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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17 10:06:04
Name blackr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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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1893년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1. 아프리카를 침공할 때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명분- 기독교화와 문명화 논리가 안 통했던 전쟁.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국가였으니...
심지어 승리한 기록화에 성 게오르그까지 그려넣었다.

2. 당시 에티오피아는 서구의 문물이 들어오는 가은데 에티오피아를 압박하던 이슬람 세력이 서구 열강의 침략 때문에 약화된 상태
이 나라를 침공했던 이탈리아에게 불운하게도 에티오피아는 서구화된 무기를 갖춘 군대를 가진 유능한 군주에 의해 막 통일되고
팽창된 국가였다.

3. 신생 왕국 이탈리아는 2만명의 원정대를 보냈고, 에티오피아의 중흥을 이끈 메넬릭크 왕은 비록 창으로 무장된 2만이 포함되긴
했지만 8만의 병력을 동원했다. 왕은 저지대의 항구에서 에티오피아의 고지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고 바방어를 시작한다.
알려진 것과 달리 이탈리아 병사들의 질은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총사령관인 소말리아 총독 오레스테 바라티에리와 원정군 수뇌부들

그들은 에티오피아 인들을 얕보았고 정보획득이나 보급에 무관심했다. 그냥 무장한 병력들이 야만적인 원주민 사냥 좀 하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믿었다. 문제는 그런 마인드로 싸웠던 영국군 등이 줄루나 수단에서 소수의 라이플병이 섞인 원주민에게
참패 당했다는 것이었다. 더욱 큰 문제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국가체계가 갖추었고 잘 서구화딘 군대를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영국군의 현지군화 된 이집트 군처럼 사기가 낮은 것도 아니었다.

4. 이탈리아군은 어느 정도까지 에티오피아로 진격했으나 멜네리크 왕은 이탈리아군에 대해 소상히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고
이탈리아군의 통신과 보급로는 점차 끊기기 시작했다. 총사령관 바라티에리는 전쟁 내내 자기 예하 부대가 어디에서 무슨
꼴을 당하는지 조차 몰랐다. 1개 여단은 그가 모르는 사이에 전멸당해버렸다.

거기에 지지부진한 성과와 보급부족으로 총사령관과 예하 부대장들과 본국과의 디스전이 개시되었다. 여기에 빡친 바라티에리는
결단을 내린다. 그는 야음을 틈타 에티오피아군 8만을 공격하기로 한 것이었다.

5. 몇몇 부대의 공세는 초반부터 끝장났다. 에티오피아군 때문이 아니라 지도에 그려넣은 공세로는 지도와 달리 인간이 이동할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바라티에리의 군대는 진격로를 통해 에티오피아군과 싸울 수 있었다. 소수의 병력으로 우회 공격하여 포위섬멸하려는
이탈리아군의 의도는 단번에 꺾였는데 에티오피아군의 인간 파도에 그냥 중앙이 쓸려 버린다. 뭐 중앙이 버텼다고해도
우회병력은 인간이 갈 수 없는 공격로에서 놀고 있었으니 의미없었다.

거기에 바라티에리는 부대를 그마저도 잘 통제하지 못했고 밤전투였기 때문에 이탈리아군끼리는 서로 뭐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유기적 연계는 커녕 그냥 압도적인 에티오피아 병력에 각개격파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하급 장교나 병사들이 전열을 2~3시간동안 절망적인 상황에서 유지해도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승자의 분노만
부추길 뿐이었다. 아마 인터넷상 이탈리아군 질이었으면 살아올 사람이 더 늘었을 것이다.

6. 아두와 전투라고 불리는 이 전투는 이탈리아군의 완패로 끝났고 전사자 비율은 에티오피아가 3000 : 이탈리아가 6천. 부상자와 포로까지 합치면
원정대는 그냥 소멸했다. 영국이 줄루와 수단에서 당한 패배보다 더 뼈아픈 건 영국은 최소 패배해도 전사자 교환비는 꽤
큰 차로 이겼다. 그런데 이탈리아군은 그마저도 위안이 안되었다.
유럽인 포로들은 1000만 리라의 굴욕적인 보상금을 주고 이탈리아는 되찾아올 수 있었지만 에르트리아, 소말리아 인 현지군은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잘린 채 풀려나거나 살해당했다.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며, 곧 다른 열강도 에티오피아를 독립국으로 인정한다.

7. 아두와 전투는 비유럽국가가 제국주의 시대에 열강들에게 보여준 가장 완벽한 승리였다. 유럽각국은 한두번 이들에게
패배했으나 미국이 리틀빅혼에서 당한 것이든 영국이 수단과 줄루에서 당한 것 처럼 곧 대규모 군대를 보내 보복을 가했다.
하지만 다시 이 곳에 이탈리아가 알짱거린 건 1936년. 그리고 그마저도 2차 대전 도중 영국군에 의해 동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군이 일소당하면서 끝난다.

참고로 바라티에리는 총독에서 잘리고 모든 것을 잃는다. 순식간의 역대급 졸장이 된다. 뭐 순전히 그의 잘못이었지만
패전 소식이 들리자 로마에서는 분노의 시위가 일어 났다. 그리고 내각이 모두 사퇴한다.
아마 이탈리아 사에서 가장 잊고 싶은 전쟁이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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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7 10:26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16/08/17 10:34
수정 아이콘
인선의 문제인가요... 이탈리아가 통일되는 과정을 보면 그렇게 바보들이 아니던데
겨울삼각형
16/08/17 10:44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가 하나의 나라로 통일된게 1861년이니.. 이탈리아사 라고해도 얼마되진 않죠..

그리고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은, 아프리카 식민지 쟁탈전범위에 있고, 당시 에티오피아는 프랑스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가 서구화된 군대를 가지고있던 원인이죠. 결국 프랑스가 직접 군대를 파견한건 아니지만, 프랑스의 후원을 받은 에티오피아군에 이탈리아 원정군이 졌다라고 봐야합니다.

아프리카 식민전쟁에서 유명한 파쇼다 사건이 일어난 남수단 지역, 프랑스의 홍해쪽 출구인 프랑스령 소말리아 사이에 딱 에티오피아가 있습니다.
프랑스입장에서 이 에티오피아가 털리면 안그래도 유지하기 힘들던 아프리카 식민지들이 모두 위험해지는 것이지요.
공고리
16/08/17 11:24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비정상회담에서 본 전쟁이 이 내용이네요.
16/08/17 11:32
수정 아이콘
에디오피아인들이 커피에 대한 자부심 하고 역사 대한 자부심이 굉장하죠
Anthony Martial
16/08/17 12:45
수정 아이콘
요번 비정상회담에서 나온 전투군요

백인이 흑인에게 처음으로 패퇴한 전투고

그래서 다른 국가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주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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