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게에 잘못 올렸다가 다시 올립니다.

아직은 교회라는 곳을 다니던 초등학교 때 나는 교회 일정표에 있는 새벽 통곡기도에 나오라는 교회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다. 종교에 대한 개념이 체계화되지 않았던 나는 일방적인 세뇌와 같은 목사의 연설에 싫증이 났지만, 많은 친구가 교회에 다녔기에 약간은 놀이터와 같은 개념이 있었다. 그런 초등학생에게 새벽 4시부터 시작하는 기도 모임에 나가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어서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번 빠지자 슬슬 친구들과 거리가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결국, 큰마음을 먹고 푸르스름한 새벽 교회 밖에서 울부짖는 소리에 이질감을 느끼며 교회 문을 열었다. 그때 본 모습은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사람들은 뭘 잘못했는지 그들의 신에게 용서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죄를 빌고, 어떤 이는 알아듣지도 못할 단어를 나열했다. 나중에서야 그게 방언이라는 걸 알았다. 나 역시 분위기에 휩쓸려 딱딱한 교회 의자에 앉아 내가 진 죄를 회개하려는데 도무지 기독교 신에게 잘못한 일은 내게 없었다. 잘못 했다면, 전날 아버지 동전통에서 훔친 오백 원으로 오락실에 간 일이면 또 모를까. 그걸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해야지 왜 기독교 신에게 빈단 말인가?  
 
성경에서는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게 죄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걸 원죄라 부르고 그 죄를 평생 짊어지며 신에게 용서를 구해야지만,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한다. 그것도 신약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며 원죄를 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기독교에서는 죄를 용서받고 천국에서 영생을 누리기 위해 신께 빌어야 한다고 한다. 결국, 기독교 논리는 우리의 삶은 천국에서 누릴 영화를 위해 현생은 죄를 법원에서 판결을 받기 기다리는 피의자의 마음으로 살라고 말한다.  
 
태어난 게 죄란 말인가? 즐거움을 누리고 사유를 하며, 이상향을 찾는 게 죄라고 말하는 기독교는 나는 싫다. 기독교는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갈 인간을 죄로 속박하며, 천국에서 영화를 위해 현생에서 면죄부를 파는 모습은 마치 혹시 모를 불행한 사고를 대비하라며 보험을 파는 생명보험사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아니 어쩌면 보험회사보다 더 악질이다. 보험은 필요할 때 보상이라도 받지, 기독교는 죽어서 내가 천국에 간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나 싶다. 한 번이라도 천국에 있는 성인이 한 명이라도 현세에 강림한다면, 열혈한 기독교 신자가 돼야겠지만, 지옥을 팔아서 자신들 잇속을 챙기려는 중세 가톨릭과 지금 기독교는 같은 사기꾼들의 집합소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