늘어졌습니다. 내년 수능까지 바라보는 이유는 아직 습관이 덜 잡혔기에 당장 공부할 마음가짐이 잡히지 못해서, 라고 요약할게요.  네... 사실 다 변명이죠 마음가짐은 언제든 가질 수 있고 안된다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해내야한다는거. 하지만 저는 일을 다니면서 일이 얼마나 고된지, 부모 밑에서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한 고마움도 알고 싶어서 이르게 취업시장에 뛰어들긴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돈 타 쓰는 불편함이 싫어서 혼자서 돈을 벌고 싶어했었고요. 또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렇게 배가 따시고 불러서 못 할 소리한다, 라고 말씀하시겠지요. 어떻게 까려면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깔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 상황을 전체로 이해 못하시더라도 대강 이러한 이해관계라는 것을 들어만 주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2.
남자친구 관련해서 넘어가 볼게요. 이 사람이 나랑 맞는 사람인가, 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고민해오던 문제입니다. 나이차도 꽤 있고 살아온 환경이나 배경이 너무도 다르기에 사실 저는 그 사람과 잘 맞지 않는다고 예전부터 느껴왔습니다. 위에서 떠내려오는데 붙잡을 무언가가 보인다면... 이라는 이야기를 드렸는데,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마음으로 이 사람을 붙잡은 건 절대 아닙니다. 게다가 이 사람을 계속 좋아한다는 어그로를 끌고, 스스로 열녀라 자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속이려면 충분히 속일 수 있고, 거짓으로 대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진 충분히 그에 대한 진심을 느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건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요.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결정은 적어도 몇 주는 더 필요하다 생각해요. 더 붙잡을 이유가 없고, 나의 외로움은 단지 그로만 채울 수 있는게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바로 돌아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은 시간이긴 하겠지만 서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섵부르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고, 그 사람과 오래 함께 할 수 있을지 아닐지까지도 고민해 보는 시간들 가져보도록 할게요.


윗 글이 여러분들에게 남겨진 물음표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이었으면 합니다. 걱정 많이 해 주셨는데 아무런 피드백 없으면 죄송해서 시간 내서 글 써봤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내일 일 다녀와서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 삼촌되는 입장에서 해주시는 걱정인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지나친 손가락질은 말아주셨음 해요.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함께 따끔하게 주의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아참... 빚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지, 그리고 우선순위 정하는 부분이나 우유부단한 그에게 따끔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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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쾅돼지말자
18/01/25 00: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
블루시안
18/01/25 01:01
수정 아이콘
지우기 전 댓글 읽었습니다... 항상 푸념만 늘어놓고 괜히 동정 얻는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그래도 늘 따뜻하게 아버지 같은 느낌으로 대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말로요
쿵쾅돼지말자
18/01/25 01: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
블루시안
18/01/25 01:14
수정 아이콘
네...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야할 것 같긴 합니다만 그 분이 마냥 좋은 분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본인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요(인지에서 그치고 마음에서만 생각하는게 문제라면 문제겠네요-현실감각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사람 고쳐 쓰지 말라는 이야기 하시나 보다.. 라는 생각을 최근에 특히 많이 했었고요.
그런만큼 이번 일들이 제게 주어진 큰 시련이라 생각하고 현명하게 잘 이겨볼게요..
조말론
18/01/25 00:56
수정 아이콘
남자의 반응을 보니 더 이 말을 드리고 싶은데

지금 상태가 이전 글을 쓰기전과는 달라졌지요? 이게 변했다라고 변수 상태인건데 일단은 일시적인 상태입니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니까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겠네요 마음과 몸이 함께한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누가봐도 비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한건 그만큼 비정상적인 사고로 얽혀있으니 다시 반동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게 둘의 상수 상태이니까요

그냥 연을 끊고 그가 없는 삶인 지금 오늘 밤같은 삶이 상수인 상태가 되길 바랍니다
18/01/25 00:57
수정 아이콘
(다행히도 첫댓글이 아니라서 수정했습니다)전글에서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고 지적(지적은 공격적이니까) 체크해주신 중요한 부분은
성장과정에 있어서 자퇴하고 독립하신 것도, 많이 나이차이가 나는 연상의 남성 분을 만나는 것도 아닌
왜 미성년이신 분께서 힘든 사회 생활을 거쳐 번 노동의 댓가를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빚을 갚는데에 쓰는 것이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글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어서-생각없이 '사랑이란 이유'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가 아니었을까요?

글과 댓글을 보며 전 글들에 대한 내용도 있어 찾아보았지만, PGR에서 사랑얘기에도 독립얘기에도 다들 응원하고 축하해주었던걸로 보면
글쓴 분께서 조금 더 강단있게 본인의 미래에 대해서, 혹은 최소한 본인이 힘들게 버신 돈에 대해서라도 어떤 계획이 있길 바랬을 것 같습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고 누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게의 경우 무엇을 얻으면 또 무엇을 잃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
지금 결정하신 것들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경제적인 부분은 아직 뚜렷한 관념도 없으신 것 같고 그에 대해 주변에서 자연스레 체득하기도 힘든 부분이신거 같으니
조금 더 주의깊게, 신중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블루시안
18/01/25 01:11
수정 아이콘
아참... 저 자퇴한거 아닙니다...!
다음 달에 졸업해요 :) 대학도 걱정 많이 주셨었는데 나름 괜찮은 대학 교과전형으로 합격은 했어요 히히
태프로
18/01/25 00:58
수정 아이콘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재활용안되요.
사악군
18/01/25 01:03
수정 아이콘
의젓하게 받아들여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네요.. pgr아재삼촌이모들이 타박하는건 1이 아니고 2때문이었어요. 어린 나이에 일하는거 독립한거 집나온거 다 칭찬하면 칭찬하지 싫은 소리할 일이 아니었죠. 걱정은 해도 응원했을거에요.

현명하게 잘 처신하셨으니 아재 오지랖은 집어넣어두고, 응원만 남기겠습니다. 항상 자유롭고 충실하고 행복하시길.
이쥴레이
18/01/25 01:07
수정 아이콘
예전 아는 여자분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네요.
아직 나이도 어리신데..

그분이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알아보니 남자친구가
개상놈에 양아치였죠.

제가 그렇게 아니라고 이야기 해도 귀담아 안들었고요.
그놈이 나중에 저한테 헤어질테니 지 여자친구에게
돈좀 주라고..

일단 몇백만 주면 헤어지겠다 그러는데 얼마나 웃긴지
모릅니다.

진짜쓰레기였죠. 녹음하고 들려주고 각서 받아와도
여자분은 끝까지 그 양아치 믿었죠.
결국 대신 대출까지 다 보증으로 뒤집어 쓰고
일수까지 대신 갚아주다가 남자놈은 잠수타고 튀었고요.

그러다가 사고쳐서 감옥갈거 같다. 합의금 좀 내달라고
여자분 골수까지 빼먹다가 갔습니다.

그때 그생각 나서 이전부터 지금까지 글보니 짜증이 나네요.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울수 있고 사회경험이나 인생경험이
적어 충분히 본문 글쓴분처럼 시행착오도 있겠죠

제발 정신좀 차려요.

남자놈이 아무리 봐도 양아치 입니다.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닙니다.
껀후이
18/01/25 01:14
수정 아이콘
블루시안님께서 어떤 선택을 하시든 존중하고 응원합니다. 저도 아직 어리지만 한없이 얽히고설켜서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실타래도 하나하나 풀다보면 풀리더라고요 물론 곧 다시 꼬이지만...하하 누구나 저마다의 십자가는 있는거겠죠 정답은 없고...하나하나 잘 풀리시기를 바랄게요. 피지알에 가끔 답답하고 힘들때 이렇게 글 남기시면서 푸념도 하시도 그러셨으면 하네요. 힘내세요!
及時雨
18/01/25 01:29
수정 아이콘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행복해야 할 나이에 스스로 짐을 지지 마세요.
18/01/25 01:33
수정 아이콘
이렇게 진지한 답글을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안타까운 개인사를 가진 분이었군요. 그 부분에 대해서 일단 위로를 드립니다.

저는 다행히도 좋은 부모님 만나 어린 시절에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원글님같은 과거를 가진 분들이 정확히 어떤 심리상태가 되는 지는 잘 모릅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다보니, 처음으로 채찍질 안 하고 따뜻하게 대해준 연상 남자한테 끌린 상황으로 이해하면 되려나요....??

근데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 바뀌는 것은, 원글님께서 왜 그렇게 행동하시는 지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생긴다는 것 뿐이지, 원글님의 문제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아저씨는 생존력이 없는 사람이지요. 보통 그런 사람들이 야망이 없는 대신 사람이 물렁물렁하고 같이 있으면 마음 편해지는 면이 있어요. 그런 부분에 끌리신 것 아닌가 싶고요. 근데 그거 전부입니다. 가끔 만나는 친구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같이 험한 인생 살아가는 동료로서는 좋지 않은 사람이에요. 그냥 생존력만 없으면 모르겠지만, 본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면도 있는 사람이잖아요. 돈을 여러 친구들로부터 빌린 것 같던데, 처음 빌릴 때야 본인이 정말 갚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빌렸겠지만, 두 번 세 번 빌릴 때에는 본인도 이미 상환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 그냥 당장 살아남으려고 빌렸을 겁니다. 즉 적지 않은 돈을 빌려줄 만큼 본인을 신뢰하는 친구들을, 자기 살자고 배신한 거죠. 친구를 배신하는 사람이 아내는 배신하지 않을까요?

사람은 20대에 가장 빛납니다. 육체도 정신도 제일 꼭대기를 찍지요. 그 다음에는 줄곧 내리막만 기다리고 있어요. 30대 40대 넘어가면서부터는 번뜩이는 순발력도 없어지고 몸은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대 40대를 행복하게 살려면, 믿을 만한 배우자와 친구, 그리고 오랜 시간 노력해서 쌓은 어느 정도의 안정이 필수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저씨는 그것을 얻어낼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요. 같이 아이를 키울 때는 결혼 생활이 잠시 지옥이 되는데, 그런 어려운 순간에 그 분이 얼마나 기여를 하려나요...?? 부부들끼리도 50대 60대 되면 이젠 육체적 매력은 0 으로 수렴하는 거고, 대신 서로 오랫동안 쌓아온 정서적 교감이나 비슷한 지적 수준에서 오는 대화의 즐거움 같은 것들로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 이런 부분도 아저씨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뭐랄까, 남한테 퍼줘야 마음이 편하고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원글님이 약간 그런 성향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어요. 물론 그런 분들은 착한 분들이긴 한데, 퍼주는 것을 줏어먹는 사람들이 적어도 고마워는 해야 공평하잖아요. 근데 아저씨는 그런 사람 같지도 않아요. 친구한테서는 이미 의절당한 수준이라면서요. 원글님이야 지금 당장 돈이 나오는 거위니까 고맙다는 소리 듣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까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됩니다. 줏어먹는 사람들은 본인이 기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머지 않아 '이것은 원래 당연히 내가 받아야 할 몫' 이라고 스스로 세뇌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았고, 원래 안 그런 사람이 그렇게 변해가는 것도 보았고, 착한 사람들이 골수까지 빨리다가 결국 이혼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원글님과 아저씨의 관계는 예외일까? 라고 생각해봤는데,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고, 예외일 것 같지 않아요.

어렸을 때 난폭한 성취주의자들로부터 겪으셨던 상처를 치유받으려고, 반대로 성취의욕 0 의 물렁물렁한 사람으로부터의 애정을 원하시는 거라면.... 이건 둘 다 답이 아닙니다. 정답은 따로 있고, 많은 사람들은 책임감도 있고 애정도 있는 배우자들과 잘 살아요. 블루시안님도 그런 삶을 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즐이
18/01/2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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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착하게 안타까운 분들이 제게 자주 말을 걸어주시는 편이라 어릴 때 부터 친하게도 많이 지냈는데, 결론적으로는 많이 남지 않죠. 옆에서 바라보는 것도 힘들지만 그걸 티내는 순간 저에게 마저 미안해하면서 멀어지기 때문에. 결국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 감정적으로 되레 상대가 내가 빚진 상태가 되는 - 것이 이분들에게는 편한 상황이 됩니다.

물론 OrBef님의 지적도 맞고 저의 이런 표현도 맞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원인이나 분석이 중요하다기엔 이런 분들은 그냥 지금 당장이 급한 것 같아요. 누군가 옆에서 시간을 두고 붙잡아서 욕심을 가지는 법, 감정적 부채를 견디는 법을 알려줄 수 있는 길고 밀도 있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안그러면 계속 "내가 힘들어도 저사람에게는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 괜찮아." (미안하다 대신 내가 아쉬울게 없다인 경우도 있고 서술어는 조금씩 다양하겠지만 결국은 약간 자기파괴적인 관점으로 속편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듭니다. 위악도 떨고, 본인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는(실제로 원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생의 시간에서 희석하고 살아가는 것들) 어떤 부분에 집착하기도 하구요.

그런 친구가 있기를 바랍니다. 있다면, 그 친구에게 마음의 빚을 좀 지고 살아도 되니 그 친구와 엉겨서 자기의 판단체계를 바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친구가 여럿이면 더없이 좋구요. 설정된 인싸라도 좋으니 뭔가 미친듯이 복잡한 인간관계에 치여서 정신없는 혼돈속에서 평범해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18/01/25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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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불분명하게 쓴 부분을 풀어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파괴적으로 속편한" 상태를 원해서 이 관계를 지속한 거라면 (그럴 확률이 꽤 있어보이는데), 같이 수다 떨 친구가 무엇보다도 필요해보여요.
The xian
18/01/2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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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한 충고는 여러 사람들이 해서 동어반복은 할 필요가 없을 듯 하고요.

그게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지금처럼 한 발 물러서서 떨어져서 생각해보는 시간. 자주 없습니다. 삶이 바빠지면 더 없어질 겁니다.

소중하게 여기시고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굳이 연애사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결심이 정말 평생을 갈 수도 있습니다.
17롤드컵롱주우승
18/01/25 02:12
수정 아이콘
힘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18/01/25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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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고민해도 답은 안 나옵니다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할거예요 이 세상 어디를 뒤져봐도 블루시안님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낙원은 없어요

닥친 고통이 힘들면 따뜻해 보이는 곳을 찾죠 그런데 슬슬 알거예요 세상에 내가 편히 지낼 따뜻한 곳은 없어요 있다해도 그 곳이 우연처럼 내 눈에 띄고 공짜로 주어지진 않아요

행복해지고 싶으면 내가 있는곳을 낙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디딘곳이 황무지라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그냥 말라죽을 뿐이죠

길을 잘못 들었으면 되돌아가 다시 길을 찾는게 최선입니다 길을 잘못 들었는데 나는 이 길로 목적지에 도착해보겠다고 용을 쓰는 사람을 세상은 바보라 부르죠

더 늦으면 못 돌아갑니다
18/01/2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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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년 이상을 살면서 적어도 제가 겪어왔던 무수한 인간이라는 존재는 본인이 갖고있는 그 본성이 결코 쉽게 변치 않습니다. 이해의 범주를 넘은 행동으로 한 번 나를 크게 실망시키고 상처 입혔던 사람은 언제든지 똑같은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는 사실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선택이고 본인의 인생입니다. 여기서 걱정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마음이야 하나같이 같겠습니다만.. 아무쪼록 맞는 선택이 되길 바라요. 힘내시고 아프지 마시고!!
18/01/25 02:33
수정 아이콘
덧글 달기 참 조심스러웠는데 다행히 윗분들이 말씀을 많이해주셨네요. 그래도 노파심에 한마디 보태자면 사람 절대 고쳐쓰는거 아닙니다.
그거때문에 목숨까지 왔다갔다 하는 경우(최악의 상황 역시)를 봐온 입장에서 말을 남깁니다.
이부키
18/01/25 02:3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피식인
18/01/25 03: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힘내세요. 1번 관련해서는 대화 밖에 답이 없습니다. 글쓴이 입장만 봐서는 가족들이 안식처가 되지 못하는거 같네요. 본문에 적은 내용들은 피지알에만 얘기할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다 얘기 하셔야 합니다. 글쓴이가 겪었던 상황들과 그 속에서 글쓴이가 느꼈던 생각들 전부 다요. 얘기하셨어도 한번 더 얘기하세요. 2번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께 조언은 충분히 들으셨을 테고, 본인을 아낄 수 있는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이고 이런건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성인인 이상 결국 선택은 모두 본인의 몫이고 본인의 책임이니까요. 20살 아직 청춘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 시작할 수 있을 나이네요.
펠릭스-30세 무직
18/01/2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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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도움이 되는 조언을 남기고 레벨업을 할까

아니면 어차피 남의 일 그냥 무시할까 이수준이네요.

사람 사는게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보편적인게 왜 항상 추천을 받냐면 궁극적으로는 승률이 제일 높기 때문입니다.

정신 차리세요.
진산월(陳山月)
18/01/2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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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 있는 소녀를 착취하고 있는 나쁜 자(순화 했습니다) 입니다. 당장 끊으세요 제발...

힘들어도 일단 부모님과 상의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님의 앞날은 창창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이겨내시길...
pppppppppp
18/01/2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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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 때 미친듯 사랑해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진짜 세상을 다 줘도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나중에 헤어지고 더 좋은 사람은 세상에 많구나라는 현실을 깨달았습니다.
20살이면 진짜.. 뭘해도 됩니다..
말다했죠
18/01/25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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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조심하세요. 몸, 마음 둘다요.
mudblood
18/01/25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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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면 안 하셔도 됩니다. 부모 돈 타쓰기 싫으면 독립해서 직접 일하며 살아도 되고요. 이건 나중에(물론 늦는 만큼 손해는 보겠지만) 다시 시도해서 이룰 수 있는 것들인 데다, 어차피 지금 할 의욕도 안 나는 일, 억지로 하려고 자세 잡아봐야 성공할 거란 보장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뭔가 하고 싶고 하고 있으시다면 그건 본인을 위한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힘으로 번 돈은 자기 행복을 위해서 써야지, 남 빚 갚는 데에 쏟아넣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꼭 뭔가 물질적인 것이나 진로 이야기가 아니라, 적어도 행복한 추억 정도는 남아야 하잖아요.
연애 상대의 진심을 믿으시는 것 같은데, 느끼신 부분이 정말일 수도 있을 겁니다. 성정이 악하고 지독한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무르고 세상 대하는 게 서투를 뿐 착하고 정 많은 사람일 수 있어요. 하지만 상환 능력이 없는 걸 알면서 친구에게 수차례 돈을 빌리고, 열 살 어린 연인이 일해서 번 돈을 자기 빚 갚는 데 쓰는 건 명백한 악행입니다. 사람 마음 속을 읽어내려 하지 마시고(굉장히 어렵고 실수하기도 쉽잖아요) 사람의 행동을 보시길 권할게요. 선인만이 선행을 하지 않고 악인만이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 법입니다. 따끔하게 이야기했다고 하셨는데, 만약 그 이후로 바뀐 모습을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상대에겐 (계속 악행을 저지르는)본인을 변화시킬 의지가 악의만큼이나 결여되어 있는 것이고 이건 정말 어떻게도 바꾸지 못해요.
시간을 들여 깊이 고민한다고 하셨으니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날도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주변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가족도 좋고, 그게 싫으시면 친구도 좋고, 아니면 연락 끊긴 지 꽤 된 옛 친구나 그냥 지인들도 좋고요. 별 말 못 들을 것 같았던 사람에게서 깜짝 놀랄 대답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소인배
18/01/25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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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절대로요.
Zoya Yaschenko
18/01/2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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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얼대 변하지 않죠.
계란말이매니아
18/01/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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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니죠...
18/01/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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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맞죠. 변하지 않고, 고쳐 쓸 수도 없고..
녹차소년
18/01/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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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긴 변합니다. 단 죽을 고비를 넘겨야 변하더라구요.
18/01/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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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놈을 보면 죽을 고비를 넘겨도 딱히 변하진 않더군요....
18/01/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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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 조금 기분 나쁠 수 있게 댓글을 썼는데(워낙 댓글이 많아 제가 뭐라고 썼는지 모르시겠지만), 진지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다시 글을 남겨준 거 고맙게 생각해요. 여러가지로 더 많은 일들을 보고 겪은 30대 언니가 한 마디만 더 하고 갈게요.
이번에 이야기한 황금같은 공부가 잘 되는 20살에 왜 일을 하느냐,는 크게 문제가 없어요. 충분히 과거의 어떠한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글쓴님이 그런 선택을 했을 거라고 이미 생각했었기 때문이에요. 예전에 써왔던 글을 보면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소신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여기에서 문제가 된 건 '일을 한다'가 아니라 '남자친구의 빚을 갚는다'는 부분이에요. 돈을 벌고, 일의 힘듦과 소중함을 깨닫고, 다른 평범한 대학생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는 것들이 본인의 물질적 정신적 자산으로 쌓이면 그건 충분히 좋은 시간들이 될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상황은 밑 빠진 남의 독에 물붓기였기 때문에 수많은 피지알러들이 걱정과 경고의 댓글을 달았던 거고요.
그래서 이번에 적어주신 내용들을 보니, 지금 이 어렵고 힘들었던 십대 시절의 고단함을 새로운 길과 사랑으로 돌파해보려는 것 같네요. 그런데 지금의 그 남자친구는 그 내적 힘듦과 외로움을 이겨내는 답이 되기에는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에요. '사랑한다'는 것 외에 글쓴님에게 긍정적인 지양분이 되어줄 30대 어른 같은 부분이 없어보이니까요. 충분히 똑똑하고 현명한 글쓴이라면 조금 더 시간과 거리를 두고 본인을 제 3자처럼 다시 판단해보면 금방 알 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브라이언
18/01/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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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있는 거짓사랑을 하는 분을 만나는거 같은데
진짜 사랑을 해주는 분을 만나길 바랍니다..
18/01/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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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씀이야 다 윗분들이 하셨으니..
쉬운 거, 당장 하고 싶은 거부터 하셨으면 좋겠어요.
님 말고 다른 분들은 다 지 편한대로만 하고 있는데 혼자만 너무 힘들어 보이세요.

아시겠지만 가족, 연인 사이 골든 정답같은 건 없지요.
어차피 다 나하고는 다른 사람들이잖아요.
가족도 생판 남이 아닌 거지, 좀 더 가까운 타인이에요.
그 사이에서 협상 또는 손절은 필연이구요.
역지사지도 자기 뜻부터 알지 못하면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기회..라긴 뭣하지만 어쨌든 이참에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보고 답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히히멘붕이오
18/01/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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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하게 얘기했다라...결국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군요. 제발 그 남자가 최소한의 양심은 있기만을 바랍니다.
저격수
18/01/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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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어마어마한 합리화의 향연이네요.
1. 수능 준비한다는 소리는 하지도 마세요. 님 아무것도 안하고 막노동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공부해서 님이 지금 입으로 떠벌리는 것만큼의 성과를 얻으려면 지금 성남시장으로 있는 이재명 정도 노력은 해야 합니다.
2. 자해하지 마세요. 어린 시절의 경험을 핑계삼아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그저 위로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마음 따뜻한 것이 좋다고 하는데, 당신을 통해 치유받을 수 있었던 누군가가 그런 당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피해를 보고 상처받습니다.
3. 그 30살 남자는 좋겠네요. 저는 잘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어린 여자는 남자의 로망이더라고요. 유전적으로도 맞을 겁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기형아 출산의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건강한 유전자를 담아내려면 어린 여자를 만나야죠.
4. 앞날 창창하다는 입에 발린 소리는 안 할게요. 님은 한 번 망했어요. 이거 회복하려면 밑도 끝도 없습니다. 님의 이런 과거를 아는 사람은 님에게 다가가려다가도 혹시 님이 상처받을까, 혹은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여러 이유로 거부할 겁니다. 지금 방황하고 계시죠? 사람이 공부를 왜 잘 해야 하는지 알아요? 님이 깊은 고민을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했죠? 그런 사람을 20살 때 만나려면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에 가서, 거기에 맞는 지적 수준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좋은 대학은 학벌 따려고 가는 게 아니라, 20살부터 어느 시점까지의 연속된 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는 겁니다. 말마따나 친구가 필요해서 가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님은 이미 한 번 망했어요. 님의 주장에 따르면 스스로 그 기회를 한 번 걷어찼고, 뭐 지금 하는 말씀을 보니 언제든지 본인이 공부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어디 한 번 해 보세요. 다른 사람들은 주경야독 안하고 주독야독 하고 있는데, 거만합니다. 대학 못 갔다고 망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방황이 엄청 특별한 것이고, 다른 사람과는 뭔가 다르고, 자신의 독립이 뭔가 엄청난 것을 개척하고 있다는 그 중2병이 싫어요.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한 마디만 다시 반복할게요. 입에 발린 말은 안합니다.

님은 한 번 망했어요. 과거의 잘나 보였던 자신은 잊어버려요. 당신은 중2병 환자에 불과합니다.
남산도서관
18/01/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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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고싶었던 말을 그대로 써주셨네요...
18/01/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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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들께서 사람은 안 변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 잘 변해요. 나쁜 쪽으로는. 지금 작성자님이 보고 계시는 모습이 '아저씨' 인성의 고점일 수 있습니다. 항상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세요.
프로아갤러
18/01/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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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와룡 선생
18/01/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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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어디 상담센터든 병원이든 간에 가서 상담좀 받아보세요
속는셈치고 딱 한달, 아니 일주일만이라도요
그래도 남자라는 xx는 자기나름의 현실(좋은 의미는 아니지만요)을 살고 있는데,
글쓴님은 아예 망상속에 살고 계시네요
쭈구리
18/01/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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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이 없으니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남자, 돈 이런 문제인가 보네요.
한사람의 입장에서 쓴 내용이라보니 남자 입장은 알지 못하지만, 최대한 블루시안님 편에서 쓴다고 하면
일단 그런 남자를 20세에 만난건 다행이네요. 20세에 쉽게 결혼생각은 하지 않을테니까요. 많은 남자 만나시고 20대후반 30대에 결혼하세요.

돈. 전 제대후 나이 22살에 정말 오늘같이 추운날, 12월, 1월 이럴때 일주일 2~3회 노가다하면서 돈벌었어요. 학교다니면서요.
그게 집안이 힘들어서도 아니고 빚이 있어서도 아니에요. 단지 여자친구 맛있는거 사주고싶고 선물도 사주고싶고 해서요.
자기 여자 사랑하는 남자는 다 이정도 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제 나이 30대 후반줄에 들어섰지만, 많은 주변 지인들을 보면 꼭 이상한 남자 만나는 여자애들은 그런애들만 골라서 만나더라구요.
폭력적인 남자 만났던 여자애들은 그후애도 그런 애들을 골라서 다시 만나요.
세상에 진짜 남자 많습니다. 그냥 보통정도 상황에 아주 보통사람들도 정말 많아요.
굳이 악수를 두고 스스로를 영화 속 드라마속 주인공이냥 착각하지 마세요.
날씨 추운데 건강챙기시고 사연 없고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By Your Side
18/01/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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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답은 나와있어요. 님은 돈 벌어서 그걸로 대학 준비하는데 오롯이 쓰고 남친은 알아서 편의점 알바를 하든 뭘 하든 열심히 벌어서 자기 빚 갚고 물질적인 것 외에 서로 도움과 위로를 주는 평범한 연애를 하면 되는 거에요. 그게 안 되면? 당연히 헤어져야 됩니다. 진짜 님을 소중히 생각하고 사랑한다면 새벽시장에 노가다를 뛰어서라도 돈 벌어서 자기 빚이 아니라 여친 빚을 갚아주는게 남자에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님 남친을 욕하는 거구요. 30살이나 된 인간이 몇 달 째 백수로 살면서 20살 여친한테 빨대꼽고 자기 빚 갚는 걸 넘기는 건 우유부단한게 아니라 악한 거에요. 남한테 상처받는 건 싫으면서 자기자신에게 상처주는 건 안 아프신가요?
그리움 그 뒤
18/01/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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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게 뻔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드네요.
18/01/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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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이성적이진않네요. 내자신을 타인화해서 멀리서바라보세요..좀다르게보일겁니다
나른한날
18/01/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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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를 많이 사랑하니까.. 고민하는것이라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아저씨는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당신에 대한 고민이요. 그분은 하다못해 어딘가에라도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위해 고민하게 됩니다. 아저씨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번 관찰해보세요
18/01/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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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빨아먹는 남자인데;
따끔한 정도가 아니라 '그거 해결 안되면 무조건 헤어짐'이어야 정상일 것 같습니다만...

남의 인생 절대 쉽게 왈가왈부하면 안되는지라 이전 글까지 보기만 하고 넘어가려 했습니다만,
이 문제는 사람 평가할 때 개인적으로 반드시 걸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염치 불구하고 말씀드립니다.

상대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절대로 '부담'을 지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랑이 어떠한 종류의 사랑인지는 관계가 없어요. 이성적인 사랑, 가족애, 우정 등등.
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 계속 만나려고 한다? 매우 직설적으로 얘기한다면 블루시안님의 돈과 몸 외엔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밖에 안보입니다...
18/01/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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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글의 어떤 부분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건지..
이대로 가면 따끔하게 통수 맞을 일만 남은 것 같은데요.
18/01/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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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타인의 조언이 어차피 와닿지 않으실겁니다.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시길.
감전주의
18/01/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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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고 피드백 남겨줘서 고맙네요.
날씨가 많이 추우니 건강 조심하세요.
18/01/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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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댓글과 이전에 쓰셨던 글로 어떤 내용이 저번에 있었는지 알겠네요.
100에 99는 블루시안님 뜯어말릴겁니다.
그 아저씨란 사람이 블루시안님을 더 생각한다면 그렇게 행동 안해요. 할 수가 없죠. 쉽지않겠지만 최대한 모든 감정을 배제하고 잘 생각해시고 좋은 판단 하시길 빕니다.
18/01/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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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누가 뭐라하든 듣진 않으실거 같고, 그냥 행운을 빕니다.(차마 응원은 못하겠습니다.)
foreign worker
18/01/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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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지난 글 읽어보고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 강하게 답글 달았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아직 변하신게 없네요.
가정사정하고 교육 스트레스때문에 빗나간 선택을 하셨다는건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빗나간 선택이 잘했다는건 아니죠.
집 나오고 경제 문제로 취업시장에 뛰어든 이상 님 수능 성적은 올라가기 힘듭니다. 떨어지면 떨어졌지.
주경야독으로 성공사례가 인터넷에 나오는건 그만큼 희귀하다는 뜻입니다. 어지간히 독하고 건강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얘기에요.
그리고, 두번째는 지난번에도 적은 그대로, 열살 연하 여친이 벌어주는 돈으로 자기 빚 갚는 남자는 제대로 된 남자로 안봐줍니다.
님이 진심이라고 믿는것과는 무관하죠.
세상은 냉정하고 돈은 무섭습니다. 그걸 알만큼 아는 30세 남자가 이제 갓 학생티 벗은 20살 여친에게 거액의 빚이나 갚아달라고 하는 꼴을 보니 제가 다 열받네요.

개인적인 바램은, 님이 그냥 집에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수능봐서 대학 들어가는겁니다. 그 남자요? 님이 돈 안 벌어다주면 깽판치고 떠날 겁니다.
부모에게 불만이 있다는 건 알지만 이런 경우에 님을 보호해줄 수 있는건 부모님 뿐입니다.
그리고, 씁쓸한 사실이지만 사회에서 고졸과 대졸은 대우가 다릅니다. 제 동생도 고졸로 일하다가 결국은 대학 들어갔죠.

인생 길게 보세요. 현실을 본인이 합리화한다고 좋게 바뀌는 건 아닙니다. 정신승리일 뿐이죠.
아류엔
18/01/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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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에 관해서는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
가족에 대한 상처 정말 힘들죠 그걸 위해 어떤 선택을 하던 마음가는데로 하시는게 좋아요 가족과 대화하고 해결하시던 지금처럼 거리를 두고 스스로 일하고
공부하며 살아가던 행복해지시길 빕니다

많은 분들에 지적인 2에 관한 내용은 변한게 없으시네요
비련의 여주인공이라고 생각안하신다 하시는데 ..그동안 쓰신글과 댓글로는 그렇게 보이십니다
좋은 사람이 아니란걸 아는데 왜? 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 아시는거 맞나요?
나의 사랑으로 그 사람이 변할거 같나요? 나의 따끔한 충고로 그 사람이 변할까요??

저는 어머니의 애정을 받아본적이 없어요 제 경험상 가족에 대한 애정은 채울수 없는 빈자리입니다 남자로 못채웁니다
이성과의 애정은 다른 자리 였습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1순위는 아저씨가 아니라 블루시안님 본인입니다
cHocoBbanG
18/01/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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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너무 믿지마요.
헤어져 보면 알겠지만 그땐 그게 숭고한 사랑으로보여도 한참 지나서보면 나혼자만 그랬었구나 느낄수도 있어요.
지금 사랑이라 믿는 그거에 아주 호되게 당할까봐 하는 말이에요. 제 3자가 보기에 아주 그냥 인생 수렁으로 걸어가는것처럼 보이거든요.
글고 전 이제 30대중반인데 주변사람들보니 정석대로 사는게 젤 빠른길이더라구요. 쓰고보니 쫌 꼰대같네요. 누구나 인생 목표점은 틀리고 성향도 틀리겠죠.
근데 사회나오면 세상이 글케 아름답지 않아요.
나쁜사람은 꼭 피하는게 좋아요.
절름발이이리
18/01/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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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인이 못나고 문제가 많아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내 인생까지 말려들어가 망가지지 않을 수 있는 선을 잡아 놓는 게 필요하고, 그를 통해 나의 영역을 지켜내지 못하면 그 관계의 위험성은 극대화 됩니다. 다른 분들은 그 남자의 문제를 얘기하지만, 제가 볼 때 그 남자의 문제보다는 글쓴이의 선이 제대로 작동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물론 이런 선이 명확한 사람은 애초에 위험성이 높은 관계에 잘 엮이지도 않는 편이겠지요.
따끔하게 충고했다지만 보통 그런 걸로 바뀔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바뀌었을 겁니다. 글쓴이보다 10년을 더 산 사람인데, 주변에 그 따끔한 한마디 할 사람이 없어서 변하지 못했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건 그거, 내 인생은 내 인생입니다. 연인관계를 지속 하더라도, 선을 찾고 철저하게 지키세요.
18/01/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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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번 글에 댓글단 내용이 이리님하고 많이 비슷한데요.
(글쓴이 분이) 남자친구가 아니라 본인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ollercoaster
18/01/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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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눈물이란 따뜻한 액체는 얼굴을 따라 흘러내려 그대로 얼어버렸고’ 이 글에 감정을 배제하고 최대한 이성을 갖추고 쓴다고 하셨는데 여전히 자기연민적인 미사여구가 많으시네요. 제 눈에도 그냥 중2병이 심각하게 찾아온걸로 밖에 안 보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마세요 지금도 조금씩 후회하시는것 같은데 최대한 빨리 중2병에서 벗어나시길......
18/01/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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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 남자가 님을 이용하려고 하는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생각이 좀 짧았던 것일수도 있죠.
그 남자도 충분히 님을 진심으로 온몸을 다해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둘의 사랑이 거짓일까봐 안타까운것이 아닙니다.

다만 님이 처한 현실이 장기적으로 행복할 가능성이 너무도 낮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한참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20살에 기숙사생활하며 일을해서 남의 빚을 갚는 현실 말입니다.
20살에 한남자와 사랑을 완성해서 그와 같이 행복하게 평생 사는 것은 20살에 꿀 꿈이 아닙니다.
게다가 남자가 전혀 믿음직 하지도 않습니다.
나이먹을 수록 어리고 아름다운 젊음을 맘껏 누리지 못한 한이 가슴 깊히 맺힐 것입니다.
그 한은 본인과 주변을 갉아 먹을 것이고요.

20살이 꾸는 꿈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오늘은 어떻게 예쁘게 꾸며볼까, 어떻게 재밌게 놀까,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까 등등의 꿈을 꾸어야 하는 나이입니다. 그게 가장 아름다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이남자와 살까가 아닙니다.

사랑의 완성은 좀 더 나중에 보길 바랍니다. 게다가 사랑은 절대 영원하지도 완성되지도 않습니다. 너무도 쉽게 변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님의 사랑을 설득시키는 방법이 단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님 남친이 이러이러해서 너무도 멋있고 괜찮고 능력이고 최고의 남자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잘해주는것은 장점이 아닙니다. 부족한 남자일 수록 더 애뜻하고 더 착하고 더 헌신합니다.
잘해주는것 이외의 장점이 있으면 그걸 설명해 주시고 그게 불가능 하다면 연락처 차단을 심각하게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18/01/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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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위로하면서 합리화를 열심히 하고 계신 거 같네요.
어렸을 때 어떻게 자랐고, 남들 몇년 걸릴 영재원을 반년만에 합격했다느니, 공부하는 걸 감시받아서 트라우마고 뭐고 간에....
그런 건 다~ 집어치우시고요!! 지금 현실을 돌아보세요.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수능, 대학은 둘째치고서라도...(인생에 꼭 필요한 건 아닐수도 있으니)
10살 연상 아저씨 따라 가출?독립? 해서 밤낮으로 일하며 그 사람의 빚이나 갚아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빚을 진 당사자는 일도 안 하고 있으면서 한달 카드값으로 300씩 쓰고 있습니다. 맞죠?
미래에 대한 계획은 커녕 현실에서도 기댈만한 것이라곤 그 잘난 사랑뿐인 거 같네요.

자 그럼 글쓴분의 친구가 저렇게 산다면 어떠실 거 같아요? 만약... 훗날에 내 딸이 저런다면요?
성공한 시간은 추억이 되고 실패한 시간은 경험이 된다지만, 이제 그 경험도 그만 하실때가 되지 않았나요?

학창시절에 어렵게 공부했다고 10년 전의 일을 후회하지 말고, 10년 후에 지금 오늘을 후회하지 않도록 사세요.
남을 위해 살지 마시고요. 당신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18/01/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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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원글님께서 본인 동생이 같은 상황일 때 뭐라고 조언해줄 지를 생각해보시고, 그 조언을 본인 스스로에게 적용하면 정답일 것 같네요.
세츠나
18/01/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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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혼자가 속편함
18/01/2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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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빚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지, 그리고 우선순위 정하는 부분이나 우유부단한 그에게 따끔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재미있게 읽고만 지나가려다가 저 부분 보고 오지랖 한 번 부려봅니다.
글쓴분이 20살인가 19살이라고 라고하셨죠
글쓴분보다 10살 어린 10살 꼬맹이가 따끔하게 충고하면 귓등으로나 듣긴 하시나요?
존콜트레인
18/01/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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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에 나이가 무슨상관이죠?
18/01/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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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하고 상관 많죠

상관 없는게 좋겠습니다만
18/01/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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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그리고 한 번만 여기분들 말대로 해보면 안될까요?
부탁드려볼게요.
18/01/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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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을 읽지 못해서 어떤상황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대충 남자친구의 빛 관련된 이야기인것은 알겠네요.

제 여동생이라면 귀싸대기 날리고 머리채잡고 집으로 데리고 올 것 같네요. 5년, 10년후 후회할만한 상황을 만들지 마시길 바랍니다.
송파사랑
18/01/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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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은 삭제되어 없어진 것 같고 이런 글이 왜 올라오는 건지 알수가 없네요.
원글을 같이 올리든가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이죠.
18/01/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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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이전 글은 삭제한 모양인데.. 왜 힘들게 댓글 보면서 맥락을 파악해야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네요.
YORDLE ONE
18/0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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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들 잘 읽어보세요..
18/01/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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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련의 여주인공병
개망이
18/01/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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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나저나 그 빚은 왜 생긴 건가요? 아저씨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구구절절 설명하는데 그 무려 1800만원짜리 빚은 왜 생겼는지 전혀 언급이 없네요.
같이 생활하는 과정에 생겼어도 같이 만든 빚을 열 살 어린 여자애 혼자 갚게 하는 남자라면 노답인데 남자 혼자 만든 빚이라면 진심으로 빨대 꽂으려고 만나는 것 같아요. 그 사람 절대 진심 아니고, 진심인데 저러면 더 문제입니다.
제발 정신 차리세요. 열 살 어린 연인에게 학업 다 때려치우고 자기 빚 갚게 만드는 백수 놈팽이 인간은 주변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제 주변에도 남자가 일시적으로 경제활동을 못 하면 여자애가 알바해서라도 먹여살리고 데이트 비용 다 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나중에 헤어지면 그돈 저금이나 할 걸 하면서 하나같이 다 후회했고요. 그 와중에도 빚 갚아준 애는 없었습니다. 아니다. 한 명 있네요. 여자애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려니까 너랑 헤어지고 힘들어서 사설토토 하다가 빚 생겼으니 갚아달라고. 안 그러면 니 현남편 찾아간다고 협박한 놈요. 또 불쌍해서 갚아주대요 크크. 이렇게 되고 싶으세요?
남자가 고시생인가요? 아니면 장애가 있어서 일을 못하나요? 진짜 이해할 수 없는 부분.
18/01/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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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분들은 남이 반대할수록 고집이 더 세지죠. 스무살이 대학도 포기하고 주야간뛰면서 서른살 남자친구 빚 1700만원 갚고있는데 남자는 일도 안하고 한달 카드값 300? 운명이라 생각하고 사세요
軽巡神通
18/01/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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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콩깍지
간바레
18/01/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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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도 하지 말라는 짓을 하시는 분인데
인터넷 댓글 보고 마음 바뀌겠습니까

그냥 비련의 여주인공 하시고
그 남자 평생 뒷바라지 하십쇼
빚져오면 어떻게 생긴 건지 묻지도 마시고 그냥 갚아주세요 무슨일을 해서라도요
사랑만 있으면 나는 라면만 먹어서 영양실조가 걸려도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면 된거 아니겠습니까
나중에 아마 때리거나 죽는다고 협박하거나 할겁니다
그래도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하고 이해하면서 더더욱 돈을 갔다 바치십쇼 그럼 잠시 잘해줄겁니다
잠시니까 계속 돈 벌어서 투입하세요
행복하세요
김제피
18/01/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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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셔야 합니다. 직접 경험해보시고, 경험을 통해 배우세요.

원래 시련과 고통은 셀프입니다.
체리과즙상나연찡
18/01/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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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피지알 아재 아줌들의 수많은 충고가 블루시안님을 완전히 멈추지는 못했지만 제동은 건 것 같네요. 제발 잘 생각해보시고 현명한 결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혹여나 남친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화류계에서 두어달 일해서 빚 갚아본다고 해보세요. 첨에 말리는 척 하든 암튼 그러라하면 리얼 쌍놈이니 뒤도 보지말고 끝내세요...

그리고 진심인척 하는거 어렵지 않아요. 호빠 선수들이 공사쳐서 여자 털어먹는데 털리는 여자들도 바보는 아니거든요. 그래도 진심이 있겠지 싶어 다 내주는건데 사실 선수들 목적은 오직 돈뿐...
18/01/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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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30대의 남자가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애인이 아르바이트해서 벌어준 돈으로 빚을 갚는다. 어떻게 하면 이걸 이해할 수가 있죠? 그리고 어떻게 이런 관계를 지속할 수가 있죠? 아무리 무능력하다고 해도 글쓴분 보다 그 아저씨가 할 수 있는 게 더 많은 시기입니다. 지금 그 분은 그냥 안하고 있는 거에요. 직접 그 양반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건달 양아치인지 그냥 무능력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나이에 그러고 있는 사람이, 그래서 친구들까지 다 떠나간 사람이 글쓴분의 따끔한 한마디로 바뀔 것 같습니까? 왜 스스로 이성적으로 돌아보지 못합니까. 지나가는 길가는 사람 100명을 붙잡고 물어보세요. 누가 그 관계를 옹호할지. 그들보다 자신이 더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겁니까? 뭐 그렇게 믿을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거니까 어쩔 수 없지요. 불우한 가정사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잘못된 선택을 계속 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이라도 얼른 되돌아가세요.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세요. 제 20대를 돌아보면 스스로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어리고, 새로 시작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 전 지금 30대 중반이지만 지금도 새로운 것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뭐든 쉬운 건 없습니다. 다 대가를 지불해야되요. 그러니 그 창창한 가능성을 남한테 지불하고 있을 시간 없습니다. 가슴으로 생각하지 말고 머리로 한 번 생각해보세요. 항상은 아니지만 가끔은 필요합니다.
건강이제일
18/01/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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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나이차가 많은 관계를 좋아하질 않습니다. 많은 경우 나이 많은 남자친구는 자신의 이십대를 맘껏 누리고서 어린 여자친구는 이십대의 고민이 아닌 삼십대의 고민을 하게 하지요. 결혼이라던가 하는. 아니면 여자친구가 계속 남자친구의 수준에 맞추고 싶어 종종거리게 하거나요. 저도 그러한 관계속에 힘들어하다 결국 헤어졌었지요. 그런데 지금 님과 남자친구 분의 관계는 그런 상황들이 좋아보일지경입니다. 남자친구분은 나이가 많은게 문제가 아니에요. 아니다. 문제긴 하네요. 스무살 보다도 철이 안든 서른 이라는 문제. 그러다보니 나이차가 문제가 아니고 나이값을 못하는게 문제지요.
이십대의 고민을 하고 사세요. 알바비로 옷을 살지 여행을 갈지, 남자친구와의 기념일에 뭘할지 이런 작은 고민에서부터 이십대를 관통할 내 커리어를 어떻게 할건지에 대한 고민까지. 어쩔수 없는 가족의 빚도 아니고, 생활비도 아닌 남친의 철없는 소비로 인한 빚을 갚을 고민이 아니구요. 그 남자는 당신에게서 스무살의 생기를 빼앗고 있는 것 만으로도 나빠요. 하물며 자신의 스무살은 그렇지 않았을거 아니에요. 아마 술한잔 걸치고 친구들이랑 낄낄대며 놀다가 따뜻한 집으로 갔을거에요. 당신과는 다르게. 지금은 멀어졌다지만 수백의 돈을 빌려줄 친구도 그 남자의 이십대엔 여럿이 있어요. 당신과는 다르게.
My Poor Brain
18/01/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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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문제 1번 길게 서술해 놓는다고 2번까지 자동으로 풀리는 건 아니잖아요. 트라우마가 생길만한 가정 환경은 안타깝습니다만 그게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연결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차라리 폭력에 질려서 외삼촌한테 식칼빵을 놨다 뭐 이런 이야기면 심정적으로 이해라도 가겠는데.

그리고 저 윗 분 말씀대로 10살 어린 사람 충고를 잘 들어줄 사람이면 애당초 저딴 상황에 처하지 않습니다. 돈이 나무에서 자라는 것도 아니지만, 빚은 하늘에서 비로 떨어진답니까? 웃긴 게 뭐냐면, 정작 글쓴이분보다 열 살 어린 초등학교 2, 3학년 친구들도 이 상황이 뭔가 잘못됐다는 건 알만하다는 거죠.
카미트리아
18/01/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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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보고 경험해본 결과
지옥으로 걸어들어가는 사람 말려도 걸어가는 걸 아니 긴말은 안하겠습니다.

나중에 기어 나올수 있게 생명줄 하나는 걸어두세요.
보통 그건 돈과 경력이더군요.
나중을 위해 혼자만 아는 돈을 모아두시고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력을 만드세요..

사실 더 중요한건 마인드지만..
그건 어찌 안될것 같으니 저거라도 해내세요..

그리고 끝까지 잡아주고 막는 사람이 있다면
보기 힘들고 잔소리 듣는거 힘들더라도 꼭 남겨두시고요..
Love&Hate
18/01/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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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연애에 있어서 얻어야할것은, 진정한 사랑도 아니고 평생의 배필도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사람들이 의외로 잘 모르거든요.
20대때부터 여자는 내면이 중요하지라며 소위 착한여자와 연애잘만하고 다니던 제 친구가 30대되서 모두가 뜯어말리는데도 공사당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섹시한 여자를 좋아하는지를 몰랐던거죠. 만나본적이 없었으니. 그리고 만나보고 적당한 코스트를 지불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습니다.
20대초반에 겪었으면 훨씬 적은 코스트로 경험해볼수 있었겠지만, 다르게보면 지위도 더 높고 가정도 있는 40대때 겪은게 아니어서 다행이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얼마나 감수할수 있는지를 알아야되는 시기라고 봅니다.
자신을 알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되었을때 돌아올수는 있어야됩니다.
돌아올수 있는 만큼 나가서 마음껏 하고 싶은대로 해보고 오세요~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이 분명 채워주는 부분이 현재 있을겁니다.
그부분으로 스스로를 잘 치유하시길 바래요.
i_terran
18/0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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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인지 님이 쓰신 그 수많은 명문보다 더 인생을 통찯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이글에 달린 댓글에서 저는 이글만 인정합니다.
켈로그김
18/01/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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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필요한 말은 다 해주신거 같고,
1번 문단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저도 글쓴분과 같은 과정을 겪었습니다.
본문에서 묘사한 학대보다 강도가 강한 학대를 받았습니다. 성추행 포함해서.

미취학일때 3자리수 곱셈을 암산으로 하고 틀리면 혼나고, 집중력 떨어지면 맞았습니다.
1학년때 5학년 교실에 올라가서 공부했어요.
5학년땐 수학의 정석을 1사이클 돌렸지요.
정작 고등학교땐 집이 어려워져서 정규수업 마치고는 pc방알바, 주점에서 연주알바를 했습니다.
군대 갔다와서 재수해서 지금은 약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10년째네요.

경험으로서는 나름 특별할 수 있는데,
그 특별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건 아닙니다. 일단 그건 좀 아셔야겠습니다.
동시에 과거의 불행한 경험을 여전히 불행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큰 요인이 현재의 불행, 불만 및 답보상태인 것도 아셔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공부에 대한 감시 및 강압을 어떻게 이용해내느냐는 일종의 공부재능에 있어서도 평균적인 수준. 뛰어난 면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재원에 들어간 것 외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없다는 것은, 님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매우 취약한 근거 위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강한 열등감과 유사해요.

사실 어릴때 신동소리 들어봐야, 그 흐름이 끊기고 답보가 시작되면 뒤쳐집니다.
그 시간을 메꾸기 위해서는 갑절의 노력이 필요해요.
알고 계실거고,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정확하게는 그 정도나 강도에 대한 인식은 수정하셔야 합니다.
위에도 다른 분께서 써주셨는데, 님 정말 지금 대차게 망하고 있는 중입니다.
18/01/2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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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변에서.. 그리고 게임하면서 알게 됐던 사람.. 글쓴이 같은 친구들 몇 명 아는데요.. 제대로 답정너에 현실에 본인을 묶어버려요.. 우리같은 타인이 쓴소리든 좋은소리든 해도 아마 답은 이미 나와 있을거고.. 큰 영향 줄 거라고 생각도 안 해요.. 그냥 글쓴이는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 많이 달린 댓글들 그 자체로도 어느 정도 위로는 받겠네요.. 쓴 소리는 댓글로 워낙 많이 달렸으니까 듣기 좋은 말이라도 해주렵니다. 어차피 뭔 소리 하든 글쓴이는 하던대로 계속 할 거라는 것을 제 경험상.. 거의 확실하게 느끼거든요.. 그래도 아프다 힘들어요 계속 그런 소리 하니까.. 딱해서.. 본인 좀 아끼세요.. 20살 젊은 나이기는 한데.. 젊다고 인생 막 던지는 거 아니에요..
18/01/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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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인생선후배동지께서 달아주신 리플들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많이 느끼게 되네요. 저는 글쓴님보다 강도가 매우매우 약한 편이지만, 가족이 반대하는 연애와 결혼을 겪어봤던 사람입니다. 지금 눈으로 보는 거랑 가슴으로 들어오는 게 다를 것 같아요. 내 선택, 내 결심, 내 약속을 지키고/믿고 싶고, 또 내가 남들처럼(?) 삶에서 돈을 중시하는, 그런 속물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더욱 사랑한다 사랑한다 다짐하고 자주 만나고 웃고 울고 주변의 쓴소리도 커버쳐야되는데 그 사람은 제 주변 문제로 섭섭해하고 화내고 제가 잘못하면 또 혼내고, 저는 '널 위해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겨우 그런 문제로 나에게 목소리를 높이느냐'고 섭섭해하고 그랬죠. 그래도 이런게 '진짜' 사랑이고 '진짜' 삶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남들처럼(?) 네게 짐이 되지 않을 것이며 내가 널 사랑하니까 돈을 많이 벌겠다, 왜냐면, 그는 내게 적극적으로 돈을 버는, 경제를 책임지지 않더라도 능동적으로 구상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저는 강요가 되는 것 같아 이야기하지 못했고, 그러니까 제가 돈을 더 더 더 벌려고 무리하게 되더라고요. 그는 한 주에 한두 번, 대여섯 시간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는 시간엔 자기 공부를 했어요. 근데 그렇잖아요? 똑똑한-혹은 공부를 잘 했던-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공부하는 방식이 되게 비효율적으로 보여요. 저렇게 하면 효율이 안나오는데 왜 저렇게 하지... 이해가 안되는데 그냥 냅뒀어요. 사랑하니까, 자기 방식에 맞으니까 저렇겠지.. 근데 이상해요 효율이란 게 없어요. 저도 점점 지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일이년 쯤 버텼을까요? 그러다가 괘씸하게도(!) 다른 능력있는 사람에게 괜히 설레게 되고, 그런 자신이 또 싫어지고, 나의 그를 더욱 가열차게 사랑하려다가 어느 순간 뚝 끊어졌어요. 글쓴님, 저는 제가 이념을 지키려는 노동이 아닌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행복한 사랑 안에는 그냥 사랑하는 마음만 다른 무엇도 있을 수 없게 가득히 찬 게 아니고, 그냥 맛있는 걸 맛있게 먹고, 예쁜 옷을 예쁘게 입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둘의 힘으로 살 수 있는 작은 집을 그릴 수 있고, 본인이 되고 싶은 꿈에 자연스럽게 내 연인이 동행할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사랑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몇 개월 전의 저라면 지금의 저에게 정신승리와 손가락질을 할 거에요. 근데 지금의 저는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럽네요. 형님들 말씀 잘 기억해놓으시고, 짧은 여행이라고 생각하시고 몸 건강히 다녀오세요.
은하관제
18/01/2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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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분들이 이미 많은 얘기를 해 주셨고, 비록 전 글도 직접 보지 못한 터라 길게는 리플을 못남기지만, 지금 상황은 결국 글쓴이께서 결정하시는 거지요.
상황이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주변의 이야기에 귀을 기울이게 되면서도 결국은 자신이 생각했던 바를 '합리화'시키며 하고픈대로 하는 경우가 많고요.
나이는 다르지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아둥바둥하면서도 힘겨움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지인 중에 있다보니 글이 눈에 밟혔네요.
모쪼록, 어떤 선택을 하시든 그 선택에 후회없으실 각오를 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Vincelot
18/01/2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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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댓글들처럼 이래라 저래라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인터넷 조언이 무에 그리 큰 영향이 있겠어요. 분명 남자친구가 블루시안님께 주는 긍정적 영향이 있으니 그렇게까지 하시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너무 멀리 가시지는 말라는 당부는 꼭 드리고 싶네요. 어떤 지점을 넘으면, 아무리 인생 경험이다 치고 돌이키려고 해도 불가능한 부분이 생깁니다. 이것을 스스로 느끼실만큼 직감이 발달하신 분이길 바라 봅니다.

덧붙여서 말씀하신 남자친구의 행적을 보았을 때 '따끔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큰 소용이 없을 것 같군요.
켈로그김
18/01/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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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에 원금,이자,연체이자 및 상환기간 명시해서 공증이라도 받으면 조금 따끔한 정도겠지요.
가브라멜렉
18/01/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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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님만큼은 아니더라도 ... 나름 초년에 많은 고통을 겪고 지냈던 사람으로써... 할 말은 많지만 많은 의견이 윗 댓글에서 많이 올라와있기 때문에 길게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사람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자신에게 와닿지 않는 이상 타인의 말을 듣는 존재가 아니니깐요. 단 그 길의 끝이 지옥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각오는 하셔야 되구요... 그 지옥이 끝났을때 님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끝이 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 순간의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캐모마일
18/01/25 13:49
수정 아이콘
조언이 별 소용없을 것을 알겠고 대신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번 가정사에 대해서 잘 알겠습니다만 2번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건가요?
가정사가 그러하면 남자친구 빚을 대신 갚게 되는 건가요?
진심을 보셨다구요...? 진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린 여자친구에게 그런 부담을 지울리가 없는데요...
교자만두
18/01/25 14:05
수정 아이콘
20살이 듣기나할까요. 남의말 듣지도 않을나이.한번크게 당해야 위 말들을 다 알죠.
로제타
18/01/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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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타입이 아닌 것 같긴 한데... 잘 이겨내세요. 꼭 닥쳐서 겪어보고 깨닫지 마시구요.
OctoberRain
18/01/25 15:11
수정 아이콘
글쓴님이 어떤 성장과정을 지니셨던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는데에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저도 왜 굳이 1번을 구구절절하게 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도 받아쓰기 하나 틀렸다고 야구빠따로 손바닥도 맞아보고, 아빠가 휘두르던 흉기를 엄마가 대신 맞는 것도 봤습니다. 가정 폭력 때문에 가출이 일상인 애도 있었고, 점심 도시락에 반찬 하나 담아오는 애도 있었고, 편부모 가정인 애는 집에 한푼이라도 보태기 위해서 쉴새없이 알바를 했어요. 한심한 남자친구 빚 갚아주려는게 아니라.
어떤 커뮤니티건 그렇겠지만 다들 불행자랑하면 끝이 없을 걸요? 불행한 성장기가 지금 선택에 면죄부가 되서는 안됩니다. 지금 중요한 건 2번이에요. 글쓴님은 지금 자기 연민에 빠져서 1번과 2번을 혼동하시는 거 같지만 별로 큰 관계는 없습니다. 님이 어릴때 공부를 잘했다는 것도 하등 관계가 없어요. 제 주변에도 성장기 힘들었던 애들 중에 간혹 남자 잘못 만나서 인생 꼬인 애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남들처럼 대학나오고 남들처럼 직장 잡으면 평범하게 삽니다. 대학 들어가셨으니 일단 축하를 드리구요, 본인이 번 돈은 꼭 본인을 위해서 쓰세요. 저는 멀리 통학하고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이십대 초반 별로 놀지 못했는데 그게 좀 아쉽습니다. 알바로 버신 돈이 있으시면 그걸로 옷도 사시고 책도 사시고 새로운 친구들이랑 식당이나 술집 가셔서 추억 많이 만드세요. 그리고 당분간은 이성을 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음이 허하면 이상한 놈들은 꼭 그 틈을 귀신같이 잡아서 파고들더라구요.
트라팔가 로우
18/01/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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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깊은 수렁같네요.
남자친구에 대해서는 위에서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셔서 보탤 말이 없네요. 남자친구분이 소위말하는 기둥서방 노릇하고 있는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대학을 붙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외갓집이 아닌 부모님집으로 돌아가셔서 대학 다니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수능은 반수로 준비하시구요.
18/01/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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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에서 좋은 말씀들 많지만... 자기인생 자기가 사는거죠. 이렇게 걱정하고 조언해준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글쓴이 본인이 느껴야 되는데, 제 생각엔 90%이상의 확률로 안바뀝니다. 바뀔 생각도 그닥 없어보이고.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 제정신이 들었을 때는 후회하겠죠. 그 시간이 왔을 때 이 댓글들 한번 다시보세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얼마나 글쓴이를 위해 걱정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지를.
마지막으로... 조언하자면, 지금도 늦었습니다. 서두르세요!
18/01/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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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미 댓글에서 좋은 말, 현실적인 말 등 필요한 말들은 모두 나온 것 같습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지금 이 순간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진정한 독립을 하세요.
불길하게도 1번 성장기를 잇는 2번 스무살의 사연을 더 적립하실 것 같은데, 스스로를 위해 이제는 그만둬야 합니다.
사악군
18/01/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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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그래도 관계를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통보했다고 했습니다.. 다시 돌아갈까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가지자는 건 이별의 전단계이기도 하잖아요. 이전 글 보면 그게 착각이든 뭐든 본인의 사랑인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인터넷 댓글보고 단칼에 결정을 할 수 있겠어요? 당연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거죠.

글쓴이는 이미 결별의 첫걸음은 떼었습니다. 이제 더 말을 얹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무난무난
18/01/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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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무슨말을 하건 필요없을것 같네요
이미 엄청난 댓글이 달렸고 그걸 다 보면서 상처받진 않으실테니까

근데 그거 아시나요?
남자친구분이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었으면 20살 아직 사회에 나오지도 않은 여자애한테 경제적으로 부담 줄 일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후... 앞 댓글에서 충분한 훈수가 달렸는데도 제가 댓글을 다는 이유는 불타는 댓글 수라도 보고 조금이나마 경각심을 가지시기 바라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사회적인 파멸보다 정서적으로 얻는 안정감이 더 크다고 느끼셨을테니 연애를 계속하셨겠죠.
그럼 이렇게 말려봤자 연애를 계속 하실테고 정해진 루트를 밟을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불안합니다. 남자친구분이 강제임신을 생각할만큼 쓰레기가 아니길 기도할뿐입니다. 하 벌점 먹어도 상관없어요. 제발 정신차리세요
18/01/25 17:52
수정 아이콘
다른 사람이 자기를 학대했다고 해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학대하지는 마세요. 지금 남자친구분과의 관계는 스스로가 자신을 학대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Lovely Rachel
18/01/25 18:44
수정 아이콘
20살이니까, 젊으니까, 만약 이번이 잘못된 선택이어도 충분히 다시 돌아갈 수 있어.
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꿈깨세요. 돌아갈 수 있을지언정 몇곱절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건 결국 인생을 쓸모없이 허비하게 되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제가 하고싶은 말 이상의 댓글을 남겨주셨으니 더 이상 적진 않겠습니다. 윗 댓글들 정독하시고 제발. 조언을 흘려보내지 마세요.
비바램
18/01/26 00: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난 글을 읽지 못했지만, 댓글을 보니 상황을 알겠네요.

남자친구 건에 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보편적으로 중간이나마 가는 사람이라면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연하의 여자친구에게 그런 종류의 짐을 지우지 않습니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더욱 그렇습니다.
정신차리라고 말씀드리면 걔는 개새끼입니다. 괜찮은 사람일까 아닐까가 아니라 상종 못할 종류의 바닥이라는 거 기억하세요.
작성자분이 제가 아는 여동생이었으면 그 남자친구 지옥까지 쫓아갔습니다. 정신차려요.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는 정말 아닌겁니다.
칼라미티
18/01/26 16:43
수정 아이콘
많은 댓글들이 달렸으니 굳이 말을 더 얹지는 않아도 될 것 같고... 현명한 판단 하시길 빕니다.
주파수
18/01/26 19:57
수정 아이콘
후회만 하지 말고 맘대로 해보세요.
나중에 잘못된 판단으로 생각되더라도 누구 책임도 아니고 본인 책임입니다.
자책으로 아파할 당신의 미래의 상처까지 반드시 미리 감안하고 맘대로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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