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의 성격이 분명하고, 그 캐릭터들의 대사 하나하나까지 주옥같은 만화입니다. 사실 아이큐 점프 연재 당시엔 저도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황당했었지만, 이후 단행본으로 본 후 충격은 아직 잊지 못하고 있고요. 인기가 너무 없어서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끝맺음을 맺어야 했다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지금이라도 어디 웹툰 잡아서 하시면 될거 같은데요.

그림체가 독특합니다. 특히, 사람들의 비율이 길쭉길쭉한데, 이마져도 80년대 TV에서 방영되었던 무협 영화들의 길쭉한 비율(당시 무협영화들이 16:9로 촬영된 후, 3:4 브라운관에서 보정없이 틀어주면서 나타난 현상)을 따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의 충격이란... 실제로, 사람들의 길쭉한 비율마져도 작품의 분위기에 크게 한몫을 하고 있죠. 당시 한 무명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작품입니다. 조금만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더라도 좋은 작품 많이 하셨을 텐데, 정말 안탑깝네요.

"나는 너희들을 죽여서는 안되는 이유를 찾느라고 이 겨울을 다 보내고 다시 여기에서 보름을 더 보냈다." 아내를 죽인 원수들을 눈 앞에 두고도 복수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길고도 괴로운 고민과 갈등 끝에 던졌던 정말 잊혀지지 않는 백일홍의 명대사입니다. 일찍이 어느 무협 만화가 복수에 대한 이런 시각을 보여주었나요? 해와달을 접하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던지, 저는 아직도 가끔 아무 이유없이 위 대사가 생각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