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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13 20:15:22
Name aSlLeR
Subject [일반] <곡성> - 잘 만들어진 괴작(스포 가득)
1. 영화가 상당히 난해하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존재하나, 세부적인 요소들은 많이 생략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보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들이 많다. 잘 만들어진 긴장감으로 관객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맛은 있다. 그런데 끌려가는 입장에서는 영화의 힘에 휩쓸려 끌려갈 뿐, 메시지에서 압도당한 건 아니다. 그렇게 160분을 시달리고 나오면 일단 멍하다. 그리고 천천히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 씬은 무슨 의도로 삽입되었는 지를 고민하게 된다. 영화를 곱씹어가며 생각을 정리하니 얼추 흐름이 잡힌다. 그제야 감탄이 나온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


2. 기본 스토리가 색다른 건 아니다. 외지인은 악마고 무명(천우희)은 구원자, 일광(황정민)은 악마의 조력자이며 종구(곽도원)는 이들에게 걸려든 인간이다. 악마는 조력자를 통해 인간을 타락시키려 했으나, 구원자의 개입과 인간의 행동으로 실패한다. 제물이었던 인간의 딸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인간의 의심은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의심에 휩쓸린 인간은 구원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파멸에 이른다.

이 뻔한 이야기가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은 연출의 실패가 아니라 감독의 의도다. 오히려 연출 자체는 환상적으로 좋다. 그 연출이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는데 집중된 것 뿐이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불친절하고, 관객을 속이기 위해 함정을 가득 깔아놨다.

야간 경찰서 씬을 보자. 종구는 동료 경찰과 경찰서에서 일본인에 대한 소문을 나눈다. 그러다 정전이 일어나고, 비 오는 창밖에서 흉측한 몰골의 나체 여자를 본다. 다음 씬은 악몽에서 깬 종구다. 관객은 자연스레 경찰서에서의 일을 종구의 악몽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악몽이 아닌 현실이다. 관객은 그 사실을 종구가 동료에게 ‘그 나체여자가 목을 맨 여자’임을 말하는 순간에야 알게 된다.

이 패턴은 외지인의 습격 시퀀스에서도 나타난다. 무명의 인도에 의해 집안으로 들어간 종구,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무명은 사라지고 그녀를 찾던 종구는 괴물로 변한 외지인에게 습격당한다. 그리고 종구는 잠에서 깬다. 악몽으로 인지하게끔 편집되었지만, 이전의 경험으로 인해 관객은 저 습격이 사실인지 꿈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감독의 편집으로 곡성은 꿈과 현실이 혼재된 세계가 된다. 불친절한 전개는 혼란을 강화한다. 그는 체계적인 스토리 전개보다는 가능한 많은 것을 생략하고 이미지를 나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야기는 흐르는데 빈 곳은 많고, 추측할 증거는 너무나 적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 볼수록 혼란에 빠진다. <곡성>의 연출은 모호성을 증폭시켜 이러한 혼란을 유지시킨다.


3. 불친절한 설명에 더해 감독 또한 대놓고 우리를 속인다. 일광의 굿과 외지인의 주술은 동시간대의 결투처럼 우리에게 보여진다. 일광이 정을 박아 넣을수록 외지인과 그에게 씌인 효진이가 고통받는다. 자연스레 우리는 황정민과 외지인을 대립 항으로 설정한다. 고통 받는 효진을 보다 못한 곽도원이 굿판을 깨부수는 것은 변수다. 일광의 허탈한 표정이 잡힌다. 굿을 끝내지 못한 일광은 다시 종구의 집을 찾는다. 무명 앞에서 그는 각혈을 하며 도망치고, 종구에게 자신이 판단을 잘못했다며 무명의 존재를 알린다. 일광의 활약을 본 우리로써는 그의 말에 신뢰가 갈 수 밖에 없다.

진실은 다르다.  일광의 굿은 외지인이 아닌 효진을 죽이는 굿이다.(박춘배 가족의 죽음 현장서는 굿판의 흔적이 보인다. 즉 굿을 통해 악령을 확고히 집어넣고, 이들을 통해 살인을 저지른거 아닐까) 외지인의 고통은 일광 때문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발생한 것 뿐이다. 곽도원의 깽판은 효진을 일시적으로 살려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부활로 인해 곽도원은 일광을 믿게 되고, 그 결과 비극은 다시 진행된다. 천우희는 구원자였으나 선택 받지 못했다. 인간은 파멸한다.


4. 얼기설기 짜여진 플롯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은 기존의 작품들과 결이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곡성>의 긴장감은 ‘행위’로써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갑작스러운 습격과 같은 놀래키는 액션은 없다. 약방 주인의 목격담에서 나오는 외지인의 습격은 단숨에 이뤄지지 않는다. 바위 뒤에 숨은 그에게 외지인은 천천히 자신의 모습을 보인다.

<곡성>은 오히려 그 전 단계에 집중한다. 문 뒤의 존재가 공개되지 않았을 때의 불안함, 내가 의지해야할 존재가 누군지 모르는 막막함 등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영화는 끝없이 우리를 속이고, 영화 속 종구 역시 끝없이 속아 넘어간다.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는 불신의 순간에서는 작은 사물 하나조차 공포로 다가온다.

종구와 무명의 대립씬은 긴장과 공포의 절정이다. 하나는 집으로 가라하고, 하나는 남아있으라 한다. 선택 한 번에 가족들이 죽어나가는 순간, 그 순간의 심리가 연기, 연출, 촬영의 삼박자의 조화로 완벽하게 표현된다. 종구와 관객인 우리는 동일한 상황에 놓였다. 영화는 정보를 주지 않고, 보는 우리도 무엇이 진실인 지 모른다. 평범한 이야기가 감독의 절묘한 연출로 인해 공포와 긴장 가득한 괴담이 되었다.


5. 영화의 첫 씬은 낚시다. 외지인은 미끼를 걸고 강에 던진다. 그는 낚시를 하듯 사람들을 악에 깃들게 만든다. 그 미끼에 물린 것이 종구였을 뿐이다. 낚인 것은 종구뿐만 아니다. 우리 역시 영화에 낚였다. 영화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던지고, 우리는 그 중 하나에 물려 제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핀다. 굿이 어중간하게 끝난 뒤, 일광은 점을 치고 ‘미끼를 물었다’며 다시 곡성으로 향한다. 누가 어떤 미끼를 물었단 말인가? 미끼를 문 건 종구와 관객 모두일 지도 모른다. 종구는 일광과 외지인의 손에서 놀아난다. 우리는 감독의 손에서 놀아난다.

“자네는 나갈 수 없어” 자신을 죽이러 왔다는 이삼에게 외지인은 말한다. 그의 말은 믿을 수 없다. 아니 믿을 수 있나? 중요한 건 그가 무엇을 믿느냐다. 이삼은 그를 악마라 생각했고, 그가 악마기 때문에 그를 죽일 수 없다. 종구는 그를 죽여야 할 존재라 생각했고, 그러기에 그를 죽일 수 있다. 무명을 믿지 못했기에 종구는 가족을 잃고 폐인이 된다. 불신이 모든 것을 망쳤다. 관객 역시 그러하다. 끝없는 함정의 향연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누가 같은 편인지 알 수 없다. 누구를 믿느냐에 따라 생각할 여지는 달라진다.


6. 배우들의 연기는 완벽했다. 천우희, 황정민, 곽도원이야 명불허전이고, 특히 악마의 씌인 소녀로 분한 김환희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나면 남는 것은 나홍진이 구현해낸 이미지뿐이다. 그만큼 나홍진의 연출은 완벽했고, 구성도 좋았다. 생전 본 적 없는 구성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그 충격은 강렬하게 다가온다.

나는 이 영화를 한 번 더 볼 생각이다. <곡성>은 끝날 때까지 다음 일을 예측할 수 없고, 그렇기에 끝나고 나서야 정리가 되는 영화다. 영화 자체가 모호하듯, 해석의 여지도 다양하다. 어느 정도 갈피가 잡힌 상태서 영화를 본다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이해할 수 있지않을까? <곡성>은 친절한 영화가 아니다. 관객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나, 답을 주지는 않는다. 혼돈 속에서 답을 찾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정은 혼돈이지만, 곱씹을수록 맛이 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영화를 통해 위안과 만족을 얻는게 주라면 이 영화는 최악의 영화다. 반면 영화의 숨은 뜻을 찾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최고의 영화가 될 수 있다. 괴작은 괴작인데, 엄청나게 잘 만든 괴작이다.


p.s) <곡성>의 해석 여지는 너무나 많다고 봅니다. 저와 달리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거에요. 전 단지 "일광이 살을 쏜 것은 효진"이라는 나홍진 감독의 말을 바탕으로 이러한 생각들을 했고, 어떻게 생각하시나 싶어 글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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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3 20:25
수정 아이콘
오늘 봤는데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더군요. 강추합니다.
16/05/13 21:08
수정 아이콘
저는 처음 봤을때는 별로였는데, 계속 생각하면 할수록 평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보아남편
16/05/13 20:33
수정 아이콘
방금보고나와서 글을보니 정리가 싹 되는군요 ^^
연기들 전부 잘했고 곽도원 딸로나온분 어린데 연기가 참 인상깊었습니다.
긴 런닝타임이 지루하지않고 순식간에 지나갔네요.
16/05/13 21:34
수정 아이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부모님이 엄청 관리를 잘해줘야할 거 같아요. 메소드 연기급이었는데 너무 영향이 클 거 같아 불안하더군요.
보아남편
16/05/13 23:41
수정 아이콘
앞으로 좋은 여배우로 성장했으면 바램입니다.
역시택신
16/05/13 21:38
수정 아이콘
일본인 배우 추가합니다. 다시는 한국영화 안찍겠다고까지 했다던데 정말 어르신이 생고생을..
보아남편
16/05/13 23:42
수정 아이콘
일본배우분도 대사는 별로없어도 표정이나 분위기 엄청나더군요. 무서웠네요.
관지림
16/05/13 20:35
수정 아이콘
근데 다른건 뭐 약간 어설퍼도 이해가 어느정도 되는거 같은데
일광은 왜 굿을 해서 딸을 죽일려고 한걸까요 ?
굳이 굿이 아니여도 죽이거나 저주를 걸수 있는데...
예를 들면 곽도원 동료 경찰이라던지.
위험하게 집에가서 살굿을 해야한것일까요 ?
그리고 영화보면서 일광이랑 일본인하고 한패라고 생각은 들었는데
한패라는게 그냥 같은 악마를 숭배하는 교인인건지 아님 서로 왕래하는 사이인건지 ?
마스터충달
16/05/13 20:41
수정 아이콘
살굿은 맥거핀을 위해 소모된 장면이라고 보는 게 좋습니다. 살굿에 "왜?"라는 질문을 해봤자 답은 안나와요. 관객을 속이기 위한 무리수, 개연성의 구멍 등으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일광이 사진을 갖고 있었으니 왕래가 있었다고 봐야겠죠.
ll Apink ll
16/05/13 20:50
수정 아이콘
저도 궁금한걸 하나 묻고 싶습니다. 동료 경찰이 죽은 모습을 보여주는 씬에서 가슴팍의 십자가목걸이를 이삼이 보면서 뭔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십자가가 클로즈업 되는데, 이게 무슨 뜻일까요?

십자가에서 악마를 떠올린걸까요? 일반적으로는 십자가가 있음에도 저렇게 되었다면 오히려 악마라는 생각을 지울꺼 같은데요...
마스터충달
16/05/13 21:03
수정 아이콘
아마 기독교적 존재인 '악마'를 연상하려는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ll Apink ll
16/05/13 21:06
수정 아이콘
음.... 제 생각과 반대였군요; 전 십자가가 강조되기에 악마는 아니고 오히려 그게 단서가 되어서 성당쪽에 무슨 비밀이 있지않을까 생각했는데 헛다리 제대로 짚었었군요 크크
이쥴레이
16/05/13 20:46
수정 아이콘
서로 왕래하고 서로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광이 외지인과 같은편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게 되면 첫 등장신에서 차로 우측통행, 그리고 휘파람을 불면서 집안 구석구석 뒤지고 장독대에서 죽은 까마귀를 찾아내는거 보면 천우희가 집안에 해놓은 결계같은거나 방어 수단같은걸 무력화 시키는거 같습니다. 굿은 방해하는 무명으로 딸 진도가 빠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직접 저주를 날리는 살 행위를 하는거 같고요.

이후 굿이 실패하고 거기다가 자신의 집안에서 점괘가 이상하자 확인차 곽도원 집으로 왔다가 천우희와 대면하고 힘에 밀리면서 각혈을 하고 자기 집으로 도망가죠 그때 한쪽 촛불이 꺼져 있고 불이 붙지 않으며 그쪽 까마귀가 죽어 있자 자신의 파트너인 일본인이 죽었다는걸 알고 겁을 먹고 서울로 도망가죠. 하지만 메뚜기떼를 만나고 자신의 파트너가 살아있다는걸 알고 되돌아와 곽도원을 전화로 현혹 시킵니다.

황정민이 중간에 신내림이나 허상이었나? 이야기 하는데 아마 이전 굿을하거나 신내림하다가 외지인 악마 신이 황정민에게 신내림이 내려온게 아닌가 합니다. 황정민이 무당들이 신내림에서 들어오는게 신인지 잡귀인지 뭔지 알수 없을때가 있다고 하니까요. 조력자이면서 수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돈도 벌게 하니까요. 굿판을 이용해서요 꿩도먹고 알도 먹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악마는 돈이 없어서 닭값 흥정하며 깍거든요.
Love Fool
16/05/13 21:01
수정 아이콘
닭값흥정 ㅠㅠ
16/05/13 21:36
수정 아이콘
저도 충달님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일광과 외지인을 대립항으로 세우기 위한 기능적 장치였다고 봐요. 좀비는 그 부산물이고요(...)

저는 서로 왕래하는 사이라고 보는게, 마지막에 일광의 트렁크에 외지인이 찍은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이전부터 교류를 해왔다는 거겠죠.
바밥밥바
16/05/14 11:23
수정 아이콘
전 아주 간단하게 돈벌이에 한표 겁니다.
궂이 굿가격을 묻는 장면을 포함시킨걸로 봐서 말이죠.
담배피는씨
16/05/13 20:59
수정 아이콘
찜찜한건 곽도원이 마지막 집으로 들어가면서 말라버리는 꽃이였습니다..
귀신을 잡을 함정이라고 했는데..
처음 가해자의 집에서도 나왔고...
무명이 선인지 악인지 모르겠습니다..
역시택신
16/05/13 21:04
수정 아이콘
그 집에서도 똑같은 일이 있었고 무명이 실패했다고 볼 수 있지요. 유사한 굿판을 벌린 흔적도 있었고..
담배피는씨
16/05/13 21:09
수정 아이콘
그럼 그 꽃은 귀신을 잡기 위한 함정이라기 보다는... 머라고 해야 할지..
역시택신
16/05/13 21:13
수정 아이콘
결국 무명의 말을 듣지 않아 주인공의 아내와 장모가 숨지는 결과가 발생했으니 무명은 선한 존재로 보는 것이 좀 더 깔끔한 해석이라 생각합니다..
몽롱한새벽
16/05/13 21:04
수정 아이콘
무명은 곡성의 토속신 혹은 토속신의 하수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 꽃이 귀신을 잡을 함정이 맞고 황정민의 꼬임에 넘어간 곽도원이 그 함정을 통과해서 함정의 효과가 사라졌던(꽃이 썩어들어감)거죠.
또한 황정민-외지인이 곡성의 사건을 일으킨 주범들이자 악마를 숭배하는 교인들인데 황정민과 천우희가 마주쳤을 때 황정민이 각혈과 구토를 한 것에서도 드러나죠 무명의 의도는 곡성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담배피는씨
16/05/13 21:14
수정 아이콘
흠 그러면 황정민이나 외지인이 오기 전에 곽도원이 먼저 들어가 함정의 효력이 없어진 것으로 봐야 할까요?
몽롱한새벽
16/05/13 21:24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보는게 타당하겠죠? 곽도원에 집에 들어서자마자 꽃이 시드는 장면이 줌인됐던걸로 기억합니다
담배피는씨
16/05/13 21:28
수정 아이콘
그럼 곽도원의 가족을 희생시켜서 귀신을 잡겠다는 거였군요.. 답변들 감사해요
역시택신
16/05/13 21:37
수정 아이콘
그런 것은 꼭 아닙니다. 처음 천우희를 만났을때 불타버린 집에서 훈도시 차림의 일본인 악령을 만났지만 곽도원의 꿈인걸로 나타나지 않습니까? 아마 천우희 말을 믿었다면 이것도 그 일처럼 꿈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라 많이들 해석하죠. 곽도원의 마지막 대사도 '다 꿈이야' 식이고.. 물론 이 부분은 사실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16/05/13 21:40
수정 아이콘
구원자의 결계가 깨졌다는 거겠지요.
Love Fool
16/05/13 22:30
수정 아이콘
악마는 의심으로부터 자라난다.
황정민은 의도적으로 외지인을 지목해서 곽도원이 외지인을 의심하게 만든것이다.
곽도원은 의심으로인해 결국 외지인을 죽음으로 몰았고 이것은 '미끼'를 문 행동이 된다.

외지인은 예수(신이 아닌 악마인 예수)이다. 성경에서 예수는 사람들을 치유하지만 작중에서는 반대로 병을 옮긴다.
외지인은 예수이기 때문에 신과 인간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다.
시장 닭 구매장면과 곽도원 일행에게 쫓겨 낭떠러지에서 울먹이는 장면에서 외지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낭떠러지씬은 성경에서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면서 하나님을 원망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마27:46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죽은 박춘배가 되살아난것은 성경에서 죽고 몸이 썩었던 나사로를 예수가 살려내 나사로가 몸에 붕대를 감은채 살아난 것에서 따온것. (요 11:1~44)
곽도원 일행이 외지인을 쫓는 장면은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이는것을 연상시키고.부제가 죽은 외지인을 찾아가는 장면은 유대인 관원인 니고데모가 예수를 밤에 찾아가(낮에 가면 이단으로 몰리기에) 구원에 대하여 묻는 모습과 부활,손의 성흔을 보라는 모습 등 예수 부활 후의 모습까지 보인다.


이중에 아예 말도 안되는 해석이다 싶은것 있을까요?
16/05/13 23:49
수정 아이콘
위의 3줄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보고

밑에 줄은 성경 기반인데 제가 성경을 안읽어서 모르겠네요;
16/05/13 22:35
수정 아이콘
영화가 참 불친절한데 몰입력이 엄청나더군요..
16/05/13 23:49
수정 아이콘
몰입력은 죽이더군요
16/05/14 00:30
수정 아이콘
지금 갑자기 든 생각이 종교인인 부제에겐 외지인이 악마임을 확신하지만 의심을 갖게하고
세속인인 (그것도 딸로 인해 크게 감정적인) 종구에겐 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나를 믿어라라고 확신을 강요하는 구도가 인상적이었네요. 개인적으로 앞의 2시간 가량의 이야기와 부제가 동굴로 들어선 이야기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의 이야기는 농촌 스릴러라면 뒤의 이야기는 종교적 회의에 대한 것이구요. 애초에 배경 자체가 풍경을 자주 잡던 초-중반부에 비해서 후반부 동굴은 시골 내지 토속성과 전혀 먼 배경이니까요.
16/05/14 22:30
수정 아이콘
동굴씬은 정말 오묘하죠. 어떻게 보면 계륵같지만, 어떻게 보면 감독이 하고픈 말을 제대로 함유한 씬이라고 봐요.
탐나는도다
16/05/14 12:06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정말 조금만이라도
살굿이나 외지인에 대한 진실이 진짜 30초라도
있었으면 좀????! 한 영화가 됐을텐데
감독의 의도라 할지라도
너무 모호하게 맥거핀만 남게 했어요
전 그럭저럭 보긴 했고 시도를 높이 삽니다만...

아 근데 아역이 너무 연기를 너무 잘했어요
16/05/14 22:31
수정 아이콘
저도 너무 불친절해서 아쉽긴한데, 지금 생각으로는 그 모호성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보는 편이긴 합니다.
아역 배우의 연기는 진짜... 모든 성인 배우들을 뚫고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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