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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11 07:32:02
Name Mizuna
Subject [일반]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글 제2부 - 비주류에게...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글 제2부 - 비주류에게...

  지난번 제가 쓴 허접스러운 글에 대한 너무나도 후한 평가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시 한 번 용기 내 몇 자 적어 봅니다. 이번에 쓴 글은 더민주의 자칭 비주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부담되는 주제입니다. 더민주 내부구조가 주류 / 비주류 2분법으로 나눌 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개인적 감상도 같이 적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기억을 바탕으로 자료조사 없이 사적 감정을 섞어 부족한 재주로 쓴 글이라 양은 많으면서 영양가는 없고 오류도 많습니다. 미리 사과드리겠습니다. 하하;;;;;

# 편의상 정치인에 대한 호칭 없이 이름으로만 적습니다.

prologue 1. 황태자의 후예들

  지금의 모습만을 기억한다면, 정동영이 과거 골수친노이자 참여정부의 황태자라는 사실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누가 뭐래도 정동영은 노무현의 정치적 후광을 가장 많이 받은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는 노무현의 후광 아래 막강한 정치적 이력과 정동영계라는 여당이자 제1당 열린우리당 최대계파의 수장으로 등극합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울 듯이,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과거의 정치적 후광은 이제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방해하는 짐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동영은 그 순간이 오자 주저 없이 과거의 후광을 내다 버립니다. 뭐.... 정동영 혼자 그 짓거리 한 것은 아닙니다만, 정동영은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의 혜택을 그 누구보다 많이 받은 정치인이었고 그런 배은망덕한 행동은 한때 그를 지지해 줬던 지지층에 큰 상처와 배신감을 가져옵니다.

  훗날 어머니!!! 정동영입니다!!! 라는 추태가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정동영이 과거의 영광을 잃고 추락한 것은 그가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과 결별했을 때 이미 예정된 일로 판단합니다. 어쨌든, 황태자는 사라졌지만, 황태자의 유산은 강하게 남아있었고 과거 정동영계 중 보수 쪽에 속하던 세력은 정동영의 브레인 역할을 한 김한길이 흡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김한길계는 훗날 본인들을 비주류라 자칭하면서 당내갈등의 핵심이 됩니다.

prologue 2. 배신의 DNA

  이 당은 왜 맨날 싸웁니까?! 과거 더민주 지지자가 가장 많이 듣던 비판입니다. 단 하루도 끊이지 않았던 내부분란. 그 이유는 더민주가 가지고 있던 구조적 결함이 근본적 원인이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다뤘다시피 실상 1개의 정당이라기보다는 여러 계파의 연합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정당이 아니기에 당을 위한 헌신, 당을 위한 단합은 먼 이야기. 죄수의 딜레마처럼, 대부분 자신의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계파의 이익을 중시하는 것을 강요하는 구조였습니다. 소수의 누군가가 당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이야기 해봐야.... 그 사람만 바보가 될 뿐. 거기에 더민주가 야권 제1당이라는 부분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을 깰 수는 없다. 이 전제는 사실상 많은 이들을 당을 상대로 한 치킨게임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이 깨지든 말든, 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분탕질은 결국 당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양보로 항상 이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정몽준을 지지하게 해주세요!! 안철수를 지지하게 해주세요!! 상상을 초월하는 후단협 1기와 2기의 땡깡은 여기서 기인합니다.

  그러니 당에서 통합과 협력보다는 반목과 배신이 더욱 힘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가장 잘 이용한 사람들이 자칭 비주류입니다. 친노가 당권을 잡으면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외치며 당권을 배분받고, 자신들이 당권을 잡으면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외치며 당권을 독식. 그들은 자신을 비주류라고 칭했지만, 단 한 번도 당권, 당직 인사, 공천권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반대로 남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는 있어도 말입니다.

  과거 김한길 안철수 체제 당시 최고위원을 직접 임명하는 등 당권을 독식한 분들이 나중에 친문싹쓸이 친문패권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 목구멍에서부터 불같은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습니다.

prologue 3. 선대가 남긴 유산의 계승자

  선대 정치인이 남긴 정치적 유산은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와 이상. 그리고 그 가치와 이상을 따라 모였던 지지층을 말합니다. 보통 정치인들이 후자에 집착합니다만, 유산의 핵심은 전자에 있습니다.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와 이상을 계승하는 사람만이 계승자로 인정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계승자가 되는 과정은 계승한 가치와 이상에 의해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제한받으며, 때에 따라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고난의 연속입니다. 대부분 정치인들이 이런 고된 과정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과거 노무현에 대한 많은 정치인의 태도 변화가 여기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에 대한 낮은 평가는 부당합니다. 흔히,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으로 편하게 정치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이 친구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할 때 감수했던 고난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그런 평가는 부당합니다. 그 무게가 무거워 다들 내팽개치고 도망간 주제에 말입죠.

  문재인은 친구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정치적 고난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감수했으며 비록 자신에게 불리하더라도 가치와 이상을 지키고 그 이상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노력의 결과로 그는 노무현의 유산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바꾸는 데 성공합니다. 문재인의 지금 정치적 위상은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정치인의 지지층은 흩어질 수 있어도 정치인이 추구한 가치와 이상은 남습니다. 추구한 가치와 이상이 사회에 필요성이 존재한다면,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제든 부활하게 됩니다. 자칭 비주류들이 가지지 못하는 강력한 정치적 자산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자산 자체는 탐을 내면서도 이 자산을 가진 계승자에 대한 시기와 견제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리고 자칭 비주류와 계승자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국면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1. 그들이 이해할 수 없던 일

  2.8 전당대회를 통한 문재인의 부활은 모두를 경악시킵니다. 2012년 대선 패배의 책임, 안철수 김한길 체제 아래 한상진(훗날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의 보고서를 앞세운 조리돌림, 박영선의 이상돈(역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 영입실패 책임 떠넘기기, 호남홀대 친노패권 마타도어 등등. 몇 년에 걸친 가혹한 정치적 공세를 받고서도 문재인은 자신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증명합니다.

  자칭 비주류들 아니 대부분의 정치인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오는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8 전당대회 이후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들에게는 문재인은 쉬운 상대로 보이겠죠. 당내 조직화한 세력 없지. 고리타분한 명분을 지키겠다고 행동은 느리지. 그런 주제에 상대를 공격하지도 않지. 그들은 앞으로도 모를 겁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칭 비주류의 정치공세는 매서웠습니다. 박지원과 구민주계를 필두로 한 마타도어 호남홀대론. 이것은 훗날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호남의 반문정서를 불러와 문재인에게 정치적 그리고 개인적으로 큰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또 김한길계의 친문패권주의 청산. 보수 / 진보할 것 없이 모두 사용 가능할 만큼 범용성이 좋은 이 프레임은 문재인을 고립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호남정치 복원의 기수 천정배, 진보정치 구현 정동영의 도움으로 재보궐선거의 패배는 문재인에게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정치적 영향력과 상징성을 가지고 있던 안철수는 자칭 비주류에게 보험 역할을 톡톡히 해 줬습니다. 덕분에 비주류의 공세는 과거의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강하고 지속해서 이뤄집니다.

  워낙 거센 공세 속에 대부분의 계파가 외면 내지는 양비론을 피면서 문재인은 사실상 당직 1명을 제대로 임명하지 못할 만큼 수세에 몰리고 흔들렸습니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자리를 내어 주는 수순만 남았다고 많은 정치 9단들은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새누리당에서 1월에 전당대회를 할 것으로 예측하는 내부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상황은 그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돌아갑니다. 안철수의 탈당과 동시에 시작된 총공세. 끊임없는 내분과 탈당 사태 속에서 신규당원은 계속 충원되었으며 당 지지율은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훗날 정치공학자들이 기획한 이 장대한 시나리오는 그들의 파국으로 마무리 되게 됩니다.

2. 정치는 공학이 아니라 신념으로 해야 한다.

  명분은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그들을 결속시킵니다. 명분이 쌓이면 쌓일수록 지지층의 규모와 결속력은 강해집니다. 문재인의 답답함을 토로할 만큼의 정치적 행보는 명분을 거스르지 않고 명분을 차곡차곡 축적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문재인이 추구한 명분은 강해지고 지지층은 모였으며 결속력은 강해졌습니다.

  반면에 비주류의 정치 공세는 매서웠고 강렬했지만 그만큼 자신의 명분을 빠르게 소모했습니다. 문재인이 자신들의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함에도, 꼬투리를 잡아서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행동은 자신들의 명분을 빠르게 갉아먹었고, 그를 수세에 몰고 타격을 입히는 것에 비례해서 자신들의 동력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결국, 문재인은 자신이 축적한 명분과 그 명분으로 모인 지지층을 무기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합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무기로 그는 자신이 하고자 했던 당 혁신 작업에 들어갑니다. 당내 그 누구도 문재인이 가진 명분과 그 명분을 따르는 지지층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내 조직이 약했던 문재인이 당 중앙위를 마음대로 움직였던 건 이러한 이유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비주류의 거센 정치 공세 속에서도 문재인은 더민주의 변화를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고, 훗날 더민주의 변화에 따라 당내 자신의 위상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만큼 절대적인 무언가로 변하게 됩니다. 반면에 비주류는 더민주에서는 자신이 가지던 영향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의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걸 결과적인 내용이고 더민주에 남아있던 비주류의 카드는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3. 문제적 노인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정치인 김종인. 저 역시 이 인물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있습니다. 그의 정치적 행보가 극단의 공/과로 나뉠 만큼 양면성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총선에서의 공훈 여부와 상관없이 그가 한 행적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는 문재인에게 밀리던 비주류에게 역전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김종인은 언론플레이에 능숙한 정치인입니다. 그는 처음 문재인이 제공한 선대위원장과 파트너를 거부하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전권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문재인은 그 요구를 수용해 줍니다. 이미 총선 시스템이 혁신안을 통해 중앙위에 승인을 받은 터라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문재인은 혁신안을 만들었던 김상곤을 인재영입위원장에 앉히면서 1가지 보험을 더 만든 후 전권을 이양해 줍니다.

  하지만 김종인은 전권을 이양받은 후 친노패권이 어디에 있느냐에서 친노패권을 없애겠다는 교묘한 워딩변화와 함께 기존 혁신안을 무력화시키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문재인에게 계속 밀리고 있던 비주류는 김종인에게 합세합니다. 김종인 비대위에서 중용된 분들은 정장선을 비롯한 손학규계와 박영선을 필두로 한 비주류였습니다.

  김종인은 가장 먼저 중앙위에 가결된 공천권을 받아오려 합니다. 그리고 재량권이 필요하단 언론플레이를 통해 중앙위에서 공천권을 받아오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해찬, 정청래를 비롯한 기존 문재인 고문에 우호적이던 중진그룹을 컷오프 합니다. 그리고 손학규계와 그들과 가까운 민평련 그리고 비주류는 단독공천을 받게 됩니다.

  이미 문재인이 생각한 보험이던 중앙위는 무력화되었고, 다른 보험이던 김상곤은 전혀 작동하지 않습니다. 김종인이 문재인에게 위임받은 권한으로 전권을 휘두르는. 사실상 김종인의 손아귀에 의해 문재인 고문은 또다시 고립되는 형국에 빠집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는 비례대표 칸막이 파동이라는 과욕을 저지르게 됩니다.

  중앙위는 폭발했고, 김종인은 현란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책임을 비대위와 선대위에게 돌립니다. 그 와중 박영선은 대외적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리고 문재인을 다시 소환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그건 장기적으로 악수로 작동하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권위는 인정받았지만, 당시 수세에 몰렸던 문재인은 자신의 영향력을 다시 인정받았으며, 훗날 총선에서 김종인 비대위는 문재인의 행보를 통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총선승리를 자신의 공훈으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거기에 총선 실패 시 문재인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추태를 드러내면서 훗날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지 못하는 계기로 작동합니다.

4.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20대 총선에서 적당히 이기거나 졌다면, 문재인의 당내 영향력은 극도로 축소되고 김종인을 등에 업은 비주류의 영향력은 커졌겠으나.... 하필이면 새누리를 누르고 제1당에 등극하는 대승리를 얻어냅니다. 이때부터 비주류가 계획한 시나리오는 어긋나게 됩니다.

  당내 문재인의 영향력과 친문그룹의 등장은 비주류의 예상 밖이었지만, 총선승리의 공훈 그리고 컷오프에 의해 문재인에게 우호적인 중진그룹은 남아있지 않았기에 그들은 조금씩 과욕을 부립니다. 총선이 끝났으니 빠르게 전준위를 구성하고 전당대회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주류를 통해 김종인 추대론이라는 언론플레이를 시도합니다. 본인은 추호도 욕심이 없다 모르는 일이라며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이미 총선시즌에 보여준 추태 덕분에 그걸 믿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더욱이 추대론 언론플레이가 이종걸의 입에서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이미 당내외에 추호선생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만큼 인심을 잃은 상태. 더욱이 이미 추미애와 송영길이 당대표에 나오겠다고 공헌한 이상 추대는 불가능했습니다. 만약 추대를 받고 싶다면 최소한 중앙위의 승인이 필요합니다만, 이미 비례대표 공천 파동으로 중앙위와 관계가 심각하게 틀어진 김종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중앙위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문재인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만.... 결국 극도의 감정싸움만 남긴 채 추대론은 없던 일이 됩니다. 그리고 당선자 + 당무위원회라는 편법을 동원해 중앙위원회를 회피하면서 2개월 임기연장에 들어갑니다.

  전준위를 통해 지역위원장의 대의원 선출권을 강화하고 신규당원의 대의원 권리당원 신청기준을 엄격하게 하는 등 다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마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도 8.27 전당대회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미 컷오프를 통해 친문그룹 내 당대표에 내세울 중진은 없었고 반면에 자신들의 당내기반은 탈당 사태로 약화하긴 했지만, 기반이 제법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전당대회 룰이 과거 문재인에게 불리했던 % 비율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당권 배분은 가능할 거라는 기대를 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5. 변화된 게임의 룰

  8.27 전당대회는 기존의 전당대회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습니다. 일단 혁신안에 의해 기존의 최고의원제도는 폐지되고, 민생 부분 직능대표와 각 지역위원장이 호선으로 선출되게 되었습니다.

  기존보다 다양한 지역 다양한 진영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고, 무엇보다 당대표에 비해 최고의원의 격을 낮춤으로써 과거처럼 최고의원이 당대표에게 함부로 들이대지 못하게 제도화했습니다. 더욱이 과거의 1인2표제에서 1인1표제, 즉 사실상 소선거구제로 바뀌면서 계파별 나눠 먹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국민의당 분당사태와 온라인 당원가입 시스템으로 충원된 신규당원 유입을 통해 기존과는 달라진 당원구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8.27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과연 과거보다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의문이었습니다만... 흐흐

  이미 과거와는 다른 구조의 더민주에서 게임(전당대회)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했지만, 전당대회의 행적을 보면 비주류는 그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8.27 전당대회를 통해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6. 재미로 보는 전당대회 결과

# 컷오프

  당대표에 출마한 추미애, 송영길, 이종걸, 김상곤 중 송영길의 컷오프는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송영길은 인천지역 기반을 포함한 당내 대부분의 진영에서 표를 모을 수 있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추미애 vs 송영길 양자구도로 예측되던 전당대회는 첫 시작부터 이변을 예고합니다.

  당시 송영길의 낙선은 이종걸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통합행동이라는 연줄을 통해 비주류와 송영길은 이미 선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 이종걸의 등장은 비주류 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당시 이종걸의 출마를 반대하던 박영선과 김종인의 행동은 여기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김상곤이 민평련의 지원을 받으면서 386표를 흡수한 건 송영길에게 치명타를 가합니다. 덕분에 비주류는 송영길 대신 이종걸이 대표 선수가 되고, 추미애는 자신의 최대경쟁자가 없어진 행운을 얻게 됩니다.

# 서울, 경기, 인천시/도당 위원장

  지방경선에서부터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수도권 시/도당 위원장 선거 결과 이후 느낌은 확신으로 바뀌게 됩니다. 사실상 이때 판세는 결정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위원장 선거에서 박홍근이 김영주에게 권리당원 득표율로 역전패당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놀랐습니다.

  초기 판세는 박홍근에게 유리했다고 판단합니다. 직전 실세인 박영선계의 지원을 받는 정황과 함께, 출신이 호남(전남 고흥)인지라 호남 민심을 자극하기 유리한 상황. 반면에 김영주의 경우 서울 출신에 이미 당내 영향력이 줄어든 정세균계 출신. 친문그룹과 연결될 경력도 없는지라 권리당원 표심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김영주는 문재인의 네트워크 정당론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권리당원의 지지를 얻어내려 노력했습니다. 거기에 최재성의 지원은 일종의 신원보증 역할을 크게 합니다. 그 결과 대의원 득표에서는 밀렸지만, 권리당원 득표에서 크게 이김으로써 서울시당 위원장에 선출됩니다. (대의원 : 52% vs 48%, 권리당원 : 42.18% vs 57.8% 최종 : 47.1% vs 52.9%)

  박홍근의 경우 김영주보다 선거전략이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특히 호남 민심 회복이라는 철 지난 과거 프레임을 이용한 건 큰 패착이었습니다. 정작 자신이 주장한 호남 민심 회복방법이라는 게 호남 출신인 자신이 당선돼야 호남 민심이 돌아온다 수준인지라....

  경기도당위원장의 경우 어떤 의미에서 결과는 당연했다고 보는데, 이언주의 경우 상대인 전해철을 주류 자신을 비주류로 규정하고 자신이 언더독임을 강조하려 했지만, 이미 과거 이언주의 민집모 시절의 경력을 기억하는 당원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그동안 자신을 지원해주던 김한길계의 당내 조직력 약화까지 고려하면 전해철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언주 역시 호남 민심을 자극하는 선거 전략을 사용했는데, 정작 이언주 본인은 부산 출신인 점입니다. 반면에 전해철은 목포 출신 이면서도 호남 민심 자극이라는 선거 전략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대의원 권리당원 할 것 없이 전해철이 압승하게 됩니다. (최종 : 63.2% vs 36.73%)

  인천시당 위원장 선거는 박남춘과 박우섭의 대결 구도였는데, 시작 전부터 박우섭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직 구청장인 박우섭이 최고의원에 입성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구청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 본인은 지방분권을 위해 지자체 출신인 본인이 입성해야 한다고 항변했습니다만, 당원 입장에서는 다음 지방선거에 인천시장에 출마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꼼수로 판단되었습니다. 결과는 마찬가지로 박남춘이 압승하게 됩니다. (최종 : 67.33% vs 32.67%)

# 당대표

  추미애 vs 송영길이라는 양강구도에서 송영길의 낙선결과가 나온 이상 판세는 추미애에게 유리했다는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거기에 수도권 시/도당 위원장 선거결과는 그 시각에 확신을 가져오게 됩니다. 결과는 추미애의 압도적인 승리. 이후 모든 언론에서 친문패권, 친문 싹쓸이라는 헛웃음 나는 기사를 작성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조금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추미애의 경우 과거 2.8 전당대회부터 문재인을 지원하는 등 과거 탄핵소추로 인한 낙인을 지워보려 오랜 시간 노력한 정치인입니다. 문재인은 당대표 당시 지명직 최고의원으로 선출을 통해 일종의 사면복권을 실행합니다. 그리고 추미애는 최고의원 재직시절 당내 중심을 잡고 문재인을 지원하는 등 기대에 충실히 보답합니다.

  전당대회 동안 추미애는 문재인의 네트워크 정당론을 그대로 흡수하고, 통합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당 대 당 통합 같은 이합집산을 거부하고 자강론을 주장하는 등 친문성향의 권리당원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선거 전략을 수행했습니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추미애는 구민주계의 지지를 받고 있던 정치인인 만큼 호남 내 지지기반 역시 튼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미애라는 정치인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다만, 그녀가 장장 12년 동안 그 낙인을 회복하기 위해 일관된 정치 행보를 가진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과거 지지층에 준 탄핵이라는 상처를 봉합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이종걸의 경우 애초에 나온 목적이 당선보다는 비주류의 규합과 그들의 구심점이 될 욕심이 컸다고 봅니다. 선거운동은 일관된 반문 전략. 애초에 비주류 이외에서 표를 얻어낼 역량이 없는 정치인인 이상 낙선은 필연적이라 봅니다. 그가 얻은 약 24%의 지지율은 더민주 내 남아있는 비주류 역량의 최소지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향후 대권 정국에서의 내부분란을 일으킬 역량이 남아있다는 점은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김상곤의 낙선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체제 당시 야권연대의 바람을 통해 당내에 들어온 시민사회계열 인사. 거기에 민평련의 지원을 받는. 거기에 혁신안을 통해 문재인과의 연결고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 줄 수 있는 경력의 정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상곤의 선거전략은 정말 수준 이하로 평가합니다. 호남 민심 자극과 계파패권 청산을 선거전략으로 끌고 온 부분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실상 경기도 교육감이 경력 전부이고 호남과는 출생을 제외하면 거리가 있던 인사. 거기에 자신 역시 민평련의 지원을 받으면서 계파청산을 주장하며 친문그룹과 각을 세웠던 것은 패착이었습니다. 거기에 이미 문재인을 통해 탄핵소추의 낙인을 상당 부분 벗어난 추미애에게 탄핵을 빌미로 한 네거티브는 성공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과는 3명 후보 중 3등으로 낙선. 무엇보다 막판 조국교수를 비롯한 시민단체계열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국민여론조사에서도 꼴등을 한 부분은 이제 정치에 대한 혐오를 기반으로 한 비판적 지지를 하던 시민단체계열의 당내 영향력이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당 외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진보그룹의 입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축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여성위원장

  이번 여성위원장 선거는 8.27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원외 정치 초보 양향자와 원내 유은혜의 대결. 민평련과 현역 여성의원들의 지원을 받는 유은혜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였지만 양향자는 이 난관을 멋지게 돌파하는 데 성공합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놀랐습니다.

  양향자의 경우 초보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자신이 호남 출신 인사인 점을 강조하면서 호남 민심을 자극했지만, 기존 호남 정치세력과는 철저히 단절을 택함으로써 친문성향 당원의 마음과 호남 쪽 지지기반의 지지를 동시에 얻는 데 성공합니다.

  또 자신의 삼성그룹 내 경력을 통해 더민주 내 여성분야에 시스템을 접목하겠다는 부분은 네트워크 정당론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큰 지지를 얻어냅니다. 거기에 자신이 가진 잠재력인 호남 고졸 여성 출신의 벽을 뛰어넘었다는 스토리를 접목하면서 부족했던 당내기반을 극복하는 데 성공합니다.

  반면에 유은혜의 경우 당내기반이나 본인의 경력이 절대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선거전략이 과거의 것과 유사한 상당히 나이브했음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당헌 위반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당내의원들의 지원은 상당한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그래서 양향자는 언더독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됩니다.

# 총평

  전반적으로 호남 민심을 자극하고 계파구도를 기반으로 한 프레임 짜기를 시도한 후보들은 낙선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반면에 문재인의 네트워크 정당론을 받아들인 후보는 당선하게 됩니다. 문재인을 통해 변화된 당원구조와 혁신안이 가져 다 온 결과라고 봅니다. 앞으로 다소 부침은 있겠으나 네트워크 정당을 위한 노력은 지속해서 진행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내 세력 구도의 경우, 이미 과거의 계파구도는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문재인과 각을 세우던 자칭 비주류들은 당내 영향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문재인의 2선 퇴진 이후 당내 최대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었던 민평련 역시 입지가 축소됩니다. 앞으로 변화된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의 운명은 그리 밝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7. 상대의 차와 포를 떼고 장기를 두었는데....

  자칭 비주류 입장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겁니다. 김종인을 통해 직전 당권을 장악하고, 전대 규정을 정하고, 심지어 과거 김한길에 의해 문재인에게 불리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당원 % 비율로 치른 전당대회. 거기에 문재인은 2선으로 물러나 있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

  사실상 상대의 차와 포를 떼고 장기판을 벌였는데 대패했으니.... 하지만 문재인 고문의 행보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비록 둔해 보였어도 그의 행보는 명분을 끝없이 축적했고 오랜 고민과 준비를 통해 준비한 포석은 판을 완전히 뒤바꾸는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당원시스템을 통해 신규당원의 충원으로 인한 당원구조의 변화와 그가 축적한 명분으로 결속된 지지층. 그리고 혁신안을 통해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벌어지는 게임에서 그들은 얕은 시각으로 당장 이익에 급급했을 뿐입니다. 그들은 상대의 차와 포를 떼어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게임은 장기가 아니라 바둑으로 변한 셈이죠.

  정치는 게임으로 치자면 호흡이 대단히 긴 게임에 속합니다. 문재인의 현 위상은 4년 동안의 가혹한 정치 공세 속에서도 긴 호흡을 유지하며 차근차근 준비한 결과물입니다. 본인들이 호흡이 짧았고, 시각이 얕았다는 점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이런 결과는 계속 반복될 겁니다.

8. 마치면서 - 자칭 비주류와 앞으로 비주류가 될 분들에게....

  8.27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꽤 많은 분이 결과를 두고 걱정합니다. 친문싹쓸이 or 친문패권. 그중에서도 문재인 당대표 체제 당시 혁신안과 온라인 당원가입 시스템을 지지한 정치인들이 같은 소리를 하는 모습은 약간의 실소가 나오곤 합니다. 이럴 줄 몰랐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마 온라인 당원가입 시스템을 통해 유입된 신규당원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지지층이니 앞으로도 자신에게 우호적일 것이라는 착각을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지지층은 자신이 일정 부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지층의 지지는 정치인인 그 자신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행보를 보고 지지합니다.

  정치인은 지지층의 요구를 반영하여 움직여야 하고, 만약 다소 지지층의 요구와 다른 행보를 하기 위해서는 왜 그 행보가 필요한지를 설득할 역량이 필요합니다. 현재 그 누구보다 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문재인의 경우 그런 과정을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그가 자신의 지지층에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것은 그런 고된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지지했다고 해서 내 행동 모두를 지지해주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명분과 정치적 행보를 끝없이 지지층에 설명하고 설득시켜야 합니다. 한때 열광적 지지를 얻던 정치인들이 전당대회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고 지지층에 가혹한 비판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미 혁신안을 통해 과거의 계파별 지분분배는 불가능하고 당원구조는 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이 네트워크 정당론을 주장한 것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지지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정치인과 정당의 변화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민주의 변화는 다소의 부침이 있을 수 있으나 멈출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과거의 자칭 비주류들은 자신들이 해왔던 정치공학적 행보가 당내에 영향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한, 이런 당내 변화에 거스르려 한다면 과거 그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비주류가 되는 길을 피하지 못할 겁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정당에서 전당대회를 실시하면 그때는 당내/외 직위를 제외하고 모두 동지로 호칭합니다. 대의원 동지, 당원동지. 과거 당원이 자신들의 소유물인 시절은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당원을 본인들의 동지로 동료로 진심으로 대해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과거 탄핵소추의 낙인을 가진 추미애조차 복권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본인들의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본인의 정치적 미래는 완벽하게 바뀌게 될 겁니다. 많은 이들이 비주류가 아닌 당의 주류이자 당원들의 동료로 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동지들을 배신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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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쓰고 나니 뭔가 어수선한 결과물이 나와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하하;;;;;

ps 2. 꽤 긍정적으로 쓰긴 했습니다만, 아직 더민주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습니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상태입죠.

ps 3. 다음 편은 마지막 이 될 더민주의 대선주자에 대한 중간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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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 글 제1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67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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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평3냥
16/09/11 08:12
수정 아이콘
평가에 대한 호불호는 별로 없고
지나치게 결과에 끼워맛춘 평론이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라서 그럴수 있겠죠
16/09/11 16:43
수정 아이콘
글이 제 기대를 반영한 감이 있습죠 흐흐.
아직 시간이 필요한건 사실입니다. 다만 기대하고 있을 뿐이죠.
견우야
16/09/11 08:50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6/09/11 09:15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6/09/11 09:28
수정 아이콘
추미애는 '후각이 좋은 기회주의자' 정도로 느껴집니다.
노통 탄핵의 건에 대해 기존에는 분리, 분열에 대한 반대라는 본인의 원칙의 차원에서 이야기하였고, 그것이 대규모 탈당 사태에서도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던 행동으로 이어졌다 보는데,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뜬금없이 비하인드 스토리랍시고 밝히는게 흠...진실 여부를 떠나 타이밍이 너무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것도 인터넷에서 김상곤 지지자들이 한참 '노무현 탄핵의 추미애 vs 문재인 대표의 혁신안을 책임진 혁신위원장' 프레임이 마구 뿌려질 참에 말이죠.
당대표 되기 전에 사드배치 반대 당론 얘기하던거 취소하고, 선거때 이잡듯 싸우던 김종인과 다시 화해하는걸 보면 확실히 후각은 좋아요.
그렇게 후각이 좋은데 탄핵은 어찌된거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만성 축농증 수준인 손학규, 정동영 같은 사람들 생각하면...
탄핵 역풍, 이번 총선 여소야대 같은 빅 이벤트는 어지간한 후각으로는 냄새 맡기 힘들었다고 봐야죠.

개인적으로, 요즘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지역보다 동정표인거 같습니다. 얼마나 유권자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는, 약자로 보이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 예측에 반전을 일으켜 자신이 선거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들게 만드는 그런 구도가, 과거 지역구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봅니다.

특히 지역구도 타파엔 미디어의 발달이 역할이 컸는데, 과거에는 이 지역에서 이말, 저 지역에서 저말하는걸로 지역감정 조장해서 재미봤지만, 요즘은 다 드러나니 지역감정 조장으로 얻는 득표만큼이나 실표도 많죠. 이번 총선에서 사무총장 공약 뿌려대던 김무성, 전관예우드립의 최경환, 대구 선물보따리 드립친 조원진 등등.

이번 총선과 더민주 전당대회는, 문재인과 더민주가 적립한 동정표 마일리지가 터졌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무현의 자살, 내부 세력의 과도한 흔들기, 현 정부의 야당무시와 세월호 외면, 직권상정으로 인한 필리버스터, 야권분열과 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조사 등등 수많은 사건이 겹쳐진 결과로 보입니다.

다만, 이미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으며 연승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문재인에게 동정표는 조금 낮아질 수 있습니다. 빠져나간 동정표는 컨텐츠로 메꿔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봐요. 현재 더민주 인재풀은 민주계열 정당역사에서 역대급이라 보는데, 이를 잘 섞어서 압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정권교체가 긍정적으로 보일듯 합니다.

내용추가 ) 문재인이 등판하기 전, 노무현의 적자는 유시민이라고 봤는데요. 유시민은 총선과 지선에서 쭉 떨어지면서 물먹고 은퇴했는데, 문재인은 그대로 물려받고 오히려 강화까지 하는걸 보면 신기하긴 합니다.
닭장군
16/09/11 11:45
수정 아이콘
그런데 또 유시민은 초장부터 자기는 적자같은게 아니라고 계속 밝혀 왔더랬죠. 그 유산이 주인을 찾을 때 까지 잠시 자기에게 머물다 가는 것이라고. 흐흐.
16/09/11 16:55
수정 아이콘
지역구에서 잔뼈가 굵은 5선 정치인이 정치적 후각 없으면 이상한 일이죠. 다만 추미애는 탄핵소추라는 낙인이 찍힌 이후 그 낙인을 원망한 적이 없다는 것에게 플러스를 주고 싶습니다. 그거 못하고 친노패권주의!!!를 외치던 분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말입죠.

동정표라 할 수 있는 유권자의 마음의 부채는 정치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에 속합니다. 이걸 이끌어내는 정치적 행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크게 될 가능성이 높죠. 말씀하신대로 더민주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유권자에게 일종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더민주에서 대권을 잡게되면 지금 가지고 있는 유권자의 부채의식은 사라질테고 그때부터는 다른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당내 유입된 전문가그룹과 당내변화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어니닷
16/09/11 22:26
수정 아이콘
노무현의 적자는 여전히 유시민입니다.
다만 적자라는 표현이 사상을 이어받았다는면에서요.

정치적 적자라면 문재인이겠죠.
다만 저는 여전히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이 애기하는 미래가 어떤것인지 잘 몰르겠습니다.
모호하고 표리부동하죠. 12년때 문재인이 실패햇던건 이것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17년에는 재대로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까요?
닭장군
16/09/12 01:09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에는, 그 미래는 문재인 개인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구체화 시킬 것 같습니다. 문재인은 그야말로 대리인의 자격을 인정받은게 아닐까 하네요. 이 흐름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나중에는 대리인이 여럿으로 늘어나서 역할 분담 하겠죠.
제 어머
16/09/11 10: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Rapunzel
16/09/11 12:04
수정 아이콘
정알못인데 정성스럽게 쓰신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글은 추천해야죠!
다다다닥
16/09/11 12:29
수정 아이콘
정성이 넘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그의모든것
16/09/11 13:06
수정 아이콘
3편 언제 나오나요!!!
솔로11년차
16/09/11 13:09
수정 아이콘
저번 글에도 댓글을 썼습니다만, 긍정적인 변화이나 아직은 모릅니다. 예전부터 지지받는만큼 권력이 생긴다면 진작 이럴 일이었으나 그러지못한데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힘이 생기면 썩어버리죠. 온전했던 사람이 타락하기도 하지만, 권력을 보고 날아오는 사람도 많아졌으니까요. 그럼 지금은 같은 그룹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또 나뉠 수 있습니다.
정말 노파심이지만, 이번 성공은 기쁜 일이나 여기에 도취될까 겁납니다. 박원순이 재보궐에서 승리한 뒤 어마어마했던 승리분위기가 반년만에 날아갔던 걸 기억해야해요. 그런 일을 막자는게 아니라, 거기에 지나치게 실망해서 초치지않게 말이죠.
아직 전당대회에서 승리했음에도 온갓분탕질에 시달리며 겨우 완성했던 시스템공천이란 업적이 허망하게 날아간지 반년도 안지났습니다. 더민주는 그 특성상 시스템공천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언제든 뒤집어 질 수 있다고 봅니다. 최소한 시스템공천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나올 때까지는 길게 봐야합니다.
16/09/11 16:59
수정 아이콘
김용익 전의원이 sns상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이길수는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나가면 언젠가는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한다구요. 말씀하신데로 아직은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변화가 당에 완적히 정착하기 위해선는 대선에서 이겨야 하고 당원이 더 충원되어야하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호흡을 길게 가지되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하하. 첫 시작 결과가 너무 좋거든요.
솔로11년차
16/09/11 18:48
수정 아이콘
전 민주당이 대체로 상승하는 방향으로 왔다고 생각합니다. 3발 전진했다가 2발후퇴했다 하는 식으로요. 전에 댓글에도 적었는데, 사람들이 민주당이 안변한다고 말하는 건, 정말 변하는 게 전혀 없어서가 아니라 느려서였던지라. 이번에 3발전진 정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계기로 한참 전진할 지, 결국 대세적으로는 전진속도가 예전처럼 느린 발걸음일지는... 역시나 문재인의 대통령당선여부에 가장 크게 걸려있겠죠.
我無嶋
16/09/11 14:06
수정 아이콘
여의도 안과 여의도 밖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의 근원은 서로 다른 곳에 있고, 여의도의 많은 노회한 정객들은 그걸 모르십니다.
베이비블루
16/09/11 17: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6/09/11 20:26
수정 아이콘
더민주가 맨날 쌈질한다지만 사실 대한민국에 안그런 정당이 없는듯.. 정의당이 당내 계파갈등(메갈파 vs 비메갈파)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것만 봐도 그렇구여
바다로
16/09/12 10:05
수정 아이콘
이번글도 잘 읽었습니다. 추천 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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